칼의 노래 (1.2권 합본) - 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양장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칼의 노래: 이순신-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 2001

저자 : 김훈

출판 : 생각의 나무

작성 : 2012.05.20.

 

 

“보이는가? 나뭇결 속에 그려진 삶의 그림자가!”

-즉흥 감상-

 

 

  음~ 아마 사촌동생이 학교 필독도서라고 하기에, 북카페의 활성화 도모도 겸하여 소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망각의 창고에 집어넣고 몇 년의 시간이 흘러버렸는데요. 학생들에게 어떤 책을 추천해주면 좋을까 싶어 책장을 훑던 중 손에 잡힌 책으로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조정을 능멸했고, 임금을 기만했으며, 조정의 기동출격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죄로 체포되어 문초를 당하고 있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필요에 의해 풀려나 다시금 전장에 서게 되는데요. 그의 이름은 ‘이순신’. 삼도수군통제사라는 이름으로 임진왜란 당시의 영웅으로 기억되는 한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네? 아아. 내용만 따지면 이게 답니다. 저는 안 보았지만 연속극 ‘불멸의 이순신, 2004~2005’을 통해서도, 그리고 심심하면 회자되었던 위인의 이야기이기에 별로 새로울 것이 있을까 의문인데요. 그럼에도 위의 즉흥 감상을 적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작가분에게 소리 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너도 나도 다 아는 이야기에 새로운 관점과 맛을 제시한다는 것!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것을 선물 받았다는 것이 그저 좋았습니다.

 

 

  네? 그래도 즉흥 감상이 이해가 안되신다구요? 음~ 어떤 이야기로 예를 들 수 있을까요? 지구의 역사를 알기 위한 방법으로 화석과 함께 이야기되는 나무의 ‘나이테’? 특히 오랜 세월을 자랑하는 나무일수록 화산활동과 기후변화 등 지구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그런 역사적 논증을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구요. 아! 여기서 말하는 ‘나뭇결’이란 ‘중후함와 무게감’입니다. 같은 가구라도 나뭇결이 살아있는 것에 더 멋을 느끼듯. 이번 작품은 그런 묵직함을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거북선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전술을 펼쳐 승리했고, 누구랑 만났느냐와 같은 드라마가 아닌,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의 참혹함을 대리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적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이 있을 것인데요. 한번 어떻습니까? 모처럼의 주말. 속는 샘 치고 직접 책과의 만남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말입니다.

 

 

  칼의 노래. 사실, 처음 이 제목을 접했을 때는 ‘자욱한 핏빛 안개 속에서 번뜩이는 칼날의 섬광’을 떠올렸습니다. 아마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번 작품에서의 ‘칼’은 오랜만에 ‘한恨’의 감성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칼날이 시대의 광기를 품어, 상대를 베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배기도 한다는 것. 물론 이 부분에서 코믹 ‘바람의 검심-메이지 검객이야기るろうに劍心-明治劍客浪漫譚, 1994’을 말하실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만, 이번 작품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무게를 담고 있었다고만 속삭여봅니다.

 

 

  그럼, 이번 기회를 통해 ‘김훈 이어달리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행복한 걱정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음~ 한 번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책이 많으시군요! 크핫핫핫핫핫핫!!

 

 

  덤. 재미있는 걸 추천해달라는 학생이 있어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물론 다 못 읽고 반납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며칠 들고 다니는 모습에 소리 없이 응원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당장은 재미없어 내려놓았을지라도 언젠가 문득 생각나 다시 집어 들고 재미를 느낀다면, 음~ 예상치 못한 즐거움만큼 강렬한 쾌감도 없을 것이라 감히 장담해보고 싶습니다.

 

TEXT No. 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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