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도둑
클라이브 바커 지음, 소서영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시간의 도둑 The Thief of Always, 1992
저자 : 클라이브 바커
역자 : 소서영
출판 : 황금가지
작성 : 2011.06.01.

 

“잃어버린 모든 것을 찾아서.”
-즉흥 감상-

 

  우연찮은 기회를 통해, 소환을 포기하고 말았던 책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클라이브 바커 이어달리기’가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누군가의 무덤임을 알리는 십자가가 그려진 검붉은 표지를 살짝, 그토록 훌륭했던 소년이 갑자기 사라진 사건을 뒤쫓는 탐정으로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런데, 그런 탐정의 이야기가, 사실은 모든 것이 지겨워 죽을 것만 같은 소년의 상상이었음을 속삭이는군요.
  그렇게 거울을 마주하고 뭔가 재미있는 일을 원한다고 비명을 지르는 것도 잠시, 노란 피부에 작은 키가 특징인 남자가 소년을 방문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는데요. 약속대로 약간의 시간을 두고 다시 찾아온 그를 따라, 소년은 무엇인가 기이하지만 소망하는 모든 것을 선물하는 저택으로 초대 받습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것마저도 지겹다…기보다는 위험함을 감지한 소년이, 함께 생활하던 아이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지만…….

 

  감상문의 시작에 위치한 작품의 정보에도 언급했지만, 이번 작품은 발 타일러의 소설 ‘시간 도둑 The Time Wreccas, 2004’도, 토니 힐러먼의 소설 ‘시간의 도둑 A Thief of Time, 1988’도 아닌, ‘클라이브 바커’ 님의 장편소설입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지만, 그 이상 그 이하의 감흥도 받지 못했다고만 속삭여봅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까나요? 아직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더 신기할 정도라구요? 거장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은 식상함과 단조로움에 배신감을 느껴버리고 말았다구요? 네?! 때로는 표지와 알맹이가 따로 노는 일도 있는 법이라구요? 으흠. 하긴, ‘헬레이저 시리즈’와 ‘피의 책’을 먼저 만나며 ‘클라이브 바커의 이야기는 검붉은 진득함이다!’를 말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이번 작품은 ‘감동의 상실과 그냥 완벽한 제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이거 진짜 클라이브 바커 님의 작품이 맞나요? 아니면, 이보다 앞서 대기 중이었던 작가님의 소설 ‘아바라트 Abarat, 2002’까지 만나봐야 하는 것인가요? 그것도 아니라면, 국내로 소개가 될 것인지가 더 궁금한 작가님의 많은 다른 작품들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인지, 아아! 답답합니다.

  

  그런 제 마음을 달래주려는지, 퇴근 후 집에 오니 ‘4단 접이식 블루투스 키보드 FeBa FKB-91’가 와 있더라는 것은 일단 넘기겠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움까지 옆으로 밀어두고 작품에 집중을 해보는데요. 음~ 아무리 생각해도 이야기보다는 작품 그 자체에 초점을 둬야 할 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지극히 평범한 소년 또는 소녀가, 낮선 이의 방문이나 초대를 받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지만, 어떤 이상함을 느끼게 되거나 잘못된 현실을 마주하여, 여행길에 오르거나 전쟁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설정이 참 정석 그 자체였습니다. 비록 ‘감동’은 없었지만, 원칙과 공식에 철저히 따르고 있는 이야기의 흐름을 보고 있자면 ‘나라도 이 정도는 쓰겠다!’와 같은 마음이 들 정도였는데요. 이미 9년의 시간이 지나버린 작품. 작가님의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그저 소리 없는 토닥임을 보낼 뿐입니다.

 

  그럼, 소설 ‘복제인간 Shock, 2001’의 감상문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데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라. 뭔가 답답한 제 마음까지 시원하게 쓸어 가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덤. 소설 ‘자유의 감옥 Das Gefa"ngnis der Freiheit, 1992’에 이어 만나는 중인 ‘망각의 정원 Der Niemandsgarten, 1998’이 참 재미있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크핫핫핫핫핫핫핫!!
 

TEXT No.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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