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야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환야 幻夜, 2004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권일영
출판 : 랜덤하우스코리아
작성 : 2010.05.25.




“환상의 밤. 이 얼마나 미친 듯 아름다운 삶이더냐.”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와 그로인해 빚더미를 끌어안게 된 청년이 있었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그 날 밤으로 지진이 발생해 일상이 파괴되어버리고 마는군요. 
  그렇게 빚에서 해방되기 위해 지진피해의 참사를 핑계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지만, 그 현장에 뜻밖의 목격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되는데요.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이 있게 되었으니, 역시 지진피해자로보이는 여인과 그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열어나가게 됩니다. 그리고는 보석상점의 여직원을 대상으로 스토킹 사건이 있었다는 여인의 이야기와 금속가공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게 되었다는 남자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두 이야기의 연관성이 의심스럽지만 분명 연결되어있었다 직감하게 된 형사의 이야기가 얽히게 되면서, 이 모든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조각들을 모아 거대한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할 뿐이었는데…….




  와우! 그저 대단했습니다. 분명 앞서 만난 소설 ‘백야행 白夜行, 1999’과 비슷했지만, 그런 몽환적 어둠의 행로와는 분명 그 맛이 달랐는데요. 아아! 뭐라면 좋을까요? 그저 감탄을 연발한 만남의 시간이었습니다!!


  흥분된 마음 진정시키고 다시 적어봅니다. 방금도 언급했지만 ‘백야행’과 닮은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비슷했다면 같은 이야기를 두 번 읽는 기분에 지겨웠을 것인데요. 본문 중 ‘잘 들어. 환한 대낮 길을 걸으려고 생각하면 안 돼.’에 이어, ‘설사 그녀와 걸어온 밤이 환상이라 하더라도.’라는 문장을 통해 비슷하지만 다를 수밖에 없었던 맛을 느껴볼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 기록을 통해 생각하게 된 모든 것을 적어버렸다가는 책 읽는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을 것 같으니, 직접 책을 통해 그 맛을 음미해주셨으면 해보는군요.


  한 여인을 위해 타오르는 남자들의 순수한 열정.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마주하셨을까나요? 세상에 그런 여자가 어디있냐구요? 작가님이 ‘아름다운 흉기’를 너무 남용하시는 거 아니냐구요? 네?! 제목에서 ‘월야환담 시리즈’가 먼저 떠올랐다면 막장이냐구요? 으흠. 뭐. 제목과 표지만 보고 나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야말로 책 읽는 재미가 아닐까 해보렵니다.


  그나저나 ‘고베 대지진’이라하니 먼저 만난 기시 유스케 님의 소설 ‘13번째 인격 十三番目の人格, 1996’을 떠올려볼 수 있었는데요. 지진이랑 연이 없는 생활환경이다 보니 뭐라고 할 순 없지만 ‘대재앙’을 배경으로 새로운 삶을 준비하며 열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몇 편 만나보았더니, 만일 제가 그런 상황에 노출되어진다면 어떻게 반응 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백야에 이은 환야. 비슷하지만 다른 삶. 그럼에도 한 여인을 위한 남자들의 어긋난 순애보가 하나 가득인 이야기. 사랑에 빠지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있지만, 과연 이런 이야기가 실제가 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나비효과’를 예로 들어보아, 어떤 사소함이더라도 그것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면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예측이 힘든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저는 이런 운명의 늪에 빠지지 않기만을 기도해볼 따름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소설 ‘변신 變身, 1994’를 집어 들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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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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