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목격자 I
딘R.쿤츠 지음, 이창식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 : 어둠의 목격자 Dark Rivers Of The Heart, 1994
저자 : 딘 R. 쿤츠
역자 : 이창식
출판 : 고려원
작성 : 2009.02.19.




“자신만의 도덕적 우월감을 가진 인간만큼 위험한 자는 없소.”
-책 안에서-




  쿤츠 님 작품의 이어달리기. 그럼, 긴말 할 것 없이 댄 브라운의 ‘디지털 포트리스 Digital Fortress, 1998’가 떠올랐다는 것으로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붉은문’을 찾아 개와 함께 빗속의 길을 자동차로 달리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난밤의 술집에서 만나 반해버린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출근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자 걱정을 하게 되는데요. 애써 용기를 내어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게 되고 집의 분위기에서 어떤 이상함을 감지하는 것도 잠시, 무장병력의 느닷없는 습격이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그렇게 겨우 탈출에 성공하게 된 그는 사라져버린 그녀 또한 어떤 위험에 처해있을 것임을 직감하고는 그녀를 도와주고자 여행길에 오르게 되는데요. 그런 한편, 여자를 잡기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한 이름 없는 조직의 시점으로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나타나버림에 여자와 함께 그 남자의 지워져버린 과거를 찾기 위한 노력이 있게 되지만…….




  we are watching you.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디지털 포트리스’에 등장하는 숫자로 된 암호문의 풀이로, 그만큼이나 이 작품에서는 보이지 않는 눈과 귀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볼 수 있었는데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보다 더 무섭게 위성과 통신망을 이용한 추적과 감시 그리고 정보조작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때까지의 쿤츠 님 작품과는 무엇인가 맛이 달랐는데요. ‘옮긴이의 말’의 ‘끔찍하고 오싹하지만,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다.’는 언급 마냥 앞서 소개한적 있던 ‘와처스 Watchers, 1987’와 앞으로 소개할 작품인 ‘사이코 Intensity, 1995’와 같이 이때까지의 다른 이야기들에서 주된 소재로 사용된 ‘초능력’보다도 사실일까 무서운 이야기들로 중무장 되어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야기 자체가 10년도 더 전에 세상에 나온 것이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점으로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으흠. 그 모든 첨단기술의 무서움보다도 위의 ‘작품 안에서’에 적어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고만 해두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현재의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고 계시는지요? 방송을 통해서는 주가폭락이니 미네르바니 하면서 ‘돈’에 관련된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중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미디어의 통제권과 반복학습의 노출에 의한 위험성에 대해 무서움을 느꼈었기에 TV를 멀리하고 있는 저로서는 딱히 그런 문제에 주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혹시 주소 하나만 들고 목적지를 향해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자칭 신비주의자를 말하는 사람의 생일이나 휴대폰번호 등의 신상정보를 잡으신 적은 있으신가요?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의 신용정보가 누출되어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며칠 연달아 우체국에 도착했지만 찾아가지 않는 물건이 있다는 ‘보이스 피싱’을 접한 저로서는, 처음 어미니께서 휴대폰 번호를 말씀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중요한 많은 정보들이 노출되어버림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꼭 이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위의 물음표에 대한 답으로 모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요. 물론 맛집을 찾는다거나 하는 용도로 지도서비스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스토킹’의 문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진지하게 고민의 시간을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해봅니다. 거기에 예전의 모 온라인 게임의 사태도 있었고 말이지요.




  그건 그렇고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었던 것으로 작품의 제목을 말하고 싶은데요. ‘어둠의 목격자’라고 해도 아무것도 연상되지 않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원제목을 직역하여 ‘마음속의 검은 강’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해보았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감기록의 시작부분에서 언급한 ‘도덕적 우월감’의 위험성을 포함하여, 마음 속 깊은 곳에 어둠의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번역서의 제목은 조금 생뚱맞지 않았던가 라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연대기목록 확인하기]

 

 TEXT No. 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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