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Das Parfum-Die Geschichte eines Moerders, 1985
저자 : 파트리크 쥐스킨트
역자 : 강명순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08.06.01.




“당신은 무엇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는가?”
-즉흥 감상-




  영화 ‘향수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이후. 원작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무얼 하고 있었는지 동생이 책으로 한 권 사왔음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한명이 결혼과 함께 짐을 정리하면서 조그맣게 만들어진 책을 한 권 주기에 그냥 읽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번에 소개해보고자 하는 작품이 되었는데요. 아무튼, 수다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지금부터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18 세기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그 당시에 살아있었던 적지 않은 천재들 중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독한 악취를 일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심한 악취를 자랑하는 곳에서 한 생명의 탄생을 알리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을 열게 되는군요. 
  그렇게 끈질긴 생명력으로 죽음으로부터 살아남게 되는 한 아기의 성장과정이 차례차례 소개되기 시작하는 이야기는, 냄새로서 세상을 인식하게 되는 한 사람의 첫 번째 살인에 대한 것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런 한편, 인생의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던 한때 최고의 향수 장인이라 불리던 사람이 등장하게 되는 것으로, 우연한 만남을 통해 주인공에게 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도제’로의 길이 열리게 되는 데요. 그것을 기점으로 하여 주인공에게는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한, 그리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감히 ‘악마적인’ 연쇄 살인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작품을 영화관에 앉아 처음 만났을 때. 함께했던 친구 자신은 원작을 알고 있기에 별로 재미가 없었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 자체에서 무엇인가 문학작품을 읽는 기분으로 만났었다보니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라고 판단했었는데요. 비록 번역서라지만 이렇게 실물을 만나고 나니 그렇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다 담아내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냄새로 세상을 본다. 그러고 보니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감각기관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었던 인물로, 개인적으로는 ‘데어데블 Daredevil, 2003’에서의 주인공을 먼저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매트릭스 The Matrix’에서의 네오일 경우 마음의 눈을 떠버린 나머지 문자로 이뤄진-환희와 함께하는 삭막함으로 가득 찬 공식화된 세상을 볼 수 있었다지만, ‘데어데블’에서의 내리는 빗속에서 보여 지는 사랑스런 그녀의 모습에 대한 표현을 작품 내 감히 최고의 명장면으로 칭하고 싶을 정도로, ‘특정 감각의 극대화’라는 것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해주는 매력적인 소재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읽은 책은 60㎜×90㎜ 크기의 축소 본으로서, 120㎜×185㎜ 크기의 일반 책에 부록마냥 붙여 팔던 것이었는데요. 휴대폰으로 소설을 읽으시는 분들은 별 무리 없이 읽으실 수 있겠으나, 기나긴 서술이 있는 이런 작품일 경우에는 역시 일반 인쇄본으로 읽는 것이 편하다는 결과를 얻어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거야 어찌되었건, 들고 다니는 내내 주위의 관심을 이끌어내었던 이 책을 선물해준 친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적어볼까 하는군요.




  다시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면, 소설과 영상물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시작에서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별로 다를 것이 없었지만, 좀 더 확장되는 스케일로 이야기를 만나보시고 싶으신 분들께는 이번 책을 추천해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살인’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서만큼은 영상물 쪽에서 표현이 더 잘 되어있었다는 개인적인 평가가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두 작품을 통해 입체적인 감상의 시간을 가져봐주셨으면 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705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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