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18
헤르만 헤세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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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데미안 DEMIAN, 1919
저자 : 헤르만 헤세
역자 : 정홍택
출판 : 소담출판사
작성 : 2008.04.19.




“당신의 인생은 누구의 선택인가?”
-즉흥 감상-




  책을 많이 읽는 다는 것.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한 달 평균 최소 세권 정도의 책을 읽으며 마침표를 만나는 것 마다 감상기록을 남기고 있었다보니, 그 흔적을 한꺼번에 보신 분들은 ‘책 많이 읽어서 좋겠네요.’와 같은 부러움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다가도 간혹 ‘당연히 봤어야했지 않느냐’고 하시는 책이 소개될 경우, 아직 안 읽고 있었다는 사실에 ‘당신 어느 별에서 왔냐?’의 반응까지 받곤 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볼 책 또한 가장 가까운 부모님으로부터 그런 잔소리를 들었던 작품이자, 오랜만에 엄청난 충격을 받으며 읽게 된 것임을 알려드리며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나’의 이야기인 동시에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시작으로 우선은 유년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이야기의 바통을 쥐고 있는 화자가 10살이었던 때로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이야기는,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두 세계’의 설명이 있게 됩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안정적인 세계인 ‘집’과 파격적이고 변화무쌍한 세계인 ‘집 밖’이었는데요. 그런 양 극단의 세계에 대해 주인공은 어울려 다니던 또래집단에서 있게 되었던, ‘거짓말’로 인해 꼬여버린 인생을 말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피 말리는 나날 속에서 구세주마냥 등장하게 되는 전학생 ‘막스 데미안’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영원함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새로운 배움의 터를 위해 진학을 하게 된 주인공은 데미안과의 헤어짐은 물론이고 방황의 시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돌고 도는 것이기에 방황과 깨달음을 반복하던 주인공은 그토록 찾아 해매이던 하나의 ‘진리’에 도달하게 되지만…….




  읽기 전에도 그랬지만, 처음 이 작품을 읽어 들어가면서 자꾸만 데이비드 셀처의 소설 ‘오멘 The Omen, 1976’에 등장하는 데미안을 연상할 수 있었는데요. 심상치 않은 중압감으로 화자는 물론이고 읽고 있는 저로 하여금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의 구렁텅이를 선사하는 그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상되는 다른 작품들도 있었으니 바로 파울로 코엘료 님의 소설 ‘연금술사 O Alquimista, 1988’에 이어 ‘순례자 O Diario de um Mago, 1987’를 말할 수 있겠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은 도입부에서의 충격을 제외하고는 방금 말한 두 작품이 현재의 시점에서는 더 이해가 편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공원 벤치의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 앉아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주인공의 방황 부분을 읽는 동안 ‘거리의 전도사’분들과의 규칙적인 마찰을 경험해서였는지, 아니면 주인공의 체험이 개인적으로 와 닿지 않았던 것인지, 차라리 집중되지 않는 결말에 이르는 과정부분에 대해서는 소설 ‘오 자히르 O Zahir, 2005’를 다시 읽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까지 해볼 수 있었는데요. 한편으로는 이 책이 처음 소개되고 한 세기가 다 되어가면서도 이정도의 심적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인공이 그토록 찾아 해매이던 ‘진리’이자 ‘그녀’의 모습으로 데미안의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이었는데요. ‘거리의 전도사’ 분들과의 대화에서도 나온 ‘하나이자 모든 것’에 대해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의 이미지까지 같이 연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인 듯 하면서도 남성의 모습이 있으며, 양 양극단의 세계와 그에 대한 모든 중간지대의 모습을 두루 갖추고 있는 ‘존재’에 대한 설명은 한편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작품 세계까지 떠올리게 했는데요. 그것에 대한 설명은 이번작품에 대한 이야기에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아 자진 생략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 작품의 시작부분이 그렇게도 충격적이었을까요? 저는 그것을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거짓말의 악순환’이라는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감히 장담해보려 하는데요. 물론 모든 분들의 삶이 다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자존심과 관련된 사소한 거짓말이 크게 커짐으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빠져봤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가슴 하나 가득 불편한 심정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의 주인공이 참 답답한 녀석이라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결국 자신의 주체성을 구축하기 보다는 남에게 하염없이 끌려 다닌다는 기분이 들자, 주인공이 바로 옆에 있는 친구 녀석이었다면 같이 산속으로 캠핑을 떠나고 싶어졌습니다. 단순히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자괴감에 허덕이는 것 보다는 죽음으로의 경험을 시켜 줘봐야 정신을 차리지, 허약해빠진 영혼, 하루 종일 우는 소리만 내는 것 같아 짜증이 났습니다. 으흠? 그러고 보니 현재에도 저만 보면 우는 소리를 내는 녀석이 하나있으니 이 책을 한번 추천해보던지 캠핑에 한번 데려가 ‘대리죽음’을 맛보여주던지 해봐야겠습니다.




  자, 그럼 본궤도로 재진입하여 ‘데미안’입니다. 저는 이 친구를 ‘몽상가’라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의 주인공 마냥-단지 조금 앞서 걸어가고 있었을 뿐-양 극단의 세상 속에서 배회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어떠한 답도 내지 않으면서 ‘진리’로의 과정과 이론만을 읊조리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듯한 모습에, 역시나 한방 쥐어박아주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멘토’라 하여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지표가 되어주는 정신적 스승이었다는 것은 좋지만, 일말의 책임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인공이나 발변 다를 것 없다는 기분이 들어버렸는데요.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이니 혹 그런 부분의 영향이 있기 때문이라면 가르침의 시간을 청해보고 싶습니다.




  처음은 좋았지만,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무엇인가 붕~ 떠버린 기분이 들어버렸는지라 이번 작품이 독자를 대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함인지 판단이 쉽게 서질 않았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유년시절의 고통어린 기억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진리’를 찾기 위한 머나먼 여정. 그리고 답을 찾았으면서도 답을 향한 새로운 여정이 열리는 모습을 통해 ‘이것이 바로 삶의 모습이다!’까지는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장대하다면 장대하다 말할 수 있을 시간의 강을 넘어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저는 다른 분들의 의견이 더 궁금해지는군요.




  그건 그렇고,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서 위의 즉흥 감상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제가 듣기로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누구하나 쉽게 믿지 못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어도 무인도에 홀로 존재하는 것 마냥 끝없는 고독을 경험중이라는 것을 쉽게 부정 할 수 없을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인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외로움의 해소’에 대한 ‘열쇠’를 가진 존재가 혹시 옆에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심리 때문인지, 아니면 ‘자극’이 될 만한 무엇인가가 등장함에 새로운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결정하게 되는 것인지, 이리저리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위의 즉흥 감상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의 영화가 한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였던가요? 예전에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와 영화를 보려고 하면 이런 문구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근례에 읽은 도서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You've GOT to Read This Book, 2006’의 내용마냥, 우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른 한 사함’을 만남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 좌표를 인식하고, 자극받으며, 새로운 방향성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을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한 것이라면, 결국 스스로를 책임지는 것은 자기 자신 뿐! 홀로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한 체 생을 마감하기 보다는 가능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생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에 열심히 살아가보고자 다짐해 봅니다. 거기에 ‘나쁜 사람은 없다. 단지, 나쁜 인연이 있을 뿐’이라는 말을 교훈삼아 이왕이면 ‘좋은 인연’으로서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싶지만, 지내온 시간이라는 것이 스스로 강해져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왔기에 그저 이때까지와 같이, 아니 좀 더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뿐이로군요.




  그럼 저만의 ‘데미안’을 찾기보다는, 스스로가 이번 책을 통해 만나본 데미안보다 ‘훨씬 책임감이 있는 데미안’이 되자고 다짐 섞인 기합을 넣어보며 기록을 마쳐볼까 합니다.




“내 인생이 ‘우리 것’이 되기 전에

우선은 ‘내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TEXT No. 676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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