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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보통의
캐롯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 : 이토록 보통의, 2018
지음 : 캐롯
펴냄 : 문학테라피
작성 : 2018.11.12.
“우리들은 과연 보통의 삶을 살고 있긴 할까?”
-즉흥 감상-
제목에 가려진, 남자와 여자가 옆으로 누워 서로 안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내가 그 누구더라도 나를 사랑해줄 거야?”라는 문장과 누군가의 독백이 검은 바탕에 작게 적혀있더라는 것은 살짝 넘기고, 사귄 지 100일이 되는 날. 식사시간에 있었던 고백과 함께 시작된 고민과 과거 회상 [무슨 말을 해도], 사랑하는 그녀가 우주비행사가 되어 우주로 1년간 떠나게 되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 남자가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그리고 그가 깨어나면서부터의 이야기 [어느 밤 그녀가 우주에서]. 스무 살에 있었다는, 연합동아리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 여인 ‘티타’에 대한 회상과 진실 [티타]와 같은 이야기가 차분하게 펼쳐지고 있었는데…….
처음 이 작품을 웹툰으로 보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었다고, 사귄 지 100일이 된 날에 여자친구가 한다는 말이 “전 남자친구가 에이즈 판정을 받았어.”였기 때문이었는데요. 제가 남자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런 중요한 말을 왜 이제야 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비록 특정 조건에서지만 전염성을 가진 불치병과 관련한 공포 때문인지는 몰라도 뜻하지 않은 고민의 시간을 가져버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남자의 이야기에서 여자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는 그런 말을 한 것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얻어 볼 수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감상하는 재미를 위해서라도 말을 아끼며, 궁금한 분은 직접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실 것을 권해봅니다.
웹툰이 책으로 만들어지는 경우 편집 방식으로 인해 읽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던데, 이번 책은 어땠냐구요? 음~ 작가나 출판사 쪽에서 그런 부분을 의식해서인지, 예전과는 달리 별다른 이질감 없이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부분일 수 있으니,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만나셨을지 궁금해지는군요.
간추림만 봐서는 내용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모르겠다구요? 음~ 이야기는 크게 세 개로, 각각의 이야기가 남자와 여자의 시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번은 남자, 한 번은 여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그것은 각각이 살아온 ‘인생의 우주’가 다른 만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내뱉는 말과 행동이 사실은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런 충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생각해볼 거리를 건네고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구요? 음~ 이야기의 구성 요소라던가, 상황의 갈림길을 만들어내는 것은 특별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저 일상의 한 부분을 보는 듯했는데요. 그런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을 ‘이토록 보통의’라는 제목으로 간추린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데, 혹시 다른 멋진 의견 있으시면 살짝 찔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세 이야기 중에 어떤 게 가장 마음에 들었냐구요? 음~ 글쎄요. 셋 다 마음에 들었다고 하면 안 될까요? 아무튼, 첫 번째 이야기는 지금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갑자기 마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분으로, 두 번째 이야기는 제가 좋아하는 SF 라 마음에 들었고, 세 번째 이야기는 마치 사회심리학적 실험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는데요. 저의 부족한 글솜씨로는 작품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어렵다는 점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럼, 책에 숨어 있는,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문장을 마지막으로 남기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너를 사랑해.”
TEXT No. 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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