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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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미국 소설 중 재미있게 읽은 책인 드라이와 액스맨의 재즈가 생각나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나이가 든 상태에서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사건을 추적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맞이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는 드라이가 생각났다. 현재 발생한 사건을 추적하는 슽리와 사건이 발생한 곳의 과거에서 벌어진 슬프면서 아름다운 이야기가 무척 닮아있었고, 남부를 배경으로 인종차별과 연관된 사연이 있는 액스맨의 재즈도 연상되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으로 느낀 부분은 살인사건이나 이를 추적하는 추리가 아니라, 가족들이 모두 떠나고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 카야의 생존기이다. 최근 본 영화 가버나움이 생각나기도 하고,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속에서 주위 사람들의 친절로 인해 어린 소녀 카야가 도움을 받는 장면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 중간중간 비쳐지는 인종차별과 이와 연관된 잔인함을 보며 이후 벌어지게 될 비극에 대한 복선이 느껴지기도 하였는데, 자연 속에서 순수한 마음을 지키는 소녀와 어떠한 이유도 없이 비쳐지는 타인에 대한 증오, 차별이 섞여있는 이야기가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자 선진국이라는 미국이 덮어두고 쉬쉬하는 자신의 치부를 보여준다는 느낌도 든다.

살인사건을 다룬 미스테리 형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자연 속에 홀로 남겨진 소녀의 성장기가 그 속에 포함되어 있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멋진 책이라 느껴진다. 즉, 살인 미스터리를 다룬 추리소설이면서 성장소설이자 야생동물의 생태학을 소재로 한 책인 셈인데, 이 책을 쓴 저자가 과학자라는 사실이 또한 놀란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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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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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이 흐르기 전, 영화 여왕 마고를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정보없이 보고 완벽하게 그 내용을 따라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언젠가는 이 시대에 대한 역사 공부를 하여 이 영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 적이 있었다. 이제 드디어 그 영화의 원작을 읽으면서 영화 내용을 떠올려보는데, 전체 내용이 뚜렷하게 기억나지는 않아도 장면장면은 약간씩 기억나면서 예전에 영화를 보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1년전에 몽테크리스도 백작을 라디오 드라마처럼 꾸민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신문같은 곳에 연재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이 작품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경향을 뜬다. 이야기의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각 부분이 지날 때마다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기대를 하게큼 내용 전개가 되는 것이 비슷하다. 

실제 역사에서는 이 책의 배경이 되는 학살사건을 일으킨 사람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이 책에서는 카트린느 메데치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알려주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마 이야기가 현대에 쓰여졌다면 독자들에게 일부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 미스테리한 분위기와 함꼐 누가 범인인가라는 추리적인 요소도 함께 사용되었을 것 같은데, 이 책은 오래전에 쓰여져서인지 독자에게 모든 것을 미리 알려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험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흐름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책에 읽으면서 영화의 장면장면이 떠오르는데, 다시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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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 학교혁명 2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최윤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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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강연도 유명하고 인상깊게 봐서 이 책도 TED가연의 연장선 상에서 창의력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였는데, 책을 읽다보면 창의력에 집중한 책이기보다는 교육 전반에 대해 논한 책이었다. 책의 내용이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결국 창의력의 발전에 장애물이 된다는 이야기이니 제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아주 어릴 때 부터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어떤 방식으로의 교육을 해서 어떤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있었지만, 아이가 커나가면서 자녀교육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많은 고민을 하였다. 이제는 거의 포기상태이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책 내용이 다소 원론적이라 자기자신의 아이들에게 직접 적용하고 빠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고민을 비슷하게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의 내용은 아이에게 어떤 방식의 교육을 하더라도 잘 따라가거나 아이들의 지적수준이 교육내용을 잘 따라갈 정도로 뛰어나다는 가정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또한 아이들이 교육내용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었다. 즉, 저자는 우등생 또는 영재 위주의 교육만을 생각하고 교육받는 학생들 전체를 배려한다는 사고방식이 없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업의욕이 거의 없는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 은 물론 비효과적인 교육방식이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잠을 충분히 자게하고, 나가서 놀게 하는 방법만으로 창의성을 살리고 교육의 효과를 본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공부시간을 줄이고 아이에게 자유를 주면서 교육효과를 올릴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하였는데, 이 책에서 이에 대한 설명이 잘 나나타나지는 않지만, 책후반의 내용이 힌트를 준다고 생각한다. 즉, 좋은 교사와 바른 교육생태계(학교 시스템)가 그 답이라고 느껴지는데, 이는 비용과 시간이 무척 많이 드는 일이면서 무척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저자가 비판하는 기존의 교육 방식보다 좋은 효과를 얻기 힘들 수도 있다. 이상한 결론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나라 교육이 공교육을 포기하고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는 것은 어쩌면 저자의 논리나 교육철학을 잘 따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경제적, 시간적으로 너무 비효율적인 것이 문제이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계속 고민한 문제이지만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너무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는데, 아이를 존중하면서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여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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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산다는 것 - 모멸의 시대를 건너는 인간다운 삶의 원칙
게랄드 휘터 지음, 박여명 옮김, 울리 하우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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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의 존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이다.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존엄을 논한다는 책소개글을 읽고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역시 과학적 지식이 논리의 기초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열역학적 제2법칙과 진화론, 뇌의 가소성 등이 사유의 소재는 되지만, 결정적인 내용은 아니었다. 아마도 이러한 지식이 없어도 저자의 사유는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생물학적, 과학적 바탕위에서 존엄성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결국 존엄성은 인간의 선택, 마음가짐에 달린 것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이를 지키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맞춰준다는 방식 자체는 기존의 존엄성과 예절에 대한 개념과 유사하다. 저자의 생각이 기존의 개념과 차이가 있는 것은 뇌의 가소성과 연관이 있다. 뇌세포가 가변성이 있기에 자신의 의지가 없다면 생존에 유리한 방식을 추종하면서 이에 맞춰지는 것에 반하여,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원하는 사람은 주뮈 여건에 따라 자신이 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자신이 아닌 남에게도 자신에게 원하는 만큼 타인이 아이덴티티를 지켜주고 예의를 택한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막말이나 헝가리 여행 중 사망한 분들에 대해 인권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이념의 위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치급하여 희생자나 그 가족들의 시기를 거스리는 일 무척 많았는데, 이 책에서 나타는 존엄의 정의나 이에 반하는 군중들의 심리 을 이 책 역시 비교적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되고, 이런 막말대신 우리의 존엄을 높이기 위해 어떤한 노력을 하여야하는 지 교훈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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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김호기.박태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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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를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현대사 자체보다는 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담은 책이었다. 2년전쯤 국사 국정 교과서 문제와 함께 뉴라이트 사관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무척 심각하게 오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은 이에 대한 고찰과 논쟁이 담긴 책으로 생각한다. 현대사에 대한 지식은 이미 어느 정도 갖춘 사람들에게 맞는 책이고 새롭게 역사를 공부하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논쟁은 유명한 해방전후사의 인식 시리즈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대학교를 들어가면서 접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뉴 라이트쪽에서 이에 대한 반발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란 팩을 출간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국정교고서 문제말고도 많은 부분에서 훼손되거나 공격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 시리즈가 바라보는 역사인식의 시각도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식민사관에 기초한 역사인식이 이 정도로 우리사회에 많이 퍼져있는 지는 잘 몰랐었다.

아주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전박적으로 이 책은 우리역사를 다른 사람이나 일부 계층의 희생이 있더라도 자기가 속한 계층의 성장과 발전을 우선시하는 집단과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원하는 집단의 갈등으로 보고 있으며, 이 책에서 언급된 많은 갈등도 결국 이러한 집단간의 시각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종적으로 촛불혁명을 한국사회가 더 이상 다른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길을 택한 것으로 정리하였는데, 이왕이면 책 전반에서 이런 시각을 분명하게 표현하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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