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했는데 내가 바뀌지 않았다면, 그게 사유가 아니라고 할수 있는가?"라고 많이들 묻지만, 그 과정에서 절대 바뀌지 않은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바뀌려고 하는 과정에서 실은 많이 바뀐 것이다. "절대로 안 바뀌었어, 절대로 안 바뀌어요."
이렇게 말한다면 사실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왜 철학을 하는가? 생각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다. 왜 공부를 하는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낯선 것과 만나 거기서 이루어 낸 내 존재의 변화로, 혹은 양심의 가책으로 끝내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하는 일, 하지 않으면 스스로 견디지 못하는 일을 할 때 자유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자유‘라고 말하는 것들은 대개 습속에 불과하다. 나는 커피 중독이다. 커피가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 그때 후배가 "형은 커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 후배가 옳았다. 나는 커피를 마실 자유가 있지만, 그 자유란 기실중독에 가까운 습속에 다름 아니었다.
•습속을 잘라 내고 이겨 낼 때 커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커피를 방해받지 않고 골라서 마실 자유가 아니다.
•우리는 절대 진리로만 살 수 없다. 오류는 삶의 필수 조건이다. 오류와 더불어 사는 것이다. 문제는 다만, 생각하며 사는 것, 철학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삶의 기술이다.
- P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