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치밀었다. 이어 분노에 물든 생각이 수없이 떠올랐다. ‘진짜 말도 안 돼! 고문이야 뭐야! 멀쩡한 음식을 이렇게 버리다.니! 불교의 핵심은 자비라면서 이게 자비로운 짓이야? 일부러 자기 돈 들여 아이스크림을 사온 저 멋진 남자는 어쩌라고! 저 남자 기분이 어떨지는 생각도 안 하나?‘ 그 가운데 몇 가지 생각은 가실 기미가 없이 마음을 뒤흔들었다. 나는 그런 생각에 휩싸인 채 느릿느릿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여 숟가락을 움직이며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게는 헤드스페이스도 알아차림도 없었다. 마음챙김은 고사하고 자신의 생각만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그렇게 생각에 지나치게 골몰한 나머지 분노의 진짜 원인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없었다. 어쩌면 애착인지도 몰랐다. 간절히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면 우리는 저항하고 싸운다. 그렇다. 나는 싸우고 있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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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유했는데 내가 바뀌지 않았다면, 그게 사유가 아니라고 할수 있는가?"라고 많이들 묻지만, 그 과정에서 절대 바뀌지 않은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바뀌려고 하는 과정에서 실은 많이 바뀐 것이다. "절대로 안 바뀌었어, 절대로 안 바뀌어요."
이렇게 말한다면 사실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왜 철학을 하는가? 생각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다. 왜 공부를 하는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낯선 것과 만나 거기서 이루어 낸 내 존재의 변화로, 혹은 양심의 가책으로 끝내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하는 일, 하지 않으면 스스로 견디지 못하는 일을 할 때 자유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자유‘라고 말하는 것들은 대개 습속에 불과하다. 나는 커피 중독이다. 커피가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 그때 후배가 "형은 커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 후배가 옳았다. 나는 커피를 마실 자유가 있지만, 그 자유란 기실중독에 가까운 습속에 다름 아니었다. 
•습속을 잘라 내고 이겨 낼 때 커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커피를 방해받지 않고 골라서 마실 자유가 아니다.
•우리는 절대 진리로만 살 수 없다. 오류는 삶의 필수 조건이다. 오류와 더불어 사는 것이다. 문제는 다만, 생각하며 사는 것, 철학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삶의 기술이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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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이 자신감을 갖는 건 자기가 지력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또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에 대해서도 자기가 절대적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인이 자신감을 갖는 건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잘 정비된 나라의 국민이므로 영국인으로서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또 자기가 하는 일은 전부 의심의 여지 없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인의 자신감은 이 민족이 쉽게 흥분하고, 자기도 남도 잘 잊어버린다는 데서 온다. 러시아인의 자신감은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는, 말하자면 무엇인가를 완전히 알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데서 온다. 독일인의 자신감은 그중 가장 나쁘고, 가장 완고하고 또 가장 역겨운데, 독일인은 자기야말로 진리, 즉 과학을 알고 있다고 망상하고, 자기가 생각한 과학을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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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감정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감정에 반응하는 방식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화가 나면 더 많은 분노로 그에 반응하며 기름을 부어 분노의 불길이 계속 솟구치도록 만들었다. 걱정이 생기면 내가 걱정하고 있음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조금 더 객관적인 관점을 얻게 되자 (명상을 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 나는 애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또 그 감정을 단순히 알아차리자 그것은 마치 한 번 빛을 봤으니 됐다는 듯이 기꺼이 떠나가는 것 같았다.
불쾌한 감정이 솟아오르면 우리는 종종 그것을 철저히 차단한다.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지도 가까이 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그 감정을 훨씬 더 중요하게 만들 뿐이다.
- P102

알아차림과 객관적 관점을 갖는 능력은 우리의 내면에 이미 존재한다. 따라서 감정이 오가게 내버려 두는 법을 배운다면 그 감정이 아무리 힘겹고 강렬해도 모든 것이 괜찮다는 느낌을 언제든 가질 수 있다. 내가 배운 또 다른 중요한 가르침은 어떤 것에 대한 생각이 실체와는 아주 다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무척 슬픈 감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슬픔의 위치를 찾아내려고 했을 때 내가 찾아낸 것은 그저 끝없이 변하는 생각과 신체 감각뿐이었다. 어떤 것이든 영구적인 감정을 찾아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런 감정에 채색된 생각과 신체의 감각만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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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심정이 어떤지 다 안다는 사ㅏ람은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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