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 내가 좋아하는 꽃은?
난 뭘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말하기 힘들다. 먹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딱 하나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아주 좋아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럭저럭이다.
꽃, 봄에 꽃을 보면 반갑고 좋다. 겨울에 피는 꽃도 있을 텐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렵다. 아니 동백이 있던가. 제주나 남쪽은 동백이나 매화가 일찍 피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는 4월에나 핀다. 요새는 좀 빨리 피던가. 얼마전에 동백 봤다. 깜짝 놀랐다. 이건 지구온난화 때문이구나 하면서.
철과 다르게 핀 꽃은 동백만은 아니구나. 개나리도 있다. 미친 개나리. 겨울에 피는. 난 그냥 세상에 없는 꽃을 좋아할까 한다. 그건 어떤 꽃일지. 나도 모른다. 그런 꽃이 있었으면 해서 썼다.
환상의 꽃
단 하루만 피었다
꿈처럼 지는 꽃
그 꽃을 본 사람은 얼마 없고
한번 보면 꽃에 마음이 사로잡혀
다시 보고 싶다 생각한다
하지만 나무는 그곳에 없다
매화처럼 보이기도
벚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것도 아니다
그 꽃을 나타낼 수 있는 말은 없다
꽃나무는 그저 여기에서 저기로
다니는 건 아닐까
세상을 떠도는 꽃나무
그건 그 꽃나무 삶일지도
20231226
227 오늘 감사한 일은 뭐였어?
지난주엔 좀 추워서 힘들었다. 추위가 한주 넘게 간 듯하다. 눈이 온 것도 좋기는 했지만, 눈을 쓸어야 했다. 내가 지난해에 왜 새벽에 눈을 여러 번 눈을 쓸었는지 생각났다. 눈이 쌓이면 쓸기 힘들어서 그랬던 거였다.
오늘 고맙게 여긴 건 날이 풀린 거다. 낮엔 덜 춥다. 해가 지고 밤이 오면 춥다. 난 겨울 안 좋아하는 것 같다. 겨울엔 기분도 더 우울하고. 해를 자주 쬐이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20231227
228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까?
이런 걸 물어보다니. 저는 낮아요. 자존감.
언젠가 자존감이 꼭 높아야 하나 하는 글을 보기도 했어요. 그런 글을 보면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자존감 높고 자신을 좋아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운 사람도 있어요.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도 저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고. 그런 걸 느낄 때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하면 좋을 텐데.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부럽지는 않아요. 그 사람이 사람들한테 잘 하니 좋아하는 거겠지요. 저는 그러지 못하고. 실제 별로 별볼일 없기도 하군요. 이런 말을.
20231228
229 어렸을 때 누군가와 비교되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적이 있어?
그런 일 많아. 바로 생각나는 건 없지만. 누구는 그런데, 하는 말이었지. 그런 일이 지금이라고 없을까. 없지 않지. 왜 사람은 누구와 누구를 견주는 건지. 그냥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걸까. 어쩌면 나도 그러지 못하는지도 몰라. 그래도 난 사람을 견주지는 않아.
부모, 누구네 엄마 아빠를 보고 부러워한 적은 없어. 우리 엄마 아빠도 누구네 엄마 아빠처럼 그러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 안 했다는 거지. 그나마 다행이지.
20231229
십이월까지 하면 끝나려나 했는데, 2023년 2월부터 해서 1월까지 하려나 봅니다. 365개 다 할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괜히 썼나 하기도 했는데, 십이월까지 왔습니다. 좀 더 즐겁게 하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했네요. 남은 것도 그냥 그럭저럭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