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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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2차대전의 역사 속에서 '멘하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한 미국의 원자폭탄 제조계획은 당시 극비리에 진행된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오랜시간이 지난 오늘날에 있어선 (비교적) 성공적인 국가와, 과학기술적 성과로서 그 세세한 에피소드까지 알려져 있기도 하다. 때문에 원자폭탄의 개발과 사용에 있어 발생한 인류의 보편적인 딜레마를 설명할때도 그 중심에는 핵의 위험성을 인지하였음에도 그것을 사용한 국가 '미국'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 책은 위의 결과에 도출되기 이전의 단계에서 핵폭탄의 위력에 주목한 또 하나의 국가 '독일 제3제국'을 배경으로 하나의 과학적 경쟁구도를 더한 '스파이물'에 가까운 역사를 그리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과 같은 뛰어난 과학자들이 미국으로 망명하는 것을 돕는 것에 더하여, 당시 독일이 얼마만큼의 연구적 성과를 거두었는가?에 대한 기밀을 유출하려 하거나, 심지어 비밀 연구시설이나 발전소 등을 목표로 한 파괴공작을 통해 실질적으로 독일은 핵개발에 있어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이처럼 최초의 절대병기를 손에 놓기 위한 경쟁의 구도 속에서, 미국이 독주하고 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주요한 주제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성공을 통해 연합국은 일본제국과의 전쟁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드러내며 항복시킴으로서, 그 스스로의 입장에서 '가장 적은 피를 흘린 전쟁'을 마무리했다. 물론 중요한 것은 핵무기의 등장이 한 때의 전쟁을 끝낸 마침표가 아닌,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질서의 구축, 이후 두번째로 핵무기 생산에 성공한 소련과의 경쟁을 통해서 불완전한 평화, 경쟁 속의 평화라는 (새로운)냉전의 시대를 만들었다는 것에 있다.

물론 그것이 세상에 가장 이상적인 평화와 균형의 모습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현대 역사에 비추어 이 책 속의 무수한 신념과 노력... 또는 고뇌와 실현이 만들어낸 결과를 통해서, 이에 그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는 결국 이 모든것을 마주하며, 나름대로의 역사관을 만들 필요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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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
마거리트 히긴스 지음, 이현표 옮김 / 코러스(KORU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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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대사 중에서 한국전쟁(6.25)은 정말로 '비극'이라는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국가와 민족 사이에 크나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예를 들어 이처럼 전쟁에 대한 서적을 굳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나의 할아버지 세대는 해당 전쟁을 겪은 당사자이자, 기억의 전달자(나에게 있어) 였으며, 이후 나의 삶을 살아가며 맞닥뜨린 여러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사건 등을 통하여, 어쩌면 다른 많은 사람들 또한 지금의 대한민국이 놓여진 '휴전국가'라는 상황을 일상의 과정속에서 문득 떠올릴 많은 계기를 맞이했을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오늘날 다시금 한국전쟁의 본질을 떠올린다는 것은 적어도 '국가' 또는 '사회공동체'가 최소한 안보에 대하여 (비교적) 공통적인 필요성을 공유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본다. 물론 나 또한 순수하게 역사와 학문적 의미로 한국전쟁의 발발과 과정을 살피고, 또는 역사적 교훈 등을 설파하기 위한 여러 서적을 접한 기억이 있기때문에, 이 책 또한 위의 목적 가운데서 가장 본질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 책은 하나의 보다 신선한 감상을 전해주는 장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당시 외국인이자, 언론인의 관찰적 경험을 토대로 기록되어진 전쟁 수뇌부와 주변 군인들 또는 한반도의 사람들의 보다 생생한 인간미?를 접하는 것이였다.

비에 젖은 거리 위에서 피란민들이 우리 미국인의 작은 차량 행렬에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었다. (...) 그들은 미국이 무언가를 해줄 것이라는 애처로울 정도로 뚜렷한 확신을 가진 듯 했다. (...)

"제발 우리가 저 사람들을 낙담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25쪽

실제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연합군의 이미지(또는 상징적 의미)는 대체로 '민주주의의 수호' 또는 '숭고하고도 단단한 이념'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 책이 그러한 가치에 반하거나 또는 흠집을 내려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자는 당시의 전쟁의 와중 보여진 여러 모습 가운데 전쟁에서 보여지는 적의와 공포... 또는 최종적인 승리와 목표 달성을 위한 치밀한 고집과 비정함 등이 어우러져, 보다 책의 제목에 걸맞는 가혹함에 대한 여러 실제 사건 등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제3자로부터 압력을 받은 일부 정치인들이 장병들의 생명을 구해 줄 수 있는 무기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함으로써, 수 많은 장병에게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고지를 점령하라고 불필요한 명령을 내리는 우리 지휘관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

이 말을 하는 동안 해병 대령의 뺨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339쪽

그렇기에 의외로 이 책은 전쟁의 참상에 대한 보다 리얼한 '르포르타주'이기도 하지만, 당시 여러 상황과 이념 등이 충돌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 예로 여성이자, 기자로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격한 저자 또한 전쟁의 와중 휴전 협상이 진쟁되자, 다른 여러 강경적인 입장을 지닌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더욱 적극적인 전쟁 개입의 의견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물론 이는 그녀가 당시의 국제정세와 미국과 연합군의 지위와 이익을 두고 고민하는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로운 '순수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에, 결국 전쟁사에서 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의지의 이면에는 전쟁을 발생시킨 존재에 대한 '적의' 전쟁에 희생되는 연합군과 한국군 (또는 민간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전쟁을 보다 정의로운 방향? (어쩌면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안착시켜야 한다는 믿음)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 이 어울어진 결과라는 것을 한번 마주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생각한다.

하긴스의 소망이란 미국을 위시한 유엔이 한국인의 자유를 말살하기 위한 침략전쟁을 도발한 (...) 항복을 받아내어 한반도에 자유 통일국가가 건설되는 것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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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혁신 - 혁신을 원한다면 반역자가 되라
이주희 지음 / EBS BOOKS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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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통해서 경험한 바 있을 것이다. 어쩌면 사람은 '기한'(또는 마감) 앞에서 가장 부지런해지고, '커트라인'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남다른 힘을 낸다. 물론 이러한 예와 달리 평소의 루틴을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적어도 나 개인의 기억에 의지하자면 인간은 때때로 막다른길에 몰린 이후에 비로소 최소한의 성취를 이루어내는 기묘한 행동을 쉽게 보인다.

이처럼 이 책의 내용 또한 위의 '막다른 길'을 예로 든 수 많은 역사적 사실이 비추어진다. 물론 세계사 속에서 동서양의 발전과정의 변화와 환경도 중요하지만, 저자는 이에 '화학혁명'이후 나누어지는 근대의 역사를 기점으로 어째서 동양은 서양의 혁신과 발전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뒤쳐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매우 비정한? 이야기를 풀어 나아간다.

이집트를 위해서 대승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포기하고 기꺼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준다면 현명하고도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인간 집단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혁신적 기술은 항상 기득권을 공격하게 되고, 혁신은 권력투쟁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75쪽

예를 들어 화학 혁명의 본질은 단순히 총기의 등장과 발전을 통한 '전장에서의 위력 강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적어도 단순하게 생각해 보아도, 총기로 무장한 병사들의 등장으로 인하여 필요한 보급품의 종류가 변화할 것이고, 과거와는 다른 훈련법이 필요할 것이며, 더욱이 과거의 국가의 중추로 활약한 '전통적 군대'를 해체하고 변화시키는 과정 중에서 수 많은 갈등 또한 피어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서양의 역사에서는 이러한 변화와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언제나 '전쟁'이 있었다. 유럽대륙과 중동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와 민족, 또는 종교와 이념을 동반한 수 많은 갈등을 풀어 나아가는 과정에서 전쟁은 심심치 않게 일어났으며, 이에 수 많은 국가들은 저마다의 '생존'을 이유로 '경쟁자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강요 당했다.'

모두가 사력을 다했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이웃나라를 완전히 제쳐버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 아무리 천재적인 전략가가 나와도 기껏해야 반걸음 정도 앞서는 것이 고작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54쪽

그러나 반대로 동양의 문화, 또는 대한민국의 문화 속에서도 '싸우는 상황 속에서의 발전'이란 학문적 영역에 머물러 있을 뿐 그다지 오늘날 한 국가와 민족 속의 (필수적인) 문화로 뿌리박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 조선이 임진왜란을 겪으며, 조총의 기술과 운영방법을 받아들인 것처럼 역사에 비추어 한반도의 역사 이곳저곳에도 싸움을 통해 변화한 예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분명 동양의 전통적 수직관계(조공관계)와 이를 바탕으로 한 학문적 정서 등이 약했더라면 분명 한반도의 문명 또한 가혹한 발전의 역사 속에서 충분히 스스로를 지킬 힘을 발휘했을 것이라 믿는다.

결국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보여지는 변화의 촉진은 '장애' 와 '충돌' 가운데서 일어난다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만 때때로 역사의 진보는 '인류의 뛰어난 창의와 도전에서 발현된다.' 라고 생각하는 정서에 비추어볼때, 이 책은 그 내용자체가 단순히 건조함만이 아닌 '처절함'을 떠올리게 되어, 한편으로는 마음이 찜찜해지는 것 같은 감상을 준다. 그럼에도 전쟁과 파괴, 뒤쳐진 이의 '멸망'을 양분삼아 성장한 유럽의 문화가 오늘날까지 미치는 영향, 또는 쉽게 정치외교학의 '상식'으로 꼽히는 힘 없는 정의는 미약하다(...)의 가치가 여전하다는 것은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세계에서도 이 책 속의 처절한 변화는 여전히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사실 그리스에서 가장 인기 없는 신이였다. (...) 그런데 헤시오스는 이 인기 없는 여신에서서 인류를 위한 진보의 원동력을 찾아냈다. 바로 시기와 질투의 힘이다. 부자를 시기하고 이웃을 질투하는 마음이 경쟁을 촉발하고 진보를 낳는다. (...)

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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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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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흐름을 바라보는 와중 (현대적)'화학'을 가장 눈부시게 발전시킨 국가가 있다라고 한다면? 나는 우선적으로 독일(제국)을 꼽고 싶다. 그러나 독일의 화학이 발전한 계기와 그 업적을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활용하였는가? 하는 질문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결국 그 최종적인 결말에는 세계1차대전이라는 전쟁의 진행과 '독가스'와 같은 화학적 성질을 활용한 대량살상병기의 등장과 같은 '파괴의 가치'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세계사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화학의 이야기'에는 먼저 오늘날에도 많이 쓰이는 (합성섬유 등)소재의 등장과 같은 노력과 우연 사이에서 발견되어진 여러 사례를 접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와 같은 소재를 활용하여 인류가 전쟁이라는 수단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서 (저자 스스로) 이에 발명된 여러 무기들을 드러내며, 결국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이 '인류 스스로가 화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자행한 파괴의 역사 또한 적지 않음을' 보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은가 하는 감상을 준다.

과학과 공업은 전쟁과 직결돼 있으므로 이 분야의 기술 발전은 기관총, 폭격기, 전차 등 엄청난 파괴력과 살상력을 지닌 병기제조로 이어졌다.

227쪽 20세기의 시작

그러나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존재들은 단편적으로 보면 전쟁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줄때도 있다. 예를 들어 철근 콘크리트의 등장은 뛰어난 신소재의 발견이며, 통조림의 등장은 살균과 진공포장기술의 발견 또는 발전의 결과로서, 이후 냉동기술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인류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다. 이처럼 그 각자의 기술은 과거 인류가 거쳐왔던 천연소재, 수공업 중심의 사회에서 이른바 '대량생산의 시대'를 가능하게 함으로서, 이전과 다른 (일상의)'변화'또한 가져왔지만, 안타깝게도 그 변화가 항상 인류의 변영과 성장만을 보장하지는 않은 것이다.

물론 이는 오롯이 인류가 화학을 비롯한 여러 과학적 지식을 확장했기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이처럼 발전한 기술 등이 때로 '전통적이라 할 수 있는 국가 사이의 대립과 갈등, 또는 경쟁과 충돌사이에서 활용될 때에 그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에 대하여 당시 인류가 감히 가늠하지 못했던 것이 이후 끔찍한 결과로 나타났을 뿐이다.

고밀도 플루토눔이 100만 분의 1초, 라는 분자 그대로 일순간에 핵분열을 일으켜 원자 에너지를 해방시켰다. 그 결과(...) 이 장면을 목격한 많은 과학자들은 원자폭탄의 가공할 폭발력에 압도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380쪽

이처럼 세계사... 또는 과거의 역사에서 드러난 과학의 활용은 그 일부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오늘날의 세상 또한 이후 보다 발전한 과학적 지식과 기술 등을 보다 평화롭게 활용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에 알 수 있는 '역사의 교훈'이라 하면, 오늘날 (커다란)위기라고 부르짖는 여러 환경적 재앙과, 타국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와중 드러난 병기 활용의 페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보다 복합적인 영역에 있어, 여전히 인류는 그 해결점을 발견하겠다?는 목적하에 보다 더 나은 (과학.기술의) 진보의 길을 계속해서 지향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세계는 (...) 혼란스럽고 암담한 상황을 겪었으나 (...) 전 지구 차원의 재앙과 맞서 싸우며 지헤를 짜내고 새로운 물질의 혁신 제품을 발명하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 다음 세대에게 그 지혜의 바통을 넘겨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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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독일 프로이센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5
나카노 교코 지음, 조사연 옮김 / 한경arte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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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럽을 수놓은 다양한 왕실의 역사는 저마다의 국가 속 역사와 함께 엮기어 그 시작과 끝을 맺어왔다. 예를 들어 오늘날에도 영국과 같은 (입헌)군주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가 있는 반면, 과거 유명한 프랑스 부르봉 왕가와 제정 러시아의 로마노프왕가와 같은 시대의 변화에 의하여 군주로서의 역활과 더불어 가문의 종지부를 찍은 여러 사례를 통하여, 역사는 이를 비추어 단순히 하나의 가문의 종말, (또는 영향력의 소멸)만이 아닌 해당 사건들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세계사적 성찰'을 마주하게 하는 기회를 가져다 준다.

이에 프로이센의 역사 또한 위에서 주장한 것과 같은 '성찰'을 마주하는 의의가 크다는 감상을 준다. 그도 그럴것이 오랜 분열의 역사를 뒤로하고 '독일 통일의 과업'을 달성한 공적과는 별개로 이후 마지막 빌헬름2세의 치세에 얼룩진 세계1차대전의 진행과 결과, 혹은 이후 왕조의 몰락과는 다르게 독일이 나아간 길을 생각하여 보면 결과적으로 왕실의 시대 속에서 만들어낸 프로이센 정신은 독일의 운명을 군국주의로 나아가게 한 나름의 환경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프로이센이 보기에 폴란드의 쇠락은 자업자득이였다. (...) 반면교사가 됐다. 프로테스탄트로 개종해도 기사도 정신만은 마음에 새기고 질실강건한 군인 군주가 다스리는 청렴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것이 올바른 길임을 폴란드는 가르쳐주고 있었다.

23쪽

그러나 소위 '프로이센 정신'이 부르익어갈때의 과정을 살펴보게 되면, 결국 그 속에는 이제껏 프로이센이 걸어간 험난함이 드러난다. 소위 신성로마제국의 변경백에 불과한 호엔촐레른가에서 출발한 가문의 씨앗은 분명 풍족하고 거대한 영토를 양분삼아 성장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와는 다른 통치와 성장의 길을 강요했을 것이다. 이에 결과적으로 프로이센은 이러한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계를 훌륭하게 극복해왔다. 그 유명한 프리드리히2세의 시대에서 펼쳐진 왕위계승 전장과 같이 나름 '국가의 방향성'을 국방과 확장(또는 성장)으로 두고, 왕가와 귀족의 건전성을 유지한 국가는 그달리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프로이센 다운 것이라 이해해도 틀리지 않으리라.

"대왕은 맘껏 빈정거렸고 테레지아는 울먹였지만 취할 것은 확실히 취했다." 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태도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절대군주가 보여야 할 모습이라는 것을 충분이 이해하고 있었다.

프리드리히 대왕은 사람들의 가슴에 애국심과 자긍심을 남기고 국고를 과거의 5배로 늘려놓은후 1786년 영면했다.

93쪽

다만 이러한 (격동의) 통치는 지도자의 뛰어난 의식과 능력을 바탕으로 꽃을 피우는 법이다. 반면 능력을 벗어난 오만과 강대한 군사적 인상만을 과시하고자 했던 마지막 황제의 야심은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몰락을 자초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주장한 '피와 강철'은 본래 과거의 프로이센의 성장을 주도했던 기조와 같은 가치였으나, 그와 비슷한 빌헬름2세가 꿈꾸어 온 강철과 전함은 반대로 그와 독일'국민'의 사이를 영원이 갈라놓았다. 과연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에는 어떠한 교훈을 발견할 수 있는가? 이에 나는 국가의 정책이란 단순히 일관된 방향성만이 아닌, 시대의 요구에 부흥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또는 국가의 (절대)지도자라 하더라도 스스로의 의지를 실현시키는 것을 우선하기에 앞서 국민의 커다란 증오를 사는 것을 두려워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망명15년째에 (...) 평상복을 찍은 빌헬름2세의 사진이 있다. (...) 회상록을 집필하고 손님을 접대하며 취미인 장작 패기에 열중하면서도 여전히 왕정 부활의 꿈은 버리지 않았다. (...)8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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