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청와대 공무원 - 문재인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의 청와대 이야기
이병군 지음 / 갈마바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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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위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했었던 것은 아니였다. 때때로 저녁시간에 뉴스를 접하는 것 만으로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을 접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그보다 더 깊이 파고들어가 시사의 깊숙히 스며든 이념과 정치 등에 나 스스로가 어떠한 잣대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는것 같은 꺼림직함에 내심 발을 디딜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그 어떠한 이념에 맹신하지 않는 강직한 중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정치와 관련된 단어들이 돌아다니고, 특히 과거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대통령실'의 존재감을 바라보면서, 점차 그곳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는 곳인가? 또는 소위 '늘공'과'어공'이 대통령과 정부 또는 국정을 이끌어가기 위하여 어느 부분에서 협력하고 또 갈등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정보를 얻기 위하여 이 책을 선택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당시 문제인 정부의 핵심 관료가 아닌 대통령실을 이루었던 수 많은 어공(어쩌다 공무원?) 중 한 명의 경험과 기억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당시 정부의 비밀스러운 자료나 일화 등을 접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정부 부처의 존재와 공무원의 생태, 사고방식등의 이해를 돕는 여러 일화들이 나름 일반인인 나에게 있어서 권력의 한복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던져주었다.

특히 당시 정권과 함께 임기가 정해진 '임기제 공무원'의 경우에는 이미 공무원 특유의 질서?등에 익숙해진 이들과는 다른 나름의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결국 당시의 정권이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외부의 전문가의 자질과 능력을 빌리기 위하여 선발된 만큼 그 나름의 대통령에 대한 이해와 지지 또는 이상의 일치가 필수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름 공무원으로서 일하는 만큼 '공무원의 의무'에 적용되어 때때로 본래 몸담았던 직업에 비하여 적은 봉급과 부자유적인 제제, (때때로)공무원 연금 등의 해택에는 제외되는 일까지도 감내하기에, 의외로 어공들의 위치는 대통령실이라는 이름과 지위와는 다르게 불완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는 것은 그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실의 구성원 모두가 국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록에 의하면 저자가 경험한 대통령은 그의 지위에 걸맞는 사람이였다. 그리고 그 아래 수 많은 행정을 맡은 공무원들의 헌신과 그에 다르는 자부심... 이에 반대로 문제인 정권에 뒤이어 수립되어진 윤석열 정권의 행보에 대하여 이에 저자는 이 둘을 비교해 그 나름의 비판적 의견을 자주드러내고는 한다.

이처럼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대통령과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부 부처의 '모범적인 모습'을 담은 것이로서 생각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그들은 분명 국가의 변화를 이끌고자 하였지만, 적어도 국민들에게 오만한 엘리트가 아니였고, 강압적인 공무원도 아니였다. 더욱이 코로나를 시작으로 수 많은 위기도 발발하였지만, 이에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내고 '대한한국의 질서'를 유지하며 세상에 이상적인 대처로 인정받을 만큼의 행정력을 발휘한 만큼 그 나름대로 생각해볼때, 다른 한편이 주장하는 것과는 다른 '장점 또한 많았던 정부'와 그 공무원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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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5
정토웅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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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역사'에 대한 여러가지 책을 접하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여러 문화와 인간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것, 예를 들어 당시의 사람들이 어떠한 세계관을 지니고, 어떠한 식문화를 누렸으며, 어떠한 인생관을 통하여 개인의 삶을 설계하였는가에 대한 여러 인문학적 가치를 가늠하는 것을 즐겨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쟁'을 주제로 한 서적들을 접함으로서, 때때로 나 스스로가 어느 한정된 주제에 매몰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지만, 이에 이 책의 주제는 그 나름대로의 걱정을 내려놓게 하는 나름의 메시지를 독자인 '나'에게 던져주었다.

물론 책의 표면적인 항목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세계사에서 다루어지는 여러 전쟁사를 요약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이 과거 1997년으로부터 오늘날 새롭게 개정되면서 저자 나름대로 변화한 역사적 사실 등을 수정하고, 무엇보다 이전와 오늘날 이를 마주하는 스스로가 또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되는 '시대적 지식과 가치관의 변화'를 드러냄으로서, 그 나름의 전쟁의 가치관을 정의한 것은 매우 유익하다 할 만하다.​

이에 일반적으로 '전쟁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먼저) 공동체 의식과 국가관을 환기시키는데 필요한 지식을 쌓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저자가 크게 주목하는 것은 전쟁이라는 불확실함과 수 많은 장애와 시행착오가 뒤섞이는 환경 속에서, 이에 성공을 쟁취한 사람들은 대부분 최고보다 최선의 길을 개척했던 사람들이였다는 것이다.

구스타프의 개혁을 보면 결코 새로운 아이디어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당대의 수준높은 과학기술을 전쟁과 군대에서 최고로 활용하는 기술에서 천재적이였다.

158쪽

만약 수많은 위험과 부담이 따르는 전쟁의 와중 리더 스스로가 '부족함을 메우기 위한' 혁신적인 연구를 게을리하였다면, 과연 전쟁 양상은 오늘날처럼 변화할 수 있었을까? 과거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에서 알렉산더에 의해 완성된 '망치와 모루'의 전술적 개념, 또는 30년 전쟁 시기 (스웨덴의) 구스타프2세의 군사개혁 등 그 나름의 냉병기에서 열병기로 변화하는 여러 전쟁의 기술과 방법론의 진보적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 결과는 해당 100편의 전쟁사에서 보여지는 전략 전술적 시발점(또는 기념비적 업적과 변화)는 커녕 오롯이 돌팔매에서 육탄전으로 끝이 나는 야만적인 전쟁의 양상을 벗어던지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많은 인류의 '사고방식'도 함께 말이다.

걸프전쟁이 시사하는 가장 의미있는 교훈은 첨단 병기가 위력을 떨치는 현대전에서도 고전적 전법이 승리를 가져왔다는 중요한 사실이다. (...) 우리가 걸프전에서 적용한 것은 (...)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래 대부분이 적용한 고전적 전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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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와 천조의 중국사 - 하늘 아래 세상, 하늘이 내린 왕조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단죠 히로시 지음, 권용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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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국의 동북공정과 중국몽 등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많은 이들이 그 배경에 그들의 독특한 이념 (소위 중화사상)이 깔려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를 토대로 이들이 '자문화 중심주의'에 비추어 중국식의 국제관을 들이대는 것이라 생각해본다면... 이는(개인적으로) 지나치게 오만하다고 밖에볼 수 없겠지만, 더 나아가 이 책의 주제와 같은 '천하관' 즉 하늘 아래 존재하는 수 많은 나라를 간의 질서를 재확립하기 위한 중국의 야심, 또는 과감한 행보라 생각한다면... 어쩌면 이는 21세기의 중국이 앞서 국제관계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었다는 점에 있어서, 여느 다른 여러 국가들에게도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국가간의 경쟁 구도에 있어서, 상대의 역사적 인식 등은 그다지 타국에 있어서 커다란 영향력 (또는 변화)을 미치지 못했었다. 물론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와 같이 각 국의 국민 사이의 불매운동과 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직접적으로 국가간의 통치와 국방 또는 외교에 있어서 기존의 노선을 급선회시킬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날 러시아와 중국에서 보여지는 '국가지도자의 결단' 또는 역사적 인식과 사명... 또는 이념에 사로잡힌 지도자의 실질적 국정운영을 통하여 많은 이들은 실제 이를 통하여 전쟁이 이루진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에 일본인인 저자 또한 과거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을 시작으로 최근 중국의 '대만 침공'의 우려가 떠도는 현실을 우려하며 그 (중국의 국가)이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천조'를 키워드로 보다 세밀한 역사적 개념을 파악하려 한다.

중국 측의 고압적인 태도는 (...) 고대부터 중화 제국이 주변 여러 국가들에 대해 취하는 하나의 행동 패턴이였다. (...) 현대의 중국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전통적 중화 제국의 행동원리를 추적하고 탐구하여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14쪽

각설하고 중국사에서 비추어지는 본래 전통적인 '천하'와 '천조'는 기본적으로 전통적 중화제국을 이루는 '세계관'을 형성하는 이념적 논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점차 '천자의 조정'이 스스로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국가 간의 우열을 가리며, 심지어는 수 많은 이민족 왕조들이 중화의 이념과 '천하 시스템'을 이해하고 동화하며, 존속하며 발전시키는데 거리낌이 없었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이후 천조의 개념이 다른 통치 시스템과 비교하여 그 선진적인 지위와 실질적 영향력 등을 오롯이 누리며 세분화하고 또 필요에 따라 발전시켜 왔음을 증명한다.

언뜻 보면 동아시아에 통일성과 통합성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근본적으로 각 국가의 행동을 규제한 것은 역시 전통적 천하관이였고 (...) 천하의 관념을 매개체로 국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천하 시스템 (...)

367쪽

그렇기에 과거 오랜 동아시아의 선진문화로서 기능해온 천조시스템이 결국 이를 배제한 '바다의 문명'에 의해 몰락하고 말았다는 역사적 사실은 분명 오늘날 중국사를 마주하는 그들(중국인)에게 있어서 가장 치욕적인 것으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이제 오늘날의 국제 사회를 연결하는 개념 자체가 더이상 중화를 바탕으로 한 '천하의 질서'를 필요치 않게 되었기에, 이에 다시끔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중국의 여러 행동에 대하여 때때로 낮설거나 이해되지 않는 경우를 간간히 마주하게 된다.

결국 단순한 패권국가만이 아닌, 잃어버린 자존감도 함께 되찾겠다는 중국의 포부는 단순히 중국 스스로의 정치이념에 녹아있는 것이 아닌, 세계의 여러 균형과 이해관계를 건드리고 있다. 이에 오늘날 여러 매체에서 보여지는 제제와 비난, 협박과 협력이 교묘하게 반복되어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이에 그 모든 변화의 주점이 중국이라 비난하는 것 만이 아닌, 더 나아가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념은 무엇이며, 이를 실현시키는데 있어서 현실에 어떠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지... 그 나름의 해답을 역사를 통해 발견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다. "우선 '적을 아는 것'도 필요하니까."

오늘날 주변 여러 국가들에 계속 불안감을 안겨주는 적극적인 해양진출도 중국의 입장에서는 (...) 고유한 영토를 회복한다는 '위대한 부흥'에 불과한 것이다. (...) 여러 국가들을 일체 도외시하는 이러한 발상 자체는 전통적인 중화 제국의 천하관이 아니고서는 나타날 수 없는 것이다. (...)

4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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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1~2 세트 - 전2권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도널드 L. 밀러 지음, 이동훈 옮김 / 행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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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책은 (개인적으로) 과거 영화에서 보았던 여러 이미지들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 많은 폭격기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고, 이후 쏟아져내리는 무수한 폭탄들이 도시를 처참하게 파괴하는 것과 같이... 이전 세계2차대전의 모습 중에서, 이처럼 일방적이고 독보적인 이미지는 '폭격' 과 '전함'(해전)외에 달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 속의 내용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위에서 언급했던 단어 중 '일방적이다'라는 것은 그다지 올바른 인식이 아니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실제로 '파일럿'을 다루는 여러 가상의 작품들에서는 이들이 보다 낙천적이고 또 남다른 용기와 실력을 갖춘 인물들로 그려진다.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 비추어진 '하늘의 군인'들은 흔히 세계대전을 치루며 주장하는 국가들의 명분이나, 용기와 헌신보다는 스스로가 어쩔 수없는 운명에 두려워하고 반대로 이를 억누르며 바둥거리는 모순적인 모습 또한 자주 드러내고는 한다.

폭탄창 문이 닫히면 승무원들은 이제 항공기라는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1권 / 33쪽

더욱이 본격적으로 항공기를 이용한 장거리 (정밀)폭격의 개념을 실전에 적용하고 발전시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 불완전한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군인들이 무수한 희생을 치루며 완성시켜가는 모습은 결국 서로가 막대한 희생을 치루어야 하는 전쟁의 본질 또는 무지막지함을 드러낸 가장 큰 예가 아닐까 한다. 이처럼 이 책은 전쟁과 그 속의 폭격의 실행과정에서 볼 수 있는 최대한의 다양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에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것은 해당 전장을 직접 겪었던 생존자들의 증언과, 그 기록 등이다. 흔히 육지와 바다에서 싸우는 군인들과는 달리, 하늘의 항공기에서 개인이 생존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한정적이기에, 이에 그들이 느끼는 부담과 공포, 또는 여러 정신적 소모로 인한 다양한 질병의 발발에 이르기까지... 결국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현상을 마주하며 이를 무엇으로 극복해야 하는가는 전쟁의 수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를 제공한 것이다.

물론 그러한 과제를 당시의 '연합군'이 완전히 풀어낸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오늘날의 독자들이 쉽사리 생각하기 힘든 전쟁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체제와 구조의 한계, 또는 인간이 행하는 파괴적이고 충동적인 행위를 통해 더욱더 '리얼한 전쟁의 모습'은 단순히 상대를 이기는 결과만이 아닌, 승리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정함과 비인간적 사고 또한 어느정도 용인되고 만다는 사실을 비추며, 이를 접한 나의 감상을 씁쓸하게 만든다.

패배가 목전에 닥쳤지만, 항복을 거부하는 이 혐오스러운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 어떤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 공군 폭격기 부대 전체가 베를린 상공에 나타난 그때, 미군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도덕적 한계를 이미 뛰어넘어버렸다.

2권/ 221쪽

결과적으로 폭격은 연합군에 있어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목적에 충실히 부합했지만, 처음 폭격의 개념을 통해 기대되었던 현상과 결과에는 미치지 못한 아이러니를 낳았다. 물론 후방의 여러 산업시설과 도로망, 군사거점을 폭격해 심대한 타격을 줌으로서 전쟁수행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은 어느정도 그 효과를 달성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폭격을 통해 상대의 전쟁 의지와, 대중이 자신들의 정권에 대한 불만과 반전의식을 끌어올린다는 추상적 목적에 있어서는 그 당시의 전쟁에서도... 또한 오늘날 보여지는 전쟁의 모습에서도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

이제 오늘날의 환경에서 대량의 항공기를 동원한 폭격은 일어날 수 없다. 더욱이 미사일과 같은 이전 수단을 대체할 첨단무기들이 발전한 단계에서, 어쩌면 이전의 폭격의 개념과 목적 등은 그저 빛바랜 이전의 역사적 가치만을 기닌 것에 불과할지도 모를일이다. 그러나 아리러니하게도 오늘날 이루어지고 있는 첨단 기기의 '새로운 폭격'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 결국 보다 진보한 과학과 기술적 쾌거와는 다르게, 인간은 그다지 진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품게 한다. 특히 후방을 타격하는 '드론 폭격'이 무엇을 어떠한 목적으로 행하여지는가? 에 대한 현실적 진단을 하는데 있어서도, 아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품고 있는 여러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이러저러 생각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과거를 통해 오늘날의 현상을 진단하는 것' 의외로 이 책은 오늘날의 전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 셈이다.


공포 폭격은 인간이 큰 재난에 반응하는 방식에 대한 몰이해, 그리고 독일 국민들의 봉기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낙관적 시각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 적국 국민의 사기를 낮추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것으로 전쟁을 종결시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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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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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문화적 특징과 사람들의 정서를 드러내는 책은 분명 이를 접하는 수 많은 독자들의 견문을 넓혀준다. 허나 적어도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 해당 내용을 떠나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그야말로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땅히 '존립하는 것을 소망하는 것'이 마땅하건만... 어째서 나는 지금까지 그 땅의 오랜 예속의 역사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왔을까?

어쩌면 그것은 과거 접했던 '로마인 이야기'에서 보여진 것과 같이 이들을 '속주'로 삼은 (고대) 문명이 매우 뛰어난 명성과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에 저자 또한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하는 신화적인 영향력과 함께 대륙을 이어주는 지중해의 교두보이자 '풍족한 식량창고'로서 오랜시간 시칠리아를 속박했던 여러 국가들에 대한 사실적 역사를 드러낸다. 때문에 오늘날에도 (과거)여러 영향을 받아 남아있는 아름다운 신전과 성당과 같은 유적들이 남아있게 되었지만, 반대로 이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정서'를 살펴보게 되면, 안타깝게도 지중해의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과는 다른 차갑고도 매마른 감정이 묻어나온다.

라티푼디움은 노예들에 의해 경작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시칠리아가 노예의 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로마인들이 결정한 시칠리아의 운명은 스페인의 부르봉 왕조의 지배가 끝날 때(1861년)까지 계속 유지되었다.

137쪽

이에 어쩌면 수 많은 침략을 견디며 이어온 한반도의 역사에 비추어, 이 시칠리아의 역사 또한 보다 가까운 동질감을 느끼며 마주할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시칠리아는 주변의 거대한 국가들의 각축장이 되어, 오래도록 다양한 문명의 지배를 받았고, 특히 그 지배의 성격 또한 수탈에 가까운 것 이기에, 이에 그 빼앗긴 삶의 그림자를 타인이 오롯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허나 적어도 저자는 이 하나의 섬을 마주하며, 단순히 '지중해 문명의 영향 아래 놓여있었던 땅'이 아닌 시칠리아와 그 속의 사람들이 겪었을 보다 사실적이고 비참한 역사에 대하여, 독자들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책이 지어진 이유 또한 단순히 해당 역사를 나열하는 것만이 아닌 직접 그 땅에 서서 여러 경험과 감상을 얻는 '여행자'를 위한 조언이기도 하기에, 이에 독자들은 스스로 여행하며 만들어 갈 수 있는 각자의 '렌즈'를 얻기 이전에 그 해당 사람들의 정서와 내면... 또는 상처를 살필 수 있는 소위 지식에서 발현된 또 다른 렌즈를 지닌 체 여행을 만끽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시칠리아는 세계를 보는 창이였다. 페니키아, 그리스, 카르타고, 로마, 비잔틴, 사라센, 노르만이 시칠리아에 긴 문명의 족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 복잡다단한 권력 투쟁의 역사 속에서 수탈의 세월을 견뎌야 하는 고통은 오롯이 시칠리아 주민에게 남겨진 몫이였다.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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