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히 살고 싶어 열심히 살고 있다 (핑크 에디션)
최대호 지음, 최고은 그림 / 넥서스BOOKS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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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리(乖離)

2004.1.28.()

다른 생각과 태도를 볼 수 있다. 이해하고 싶다.

 

도전하는 모습도 찾을 수 없다.

용기 있는 삶의 태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망설이며 시도하지 않는 루저의 이야기다.

성취하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위로하는 말뿐이다.

삶의 좌표나 지적인 호기심을 풀어줄 내용은 1도 없다.

다시 읽을 일은 없다.

평범히 살고 싶어 열심히 살고 있다평범함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열심히 살고는 없다.

 

VS

 

이렇게 평가할 수도 있겠다.

 

양장본(한정판 핑크 에디션)195쪽 분량으로

책을 읽는데 채 한 시간도 필요하지 않다.

한쪽엔 그림 다른 쪽엔 SNS에 올림 직한 짧은 글

초판 36쇄이니 출판사는 수익이 많을 듯하다.

취업하려고 애쓰는 젊은이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겠다.

위로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아픈 마음을 잠시 달래줄 듯하다.

작더라도 실패가 쌓여 지친 사람에게 선택받을 수 있겠다.

지친 하루를 보내고 퇴근했거나

자기 정체성이 모호한 사람이라면 잠시 머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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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지라 뭐라도 남기려 고른 문장은

 

당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면

난 이복이 많구나가 아니라

나도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세요”(P.149)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의 우선순위에 맞춰

살고 있나요?”(P.176)

 

배울 점이 있는

모습

갖춘 사람을 만나세요

 

가르치려는

말투

있는 사람 말고”(P.45P.186에 실은 내용이 똑같다. 실수인지 의도인지, 의도로 생각해두려고 한다)

 

P.S. 2024. 1. 28() 오전 544분에서 619분까지 읽고 메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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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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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6.()


오랜만에 마빡에 땀나도록 몸을 움직여 일한다.

퇴근하자마자 땀을 씻으려 더운물을 틀어 놓는다.


아직 퇴근한 아내를 맞을 준비로 샤워를 한 것은 아니다.

쌀을 씻어 불려 놓는 일은 아내를 위한 일이지만

 

압력밥솥에서 쌀이 불도록 기다리는 시간에

아내를 앉혀 놓고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을 펼쳐 읽어 준다.

읽어주기 전에 내가 먼저 웃음보를 터트려서 아내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피지 못한다.

 

당일치기로

가보고 싶구나

천국에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그게 병명이냐

시골의사여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동창회

식후에는

약 설명회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출판사 광고에 나온

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젠 없어는 본문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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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일이 많지 않다

실제는 거의 없는 나날인데

오랜만에 실컷 웃었다.

 

P.S. 퇴근하면 한 번씩 읽어야겠다.

 

센류와

하이쿠가 다른 모양인데

알아볼 과제가 생겼네

 

하이쿠 : 하이쿠(일본어: 俳句)는 일본 정형시의 일종이다. 각 행마다 5, 7, 5음으로 모두 17음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인 하이쿠는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인 기고(季語)와 구의 매듭을 짓는 말인 기레지()를 가지는 단시(短詩)이다 <위키백과>

- 하이쿠에 관한 블로그 글 : https://blog.naver.com/brucelee55/220185696352

 

센류도 하이쿠와 마찬가지로 하이카이를 기원으로 하는 5, 7, 5의 정형시이다. 하지만, 하이카이렌가의 홋쿠가 독립한 하이쿠와는 달리, 센류는 홋쿠의 특징을 계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이쿠와는 대조적인 특징을 가진다. 이를테면 센류에는 기고나 기레가 없다. 또한 센류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말하고 여운을 남기지 않는다 <위키백과>

- 기고 : 기고는 한국에서는 '계절어'로 통용된다.

- 기레 : 하이카이에서는 처음에 읊어지는 홋쿠는 후에 이어지는 구의 동기가 될 필요가 있다. 그때문에 홋쿠에는 다음 구절에 의존하지 않는 완결성이 필요했다. 거기서 태어난 기술이 기레이다. 잘 끊어진 홋쿠는 '기레가 있다'(れがある)라고 평가받아 중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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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 - 역사가 망각한 그들 1937~1945
래너 미터 지음, 기세찬.권성욱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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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

2024.1.20.()

한국의 독립과 관련해 카이로회담에서 조선의 독립을 주장한 고마운 존재가 장제스다. 황태연의 갑진왜란과 국민 전쟁에서 자세히 다룬다. 타이베이 중정기념당에 장제스를 추모하는 공간은 타이완 사람들의 몫으로 여겨왔다. 장제스를 다룬 전기를 보지 못했다. 이에 견주어 공산국가인 중국의 마오쩌둥이나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시진핑에 관한 언급과 책은 많다. 역사가 승자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까닭이다.

마오쩌둥이 옌안 장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농촌에서 공산당 세력을 확장해 중국을 통일한 사실이 정설이다. 인도계 영국인 사학자인 중일전쟁 1937~1945의 저자 레너 미터는 찰머스 존슨의 농촌 민족주의와 공산주의 권력:중국 혁명의 등장 1937~1945’(1962)과 마크 셀던의 중국 혁명 시기 옌안으로의 길’(1971)에서 각각 공산주의 발흥의 비결을 항일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중국공산당의 역량’, ‘사회 혁명보다 자급자족하는 경제 모델로 묘사한 고전적 연구의 결과라고 본다.

중일전쟁 1937~1945의 저자는 수정주의 시각에서 진정한 항일의 주역은 누구였는지, 내전에 승리한 중국공산당이 그동안 중국 인민들과 전 세계 사람들을 어떻게 기만했는지라는 문제의식에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장제스를 추모하는 타이베이 중정 기념관에 다시 가봐야겠다. 장제스가 이끈 국민당 정부, 마오쩌둥이 이끈 중국공산당, 국민당 일원이었으나 장제스와 대립하며 중일전쟁 발발 후 난징에 친일 괴뢰 정권을 세웠던 왕징웨이가 책의 중심에 있다. 왕징웨이 정권은 양조위와 탕웨이기 주연한 영화 색계에서 양조위가 활동하던 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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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 1937~1945이 다루는 핵심은 무엇인가? 419개 장으로 구성한 내용은 1937년부터 1945년까지 중국의 정치, 군사적 격동을 다룬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64천 킬로미터의 철도를 건설하고 70만 톤의 선박을 건조해 근대화된 국가를 만들었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세계 식민지 약소민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1차 아편전쟁이 패배에 따른 굴욕적인 항복은 중국에 굴욕의 100년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기독교는 신교육과 근대 의술로 많은 중국인을 개종시켰다. 태평천국의 난은 중앙에서 지방으로 군 지휘권을 이양하여 군벌이 만들어지는 토대가 되었다. 20세기 초 중국의 개혁 엘리트들은 일본이 어떻게 산업화와 군사화를 실현했나에 주목하고 유학을 떠났다. 이 시기 엄복이 스펜서의 책을 번역한 천연론은 사회 다원주의로 불리며 마오쩌둥에게 영향을 끼쳤다. 1921년 광저우에서 쑨원은 혁명 정부를 수립하고 유럽 열강의 원조를 얻으려 노력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대신 볼셰비키 혁명에 성공한 소련과 동맹을 맺는다. 장제스의 북벌 소련의 자금 지원을 받아 동맹을 끝내기 어려웠다. 옌안으로 가는 대장정은 중국공산당의 영예로운 탄생 신화로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절망적인 퇴각이었다’(p.78)

 

1937년 류거우차오 사건(노구교 사건)은 중일전쟁의 시작이다. 화북지방을 정복해 오는 일본군에 대항하기 위해 고민하던 장제스는 중국 공산당에게 독자적인 군대를 가져도 된다고 허락한다. 국공합작의 대가였다. 마오쩌둥은 항일을 빙자해 세력확장에 나서는 전형적인 기회주의를 보였다. 마오는 ‘721 방침으로 7할은 공산당 역량 강화, 2할은 국민당과 합작, 1할은 항일에 써야 한다며 공산당 세력을 키웠다. 일본의 상하이, 난징 점령으로 충칭으로 공장을 이전한 국민당 정부의 처지는 중국 공업의 덩케르크였다고 언급된다. 아사카노미야 야스히코(1887~1981)는 난징 전투에서 모든 포로를 죽이라고 지시했고 이로 인해 난징 대학살이 자행되었다. 트루먼 정부의 황족 불기소 방침에 따라 면죄부를 부여받아 천수를 누렸다. 옌안 장정에 비해 충칭으로의 철수는 패자의 기록이라 공식기록에서 말살되었다. 쓰촨성에 도착한 피난민이 920만 명이나 되었을지라도. 중일전쟁은 중국인들이 갑작스럽게 국가를 인식하게 했고 국민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국민당 정부군이 항상 일본군에게 패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1938타이얼좡 전투는 국민당군이 일본군을 패퇴시킨 전투다. 병참선을 차단한 국민당군은 8,000명의 일본군을 사살했다. 1938년 우한이 함락된 후 1941년 말 진주만 공격까지 장제스는 외국의 원조 없이 홀로 싸웠다. 진주만 공격 이후 외국의 지원을 크게 받은 것도 아니다. 중국 남부와 중부를 차지한 국민당, 북부의 공산당, 동부의 일본군은 분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방어전을 펼치는 교착상태로 보였다.

1939년 소련의 괴뢰 국가 외몽골에 주둔한 소련군과 만주에서 출동한 일본군은 노몬한에서 싸웠고, 6만의 소련군과 4만의 관동군이 싸운 결과는 일본의 완패였다. 이로 인해 소련과 일본은 불가침 조약을 맺는다. 장제스가 가졌던 중소동맹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다. 여기까지가 중일전쟁의 전간기라 할 때 이후로는 미국, 영국 등 2차대전 중 연합국과의 동맹에 따른 중국 국민당의 상황을 독이 된 동맹이란 장 제목으로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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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동맹이 필요했던 장제스는 연합국과 동맹을 맺은 대가로 인도미얀마중국 전역의 미군 총사령관 ‘’조지프 스틸웰4년에 걸쳐 대결해야만 했다. 지원을 받기보다는 버마 전선에 정예 국민당군을 보내야만 했고, 중국 본토에서 일본군에 저항할 군대를 상실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저자 래너 미터가 가진 중국사에 관한 수정주의 시각이다. 이런 판단에는 비밀로 유지되던 각종 군사, 정치 기밀의 보안이 풀리며 알게 된 자료로부터 내린 것이다.

1941년 주미대사 후스와 루스벨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루스벨트는 진주만 공격과 미국의 참전에 대해 중궁이 시끄럽게 축하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이런 요구에 장제스는 미국과 영국이 우리를 경멸하는 것이며, 구태의연하다고 여겼다.

1942년 일본군이 버마를 침공했다. 장제스의 참모장이자 미군 총사령관 스틸웰은 중국부대를 지휘할 권한을 가졌다. 25천의 중국군, 영국-인도군 1만 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고, 일본군 사상자는 45백에 불과했다. 버마에서 패한 스틸웰은 버마에 파견한 중국군을 중국이 아닌 인도로 퇴각하라 지시했고, 장제스는 경악했다.

1942허난성 대기근은 허난성 인구의 약 10%300만 명이 아사했다. 이는 미국인의 동정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혐오감을 부추기고 루스벨트 행정부의 편견에 일조한다(p.332 옮긴이의 견해) 마오쩌둥은 민주집중제를 내세워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을 강요했고, 반대 목소리를 오로지 종파주의자로 몰아 숙청하거나 공포와 위협을 통해 입을 다물게 했다(p.346) 민주집중제는 1990년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사용하던 민주주의를 가장한 회의 방식이었다.

194311월 카이로회담에 참여한 장제스의 중요한 목표는 만주와 타이완, 펑후 열도의 회복, 한반도에 독립 국가를 세우는 것, 대중 배상의 일부로서 중국 점령지 내 모든 일본 소유 공장과 선박의 인도 등이 있었다. 신장성을 소련이 탐내는 것을 걱정했고,”루스벨트는 전후 일본 점령을 중국군이 주도할 것을 제안했다. “이것은 아주 의미심장했다.” 장제스는 이렇게 언급했다. “그러나 나는 당장 가부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p.384)

1944년 일본이 마셜 제도를 상실하자 최후의 대규모 일격을 준비했다. ‘우고 작전85천의 병력으로 버마 북부에서 인도로 진격하는 것이고, ‘이치고 작전은 중국 중부에서 철도로 이어진 남부를 점령하려는 대대적 공격이었다. 일본의 이치고 작전은 중국 중부를 관통하면서 파멸적인 길을 휩쓸고 있었다. 이때 장제스의 최정예 부대 태반은 여전히 버마에 남아 있었다. 1944헝양이 하락되자 장제스는 절망하였고, 이런 상황은 일본 때문이 아니라 동맹국들 때문이다라고 썼다. (p.421)

1944년 윈난성 쿤밍에 미군 16백여 명이 주둔했고, 19458월에는 6만 명이 주둔했다. (미군이 중국에서 직접 싸우지 않았으나 이들을 유지하는 비용은 중국에 큰 부담이었다)

1945루스벨트는 43일 장제스가 군대를 충동시키지 않는다면 중국에 대한 원조를 기대하지 말라고못 박았다. 스틸웰(그리고 마셜)까지 압박하자 장제스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장제스는 4만 명의 병력을 버마 전선으로 출동시켜야 했다.” 중국 동부에서 국민정부군은 스틜웰이 맞주하는 적군의 여섯 배에 달하는 일본군과 싸워야 했으나 스틜웰은 무관심했고, 원난성에 비축한 원조 물자의 방출을 거부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정부군은 버마의 미치나를 얻었지만, 중국 동부 전체를 잃게 되었다. 연합국은 장제스가 동맹국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허구를 강요함으로써 미중관계를 갉아먹었다. 가치가 의심스러운 버마를 되찾으려고 시도하기보다는 장제스가 제한된 자원을 중국을 방어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쪽이 휠씬 합리적이었을 것이다.(p.434) 이 점이 저자의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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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의 토지 개혁 성공은 국민당이 결코 해내지 못했던 진정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보여주었다. (p.414)

스탈린의 참전 조건 : 쿠릴 열도와 남부 사할린섬의 지배권 요구, 만주에서의 다양한 군사적, 수송상의 권익 요구, 외몽골의 현상유지(국민당은 몽골 전체에 대한 소유권 주장), 이와 같은 내용을 중국 지도자와 협의하지 않고 동의해 달라고 요구, 그 대가로 유럽 전쟁이 끝난 뒤 90일 이내에 대일전쟁에 참전키로 약속.

국민당은 전쟁 동안 400만 명의 병력을 유지했다. 그러지 않았으면 다론 곳으로 보내졌을 50만 명 이상의 일본군을 묶어놓는 데 이바지했다. 일본군이 인도나 호주를 침공하지 못하도록 묶어 두는 역할이 중국의 몫이었다.

중국의 항전 노력과 희생을 세계에 널리 알렸던 쑹메이링 여사와 국민당 외교관들의 노력이 있었다.

상하이를 두고 3개월간 지속한 싸움은 만주사변 당시 중국군의 나약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으며 오합지졸들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낙관했던 일본군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중국의 항전 중심에는 장제스가 직접 키워낸 중앙군이 있었다. 장제스 정권의 역량은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왔다. 8년 전쟁 동안 장제스가 대일 항전의 구심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세계에서 가자 위험한 비행코스로 알려진 히말라야산맥의 험프 루트를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직접 건너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솔선수범에 있다.

루스벨트 정부는 진주만 공격을 일본을 혼내주는 대신 유럽 전쟁에 끼어들 기회로 삼는 쪽을 선택했다. 중일전쟁 과정에서 가장 큰 불행은 스틸웰의 부임이었다. 후방에서 군대를 훈련, 조직하는 업무에는 유능했으나 실전 경험 없고, 야전 지휘관으로 무능했고, 전략가로는 빵점이었으며 외교관으로서는 최악이었다”(p.503)

 

장제스와 마오쩌둥을 비교한다

마오쩌둥과 공산당은 결코 항일의 주역이라고 너스레를 떨 자격이 없다. 오히려 공산당의 항일은 기회주의적이었으며 일관성이 빠져 있었다. (p. 506)

중국공산당은 19533월 스탈린이 죽은 뒤에야 소련의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대일 항전 기간 중 옌안은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였다. 수시로 최일선을 돌아보았던 장제스-쑹메이링과 달리 마오쩌둥은 8년 항전 내내 단 한 번도 옌안의 동굴을 나간 적이 없었다. 이치고 작전에서 국민정부군이 대패했을 때 옌안에서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 사람은 마오쩌둥이었다.

국민정부군은 상장급 10, 집단군 사령관 2, 군단장 7, 사단장 22명 등 고위장성이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했다. 중국공산당 핵심 간부 중에서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사람은 거의 없다. 공산당 지도부는 젊은 간부들이 흘린 피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항일을 하고 있다라는 득을 보았다. 마오쩌둥은 집권 내내 중일 양국의 우호를 강조했고 일본의 전쟁 범죄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일은 엄중히 금지하였다. 오늘날 중국 정부가 일본을 압박할 때마다 들고나오는 난징 대학살의 기억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마오쩌둥이 죽고 덩샤오핑이 집권한 뒤였다.

 

https://brunch.co.kr/@gr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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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펜타곤 출입기자가 파헤친 미국의 본심
김동현 지음 / 부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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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는 미국의 대외 정책을 결정하는 속내를 파헤치려고 노력한 결과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는 미국의 현재 모습이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냉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대외정책은 러시아의 존재와 중국의 부상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에 대한 자본과 군사적 지원을 축소하며 더는 경찰국가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 미국이 20세기에 제국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모습을 알려면 대니얼 임머바르가 쓴 미국, 제국의 연대기가 제격이다. 석유 자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모습은 피터 자이한이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 그린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다. 이슬람 속담에 알기만 해도 친해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마르코폴로는 동방견문록을 남겨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으려는 유럽의 욕구를 일으켰고 대항해 시대를 열게 한다.

일본 정보장교 후쿠야마 야스마사는 단기필마로 1892211일 베를린을 출발하여 1893812일 도쿄에 도착한다. 14천 킬로미터. 17개월. 500. 유라시아를 견문하고 보고한다. 다시 1895년 배를 타고 동남아시아, 인도, 오스만제국, 페르시아, 카프카즈, 바그다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돌아보고 32편의 공식보고서를 제출한다. 둘 다 일본 대외정책의 초석이 된 문헌이다.

일본 외교관 야치 쇼타로는 인도태평양 구상을 입안하여 아베 수상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해 미국의 외교 정책을 유럽 중심에서 인도태평양 중심으로 바꾸게 한다. 최근 뉴스에서 언급하는 인도태평양공동체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외교 정책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 저자 김동현은 야치 쇼타로를 일본의 제갈공명으로 비유하는데 우리는 방구석 여포만 있다고 아쉬워한다. 야치 쇼타로의 역할은 후쿠야마 야스마사가 수행한 역할 못지않다. 왜 이렇게 배가 아픈가.

우리는 미국의 실체는 차치하더라도 외교안보 정책의 본령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친미니 반미니 편 가르기만 하고 있다. 알지 못하니 문제 해결은커녕 뒤로 처진다.

 

- 미국의 잃어버린 20년과 신냉전

미국은 냉전 이후 병력을 감축하고 전력 현대화에 소홀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역량은 증대되었고 미국 동맹국의 경제는 성장했다. 이는 책에서 말하는 미국이 동맹에 요구하는 부담 분담(burden sharing)의 근본 원인이다. 한국은 미국을 혈맹이라며 감성 차원에서 고마워하고 계속 일방적 지원을 기대한다. 이에 비해 미국은 한국전 희생을 빌미로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할 것으로 예견한다. 2의 한국전이 발발하면 일본의 참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란다. 한국군이 복무 기간을 단축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함은 대내적 정치 셈법이라 보고 미국민에게 이해되지 않는 사안으로 본다.

미국은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공자학원이란 상대국의 사회 통합성 약화, 경제적 분위기 깨치기, 행정력 저하에 초점을 둔다고 파악한다. 중국의 전략인 <초한전> 이란 교리를 소개한다. 미 육·해군 사관학교 필독서가 된 <초한전>은 영역 간 경계를 허무는 제한 없는 전쟁을 의미한다. 미국이 세계 경찰국가 역할에 피로도를 느끼는 이유로 <초한전> 교리의 등장을 든다. 미국은 땅, 하늘, 바다, 우주, 사이버 등 모든 영역에서 방어해야 해 비용(미국민의 혈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또는 우방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간접화법이다. 대통령이나 우리 외교가 만든 개념은 아니다.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하는 사이버, 우주, 바다 영역에서 우방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다.

 

-동북아 핵 2.5 시대 가중되는 미국의 부담

북핵 문제는 미국 의회에서 더는 주요 의제에 들어가지 않는다. 주한미군 사령관의 역할도 한반도를 넘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이미 양안 전쟁에 관여할 가능성을 2021년에 시사하였다. 미국 권력자들에게는 동맹의 불안보다 유권자의 불만이 더 민감한 문제다.

우리의 보수는 핵 공유제, 전술핵 재배치, 한국 핵무장을 주장하나 이를 한반도 천동설이란 말로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근거를 밝힌다. 한반도 천동설은 저자가 세계정세, 미국의 대외정책을 알지도 못하면서 한반도에 관심을 달라는 응석 부림을 은유한다.

미국 내 소수 의견으로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하자는 의견이 있으나, 주류의 시각은 한국의 핵무장이란 한미동맹 관계가 끝난 것을 의미하고 핵 원료 수입이 사실상 중단되는 경제적 타격, 중국의 경제적 제재와 협박, 동남아의 핵 도미노를 유발할 것으로 본다.

 

-극초음속 미사일 시대 한일관계의 함의

주한미군사령관의 시각에서 지소미아의 종료란 미국의 시선에서 부담을 미국에 떠넘기는 행위다. 위협이 발생할 때마다 한국과 일본에 정보를 넘겨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 잠수함 탐지에 어려움이 가중 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등장에 따라 전략을 바꿔야 한다. 이를 발사의 왼편이라 한다. 적성국 미사일을 발사 전에 무력화시키는 작전개념으로 사이버 공격을 무기로 선제공격을 포함하는 말이다.

 

-우크라이나, 타이완, 한반도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은 외부 도움을 받았다. 구소련 붕괴 후 소련 과학자가 북한으로 들어왔고, 2023년 푸틴과 김정은이 연해주에서 만나 무기와 기술의 거래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한 뜻은 북한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해 주기 바라는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관점에서 중국 본토 견제용 병참기지다. 실제 대량의 탄약과 장비를 저장 중이고 한국의 장거리 고정밀 타격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군이 타이완 사태에 개입할 경우 동맹으로서 한국은 연루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p.285) 미국은 한국의 전작권 반환 요구를 속으로 반기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국은 한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앞으로도 일본의 역내 역할 확대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동맹 부담 분담이라는 계산에 맞아떨어진다.

 

- 미중 패권 전쟁과 대한민국의 선택지

저자가 밝힌 한국 외교부 내부인의 발언이다. 한국 외교는 현장 정보를 그대로 반영해서 보고서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물어오는 방식이 관행이란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가 증거다. 이는 한반도 천동설에 갇혀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언론이 국력인데 한국의 정보력은 일본에 뒤진다. 기자로 한국 출입 기자제도의 문제를 관언유착으로 평가한다. 보도자료를 받아쓰거나 외신자료를 베껴 보도하니 기자의 칼날이 무뎌진다고 본다.

일본의 야치 쇼타로는 인도 태평양 구상을 입안하여 한반도의 일제 피식민지 역사에 동정적이던 미국이 태도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아베가 버락 오바마에게 제시한 안이 현재 미국 최우선 외교안보정책이다.

 

알고 대비해야 문제를 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1. 우리는 미국의 부담 분담(burden sharing) 청구에 대해 독일, 일본이 부담하는 수준을 면밀하게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

2. 미국의 한국전 희생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중국과 대만 간 전쟁이 발발하면 우리가 빠지기 어려운 이유가 돼버렸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쌍무적 계약이다.

3. 미국의 동북아 안보 전략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기에 주한미군의 역할은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는다.

4. 한반도 핵무장은 안된다. 4가지 이유를 댈 수 있다.

5. 북한의 비핵화는 가능하지 않다. 미국은 소소한 것으로 여긴다. 미국에게 문제는 중국이다.

6. 미국을 대하는 외교의 접근 방식을 바꿔라. 어떻게? 미국은 한국에 Show me the money를 외친다. 자기주장만 외치는 아이에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책략이 필요한 시기다.

 

P.S. 알아야 한다는 지사식견해(知思識見解 브런치북 https://brunch.co.kr/@grhill/51 )에서 출발을 위해 유라시아 견문 1,2,3을 읽어보면 좋겠다. 유라시아 견문 1,2,3는 오리엔탈리즘에 찌들지 않은 시각으로 유라시아의 최근 모습을 생생하게 안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견문은 일본 정보장교 후쿠야마 야스마사의 활동이 영일동맹을 체결하게 했다고 평가한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에 밝힌 인도 태평양 구상을 입안자 야치 쇼타로를 키우지 못하는 한국인재 양성 분위기가 아쉽다에 공감한다.

 

부키에서 보내 준 책이다. 핵심내용을 정리하니 내용이 드러난다. 미국 전체가 아닌 현재 대외정책을 파악할 수 있다.

 

2023.12.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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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잘했다 - 선생님들과 전교생이 함께 쓴 2023 우성중학교 시집
최은숙 엮음 / 작은숲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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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책은 대부분 비문학이다. 감성보다는 이성에 치우쳐 책을 고른다. 이런 경로에 의존한 독서는 나이 듦과 공진화하며 메마른 가슴만 남겨둔다. 의도를 갖고 <감성의 끝에 서라>를 사 읽고, <시를 어루만지다>를 볼 때만 감성을 살려보려 애쓸 뿐이다. <이백 시선>이나 <루미 시초 내가 당신이라고 말하라>도 감성보다는 이지적인 모습을 기대하면 읽는다.

 

시집 <난 참 잘했다>를 일하는 틈틈이 읽는다.

 

학교 수업 중 조는 친구, 친구와 다툼, 킥복싱, 수영, 오이 따는 체험학습, 동생과 나누는 일상, 전학, 체육 시간, 버스 기사, 할머니, 엄마, 아빠, 오빠, 축구, 고양이, 분필, 어린 시절 회상, 새로 태어나는 동생, 자기가 사는 동네, 친구 이름, 선생님, 무수 방구 등 시인의 삶에서 찾은 소재는 대부분 일상에서 만나고 행하는 일들이다.

소재는 우정, 사랑, 고마움, 은혜로 주제가 되어 시가 활자로 드러난다.

 

시를 읽어보니 100 여 편 시를 지은 소재는 거의 겹치지 않는다.

등교하고 공부하고 귀가하는 단순할 생활을 예상했다면 틀렸다.

중학교 1, 2, 3학년의 삶이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을까.

시골 중학생의 삶의 가치가 뭐 대단하겠는가 생각했다면 틀렸다.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아이들도 생각하고 행동하며 성찰한다. 조금 거칠 뿐

성적이 좋고 나쁘고는 시를 짓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하다.

자기 성적이 20점이라고 밝히는 시인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여기에 있다.

공주시 우성중학교 전교생과 모든 교사가 시를 지에 엮은 시집이 <난 참 잘했다>.

 

시집에 머리말이라니 갸우뚱했어도

평범한 일상을 빛내는 특별한 눈이란 서술은 마음속에 좋은 주제를 심고 키워가기로 이어진다. 시집을 엮은 선생님의 의도를 담아 두어 시집을 읽는 누구라도 시를 지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30여 년 전만 해도 학교장의 경영 의지를 학교 교육목표에 넣어야 했다. ‘알아서 해봐!’라는 말에 아무개 교장은 교육철학도 없는 관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월은 흐르고 의식이 변했다. 어떤 사람은 학교장이 자신의 교육철학을 조직에 요구하는 것은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화장실 개보수도 중요하고, 특별교실을 마련하는 등 예산을 투자하는 일 못지않게 학생의 지존감을 살리고, 키워주려는 시도로 <난 참 잘했다>는 시집을 출간하도록 실마리를 제공한 일은 교육철학이 없다면 시도하지 못할 일이다. 더구나 모든 학생과 모든 교사가 참여한 시집을 내놓기까지 학교 구성원이 나누었을 대화는 학교장과 교사가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합리적이다.

 

시집을 읽고도 감성은 내팽개치고 이지적으로 판단하려는 험악한 나를 마주하니 헛헛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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