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펜타곤 출입기자가 파헤친 미국의 본심
김동현 지음 / 부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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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는 미국의 대외 정책을 결정하는 속내를 파헤치려고 노력한 결과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는 미국의 현재 모습이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냉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대외정책은 러시아의 존재와 중국의 부상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에 대한 자본과 군사적 지원을 축소하며 더는 경찰국가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 미국이 20세기에 제국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모습을 알려면 대니얼 임머바르가 쓴 미국, 제국의 연대기가 제격이다. 석유 자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모습은 피터 자이한이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 그린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다. 이슬람 속담에 알기만 해도 친해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마르코폴로는 동방견문록을 남겨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으려는 유럽의 욕구를 일으켰고 대항해 시대를 열게 한다.

일본 정보장교 후쿠야마 야스마사는 단기필마로 1892211일 베를린을 출발하여 1893812일 도쿄에 도착한다. 14천 킬로미터. 17개월. 500. 유라시아를 견문하고 보고한다. 다시 1895년 배를 타고 동남아시아, 인도, 오스만제국, 페르시아, 카프카즈, 바그다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돌아보고 32편의 공식보고서를 제출한다. 둘 다 일본 대외정책의 초석이 된 문헌이다.

일본 외교관 야치 쇼타로는 인도태평양 구상을 입안하여 아베 수상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해 미국의 외교 정책을 유럽 중심에서 인도태평양 중심으로 바꾸게 한다. 최근 뉴스에서 언급하는 인도태평양공동체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외교 정책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 저자 김동현은 야치 쇼타로를 일본의 제갈공명으로 비유하는데 우리는 방구석 여포만 있다고 아쉬워한다. 야치 쇼타로의 역할은 후쿠야마 야스마사가 수행한 역할 못지않다. 왜 이렇게 배가 아픈가.

우리는 미국의 실체는 차치하더라도 외교안보 정책의 본령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친미니 반미니 편 가르기만 하고 있다. 알지 못하니 문제 해결은커녕 뒤로 처진다.

 

- 미국의 잃어버린 20년과 신냉전

미국은 냉전 이후 병력을 감축하고 전력 현대화에 소홀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역량은 증대되었고 미국 동맹국의 경제는 성장했다. 이는 책에서 말하는 미국이 동맹에 요구하는 부담 분담(burden sharing)의 근본 원인이다. 한국은 미국을 혈맹이라며 감성 차원에서 고마워하고 계속 일방적 지원을 기대한다. 이에 비해 미국은 한국전 희생을 빌미로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할 것으로 예견한다. 2의 한국전이 발발하면 일본의 참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란다. 한국군이 복무 기간을 단축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함은 대내적 정치 셈법이라 보고 미국민에게 이해되지 않는 사안으로 본다.

미국은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공자학원이란 상대국의 사회 통합성 약화, 경제적 분위기 깨치기, 행정력 저하에 초점을 둔다고 파악한다. 중국의 전략인 <초한전> 이란 교리를 소개한다. 미 육·해군 사관학교 필독서가 된 <초한전>은 영역 간 경계를 허무는 제한 없는 전쟁을 의미한다. 미국이 세계 경찰국가 역할에 피로도를 느끼는 이유로 <초한전> 교리의 등장을 든다. 미국은 땅, 하늘, 바다, 우주, 사이버 등 모든 영역에서 방어해야 해 비용(미국민의 혈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또는 우방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간접화법이다. 대통령이나 우리 외교가 만든 개념은 아니다.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하는 사이버, 우주, 바다 영역에서 우방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다.

 

-동북아 핵 2.5 시대 가중되는 미국의 부담

북핵 문제는 미국 의회에서 더는 주요 의제에 들어가지 않는다. 주한미군 사령관의 역할도 한반도를 넘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이미 양안 전쟁에 관여할 가능성을 2021년에 시사하였다. 미국 권력자들에게는 동맹의 불안보다 유권자의 불만이 더 민감한 문제다.

우리의 보수는 핵 공유제, 전술핵 재배치, 한국 핵무장을 주장하나 이를 한반도 천동설이란 말로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근거를 밝힌다. 한반도 천동설은 저자가 세계정세, 미국의 대외정책을 알지도 못하면서 한반도에 관심을 달라는 응석 부림을 은유한다.

미국 내 소수 의견으로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하자는 의견이 있으나, 주류의 시각은 한국의 핵무장이란 한미동맹 관계가 끝난 것을 의미하고 핵 원료 수입이 사실상 중단되는 경제적 타격, 중국의 경제적 제재와 협박, 동남아의 핵 도미노를 유발할 것으로 본다.

 

-극초음속 미사일 시대 한일관계의 함의

주한미군사령관의 시각에서 지소미아의 종료란 미국의 시선에서 부담을 미국에 떠넘기는 행위다. 위협이 발생할 때마다 한국과 일본에 정보를 넘겨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 잠수함 탐지에 어려움이 가중 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등장에 따라 전략을 바꿔야 한다. 이를 발사의 왼편이라 한다. 적성국 미사일을 발사 전에 무력화시키는 작전개념으로 사이버 공격을 무기로 선제공격을 포함하는 말이다.

 

-우크라이나, 타이완, 한반도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은 외부 도움을 받았다. 구소련 붕괴 후 소련 과학자가 북한으로 들어왔고, 2023년 푸틴과 김정은이 연해주에서 만나 무기와 기술의 거래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한 뜻은 북한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해 주기 바라는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관점에서 중국 본토 견제용 병참기지다. 실제 대량의 탄약과 장비를 저장 중이고 한국의 장거리 고정밀 타격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군이 타이완 사태에 개입할 경우 동맹으로서 한국은 연루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p.285) 미국은 한국의 전작권 반환 요구를 속으로 반기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국은 한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앞으로도 일본의 역내 역할 확대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동맹 부담 분담이라는 계산에 맞아떨어진다.

 

- 미중 패권 전쟁과 대한민국의 선택지

저자가 밝힌 한국 외교부 내부인의 발언이다. 한국 외교는 현장 정보를 그대로 반영해서 보고서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물어오는 방식이 관행이란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가 증거다. 이는 한반도 천동설에 갇혀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언론이 국력인데 한국의 정보력은 일본에 뒤진다. 기자로 한국 출입 기자제도의 문제를 관언유착으로 평가한다. 보도자료를 받아쓰거나 외신자료를 베껴 보도하니 기자의 칼날이 무뎌진다고 본다.

일본의 야치 쇼타로는 인도 태평양 구상을 입안하여 한반도의 일제 피식민지 역사에 동정적이던 미국이 태도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아베가 버락 오바마에게 제시한 안이 현재 미국 최우선 외교안보정책이다.

 

알고 대비해야 문제를 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1. 우리는 미국의 부담 분담(burden sharing) 청구에 대해 독일, 일본이 부담하는 수준을 면밀하게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

2. 미국의 한국전 희생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중국과 대만 간 전쟁이 발발하면 우리가 빠지기 어려운 이유가 돼버렸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쌍무적 계약이다.

3. 미국의 동북아 안보 전략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기에 주한미군의 역할은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는다.

4. 한반도 핵무장은 안된다. 4가지 이유를 댈 수 있다.

5. 북한의 비핵화는 가능하지 않다. 미국은 소소한 것으로 여긴다. 미국에게 문제는 중국이다.

6. 미국을 대하는 외교의 접근 방식을 바꿔라. 어떻게? 미국은 한국에 Show me the money를 외친다. 자기주장만 외치는 아이에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책략이 필요한 시기다.

 

P.S. 알아야 한다는 지사식견해(知思識見解 브런치북 https://brunch.co.kr/@grhill/51 )에서 출발을 위해 유라시아 견문 1,2,3을 읽어보면 좋겠다. 유라시아 견문 1,2,3는 오리엔탈리즘에 찌들지 않은 시각으로 유라시아의 최근 모습을 생생하게 안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견문은 일본 정보장교 후쿠야마 야스마사의 활동이 영일동맹을 체결하게 했다고 평가한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에 밝힌 인도 태평양 구상을 입안자 야치 쇼타로를 키우지 못하는 한국인재 양성 분위기가 아쉽다에 공감한다.

 

부키에서 보내 준 책이다. 핵심내용을 정리하니 내용이 드러난다. 미국 전체가 아닌 현재 대외정책을 파악할 수 있다.

 

2023.12.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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