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로운 조선시대 - 궁녀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역사
조민기 지음 / 텍스트CUBE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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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서평 「궁녀로운 조선시대」
계급이 사라진 시대에 살며 계급의 삶의 재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시대에 대한 전문 지식과 비판적 시각은 물론이고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공감적 이해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뛰어난 작가라 할지라도 시대의 삶을 객체로 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조선 중종, 선조, 숙종, 영정조 연간을 살았던 궁녀의 삶을 재구성한 책이 「궁녀로운 조선시대」다. 궁녀는 전문직이었고, 궁궐의 핵심 노동력이었으며, 때로는 남성의 시각에서 신분 상승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처지였다. 페미니즘의 관점으로는 미사여구와 호사를 수없이 내놓아도 궁궐에 갇힌 삶을 살아야 했던 존재이고, 병이 나거나 죽을 때가 되면 쫓겨나야 하는 신분의 한계를 가졌다.
작가는 궁녀의 본분을 철저히 지킨 범주에 창빈 안씨와 인빈 김씨의 삶을 재구성하여 1부를 지었다. 왕이 진정으로 사랑했다고 판단하는 희빈 장씨, 장옥정과 의빈 성씨, 성덕임의 이야기는 3부와 대척점에 선 궁녀의 이야기다. 숙빈 최씨와 영빈 이씨는 왕으로부터 정치에 이용당한 것으로 그린다. 4부는 난설헌이나 사임당 말고도 조선시대에 뛰어난 학식을 보유했던 조두대와 김개시의 삶을 재현해 두었다.
「궁녀로운 조선시대」는 궁녀라는 계층의 삶이 여러 차원의 의미를 지닌 존재였음을 밝히는 해체적 읽기를 시도했다. 프롤로그에서 밝힌 바와 같이 TV 드라마는 시청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거나 왜곡한다. 왕은 절대 권력자라는 걸 강요한다. 부르디외의 입을 빌리면 상징적 폭력이다. 이에 작가는 남성의 시각을 넘어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궁녀를 바라본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궁녀는 왕의 여자라는 이미지를 깨고 하나하나의 내러티브에 빠져들어 본다. 작가는 더 많은 독자가 같은 경험을 해볼 기회를 선사한다. 궁녀의 삶은 궁녀에게 만족스러웠을까? 라며…….
책을 읽기 시작하며 등장하는 수많은 김씨, 박씨, ○씨, ○씨, ○씨 탓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의 고독」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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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 전염병은 어떻게 세계사의 운명을 뒤바꿔놓았는가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7
김서형 지음 / 살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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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이 시작되고 질병은 인류와 함께 있어 왔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됨에 따라 전염병으로 확대되었다. 질병은 거리조락의 함수에 따라 제한된 범위에서 확산되나 시공간 압축에 따라 확산 속도는 빠르고 전파의 범위가 넓어졌다. 역사 이래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쳐 제국을 몰락하게 한 질병부터 동양과 서양 사이,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에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에 의해 전파된 전염병을 다룬다.

 

당뇨병과 관절염, 충치는 채집과 수렵의 시대에는 없었다. 정착 농경의 토대인 야생식물의 작물화 이래 노동량의 증가와 활발한 인구이동은 전염병의 확산을 가져왔다. 실크로드, 바닷길, 철도를 따라, 책에서 특별한 언급은 없어도 항공 교통의 발달은 시대마다 전염병을 빠르게 확산시켰다. 전쟁도 전염병을 확산시킨 주요 기제다.

 

인류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p.14~20)은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이후 농경이 시작된 시기까지를 정리해 놓았다. 적지 않은 역사 책을 읽었어도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처럼 쉽고 간략하고 정확하게 기술한 것을 보지 못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키워드로 서술된 문장들은 기후학, 지구과학, 역사학, 의학사, 지리학이 융합된 문장으로 논술을 배우는 학생들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인도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천연두는 중앙아시아의 훈족에 아프로-유라시아로 확산된 것이다. 로마, 이집트, 인도, 중국의 역사 기록을 통해 실크로드를 따라 도시와 도시로 천연두가 전파된 것으로 판단한다. 바닷길은 페스트의 주요 전파 경로로 동로마 제국의 쇠퇴에 영향을 미쳤다. 몽골제국은 의도치 않게 페스트를 확산시켰고 14세기 흑사병이란 이름으로 유럽을 휩쓸어버렸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도착한 이후 전파한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 페스트, 디푸스, 디프테리아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90% 이상 멸종시키다시피 했다. 유럽인이 강조하는 무기나 기독교의 힘 때문이 아니다. 사탕수수는 뉴기니에서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거쳐 메소 아메리카와 유럽이 만든 식민지에 플렌테이션 농장을 만들게 했다. 아일랜드 역사와 밀접한 감자는 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3대 식량작물인 옥수수도 마찬가지다. 매독이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유럽에도 매독이 존재했다는 반론을 발견했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아메리카 노예로 팔리면서 황열병이란 풍토병이 확산되었음과 기타 소소한 읽을 거리가 많다. 학생 수준에서 유익한 내용들이다.

산업혁명이후 인류에게 위협적인 전염병으로 콜레라, 결핵, 장티푸스가 출현했다.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도시에 집중적으로 퍼진 콜레라가 존 스노에 의해 물에 의한 전염임을 밝혀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준 질병은 결핵으로 미국 인종차별정책과 빈부 격차를 들어내는 질병으로 기술하였다.

전쟁과 전염병의 관계를 풀어 보면, 미국 남북전쟁 당시 전투중 사망자의 세 배나 세균성 이질에 의한 사망했다. 1차세계대전 당시에는 ‘1918년 인플루엔자가 급속히 퍼졌고, 미국은 당시 거즈로 만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전쟁 신경증인 셸 쇼크는 원폭투하, 베트남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아프리카의 대표적 풍토병인 말라리아는 치료제인 키니네가 아프리카 식민화를 가속화 시켰다. 치명적인 풍토병이었던 말라리아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어 유럽 각국은 아프리카 여러나라를 마음대로 나눠 식민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교통의 발달이 가져온 시공간 압축은 점염병의 확산 속도와 범위를 넓힌다는 것은 코로나 19의 확산을 경험하며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의학의 발달을 지원하는 글로벌하고도 탄탄한 체계가 필요하다. 빌 게이츠의 의견을 믿어야 한다. 펜데믹의 영향은 제국, 정권의 존망과 연결된다. 한국 의료보험체계가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영국보다 우수하지만, 쿠바의 의료 시스템이 부럽기도 하다.

전염병이란 소재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살펴볼 수 있게했고, 쉽고도 유익하게 쓴 글이라 중고등학생에게 최적이겠다. 어른들도 세계사와 전염병을 버무려 이해하기에 충분한 교양서다. 확산과 관련된 다른 책들로 흥미를 이어가면 좋을 듯하다. ‘생각의 나무에서 내놓은 향료 전쟁정도면 범위는 좁히되 깊이는 더해 계열성있는 독서가 되리라.

 

김서형,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2022,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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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의 길 -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진실 자유주의 시리즈 71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 지음, 김이석 옮김 / 자유기업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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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금 길어요(4,500)

 

1944년의 시점에서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실패하고 자유주의 경제야말로 경제의 흐름이 될 것이라는 하이에크의 선견지명(2022년의 시점에서)<노에의 길>을 통해 살펴본다. 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 영국 속에 잠재된 전체주의와 사회주의가 사회보장, 안전 등의 이름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우려하며 내놓은 글이다. 자유주의 경제의 전제인 시장이란 인지적 한계를 지닌 개인들이 경쟁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방식과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수요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계획경제는 중앙이 생산을 통해 소비를 통제하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권위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는 고전이 되었다.

 

밀턴 프리드먼은 출간 50주년 기념 판 서문에서 자유시장과 사적 소유권을 주장하고, 거의 완전한 자유주의 정책을 방어하는 것이 과거 10년 전보다는(1994년 미국의 시점이다) 더 존경받는 일이 되었다. 그렇지만 정부 권력들이 개인들을 나쁜 기업들로부터 보호하고 빈곤을 완화하며, 환경을 보호하거나 평등을 증진하는 방법으로 선전될 때 대부분의 지식인 공동체는 여전히 자동으로 정부 권력을 선호한다. 현재 전국 규모의 강제 건강보험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는 바로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라고 말한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며, 미국의 건강보험 프로그램보다 한국의 건강보험 프로그램이 가난한 사람에게 도움이 됨을 누구나 느끼고 있으니 프리드먼의 주장에 완벽하게 동의할 수 없다. 그런데도 1944년 영국에서 초판을 2천 부 출판했고 한 달 만에 매진되었으며, 1994년 기준으로 시카고 대학 출판부에서만 25만 부가 넘게 팔렸다. 20개국의 외국어로 번역본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고전이란 평가에 수긍이 간다.

 

첫 문장에서 현재의 사건들은 이로 인해 초래될 결과들을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지나간 역사와 다르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으로부터 개인주의와 전체주의, 자본주의 경제와 계획경제를 비교한다. 사상이 사회진화의 방향을 잡아감을 지독한 만연체로 풀어간다.

 

직업과 소득을 보장하라는 외침이 커져 정책화하게 가격변화에 대한 조정 기능이 마비되어 고용과 생산의 급변을 가져오고 결국 경제와 빈곤 계층의 삶이 불안정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사회주의와 사회주의가 완화된 복지국가를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서 앤서니 기든스의 생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이 불안할 때 우리는 자신 말고는 다른 것을 비난한다. 지금의 암담한 상황이 분명 남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인 결과일 수 있고, 우리가 중시하는 이상의 추구로 빚어진 결과일 수 있다. 토크빌은 사회주의는 예속을 의미한다라고 경고한다. 현대 문명(서구 문명)의 기초는 개인주의이다. 인간으로서 개별 인간에 대한 존중, 그 자신의 견해와 선호를 그 자신의 영역에서는 궁극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것과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과 취향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신념이다. 하이에크는 개인들이 자신의 삶을 제 뜻에 따라 점진적으로 만들어가는 시도가 허용된 체제로 전환된 것은 상업의 성장과 관련지어 해석한다. 북부 이탈리아의 상업 도시에서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는다. 나아가 프랑스 혁명 이후 정치적 자유가 경제활동의 자유로운 성장을 가져왔고, 과학의 경이로운 성장까지 이끌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는 20세기 초 물질적 안정과 개인적 독립을 누리며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까지 믿게 되었다고 본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유럽대륙, 독일의 사회주의 발전 과정을 비교하며 사상의 대립과 교류를 살펴 간다.

 

독일에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헤겔, 마르크스, 리스트, 좀바르트, 만하임 등에 의해 20세기 초 독일에서 사회주의가 절정에 달한다. 20세기 초 사회주의가 자유주의를 대신하여 대다수 진보주의자의 교리가 되었는데, 사회주의의 기초는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 사회주의란 의도적으로 사회를 위계적인 방식으로 재조직하고 강압적 정신력을 강제함으로써 프랑스 혁명을 말살하려는 시도를 의미했다. 사상의자유를 19세기 사회의 근원적 악으로 간주하였다. <노예의 길>을 통해 알게 된 사상의 흐름이다. <노예의 길>에서 언급하는 서구는 오늘날 우리가 쓰는 것과 의미가 다르다. 라인강 서쪽을 의미한다. 서구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자유무역과 모든 형태의 국제주의와 평화 애호를 의미한다. 독일 사회주의자들은 자유무역을 영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만든 교리에 불과하고 영국이 세계에 준 정치적 이상들은 구제 불능일 정도로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한다.

 

자유주의의 주장은 인간의 노력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경쟁의 힘을 가능한 한 최대한 잘 활용하자는 것이지 그냥 그대로 놔두자는 것이 아니다. 경쟁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경쟁이 유효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때만 경쟁을 대체하여 확실히 국가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획경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경제체제는 필연적으로 독점자본주의로 진화한다는 생각이 확산한 것은 주로 자신들 국가에서의 경험으로부터 이를 일반화한 독일 사회주의 이론가들, 특히 좀바르트의 영향 때문이었다. 계획경제 속에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을 생각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우월한 생산성 때문이 아니라 더욱 공정하고 평등한 부의 분배를 확보해 준다는 믿음 때문에 이를 지지한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나치와 파시스트들이 발명한 것이라 오해하기 쉬운 것들은 다음과 같다. 개인의 활동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두 관장한다는 발상은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처음 실행된다. 아이들을 어린 나이에서부터 정치조직 안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사람들도 사회주의자였다. ‘세포조직의 양성과 사적인 삶의 영속적 감독을 위한 장치를 통해 전체주의 정당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것도 사회주의자였다. 이런 것들은 전체주의의 시작이다. 사람들이 긍정적 과제보다는 적에 대한 혐오, 더 잘사는 사람에 대한 질시와 같은 부정적 강령에 대해 더 합의에 이르기 쉬운 것은 인간 본성에 가깝다. 독일의 반유태주의와 반자본주의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개인주의 사회철학자에게 권력 그 자체는 언제나 악덕이나 집단주의자에게는 권력 그 자체가 하나의 목표였다. 집단주의는 목적 달성을 위해 막강한 권력을 만들어야 비로소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

 

독일에서 사회주의는 민족사회주의 세력을 지원했다. 독일 사상은 러시아 혁명이 있기까지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방식의 마르크스주의적 요소가 지배하는데 이는 좀바르트 탓이다. 개인적 삶보다 민족의 삶과 국가의 삶이 더 고귀했다. 이는 독일이 치른 영국과의 전쟁(1차대전)은 독일과 반대되는 이상, 즉 개인의 자유와 영국적 안락 추구에 대한 전쟁으로 본다. 독일 사회주의자 플렝케에게 조직은 사회주의의 본질이었다. 렌슈는 우리 게르만 민족은 조직의 중요성을 발견하였다. 다른 국가들이 아직도 개인주의 체제 아래 지내고 있는 동안, 우리는 이미 조직의 체제를 달성해 놓았다라며 사회주의에서의 조직의 개념과 힘을 강조하였다. 그러니 사회주의의 행진 앞에서 영국의 부르주아가 패주하는 것으로 전쟁을 규정한 것이다. 우리에게 <서구의 몰락>으로 잘 알려진 슈펭글러도 영국의 구조는 부자와 빈자의 구분에 근거해 있다. 그러나 프로이센의 국가 구조는 명령과 복종 간의 구별에 근거해 있다. 따라서 계급 구분의 의미는 두 국가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생각한 사회주의자이다. 독일 사회주의자들은 1차대전을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간의 전쟁으로 보는 것이다. <역사란 무엇인가>로 알려진 영국 학자 E.H Carr조차도 전쟁의 도덕적 기능에서 19세기 전통에 젖어 영어 사용자권들이 1차대전을 몰상식하고 맹목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사회적 연대감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인 전쟁이 창출하는 의미와 목적의 생생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견해를 펼칠 정도로 20세기 초 사회주의는 지식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었다.

 

만연체의 기술로 헷갈리기 쉽지만, 결론은 명확하다. ‘지도하고 명령하기 위한 기구를 고안하기보다는 개인의 창의적 에너지를 분출하도록 놓아두라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위한 정책이 유일한 진보적 정책이라는 핵심적 원리는 19세기 진리였듯이 현재에도 여전히 진리라고 주장한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유방임주의 경제가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로 이어지고 대처리즘, 레이거노믹스 등으로 계승돼 21세기 신자유주의 경제 패러다임에 으르게 된 경제학사를 본다. 이런 거시경제의 주류에서 케인스를 생략할 수 없지만, 이에 대한 반론, 혹은 절충론으로 앤서니 기든스의 <3의 길>을 차후 소개할 예정이다.

 

 

기타 등등

 

<리바이어던>으로 알고 있는 홉스가 고전을 가르치는 것은 자유라는 위험한 정신을 주입하므로 억제되어야 한다라고 했음으로부터 고전을 읽을 이유가 명확해진다.

돈은 사람이 발명한 것 중 가장 큰 자유의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는 편이 훨씬 진실에 가깝다.”(p. 145)

고대인들에게 장님이라는 것은 정의의 신이 지닌 속성이었다. 이는 정의는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정의에 대한 찬사다.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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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론의 사상가들 한울공간환경 15
국토연구원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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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어서까지 공간을 떠날 수 없다. 유비쿼터스 공간까지 삶의 영역이 확대된 공간은 삶의 터전이다. 도시를 만들어 살며 산업도 적합한 입지를 찾고 지역의 발전도 끌어갈 때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계획하는가는 공간 사상의 주요 내용이며, 한국에도 전통적 공간이론이 있다. 도시구조 및 도시체계이론, 도시사회공간이론, 도시설계이론, 산업입지이론, 지역발전이론, 공간인식과 계획이론, 한국의 전통 공간이론으로 공간이론을 크게 나눌 수 있다.

 

튀넨과 크리스탈러는 고립국이론과 중심지이론으로 질서와 법칙이 공간 현상을 만든다고 본다. 튀넨은 직접 농장을 경영하며 일꾼의 입장을 이해하고 임금과 복지에 신경을 썼으며, 처음으로 한계생산성에 대해 정의한다. 농산물 생산에서 이윤, 즉 경제지대가 비옥도 뿐만 아니라 거리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크리스탈러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서비스 공간 질서가 있다는 모델을 만든다. 고트만은 메갈로폴리스가 미국의 사회 경제 변화를 유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음을 통해 대도시 연구를 시작한다. 피터 테일러는 임마뉴엘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에 기초해 공간현상을 분석하여 부등가 교환에 의한 지배와 착취의 종속관계로 세계는 불균등발전이 심화된다고 평가한다. 사스키아 사센은 셰게도시를 세계경제의 의사결정지로 평가하고, 세계도시의 양극화를 중심부의 주변부화라 명명하여 공간적 양극화의 심화를 개선하려 한다.

 

1차 대전후 막스 베버는 군부의 행동은 군수산업가와 농업자본가들의 도박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롤스의 정의론의 핵심은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로 두 개의 원칙을 제시한다. “불평등이 약한 자의 이익이 되는 한 정당화 될 수 있다” 1원칙은 자유의 원칙, 2원칙은 차등의 원칙, 기회균등의 원칙으로 어떤 정책과 제도든 불평등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를 최소화하는 정책적 원칙을 제안한다. 마뉴엘 카스텔은 칭찬과 비판(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 침대에 맞춰 신체를 절단하는 신화)을 동시에 받는다. 현대 도시는 집합적 소비의 공간적 단위라 평가하며 도시문제의 원인을 비용의 사회화와 수익의 사유화로 푼다. 로간과 몰로치는 성장기제의 개념으로 도시 개발과 성장을 풀어간다. 언론의 대장동 의혹을 생각하면, 도시 개발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엘리트의 폐해를 보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익을 쫒아가는 인간은 다르지 않다.

 

알프레드 베버는 최소비용이론으로 뢰쉬는 최대수요이론으로 공업입지이론을 펼친다. 스미스는 비용과 수요를 동시에 고려하여 공업입지를 선택하라 한다. 제품 1톤을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국지원료의 중량인 원료지수, 제품 1톤을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노동비인 노동비지수라 정의하고, 노동지향이냐 운송지향이냐를 따진다. 집적론으로 규모의 경제에 주목한다. 스미스를 쉽게 이해하려면 이윤의 공간적 한계를 통해 준최적입지이론을 만든다. 버논은 제품수명주기이론으로 수명주기에 따라 입지와 생산요소가 달라짐과 다국적기업의 출현, 신국제분업론을 만들게 한다. 도린 매시는 노동의 공간적 분업으로 불균등 발전을 이해하게 돕는다. 스콧은 거래비용, 사회적 분업,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수직적 분산과 통합의 개념으로 산업의 집적 원리를 규명라려고 한다. 폴 크루그먼 연구의 핵심은 교역을 수확체증을 얻기 위한 전문화다. 국가간 교역과 전문화의 패턴은 경로에 의존한다. 규모의 경제 혹은 수확체증이 작용하고 거리비용이 낮아지면 기업의 입지는 더욱 집중된다. 경제에 공간의 개념을 가장 강조하는 학자로 경제지리학자라 부른다. 포터도 국가경쟁력이론에서 클로스터라는 지리적 집중에 주목한다. 쿠크의 지역혁신체계는 물리적 하부구조, 사회적 하부구조, 상부구조를 포함한다.

 

미르달의 지역개발론은 분산효과와 역류효과의 개념으로 불균형은 확대된다고 본다. 허쉬만의 분산효과와 분극효과는 미르달과 유사한 개념이다. 헷갈리게 만든다. 헤거스트란트의 공간확산이론은 지리학에 시간을 끌어들였다. 레오폴드의 토지 윤리를 배우려면 <모래 군의 열두 달>을 읽어야 겠다. 미국의 발전을 자연의 정복과 착취의 연속으로 본다. 르페브르의 공간변증법은 공간의 실천, 공간의 재현, 재현의 공간을 <공간의 생산>에 풀어 두니 정밀하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하비의 공간 영역에서의 건조 환경의 재편성, 공간적 조정으로부터 자본의 순환을 배운다.

 

도선의 비보설에서 국토사상과 공간이론을 찾고,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지리, 생리, 인심, 산수로 찾는 가거지를 통해 인문지리적 관점을 골라보고, 김정호가 있기까지 정상기의 역할에 주목한다. 정약용이 한반도 북부 주요 하천의 유로 및 주요 지류의 경로를 <대동수경>에 담았고, 비보와 압승이 생태적 적지분석론과 무관하지 않다.

 

제한된 지구 표면 탓일까. 땅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커지고 내 땅은 없어도 관심마져 없을 순 없다. 이론을 없어도 거간꾼, 복덕방, 지관, 투기꾼, 부동산 개발, 부동산업, 토목 건설업 등의 이름으로 공간에 대한 욕망의 역사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조금은 고상하게 공간이론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효율적인 공간에 관심을 쏟아왔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처럼, 공간이론, 공간 사상은 변화될 것이나 불평등, 불균형이 완화되는 방향이길 바란다. 공간과 같은 듯 다른 장소에 대해 알아보야야 할 것이다. 책이 나온 지 스무 해가 지났으니 게으름과 무지에 대하여 밥벌이를 핑계로 하기에 더 좋은 것을 찾았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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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경제학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 지음, 신은주 옮김 / 김영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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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경제학

2022.1.4.()

경제학의 줄기는 애덤 스미스, 케인즈, 밀턴 프리드먼을 통해 자유방임주의, 정부의 개입(재정정책), 신자유주의로 이어진다. 애덤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시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가격을 결정하여 수요와 공급을 조절한다고 본다. 케인즈는 수요를 유발하는 정책으로 경제 공황을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재정정책의 한계를 인식한 밀턴 프리드먼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케인즈의 주장을 계승한 이론을 재정주의, 밀턴 프리드먼의 학풍을 통화주의라 한다. 어느 것이 옳은 것일까?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자유방임주의는 어떻게 생산력을 확대하고 부를 증가시키며 어떻게 부를 분배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측정하는 가치를 노동에 두는 노동가치설을 토대로한다.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두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사회적 조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국가가 무역을 통제하던 중상주의를 무너뜨렸다. 맬더스, 리카르도가 이런 류의 학풍을 따른다.

케인즈 경제학은 총수요가 경기순환을 결정하고 경기 순환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총지출과 총생산이 균형을 이룰 때 케인즈적 균형이라고 한다. 공교육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20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선진국은 애덤 스미스의 영향을 계승한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입김으로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경제학이 주류인 듯하다. 그러나 케인즈 경제학이 몰락한 것은 아니다. 금융거래에 과세하는 징벌적 세금인 토빈세를 주장하고, 주식투자에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말라로 설명하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주장한 제임스 토빈에 의해 케인즈의 생각은 아직 유효하다.

 

메인 스트림에서 비껴있는 아마르티아 셴과 경제지리학을 개척한 폴 크루그먼도 주목받아야 한다. 미국과 영국이 자본주의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고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경제인을 전제로 국가 경제의 성장과 불황을 다루는 주류의 경제학의 입장에서 인도인 아마르티안 센은 출신국 뿐 만아니라 후생 경제학으로 부르는 빈곤, 기아, 불공정한 분배와 같은 사회적 불평등을 다루기에 비주류이다.

폴 크루그먼은 데이비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에 따른 무역을 제치고 수확체증이라는 규모의 경제를 토대로 공간을 경제에 포함 시켰다. 경제지리학을 개척한 것이다. 내 전공에서 언급되는 학자이다.

이밖에도 게임이론으로 전쟁과 인간사회를 읽어 낸 로버트 아우만과 토머스 셸링, 인간은 합리적 의사결정만 하는 게 아니라는 심리실험연구로 경제학의 지평을 확대한 대니얼 카너먼 등도 현대 경제학을 이해함에 필요하다.

 

길게 잡아도 200여 년 밖에 되지 않은 경제학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학문이다. 고등학교 수준의 경제교육에서 애덤 스미스와 케인즈 까지가 다루는 경제학의 범위이다. 경제학은 심리학, 지리학, 실험경제학, 행동경제학 등의 학문과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또한 우리의 실제적 삶과 깊게 연관되어 있으니 커리큘럼이 확대되어야 할 듯하다. 애덤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이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의 이론과 이어져 있음도 확인한다. <세상을 바꾼 경제학>은 아홉 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에 대해 쉽게 풀어쓴 교양 서적이다. 서구형 자본주의가 가장 뛰어난 경제 시스템이라는 전제에서 수여하는 상이기에 경제학에 가장 큰 충격을 준 마르크스에 대한 언급은 없다.

 

게임이론, 죄수의 딜레마는 학교폭력 업무를 다루는 교사에게 유의미할 것이다. 폴 그루그먼과 함께 <공간이론의 사상가들><현대 공간이론의 사상가들>을 통해 경제학과 지리학의 접점을 늘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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