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박대겸 지음 / 호밀밭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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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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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18. 화. PM 3:34.

<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을 읽고 기록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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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18. 화. PM 3:34.


이 책을 신청한 이유는 제목을 보고 궁금해져서였다. 필립 로커웨이라는 사람이 누구고,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지 궁금했다. 제목으로 설레긴 참 오랜 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충동적으로 소설이 쓰고 싶다는 그를 만난 나는 그를 통해 나를 다시 만났다. 자신의 두려움을 회피하고, 깊은 곳에 묻어둔 그가 소설을 쓰고 싶어진 건 어쩌면 진짜 자신을 만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책을 읽어가며 그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접근해 가는 순차적인 과정들이 자연스러웠다.


어느 날 갑자기 소설을 쓰고 싶다는 그에게 그의 연인 마리아 히토미와 친구들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해준다.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들은 새로운 관계를 연다. 필립 로커웨이가 소설을 쓴 건 아니지만, 소설을 쓰겠다는 그의 말과 다짐에서 일상에 변화가 생겨난다. 그의 마음, 그의 주변 사람들, 그의 삶이 조금씩 변해간다. 아직 쓰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소설을 써본 적 없고, 책도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 그가 소설을 쓰겠다니. 어쩌면 그는 소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사람들의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치가 글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등장 인물들을 만들어 가볍게 어두운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립에게 소설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읽어갔다. 필립 로커웨이에게 드디어 연인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문이 필요해졌다.


필립은 소설을 쓰기 위해 소설을 읽기로 한다. 그 책이 666, 페스트리카 소설이다. 그 책이 정말 있는 책인지 궁금해져 검색해 봤다. 검색 후 666, 페스트리카 소설이 필립을 위해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쉬움을 느꼈다. (있지만 내가 못 찾았을 수도 있다.) 소설을 얻기 위해 움직이면서 필립은 새로운 관계를 맺고, 독서모임을 시작하고, 소설가들에 대해 알게 된다. 소설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만으로 새로운 일들이 펼쳐진다. 그의 무의식은 666, 페스트리카 소설을 찾아가며 닫힌 문의 진입로로 천천히 이끈다. 소설을 얻기 위해 그가 움직이고 그 덕분에 새로운 인연들과 삶이 시작된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일들이 필립에게도 펼쳐진다. 소설에 '소'자도 모르는 필립이지만 어쩌면 대단한 소설가가 탄생하지 않을까 라는 두근 거림이 생겨났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소설을 읽으며 만난 가상의 인물에게 애정이 생긴 것이다. 필립의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는 마리아 히토미의 이야기와 편지 글들이 생각난다.


히토미 역시 필립처럼 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떠난 일본에서 새로운 삶으로 진입한다. 필립은 히토미가 보낸 장문의 편지를 통해 소설가였던 그녀 아버지의 삶을 나에게 전해줬다. 소설을 몇 편 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 하나가 살아있어 그들의 이야기가 모두 궁금해졌다.


마지막에 작가는 후기에서 언젠가 필립 로커웨이의 형이나 히토미 남매의 아버지, 혹은 마리아 히토미에 대한 이야기도 발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나는 작가에게 "정말 그래요. 정말~! 꼭이요~!" 라고 외쳤다. 마리아 히토미 남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형 이야기는 필립의 삶에 정말 중요한 이야기기 때문에 궁금했고, 소설가로 살다 생을 마감한 히토미 아버지가 이혼을 한 이유도 궁금했다.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아진 상태에서 끝난 필립 로커웨이의 이야기가 아쉬웠다. 그리고 어쩌면 다음 시리즈가 나오진 않을까 하고 기대가 된다.


필립은 히토미와의 이별을 하고 나서야 새로운 만남에서는 자신을 보여주기로 마음 먹는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연인과 시작하기 전 형의 무덤에 함께 가달라 부탁한다. 그냥 저냥 살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로 쓰여졌을지도 모를 필립의 삶이 진짜 삶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해 여름에 필립 로커웨이에게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 거구나 라는 걸 알게 됐다. 무료하고 변화 없는 일상들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편안함과 안정을 찾았을 필립이 소설가가 되겠다는 마음하나로 진짜 삶이라는 국면에 진입한다. 마주 하고 싶지 않아 오랫동안 가둬뒀던 자신을 마주하며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하루들을 살아갔을 필립이 그려졌다.


사람들은 누구나 닫힌 문 하나씩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필립 로커웨이의 충동을 이해할 수 있다. 아주 오랫동안 어둠 속에 자신을 가둬뒀던 사람이라면 필립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더 많은 공감을 하며 응원했을 것이다. 그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리고 생에 대한 외침을 소설 안에서 느낄 수 있다. 나는 필립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소설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충동적으로 말이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필립에게 진짜인 삶의 희노애락이 가득하길 바래본다.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간다가 아니라, 살아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살아갈 진짜 삶이 그에게 펼쳐졌을 거라는 기대를 가득 안고 책을 덮는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필립에게도 2023년 여름에 소설같은 아름다운 모든 일들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책을 보내주신 호밀밭 출판사님, 박대겸 소설가님, 인디캣님 고맙습니다. 이 책은 필립의 666, 페스트리카 책처럼 제게 새로운 통로를 발견하게 해줬어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책을 덮는다. 필립이 금세 돌아왔으면 좋겠다. 끝.


#그해여름필립로커웨이에게일어난소설같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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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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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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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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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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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23. 화. AM 1:42.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를 읽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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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안으로 알게 된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책 제목을 봤을 때 너무 자극적이라고 생각했다. 제목만 봤을 때는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하단에 짧은 소개 글이 있어 빠르게 읽어봤다. 소개 글 덕분에 나는 서평단 신청을 했다. 소개 글 속에서 어쩌다 킬러가 된 싱글맘인 두 아이 엄마의 캐릭터가 내 눈 앞에 불쑥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직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읽고 싶어졌다. 읽기 전부터 재미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얼마 후 책이 배송됐다. 책을 꺼내들고 식탁 위에 올려놨는데 왠지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 오해할까봐 미안한 마음이 든 거다. 책을 보고 놀랄<?> 남편을 위해 설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펴 들고 읽기 시작한 10분 후, 너무 재미있어서 놓을 수가 없었다. 415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라 언제 다 읽지.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이 이야기를 400페이지 안에 다 쓸 수 있을까. 400페이지로 끝나는 게 아쉬운데 라는 생각에 까지 이르렀다.

작가에 대한 이력을 보니 3권까지 나왔다고 한다. 나마지 권까지 궁금해졌다. 책을 200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 한 장 한 장이 아쉬웠다. 나오는 캐릭터들마다 얼마나 재미가 나는지 이래서 베스트셀러가 됐구나 싶었다. 소설을 쓰려면 이 정도는 써야 겠네 라는 생각. 등장인물들 하나하나 살아있다.

주인공으로 등장한 핀레이는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을 법한 인물이다. 두 아이가 있고, 소득이 거의 없는 전업 작가에, 이혼녀. 핀레이는 남편의 바람이 자신의 탓이 아닌지 탓하는 착한 여자다. 소득이 거의 없어 아이까지 뺏길지 모르는 상황에 처한 그녀의 일상은 참으로 처절하다. 그녀의 몸부림이 책 속에서 발견될 때 나는 나의 일상들이 느껴졌다. 소득이 전무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자신의 일상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여자. 그래서 나는 핀레이라는 인물에 애착이 갔다.

트레이닝 복이 유일한 그녀의 옷이고, 씻을 시간 없이 아이들을 돌보고 책을 쓰는 그녀의 일상들이 어쩌면 가까운 미래의 내 모습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에게 무시 받고, 전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차 내세울 게 없는 핀레이가 장을 열어갈수록 성장해가고 입지를 다져가는 모습에서 쾌감이 느껴진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핀레이가 매력이 없어 다른 여자로 갈아탄<?> 전남편을 질투에 사로잡히게 할 섹시하고 멋있는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하고, 그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매력들이 퐁퐁 쏟아져 나온다. 두 명 다 너무 매력적이다. 그리고 평범하고 엉뚱한 그녀와 함께 일상을 이끌어 나가준 베로. 참 따뜻함이 있는 스릴러 이야기다. 작가가 만들어놓은 캐릭터들과 상황들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이 책은 이십대에 즐겁게 봤던 위기의 주부들 미국 드라마를 떠올리게 했다. 위기의 주부들의 캐릭터들과 이야기가 어찌나 재밌던지 전 시즌을 봤던 것 같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거의 잊어 버렸지만, 등장 인물들의 얼굴과 성격들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책 안에 인물들의 얼굴은 소설이라 알 수 없지만 위기의 주부들 캐릭터를 기반으로 얼굴을 나름 만들어 재밌게 읽었다. 핀레이의 모습, 베로의 모습, 전 남편, 섹시한 두 남자, 핀레이의 언니, 전 남편의 약혼녀 등 자연스럽게 얼굴들이 그려지고 상황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책이 영화나 드라마로 나온다면 열광하며 볼 거다. 책이 이렇게 재밌는데 아직도 드라마가 안 만들어졌다고? 할 정도로 재미있다. 국내에는 인플루엔셜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인플루엔셜 출판사 덕분에 미 출간 본을 제일 먼저 읽어보는 영광을 누려서 기쁘다.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이런 소설이라면 매일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소설이라면 이 정도는 써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나도 이렇게 재밌고 살아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

인물들이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 작가 약력을 살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심리학을 전공한 여자다. 역시. 그래서 책 속의 인물들이 가상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구나.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은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하루하루가 매일 비슷하게 느껴져 권태로운 나와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줄 책이다. 남성분들보다 여성분들이 더 즐겁게 읽을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가까운 분이 떠올랐다. 이 책을 읽으면 참 즐거워할 거 같아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표정이 그려졌다. 그 분께 이 책을 제일 먼저 추천해야겠다. 인플루엔셜을 통해 핀레이 나머지 시리즈들도 출간됐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부탁드립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먼저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인플루엔셜 출판사에 감사를 전한다. 고맙습니다. 정말 재밌는 책입니다.

당신에게 즐거운 몇 일을 선사해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틀 정안 정말 들뜬 하루를 보냈다.

#당신의남자를죽여드립니다
#엘코시마노장편소설
#소설추천
#인플루엔셜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어쩌다킬러
#핀레이도너번한국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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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이야기 - 인생을 좌우하는 신경계
아르민 그라우 지음, 배명자 옮김 / 생각의집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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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이야기 책을 책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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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22. 월. PM 9:00.

<신경 이야기>를 읽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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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집 출판사에서 신경 이야기책이 나왔다. 신경 이야기 책 표지와 목차를 보고 이거다~! 라는 생각을 했고, 바로 서평단 신청을 했다. 요즘 나는 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부모님 뇌 건강과 사십대가 되어가는 내 나이를 생각하다보니 뇌 건강과 뇌질환에 관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뇌 관련된 강의를 참 많이 들었다. 뇌라는 건 정말 신비한 부분이고, 영역이다.

뇌와 신경계 그리고 몸과 마음의 연관성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찰나 신경 이야기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어 무척 반가웠다. 꼭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서평단으로 모집되지 않았더라도 이 책은 내 손에 들어왔을 거다. 그만큼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책이 오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 장을 열었다. 목차를 꼼꼼히 읽고, 책 저자의 소개 글을 읽었다.

아르민 그라우는 의학 교수이자 박사이고, 루드비히하펜 클리닉의 신경학과 수석의사 선생님이다. 그의 전문 분야는 뇌졸중인데, 특히 감염 및 염증 사회적 조건과 뇌졸중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분이다. 그의 약력을 읽어보니 뇌에 관련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아르민 그라우 교수가 병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겪었던 이야기들을 엮어 만든 책이다.

아르민 그라우 교수가 직접 등장해 만났던 인물들과 사건을 가상으로 엮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그가 화자로 등장한 덕분에 이야기는 병원에 직접 가서 옆에서 보고 듣고 있는 느낌이다. 드라마 같은 느낌이라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뇌 전문 병원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볼 수 있다. 카테터 시술이 이뤄지는 과정과 뇌질환 환자가 병원으로 옮겨져 초를 다투는 진행 상황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뇌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그림을 통해 깊은 이해를 돕는다.

뇌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0여 년 전 뇌를 크게 다칠만한 사건을 겪었기 때문이다. 집에 귀가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아 머리와 얼굴을 많이 다쳤었다. 그때 나는 구급차를 타고 큰 병원으로 옮겨져 여러 검사와 시술을 받았다. 많이 다쳤음에도 다행히 뇌는 다치지 않았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는 의사선생님이 오늘도 떠오른다. 그 당시 얼마나 많이 다쳤던지, 나를 보는 선생님들은 뇌가 지금은 문제가 없더라도 나중에 어떤 증상이 나올지 모른다며 병원에 자주 오라고 하셨다. 그런 내력이 있기 때문에 나는 뇌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


뇌는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뇌를 다치거나, 소실할 경우 우리는 나머지 기관들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언젠가 들었던 유태인 강의의 교수님께서 그런 말을 하셨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천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얼마나 뛰어나던지 세계적으로 1-2 명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 사람이 어느 날 택시를 타기 위해 도로 한쪽에 서 있다가 택시에 살짝 부딪혔고 넘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작은 접촉 사고로 그는 뇌 기능의 대부분을 잃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됐다고 했다.


똑똑하다는 것, 전 세계 0.001%의 두뇌와 재능을 가졌더라도 뇌를 다치면 모든 기능이 무효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던 교수님은 그래서 지능보다 지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풀어내셨다. 그때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탁월한 뇌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지능은 언제든지 잃을 수도 있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노인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우리 역시 어느 순간 노인 인구 안으로 들어가게 될 거다. 무엇보다 가속화되고 있는 환경오염과 지나친 스트레스와 음주, 환경 독소, 흡연, 살충제 등 뇌의 기능을 저하시킬 만한 환경에 우리는 상시 노출되어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뇌 질환 문제는 더 이상 남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몸이 약해서 환경 독소와 음주, 스트레스, 흡연 등을 피하면서 살고 있는데도 몸이 좋지 않다. 건강하게 태어나고, 좋은 두뇌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서 천년만년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공부해야하고 유지,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런 생각을 갖던 내게 이 책은 많은 부분들을 알려줬다. 유전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뇌 질환 문제도 오늘 날 현실에 비춰볼 때 다양한 원인으로 시작될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뇌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다.


몸의 전반적인 기능과 활동을 관장하는 것이 뇌이기 때문에 우리는 뇌 건강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그러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신경 이야기책은 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충분히 교과서가 되어줄 만한 책이다. 273페이지로 얇은 책이지만 수많은 전문 참고 문헌을 녹여낸 책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친절한 의사 선생님의 글 빨 덕분에 의학을 공부하지 않은 나도, 우리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살충제와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을 깊이 고민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남편이 우리도 모기를 잡기 위해 살충제를 구비해 두자고 출근길에 이야기 한 덕분이다. 마침 살충제 부분을 읽고 있는데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꼼꼼히 읽었다. 책을 읽고 우리는 모기를 열심히 손으로 잡아보자고 이야기 했다.


신경 이야기 책 안에는 다양한 뇌 질환과 원인, 증상, 향후 치료 내용들이 담겨있다. 환자 한명 한명과 대화를 통해 원인과 검사, 치료 내용들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나라에 뇌질환 의사 선생님이 더 많이 있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뇌 과학과 뇌 질환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열릴 것이다. 길면 100년 짧으면 70년, 80년을 우리는 태어나면서 갖게 된 뇌와 몸을 가지고 살아야한다. 나는 사는 동안 더 건강하고 발전, 성장하며 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뇌 공부를 계속해갈 생각이다.


이 책이 내게 뇌질환 교과서가 되어 줬다. 치매와 뇌질환 문제는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내 집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발현 됐을 때 빠른 처지와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들이 책 속에 담겨있다. 내게 좋은 교과서가 되어준 것처럼 뇌와 뇌 질환에 관심이 있는 당신에게도 좋은 교과서가 되어줄 거라 믿는다.


이 책을 보내주신 인디캣, 생각의 출판사 담당자님께 감사를 전한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뇌와 신경의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내 준 아르민 그라우 교수님과 번역 배명자 님께도 감사를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우리 사는 동안 더 건강하고, 행복하자.


#인디캣서평단
#인디캣
#신경이야기
#아르민그라우
#생각의집
#인생을좌우하는신경계
#신경계바로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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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이야기 책을 책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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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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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책을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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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9. 금. AM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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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를 읽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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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안으로 알게 된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책 제목을 봤을 때 너무 자극적이라고 생각했다. 제목만 봤을 때는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하단에 짧은 소개 글이 있어 빠르게 읽어봤다. 소개 글 덕분에 나는 서평단 신청을 했다. 소개 글 속에서 어쩌다 킬러가 된 싱글맘인 두 아이 엄마의 캐릭터가 내 눈 앞에 불쑥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직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읽고 싶어졌다. 읽기 전부터 재미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얼마 후 책이 배송됐다. 책을 꺼내들고 식탁 위에 올려놨는데 왠지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 오해할까봐 미안한 마음이 든 거다. 책을 보고 놀랄<?> 남편을 위해 설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펴 들고 읽기 시작한 10분 후, 너무 재미있어서 놓을 수가 없었다. 415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라 언제 다 읽지.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이 이야기를 400페이지 안에 다 쓸 수 있을까. 400페이지로 끝나는 게 아쉬운데 라는 생각에 까지 이르렀다.

작가에 대한 이력을 보니 3권까지 나왔다고 한다. 나마지 권까지 궁금해졌다. 책을 200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 한 장 한 장이 아쉬웠다. 나오는 캐릭터들마다 얼마나 재미가 나는지 이래서 베스트셀러가 됐구나 싶었다. 소설을 쓰려면 이 정도는 써야 겠네 라는 생각. 등장인물들 하나하나 살아있다.

주인공으로 등장한 핀레이는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을 법한 인물이다. 두 아이가 있고, 소득이 거의 없는 전업 작가에, 이혼녀. 핀레이는 남편의 바람이 자신의 탓이 아닌지 탓하는 착한 여자다. 소득이 거의 없어 아이까지 뺏길지 모르는 상황에 처한 그녀의 일상은 참으로 처절하다. 그녀의 몸부림이 책 속에서 발견될 때 나는 나의 일상들이 느껴졌다. 소득이 전무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자신의 일상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여자. 그래서 나는 핀레이라는 인물에 애착이 갔다.

트레이닝 복이 유일한 그녀의 옷이고, 씻을 시간 없이 아이들을 돌보고 책을 쓰는 그녀의 일상들이 어쩌면 가까운 미래의 내 모습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에게 무시 받고, 전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차 내세울 게 없는 핀레이가 장을 열어갈수록 성장해가고 입지를 다져가는 모습에서 쾌감이 느껴진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핀레이가 매력이 없어 다른 여자로 갈아탄<?> 전남편을 질투에 사로잡히게 할 섹시하고 멋있는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하고, 그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매력들이 퐁퐁 쏟아져 나온다. 두 명 다 너무 매력적이다. 그리고 평범하고 엉뚱한 그녀와 함께 일상을 이끌어 나가준 베로. 참 따뜻함이 있는 스릴러 이야기다. 작가가 만들어놓은 캐릭터들과 상황들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이 책은 이십대에 즐겁게 봤던 위기의 주부들 미국 드라마를 떠올리게 했다. 위기의 주부들의 캐릭터들과 이야기가 어찌나 재밌던지 전 시즌을 봤던 것 같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거의 잊어 버렸지만, 등장 인물들의 얼굴과 성격들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책 안에 인물들의 얼굴은 소설이라 알 수 없지만 위기의 주부들 캐릭터를 기반으로 얼굴을 나름 만들어 재밌게 읽었다. 핀레이의 모습, 베로의 모습, 전 남편, 섹시한 두 남자, 핀레이의 언니, 전 남편의 약혼녀 등 자연스럽게 얼굴들이 그려지고 상황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책이 영화나 드라마로 나온다면 열광하며 볼 거다. 책이 이렇게 재밌는데 아직도 드라마가 안 만들어졌다고? 할 정도로 재미있다. 국내에는 인플루엔셜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인플루엔셜 출판사 덕분에 미 출간 본을 제일 먼저 읽어보는 영광을 누려서 기쁘다.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이런 소설이라면 매일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소설이라면 이 정도는 써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나도 이렇게 재밌고 살아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

인물들이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 작가 약력을 살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심리학을 전공한 여자다. 역시. 그래서 책 속의 인물들이 가상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구나.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은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하루하루가 매일 비슷하게 느껴져 권태로운 나와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줄 책이다. 남성분들보다 여성분들이 더 즐겁게 읽을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가까운 분이 떠올랐다. 이 책을 읽으면 참 즐거워할 거 같아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표정이 그려졌다. 그 분께 이 책을 제일 먼저 추천해야겠다. 인플루엔셜을 통해 핀레이 나머지 시리즈들도 출간됐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부탁드립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먼저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인플루엔셜 출판사에 감사를 전한다. 고맙습니다. 정말 재밌는 책입니다.

당신에게 즐거운 몇 일을 선사해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틀 정안 정말 들뜬 하루를 보냈다.

#당신의남자를죽여드립니다
#엘코시마노장편소설
#소설추천
#인플루엔셜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어쩌다킬러
#핀레이도너번한국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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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쫌 아는 10대 - 일상 어디에나 있는 아주 작고 이상한 양자의 세계 과학 쫌 아는 십대 16
고재현 지음, 이혜원 그림 / 풀빛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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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쫌 아는 10대 책을
도서출판 풀빛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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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6. 화. PM 7:27.

<양자역학 쫌 아는 10대> 를 읽고 기록



평소 양자역학에 대해 사실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양자역학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그게 뭐든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그러다 양자역학 쫌 아는 10대 라는 책 제목을 보고 바로 신청했다. 왠지 10대를 위한 책이라면 나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문과생이었던 나와 달리 이과생이었던 남편은 양자역학에 대한 다양한 글과 영상들을 보며 즐겁게 공부를 했다. 그 모습을 자주 봐오면서도 양자역학에 대해 물어볼 생각도, 관심도 없었다. 일장연설<?>을 듣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해되지도 않는 걸 긴 시간동안 들어야할 고통에 미리 몸서리가 쳐졌다. 이과생으로 의료계통 길을 밟아야 했을 남편은 수능을 보고 갑자기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문과로 지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완전 문과인인 나와 달리 그는 통합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다. 한때 과학과 물리에 심취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그는 여전히 물리와 과학관련 영상과 글에 관심이 많다.

그에 반해 나는 이과라고 생각되는 영역이라면 얼마 전까지 다른 화제를 찾는데 바쁜 사람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각자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나는 심리학과 인간관계를 주구장창 들여다보고 있었고, 남편은 양자역학과 물리, 우주에 대한 카테고리를 파고 있으니 서로의 관심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게 당연했다. 각자의 관심 분야가 그러겠거니 하고 지켜봐줄 뿐이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디어 우리는 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양자역학이 무엇일까. 책을 다 읽은 후 나는 양자역학이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책 마지막 장에 저자는 과학자들조차 양자역학을 공부 할 때 엄청나게 머리를 싸매고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더욱 깊어지고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학문, 그것이 양자역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야 양자역학 주제가 나오면 빼꼼히 얼굴을 끼워 넣을 수 있을 정도는 된 느낌이다. 피하지 않고 상대가 하는 이야기를 진중하게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내가 된 느낌. 책 덕분에 멋져졌다는 생각에 고마움이 든다. 양자역학 쫌 아는 10대 책을 침대 위에서 읽고, 밥 먹다가 읽고, 공부하다 읽고, 한참 들고 다니는 걸 보던 남편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역시 서평을 써야하는 과제가 있는 책은 이렇게 파고 또 팔 수 밖에 없다. 뭐라도 써야하니 부담을 백배 가지고 책을 읽는다. 그게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장점이라면 다 아는 것들이고, 단점이라면 피곤하다는 거다.)

“양자역학 그 책 좀 어때? 양자역학이 뭐래? 그 책 읽으니까 설명할 수 있겠어?”

책 뒷부분을 마저 읽던 나를 보더니 그는 식탁에 앉아 갑자기 내게 10분 스피치 시간을 줬다.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그래도 책을 읽었으니 자존심에 한 마디 정도는 뱉어내야 했다. 엉겁결에 갑자기 그 앞에서 10분 스피치를 했다. 이 책이 뭐라고 설명하고 있고, 양자역학의 발전 과정과 학자들 등등. 엉겁결에 시작한 10분 스피치가 우리의 진한 대화를 이끌어줬다. 그는 꽤 오래 전부터 양자역학에 관한 영상을 보고 있었다고 했다. 모른 척 했지만 알고 있었다. 이과생이 어디 가겠나. 싶으면서 내게 10분 스피치를 시키는 그를 보고 논리를 따지는 변호사 습성이 어디 가겠나 라는 생각을 했다. 가장 위험한 사람이 책 한권 읽고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나는 책 한권 읽고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됐다. 이 책이 너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 덕분에 나는 한참 쏼라 쏼라 양자역학에 대해 책 내용을 뱉어냈다.

“많이 알게 됐네? 책 정말 괜찮은데?”

한참 얇은 책을 앞뒤로 살펴보던 그가 자기도 읽어보겠다며 들고 들어간다. 그의 칭찬 한마디에 엉덩이 춤이라도 출 것 같다. 이 정도 암기가 됐다니 엄청난 책 아닌가 라는 감탄을 또 했다. 내가 이렇게 많이 알게 되다니! 라는 생각과 더불어 저자가 더 심층적인 공부를 하고 싶으면 읽어보라고 추천해준 20권의 책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그 고래가 어려운 책도 읽게 될지도 모른다.


아, 어릴 때 재밌는 만화라며 추천받아 읽기 시작했던 만화로 읽는 다양한 시리즈 책들이 떠올랐다. 그 책들에 낚여 두꺼운 양장본까지 읽게 된 과거력이 갑자기 떠오른 건 이 책 역시 동일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책을 열자 내가 알고 있는 앤트맨이 나온다. 앤트맨을 예로 들어 미시세계를 설명해간다. 저자는 과외 선생님처럼 친절한 말투와 다양한 예들을 통해 어려운 양자의 문을 열어준다. 덕분에 양자의 개념조차 모르는 나도 쉽게 따라가며 글을 읽을 수 있었다. 다양한 삽화와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 머리에 집어넣어준다. 책을 읽다보니 어릴 때 세계사 공부와 종교 공부, 그리스 로마 신화 공부가 생각났다. 집에 있는 양장본에 기가 눌려 쉽게 열어보지 못하고 있던 기억, 그리고 책들을 읽으려다 덮었던 기억, 그 기억들 속에서 찾은 소중한 기억이 떠올랐다. 만화로 읽는 세계사, 만화로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 만화로 읽는 성경 등 재밌고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책들이 떠올랐다. 그 책들을 읽은 후 나는 어렵게 느껴졌던 양장본 책을 드디어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됐다.


그 소중한 기억이 떠오른 건 이 책도 그때의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의 양자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내게 책은 고전 물리학부터 원자, 양자역학의 탄생, 사용설명서, 원자에서 물질로, 양자 전성시대를 쌓아가며 설명해준다. 처음부터 양자역학은 이거야 라며 큰 숟가락에 가득 담아 입에 넣어줬다면 씹지도 못하고 뱉게 됐을 내용을 저자는 아주 잘게 썰고 끓여 입에 들어가자마자 완전히 녹아버리도록 설명해준다. 양자역학이 없으면 조선시대와 같은 생활을 하게 됐을 거라니. 양자역학은 정말 엄청난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열어갔다. 재밌는 말투에 나도 모르게 심취해 읽은 책이다. 자기 전에 십여 페이지를 보고 잠자리에 들어 잠들기 전까지 생각해보고 참 귀한 시간들을 보냈다.

정말 얇은 책이지만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양자역학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하나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어쩌면 아이에게 과학과 물리학을 심어주고 싶은 어머니들이 고르실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과학도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제일 먼저 읽혀야할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이가 있다면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그래서 같이 읽고 대화를 나누고 도서관에 가서 저자가 추천한 스무권의 책을 찬찬히 함께 읽으면서 귀한 시간을 보내는 꿈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남편과 양자역학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둘 다 초자인 상태로 같이 쌓아가며 공부할 수 있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가고 싶다. 참 귀한 시간 즐거운 시간이었다.

물리학과 과학에 관심이 있는 10대, 통합적 사고를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은 어머니, 양자역학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던 나 같은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책을 보내주신 인디캣, 도서출판 풀빛, 고재현 저자님과 그림 이혜원님께 감사를 전한다. 이 책 재밌고 유익하다. 30대인 내가 읽어도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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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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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쫌 아는 10대 책을
도서출판 풀빛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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