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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마음, 깊은 말, 바이블 대화법 - 인간관계에 대한 모든 질문의 답을 주는
추성은 지음 / 앵글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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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마음 깊은 말 바이블 대화법> 책을 추성은 저자님으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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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8. 월. PM 8:05.
<단단한 마음, 깊은 말, 바이블 대화법>
책 완독 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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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다
이 책은 목사이자 작가님이신 추성은 작가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책이다. 책을 받고 나서 든 생각은 내가 읽을 필요가 있나,라는 교만한 생각이었다. 그동안 나는 말을 아끼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말에 실수가 거의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삶을 돌아보니, 내 생각이 얼마나 교만했는지 깨달았다.
현재 출판된 말에 대한 다양한 서적들이 있지만 이 책은 말에 대해 다룬 다른 책들과 그냥저냥 비슷한 책이 아니다. 책 속에서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 속에서 얻은 통찰을 가득 녹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단순한 교양서가 아니라 삶의 지혜서라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일주일 넘게 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고, 저자의 글들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서평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져 꼭꼭 씹듯이 읽어 내려갔다.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 스쳐간 건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들이었다. 사실 나는 말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 편이라 좋은 말이든, 아픈 말이든 수집하듯 기억 속에 모두 가지고 있다. 덕분에 살아가는 것이 굉장히 피곤하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
책 속에서 가장 많은 위안을 받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목사님도 실수를 하고, 사과를 했다는 경험들이 적힌 부분들이었다. “목사님도 말실수를 하는데, 일반인들이야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말로 인해 생긴 상처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2. 말로 박힌 상처
추성은 작가님이 목회 일을 하시면서 했던 말실수들을 사과하는 부분에서 나는 문화 충격 같은 것을 받았다. “목사님도 사과를 하시는구나.”라는 걸 처음 봤기 때문이다. 7살 무렵부터 마주 해온 수많은 목사님들 중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시는 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말실수를 전혀 하지 않은 목사님이 있었다면 몰라도). 그래서 자신의 차가운 말이 상대에게 닿았을 때, 미안함에 성찰하고 상대에게 미안함을 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에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조각처럼 존재하던 내 기억에 닿을 수 있었다.
마지막 시험에 막 떨어지고 나서 낭떠러지에 서 있는 느낌이 들던 시기가 있었다. 마지막 시험이라고 한 이유는 법적으로 5회 응시 기회가 주어져 있었는데, 내가 다시 보고 싶어도 평생 응시가 금지되는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목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목사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사 시험에도 붙고 싶어도 떨어져서 목사 못 되는 사람 많아요.”
목사님의 말의 대부분 내용은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라는 뜻이었다. 다른 직역에서 떨어진 안타까운 사람들 이야기를 하면서 그 사람들도 잘 살아간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내가 시험에 떨어진 건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그 말들이 귀에 닿은 지 4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그때의 말들이 마음을 찌른다. 그분과 대화를 하고 나서야 내가 누군가에게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고통을 준 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때가 되어서야 말실수를 깨닫고 상대에게 메시지로 사과했다. 만나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었지만 끝내 만날 수 없었다.
어쩌면 목사님은 내가 빨리 나아지길 바라서 강하게 말씀하신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 역시 내가 상처를 줬던 사람처럼 얼굴조차 볼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이후로 그 목사님을 전혀 뵙지 않고 있다. 그때 알았다. 말은 누군가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아주 쉽게 절망의 낭떠러지로 밀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3. 나도 말에 실수가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다
책 속에서 저자의 솔직한 사과를 읽으면서, 나는 나 역시 말로 상처를 주었던 순간들을 하나둘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나는 내가 말에 있어서 실수가 없는 편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꼼꼼히 돌아보니 얼마나 실수가 많았던지 부끄러웠다. 가장 최근의 기억을 떠올리면 대학원 시절 국가시험을 준비하던 때였다. 그때 독서실에서 같이 공부하던 언니가 있었다. 나름대로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참 종교인이라고 오해하던 때였다. 그래서 비종교인이 주변에 있으면 전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때 종종 같이 공부하던 언니가 있었는데, 언니는 보기 드물게 좋은 사람이었고(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언니와 종교 이야기를 하게 된 발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언니의 어머니께서 점쟁이를 찾아가 언니 이야기를 자주 묻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점쟁이 덕분에 어릴 때부터 피해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이것도 말에 의한 상처라고 생각한다), 언니에게 점을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러다 자연스레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언니가 진심으로 하나님 복을 가득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언니는 지루한 내 이야기에도 끝까지 귀 기울여 주고, 문제집도 사주었던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미안한 것이 참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불안에 떨며 언니가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그 무렵 나는 매일 꿈을 꾸고 꿈을 적어놓곤 했다. 이유는, 내가 꾼 꿈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의 나는 내가 마치 꿈꾸는 요셉이라도 된 듯 의기양양했다. 지금 돌아보면 참 부끄럽고 교만했다는 생각을 한다. 시험을 몇 달 앞둔 시점에 꿈속에서 나는 공식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고 있었다. 내가 보는 시험은 객관식 외에도 서술형과 기록형이 있다. 꿈에서 나는 특정 과목의 서술형 시험을 보고 있었다. 시험을 보면서 나온 문제를 확연히 볼 수 있었다. 꿈을 매일 기록하다 보면 중요한 꿈을 꿀 때 가끔 꿈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게 된다.
다음 날 나는 언니에게 꿈 이야기를 전하며, 특정 과목에서 특정 문제가 시험에 나올 거라고 했다. 언니에게 점을 보면 영적으로 문제가 생긴다고 말해놓고, 정작 나는 하나님을 방패 삼아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던 때였다. 언니는 내 말을 듣고 “그 문제는 너무 간단해서 절대 공식 시험에는 나오지 않아요.”라고 단언했다. 그래도 혹시 나올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봐 두라고 했고, 만약 나오면 꼭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약속까지 받았다.
그리고 몇 달 후 공식 시험에서 정말 그 문제가 나왔다. 나도 동일 시험을 보러 갔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문제를 명확히 확인했다. 시험이 끝난 후 언니는 내 덕분에 답안을 잘 작성할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4개월 후 발표가 났을 때 나도 언니도 자격시험에 떨어졌다. 시험에 떨어진 후 언니는 독서실에서 짐을 빼러 왔다. 나는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더 남아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려고 복도로 나갔을 때 짐을 빼던 언니와 복도에서 마주쳤다. 언니는 내 얼굴을 보곤
“시험 떨어졌잖아요. 하나님 안 믿을 거예요.”
라고 말했고, 나는 나도 모르게
“언니는 하나님 안 믿는 사람이잖아요.”
라고 되받아쳤다. 사실 나 역시 시험에 떨어져 마음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였다. 그러나 내 경우 시험을 몇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었고, 언니는 마지막 기회였으니 굳이 비교하자면 언니가 훨씬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언니를 위로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사람이 되고 말았다.
추성은 목사님이 자신의 말실수를 사과하는 부분을 읽으며,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목사님을 떠올렸고, 줄줄이 사탕처럼 내가 했던 돌이킬 수 없는 말실수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언니에게 그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에 석연치 않음이 남았다. 만나서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만나자는 부탁에 응답을 받지 못했다. 내가 목사님을 다시 볼 수 없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그 이후 나는 어떤 꿈을 꿔도 내용을 적어놓고 상대를 위해 기도할 뿐, 상대에게는 전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점쟁이를 미워해 놓고, 정작 스스로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점쟁이를 미워한 데에는 깊은 이유가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점쟁이는 엄마가 아빠와 결혼하면 3년 안에 죽을 거라고 예언했다. 그래도 헤어지지 않자, 내가 잉태되기 전부터 “내가 태어나면 내 사주팔자 때문에 엄마가 죽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 말 때문이었는지, 엄마는 늘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리고 정말로 우연한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서 나는 말로 휘두른 방망이가, 직접 휘두른 방망이보다 훨씬 더 아프고 오래가는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4. 말이 중요한 이유
말로 박힌 상처는 치유하는 데 평생이 걸려도 부족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말은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수만 냥의 빚을 얻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조심하려고 하고, 잘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이 원래 그렇다고, 대신 뒤끝이 없다고, 혹은 “너를 위해서였어.”라는 말로 상대의 마음을 때린다. 문제는 함부로 사용된 말 때문에 상대방이 내상을 입고 마음의 병을 얻는다는 점이다. 나 역시 말로 입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직도 다 치유하지 못한 상처들이 마음에 가득하다. 그래서 혹시 내 상처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까 두려워, 만남을 피한 적도 있었다.
인간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마음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너무 무리하게 마음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가 말에 실수가 많은 사람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평소 말을 아끼고, 상대가 평가를 요구하더라도 좋은 말만 그럴싸하게 뱉어내곤 했다. 그런데 요리를 하던 중 남편이 반복적으로 나를 불렀을 때, 나도 모르게 툭 하고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말을 뱉어버렸다. 순간 당황한 건 둘째 치고, 남편의 표정이 슬퍼 보였다. 그 말은 내가 어린 시절 들었던 말이었고,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그림자였다. 어릴 적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말이 결국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는 사실이 나를 얼어붙게 했다. 사실 12년 동안 단 한 번도 남편에게 사용한 적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말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이어서 그런지, 상처 입은 그림자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몸살을 했다. 그제야 피곤할수록, 마음과 몸의 에너지가 고갈될수록 나 역시 내가 미워하던 사람과 같은 행동과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에게 곧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앞으로는 말을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쓰이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작은 대화가 나를 회복의 길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진심 어린 사과와 다짐 역시 치유의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또 배웠다.
말은 얼마나 중요한 수단인가.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인 이유가 많이 듣고 조금만 말하라는 의미라는데, 말을 하다 보면 놓기 쉽지 않고, 잘난 척하고 싶어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평가하는 말이 쉽게 튀어나온다. 말을 잘못 사용하면 부모 자식 간에도 원수가 되고, 평생을 약속했던 부부도 완벽히 갈라지고, 영원한 우정이라고 믿었던 친구도 단숨에 무너진다. 반대로 말을 아름답게 사용하면, 우리는 훨씬 더 아름다운 관계 속에서 서로의 삶을 빛나게 할 수 있다. 사실 내 인생을 지탱해 준 것도 말이었다. 무너졌을 때 남편이 건넨 짧은 말, “괜찮아. 네 잘못 아니야.” 그 말은 지금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린다. 말은 이렇게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5. 글을 마무리하며
책을 읽으며 말 공부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단순히 “말은 이렇다.”라고 이론만 늘어놓았다면, 아마 중도에 덮었을지도 모른다. 저자님께 따로 연락드려 서평을 못 써드려 죄송하다고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성경 이야기, 성경 구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훈들을 저자님의 삶과 함께 엮어 독자를 성찰로 이끈다. 비종교인들에게는 성경 이야기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솝 우화처럼 읽는다면 충분히 즐겁고 유익할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이렇게 정리했다.
“누구나 말실수를 한다. 중요한 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제는 함부로 말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을 기도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그래서 내 말이 누군가를 살리는 도구가 되길 소망한다.
책을 보내주신 추성은 작가님,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제 입술을 사랑하는 이들을 더 아끼고 세우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혹시 말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었다면, 그것이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그리고 언젠가 나와 우리 모두의 입술에서 누군가를 일으키는 말이 흘러나오길 기도한다.
이 책은 말이란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는 책장을 덮으면서도 자기 입술을 어떻게 쓸지 오래 고민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고운 성찰의 기회와 치유가 가득하길 소망한다.
“말로 고민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말에 상처받아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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