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마음, 깊은 말, 바이블 대화법 - 인간관계에 대한 모든 질문의 답을 주는
추성은 지음 / 앵글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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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마음 깊은 말 바이블 대화법> 책을 추성은 저자님으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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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8. 월. PM 8:05.

<단단한 마음, 깊은 말, 바이블 대화법>
책 완독 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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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다

이 책은 목사이자 작가님이신 추성은 작가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책이다. 책을 받고 나서 든 생각은 내가 읽을 필요가 있나,라는 교만한 생각이었다. 그동안 나는 말을 아끼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말에 실수가 거의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삶을 돌아보니, 내 생각이 얼마나 교만했는지 깨달았다.

현재 출판된 말에 대한 다양한 서적들이 있지만 이 책은 말에 대해 다룬 다른 책들과 그냥저냥 비슷한 책이 아니다. 책 속에서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 속에서 얻은 통찰을 가득 녹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단순한 교양서가 아니라 삶의 지혜서라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일주일 넘게 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고, 저자의 글들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서평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져 꼭꼭 씹듯이 읽어 내려갔다.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 스쳐간 건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들이었다. 사실 나는 말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 편이라 좋은 말이든, 아픈 말이든 수집하듯 기억 속에 모두 가지고 있다. 덕분에 살아가는 것이 굉장히 피곤하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

책 속에서 가장 많은 위안을 받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목사님도 실수를 하고, 사과를 했다는 경험들이 적힌 부분들이었다. “목사님도 말실수를 하는데, 일반인들이야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말로 인해 생긴 상처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2. 말로 박힌 상처

추성은 작가님이 목회 일을 하시면서 했던 말실수들을 사과하는 부분에서 나는 문화 충격 같은 것을 받았다. “목사님도 사과를 하시는구나.”라는 걸 처음 봤기 때문이다. 7살 무렵부터 마주 해온 수많은 목사님들 중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시는 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말실수를 전혀 하지 않은 목사님이 있었다면 몰라도). 그래서 자신의 차가운 말이 상대에게 닿았을 때, 미안함에 성찰하고 상대에게 미안함을 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에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조각처럼 존재하던 내 기억에 닿을 수 있었다.

마지막 시험에 막 떨어지고 나서 낭떠러지에 서 있는 느낌이 들던 시기가 있었다. 마지막 시험이라고 한 이유는 법적으로 5회 응시 기회가 주어져 있었는데, 내가 다시 보고 싶어도 평생 응시가 금지되는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목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목사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사 시험에도 붙고 싶어도 떨어져서 목사 못 되는 사람 많아요.”

목사님의 말의 대부분 내용은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라는 뜻이었다. 다른 직역에서 떨어진 안타까운 사람들 이야기를 하면서 그 사람들도 잘 살아간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내가 시험에 떨어진 건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그 말들이 귀에 닿은 지 4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그때의 말들이 마음을 찌른다. 그분과 대화를 하고 나서야 내가 누군가에게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고통을 준 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때가 되어서야 말실수를 깨닫고 상대에게 메시지로 사과했다. 만나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었지만 끝내 만날 수 없었다.

어쩌면 목사님은 내가 빨리 나아지길 바라서 강하게 말씀하신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 역시 내가 상처를 줬던 사람처럼 얼굴조차 볼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이후로 그 목사님을 전혀 뵙지 않고 있다. 그때 알았다. 말은 누군가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아주 쉽게 절망의 낭떠러지로 밀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3. 나도 말에 실수가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다

책 속에서 저자의 솔직한 사과를 읽으면서, 나는 나 역시 말로 상처를 주었던 순간들을 하나둘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나는 내가 말에 있어서 실수가 없는 편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꼼꼼히 돌아보니 얼마나 실수가 많았던지 부끄러웠다. 가장 최근의 기억을 떠올리면 대학원 시절 국가시험을 준비하던 때였다. 그때 독서실에서 같이 공부하던 언니가 있었다. 나름대로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참 종교인이라고 오해하던 때였다. 그래서 비종교인이 주변에 있으면 전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때 종종 같이 공부하던 언니가 있었는데, 언니는 보기 드물게 좋은 사람이었고(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언니와 종교 이야기를 하게 된 발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언니의 어머니께서 점쟁이를 찾아가 언니 이야기를 자주 묻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점쟁이 덕분에 어릴 때부터 피해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이것도 말에 의한 상처라고 생각한다), 언니에게 점을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러다 자연스레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언니가 진심으로 하나님 복을 가득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언니는 지루한 내 이야기에도 끝까지 귀 기울여 주고, 문제집도 사주었던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미안한 것이 참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불안에 떨며 언니가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그 무렵 나는 매일 꿈을 꾸고 꿈을 적어놓곤 했다. 이유는, 내가 꾼 꿈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의 나는 내가 마치 꿈꾸는 요셉이라도 된 듯 의기양양했다. 지금 돌아보면 참 부끄럽고 교만했다는 생각을 한다. 시험을 몇 달 앞둔 시점에 꿈속에서 나는 공식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고 있었다. 내가 보는 시험은 객관식 외에도 서술형과 기록형이 있다. 꿈에서 나는 특정 과목의 서술형 시험을 보고 있었다. 시험을 보면서 나온 문제를 확연히 볼 수 있었다. 꿈을 매일 기록하다 보면 중요한 꿈을 꿀 때 가끔 꿈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게 된다.

다음 날 나는 언니에게 꿈 이야기를 전하며, 특정 과목에서 특정 문제가 시험에 나올 거라고 했다. 언니에게 점을 보면 영적으로 문제가 생긴다고 말해놓고, 정작 나는 하나님을 방패 삼아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던 때였다. 언니는 내 말을 듣고 “그 문제는 너무 간단해서 절대 공식 시험에는 나오지 않아요.”라고 단언했다. 그래도 혹시 나올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봐 두라고 했고, 만약 나오면 꼭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약속까지 받았다.

그리고 몇 달 후 공식 시험에서 정말 그 문제가 나왔다. 나도 동일 시험을 보러 갔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문제를 명확히 확인했다. 시험이 끝난 후 언니는 내 덕분에 답안을 잘 작성할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4개월 후 발표가 났을 때 나도 언니도 자격시험에 떨어졌다. 시험에 떨어진 후 언니는 독서실에서 짐을 빼러 왔다. 나는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더 남아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려고 복도로 나갔을 때 짐을 빼던 언니와 복도에서 마주쳤다. 언니는 내 얼굴을 보곤

“시험 떨어졌잖아요. 하나님 안 믿을 거예요.”

라고 말했고, 나는 나도 모르게

“언니는 하나님 안 믿는 사람이잖아요.”

라고 되받아쳤다. 사실 나 역시 시험에 떨어져 마음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였다. 그러나 내 경우 시험을 몇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었고, 언니는 마지막 기회였으니 굳이 비교하자면 언니가 훨씬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언니를 위로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사람이 되고 말았다.

추성은 목사님이 자신의 말실수를 사과하는 부분을 읽으며,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목사님을 떠올렸고, 줄줄이 사탕처럼 내가 했던 돌이킬 수 없는 말실수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언니에게 그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에 석연치 않음이 남았다. 만나서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만나자는 부탁에 응답을 받지 못했다. 내가 목사님을 다시 볼 수 없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그 이후 나는 어떤 꿈을 꿔도 내용을 적어놓고 상대를 위해 기도할 뿐, 상대에게는 전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점쟁이를 미워해 놓고, 정작 스스로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점쟁이를 미워한 데에는 깊은 이유가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점쟁이는 엄마가 아빠와 결혼하면 3년 안에 죽을 거라고 예언했다. 그래도 헤어지지 않자, 내가 잉태되기 전부터 “내가 태어나면 내 사주팔자 때문에 엄마가 죽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 말 때문이었는지, 엄마는 늘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리고 정말로 우연한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서 나는 말로 휘두른 방망이가, 직접 휘두른 방망이보다 훨씬 더 아프고 오래가는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4. 말이 중요한 이유

말로 박힌 상처는 치유하는 데 평생이 걸려도 부족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말은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수만 냥의 빚을 얻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조심하려고 하고, 잘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이 원래 그렇다고, 대신 뒤끝이 없다고, 혹은 “너를 위해서였어.”라는 말로 상대의 마음을 때린다. 문제는 함부로 사용된 말 때문에 상대방이 내상을 입고 마음의 병을 얻는다는 점이다. 나 역시 말로 입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직도 다 치유하지 못한 상처들이 마음에 가득하다. 그래서 혹시 내 상처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까 두려워, 만남을 피한 적도 있었다.

인간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마음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너무 무리하게 마음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가 말에 실수가 많은 사람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평소 말을 아끼고, 상대가 평가를 요구하더라도 좋은 말만 그럴싸하게 뱉어내곤 했다. 그런데 요리를 하던 중 남편이 반복적으로 나를 불렀을 때, 나도 모르게 툭 하고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말을 뱉어버렸다. 순간 당황한 건 둘째 치고, 남편의 표정이 슬퍼 보였다. 그 말은 내가 어린 시절 들었던 말이었고,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그림자였다. 어릴 적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말이 결국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는 사실이 나를 얼어붙게 했다. 사실 12년 동안 단 한 번도 남편에게 사용한 적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말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이어서 그런지, 상처 입은 그림자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몸살을 했다. 그제야 피곤할수록, 마음과 몸의 에너지가 고갈될수록 나 역시 내가 미워하던 사람과 같은 행동과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에게 곧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앞으로는 말을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쓰이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작은 대화가 나를 회복의 길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진심 어린 사과와 다짐 역시 치유의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또 배웠다.

말은 얼마나 중요한 수단인가.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인 이유가 많이 듣고 조금만 말하라는 의미라는데, 말을 하다 보면 놓기 쉽지 않고, 잘난 척하고 싶어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평가하는 말이 쉽게 튀어나온다. 말을 잘못 사용하면 부모 자식 간에도 원수가 되고, 평생을 약속했던 부부도 완벽히 갈라지고, 영원한 우정이라고 믿었던 친구도 단숨에 무너진다. 반대로 말을 아름답게 사용하면, 우리는 훨씬 더 아름다운 관계 속에서 서로의 삶을 빛나게 할 수 있다. 사실 내 인생을 지탱해 준 것도 말이었다. 무너졌을 때 남편이 건넨 짧은 말, “괜찮아. 네 잘못 아니야.” 그 말은 지금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린다. 말은 이렇게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5. 글을 마무리하며

책을 읽으며 말 공부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단순히 “말은 이렇다.”라고 이론만 늘어놓았다면, 아마 중도에 덮었을지도 모른다. 저자님께 따로 연락드려 서평을 못 써드려 죄송하다고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성경 이야기, 성경 구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훈들을 저자님의 삶과 함께 엮어 독자를 성찰로 이끈다. 비종교인들에게는 성경 이야기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솝 우화처럼 읽는다면 충분히 즐겁고 유익할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이렇게 정리했다.

“누구나 말실수를 한다. 중요한 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제는 함부로 말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을 기도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그래서 내 말이 누군가를 살리는 도구가 되길 소망한다.

책을 보내주신 추성은 작가님,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제 입술을 사랑하는 이들을 더 아끼고 세우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혹시 말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었다면, 그것이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그리고 언젠가 나와 우리 모두의 입술에서 누군가를 일으키는 말이 흘러나오길 기도한다.

이 책은 말이란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는 책장을 덮으면서도 자기 입술을 어떻게 쓸지 오래 고민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고운 성찰의 기회와 치유가 가득하길 소망한다.

“말로 고민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말에 상처받아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책.”

#추성은
#추성은목사님
#추성은작가
#바이블대화법
#말에대한성찰
#말에대한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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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 - 상처받는 관계에 지친 당신을 위한 애착 수업
미셸 스킨 지음, 이규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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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 책을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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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21. 금. PM 2:00.

<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
를 읽고 기록

미셸 스킨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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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첫 장에 '조건 없는 사랑과 지지로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준 그 사람에게 바칩니다.'라는 글이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도 눈물로 베개를 가득 적신 밤들을 보냈기 때문에 조건 없는 사랑과 지지를 해주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고, 이 책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음 장을 펼치면서 이 책으로 지난날의 애정과 관련된 결핍(나만의 역사)을 모두 정리하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책을 넘겼다. 나도 언젠가 책을 쓰면 첫 페이지에 오늘의 나를 조건 없는 사랑과 지지로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준 내 남편에게 글을 바치고 싶다.라고 적고 싶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갔다.

첫 연애는 언제였을까. 첫 연애는 어땠지?라는 물음이 내게 온 첫 번째 질문이었다. 첫 연애는 불안했고, 두려웠고, 부족했고, 과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동안은 처음이라 서툴렀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의 나와 [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 책을 통해 과거를 바라보니 전혀 다른 관점으로 기억들이 읽혔다. 처음이라서 과했고, 부족했고, 불안했던 것이 아니라 내 안의 핵심 신념이 스스로의 행복을 어그러트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날의 연인들이 잘못됐(했)던 것이 아니라, 내면이 불안해서, 아파서, 부족해서였다는 걸 깨달으면서 지난 온 기억들을 책과 함께 다시 읽어갔다. 그리고 지난날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남편을 선택해 만날 수 있었고, 오늘의 행복을 더 깊이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한 권의 책을 완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이 책도 2주에 거쳐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다. 사실 서평 마감일이 아니었다면 한 달 넘게 이 책만 주야장천 들춰보며 읽었을 것이다. 그만큼 얻을 것이 많은 책이었다. 20대에는 무작정 많이 읽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서 다독 만을 목표로 책을 읽었다. 시간이 지나고 30대 후반이 되어보니 스스로의 생각과 정리 없이 읽는 다독은 망각에 의해 모두 지워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책을 읽을 때 정말 많은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도 2주 동안 최선을 다해 읽었고, 책과 대화를 진하게 나누는 시간들을 가졌다. 덕분에 지난날들의 연애사를 정리하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내면의 나를 진하게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인지하지 못했던 핵심신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책 내용을 바탕으로 과거의 나를 기준으로 핵심신념들을 파악해 보고, 오늘의 나를 기준으로 핵심신념을 다시 파악했다. 그리고 책 내용에 내 기억들을 적용하면서 읽어갔다. 정말 다행히(?) 불신과 학대 핵심 신념 만 남았다는 것을 알았다(과거의 나는 문제 있는 핵심신념들이 다수 있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과거의 내가 상처 입고, 상처 입히는 연애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드디어 깨달았다. 지금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관계의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나타나기 전 마음에서 모두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책과의 대화를 통해 모든 관계의 행복과 불행이 내 안에서 먼저 이뤄졌음을 인지하고, 받아들였다.

과거의 연애를 되짚어보면서 행복했을 때와 불행했을 때를 떠올렸다. 행복했을 때는 한참 행복했다가 행복이 오히려 불안해서 불행을 자초했고, 불행한 연애를 일부러 택해 불안과 슬픔을 삶에 끌어당겼다. 과거의 나는 내가 관계를 망쳤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상대 연인 탓만 하면서 연애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다 여러 번 비슷한 연애를 거치면서 스스로 관계를 망쳤다는 것을 깨달아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거의 일화들이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행복했을 때 행복을 제대로 누릴 수 없었다는 것이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그 과정들을 거쳤기 때문에 오늘의 남편을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과거의 실패가 없었다면 오늘의 남편을 만날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정말 오늘의 남편을 만나도록 잘 떠나주신 과거에 감사한다.

과거의 나는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들을 택해 사랑하고, 희생과 헌신을 통해 스스로를 불행에 빠트렸다. 그리고 상대를 공의존(상호의존관게)의 수렁으로 떨어트렸다(처음부터 의존적인 상대를 선택해 사랑을 시작하기도 했다.). 선택의 결과는 항상 관계의 파괴로 이어졌기 때문에 사랑이 끝날 때마다 깊이 상처받았고,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도 시작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이야기가 어제처럼 떠올라서 책의 내용들이 내 이야기처럼 읽혔다.

책을 읽으면서 더 깊이 알게 된 것이 있다. 과거의 내가 비슷한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내게 있었던 잘못된 인식과 부정적인 신념들을 치유하고, 회복해나갔다는 것이다. 상처 입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의 나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과정들이 오늘의 남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것을 깨닫고 정말 감사했다. 다만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겪었다고 생각했던 과거들을 다시 떠올리면서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과거의 인연들을 떠올리면서 이제는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불안하고, 부족하고, 과했던 나를 오늘의 내가 되도록 만들어주신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더 일찍(내가 20대일 때) 이 책이 출판되어 만났더라면 조금 더 빨리 행복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아쉬웠다. 이 책은 내 안에 있는 무의식이 사랑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게 해 줬고, 자신의 신체적 감각과 마음의 불안을 어떻게 대하고 조절할 수 있는지 알려줬다. 그래서 오늘의 내가 사랑을 선택하고, 사랑을 할 때 총체적으로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생각과 행동 요령을 잡아주고, 알려주는 친절하고 사랑이 많은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덮은 후 사랑에 항상 어려움을 겪는 친구에게, 두려워서 사랑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아직도 불신과 학대의 핵심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깨닫게 해줘서 고맙다. 책 덕분에 앞으로 어떻게 치료하고 생각하고 행동할지 알게 됐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나처럼 사랑에 상처받고 우는 밤들 없이 사랑받고 사랑하면서 진정으로 행복한 날들을 인생에 가득 채우길 바란다. 우리 이제 행복해도 된다고, 사랑해도 된다고, 사랑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책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는 행운을 누리길 기도한다.

책을 보내주신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 님 감사합니다.

#애착유형
#불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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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심리
#연애심리테스트
#연애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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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아직도 나는 네가 필요해
썸머 지음 / 좋은생각 / 2024년 10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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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은 <앤, 아직도 나는 네가 필요해> 책을 썸머 작가님으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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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4. 수. PM 3:00.

<앤, 아직도 나는 네가 필요해>

썸머 지음

좋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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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4. 수. PM 3:00. - 2024. 12. 6. 금. PM 2:37. 완독. / <앤, 아직도 나는 네가 필요해> 읽기 시작 / 썸머 지음 / 좋은생각

읽고 기록.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 각기 다른 슬픔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세상엔 다양한 아픔이 있고, 그 아픔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꽃을 피워낸다. 그리고 아픔을 가진 사람들 중엔 꽃이 피다가 져버리는 사람들이 있고(져버린 꽃에서 악취가 나기도 한다.), 오히려 더 활짝 펴서 꽃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과 즐거움을 선물하는 사람도 있다. 후자의 사람이 되는 건 사실 굉장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걸 날이 갈수록 깨닫는다. 인간에겐 누구나 아픔과 슬픔이 있지만, 그 아픔과 슬픔을 통해 성장하고 풍성한 꽃을 피워내는 건 굉장히 어렵고, 고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깊은 곳에 묻고, 현실적으로 심리적으로 평생 도피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반드시 꽃을 피워내고, 세상에 둘도 없는 하나뿐인 아름다운 꽃이 되어 모습과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밝히고 물들인다. 그렇게 환하고 아름답고 풍성한 꽃을 피워내고야 만 사람이 바로 썸머다.

자신의 아픔으로 꽃을 피워내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 저자인 썸머를 처음 알게 된 건 우연히 듣게 된 유튜브 채널 덕분이다. 당시(약 3년 전) 나는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감정적 늪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그때 할 수 있는 건 불을 꺼둔 방에서 오디오 성경을 듣거나, 유튜브 채널들을(심리 관련한) 아무거나 재생하는 일이었다. 마음이 답답한 느낌이 극단적인 우울한 상태로 이어져 결국 정신건강의학과까지 찾아갔다. 아주 위험한 상태였다. 그 당시 나는 우울증과 관련된 심리 관련 영상을 무작위로 재생하면서 귀로 듣는 일을 주로 했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어려울 만큼 완벽히 마음이 무너진 상태였다.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진 건 둘째 치고라도 스스로부터 멀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나를 용서하지 못했다는 걸 그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그때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안성맞춤으로 내게 '썸머의 사이다 힐링' 채널을 가져왔다. 그래서 그날부터 언제 만들어졌을지 모를 영상들을 하나씩 듣고, 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양이었다. 나중엔 저자의 강의들까지 모두 봤으니, 내가 그녀의 영상과 책을 탐독한 건 엄청난 시간과 힘이 들어갔다고 단언할 수 있다. 사실 나를 위한 일이었으니, 이렇게까지 자랑할 건 아니지만, 그때 나는 하나하나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면서 작은 성취를 쌓아갈 때였으니(들은 것 공책에 적고 동그라미 치기) 스스로 그날들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썸머님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게 된 후 비슷한 영상을 제작하신 분들과 전문가들의 영상을 추가로 듣고, 책을 찾아봤다. 그때부터 나는 방의 불을 켜고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성공지향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되지 않은 나를 견딜 수 없었고, 용서할 수 없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사실 가장 문제는 나 자신이었다는 걸 알지 못했던 때였다. 그렇게 나의 잘못과 나와 관련된 사람들의 잘못을 찾아가면서 천천히 내면을 치료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영상과 강의, 책들을 읽었다. 지금도 그녀의 책들은 가장 중요한 책들로 우리 집 거실에 꽂혀있다. 그리고 그녀가 추천한 책들까지.

처음 내게 경계선이라는 단어를 알려준 사람, HSP, 코디 펜던트, 공의 존자, 나르시시스트, 가스라이팅이라는 개념을 알려준 사람. 그래서 오늘의 나를 만든 일등 공신이 서머님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러니 나는 그녀도 모르는 심리적인 빚을 그녀에게 진 셈이다. 그래서 이번 책도 참 오랫동안 묵상하듯 읽었다. 그동안 맺어 왔던 관계들 속에서 내가 정신적으로 학대받고 있었을지도(있었다는)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법학 공부를 했듯이 순차적으로 내 인생과 우리집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나까지 3대의 인생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런 시간들을 보냈기 때문에 인생을 통틀어 가장 깊이 묵상한 사람이 썸머님이었고, 썸머님의 인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여행과 빨강머리앤을 담은 그녀의 에세이 집이 궁금했다. 후에 모르게 구입해서 조용히 볼 생각도 했는데, 아주 감사하게 작가님께서 나를 기억해 주시고 보내 주셨다. 정말 여전히 따뜻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앤을 사랑했던 이유는 그 어떤 인생의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상상력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꿋꿋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147쪽.' 썸머님이 왜 앤을 이렇게까지 사랑할까.라는 생각을 했던 때가 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나처럼 숨겨진(숨겨진 게 맞을까?) 독자들을 위해 나와야 할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여행을 좋아하고,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초심자에게도 아주 행복한 여정을 마음으로 걷게 해줄 책이다.

썸머님의 글들을 보면서 왜 빨강머리 앤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됐다. 사실 나는 썸머님과 비슷한 연배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 빨강머리 앤 만화 영화를 접했었다. 그런데 빨강머리 앤의 외모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끝까지 본 기억이 없다. 오히려 썸머님과 반대로 마법 소녀가 나오는 만화 영화만 골라봤다. 내가 보내야 했던 유년 시절에서는 동화 같고, 환상적이고, 현실을 도피하게 해줄 만한 요소들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나는 고아원에서 5살까지 자라다가 나를 원치 않았던 양부모님(아버지 형제분들)에게 입양됐고, 심지어 입양된 곳의 아이들보다 외모가 좋지 않아, 얼굴만 허옇고 주근깨가 가득하고, 금방이라도 부러질 만큼 마른 아이였다. 그러니 내 외모를 아주 충실하게 반영해 주는 앤이 마음에 들 리 없었다. 그때 나는 친인척 사람들이 내 외모가 별로라고 한 만큼(실제로 말할 수 있지만, 내 외모는 괜찮은 편이다.), 스스로의 외모가 매우 싫었던 아이였다. 그러니 예쁘고 아름답고, 환상이 가득한 세계로 떠나는 마법 소녀 물만 골라 봤다. 그리고 어른이 돼서는 얼굴 가득 피어있는 주근깨를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지워냈다.

썸머님의 이번 책을 읽으면서 빨강머리 앤의 줄거리와 마지막 화까지 완벽히 완독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앤이 곱고 멋진 데다, 앤을 담은 소설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책이었던가. 내 기억 속 빨강머리 앤은 주근깨 가득하고, 깡마른 데다,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일 뿐이었다(어린 시절 나와 완벽히 외모가 거의 일치한다. 나는 머리색까지 갈색이었고, 자기주장이 강해 얻어맞는 일이 허다했다.). 그런데도 앤은 나와 달리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였다. 그러니 화가 나서 앤을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썸머님의 눈을 통해 바라본 빨강머리 앤은 진실하고, 현실적이며, 스스로를 지키고 사랑하는 멋진 아이였다. 그리고 앤을 사랑하는 썸머님 역시 그러했다. 썸머님의 어린 시절을 앤의 눈을 통해 다시 바라봤다. 썸머님은 책의 제목을 "앤, 아직도 나는 네가 필요해.'라고 지었지만, 사실 썸머님은 앤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독립적이고 멋진 분이다. 어쩌면 이 제목은 나와 비슷한 심리적 결핍을 가진 분들에게 친구를 소개해 주는 마음으로 지은 것은 아닐까라는 즐거운 생각을 해 봤다. 그리고 안나의 일기에서 안나의 심리, 정신적 친구인 일기장 속 키티 (Kitty)처럼, 앤은 썸머님에게 과거에도 심리적, 정신적 친구였고, 지금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마음으로 예쁜 친구를 소개받았다고 생각하니 참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 든다.

썸머님의 인생을 이번 책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면서 생각한 건, 타인에게 모진 말을 들어도 평생 가슴에 못이 박힌 듯이 먹먹한데, 낳아준 어머니로부터 '머리 검은 짐승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던 딸은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먹먹했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고 책을 썼을 때는 분명 자신을 위해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다 스스로의 결핍이 천천히 치유되고, 그 과정들이 비슷한 심리적 결핍과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공감과 치유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와중에 나도 치유의 시작과 마무리를 할 수 있었으니까 참 고마운 분이다.

이번 책 속에서 등장한 사진들과 앤의 소설 배경이 되었던 곳들을 사진을 통해 바라보면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에 갔다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참, 아름다운 곳이구나. 행복이 묻어 있는 곳이구나. 한참 동안 마음이 따뜻했다. 그녀는 자신의 상처와 슬픔을 꽃으로 피워냈고, 그 과정과 여정을 앤의 이야기에 가득 담아냈다. 그러니 이 책은 그녀가 피워낸 꽃의 향기가 가득 담겨있다. 이번 책에서 썸머님이 내면 아이를 만나는 과정을 열심히 봤고, 나 역시 나의 내면 아이를 다시 만났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까지 2주 가까이 걸렸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그녀가 피워냈고, 앞으로 내가 피워낼 꽃을 그렸다. 그래서 책 덕분에 참 아름답고 귀한 시간을 보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현재와 미래에 살고 있고,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자신의 인생을 내어준 사람. 썸머.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책을 덮었다. 언젠가 썸머님이 앤을 찾아 먼 나라까지 간 것처럼, 나도 용기를 가지고 내가 만든 성에서 나와 진짜 세상에 살고 있는 그녀를 언젠가 꼭 만나러 가야겠다. 그녀는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고, 현재를 살아가는 진짜 인물이니까 말이다.

책을 보내주신 저자 썸머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 내면 아이를 더욱 깊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앤을 다시 만나게 됐어요. 참 아름답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맙게 생각해요. 앞으로의 당신의 삶이 아름다운 꽃과 향기가 가득하길.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이 세상 모든 것은 평안하도다." p.157.>

#썸머
#썸머의사이다힐링
#앤아직도나는네가필요해
#빨강머리앤
#앤
#좋은생각
#여행도서
#내면아이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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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어쩌다 킬러 시리즈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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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책을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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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를 읽고 기록

엘코시마노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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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책은 엘 코시마노 님의 어쩌다 킬러 시리즈 중 세번째 책이다. 나는 사실 시리즈 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해리포터 책도 읽어본 적이 없다. 그 이유는 기다리는 재주가 남들보다 부족해서다. 뭔가 궁금하면 잠까지 설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영화든 드라마든 항상 완결이 난 것들을 몰아서 본다. 그런데 어쩌다 킬러가 된 핀레이처럼 나도 어쩌다보니 시리즈 물의 독자가 되어 버렸다. 시리즈 물인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1권을 받았을 때만 해도 한권으로 끝나는 줄 알고 열심히 읽으면서 서평을 준비했는데, 이게 3권까지 이어지다니... 아뿔싸. 라는 탄식을 뱉으며 엘 코시마노님의 세 번째 책을 받았다. 두 번째 책을 읽고 다음 이야기가 무척 궁금했는데 드디어 다음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을 출판사로부터 받고 정말 반가우면서 애가 탔다.

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책은 사실 1권과 2권을 보지 않아도 전작 책들의 내용을 유추하면서 볼 수 있는 책이다. 각 책에는 각각 중요한 이야기들을 담아 완성해냈기 때문에 3번째 책을 보면서 1, 2권을 추론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다 킬러가 된 핀레이를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재미가 있던지 밤에서 아침이 되었는지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있다. 뭔가 어설프고, 부족하고, 삶에 성공 요소가 전혀 없는데다, 아이도 둘이고, 바람난 남편에게까지 버려진 여성이었던 핀레이를 처음 만났을 때 애잔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생각난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애착이 생겼었다. 첫 권을 읽었을 때 내 인생에도 바람이 세차게 불던 때였기 때문에 나는 핀레이가 진심으로 행복해지길 바랬다. 그런 마음으로 책을 읽어갔던 기억이 남아 세 번째 책을 받았을 때 핀레이가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는지 궁금한 마음이 가장 컸다. 소설속 인물인 뿐인데도 나는 핀레이를 친구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사고처럼 어쩔 수 없이 킬러가 됐고, 킬러가 된 후 전혀 킬러라고 볼 수 없게 뒷 수습만 하고 다니면서 남들을 챙기는 핀레이가 참 안쓰러웠다. 그리고 그 사이 사이 들어있는 로맨스도 재미있었다. 액션, 로맨스, 스릴러, 드라마를 한 곳에 모아 독자에게 가득 안겨주는 소설인 엘 코시마노 님의 소설은 새로운 책을 만날 때마다 참 대단하고, 새롭고, 즐겁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이런 내용들을 이렇게 풀어갈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세 번째 책도 정말 재밌게 읽었다. 2권에서 찾지 못해 3권에서 찾아내겠다고 했던 인물인 싹쓸이를 찾아가는 과정도 참 재미있는 지점이었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싹쓸이를 예상하기 어려웠던 것이 이 소설이 가진 엄청난 힘이었다. 많은 인물들 중에서도 전혀 비중이 느껴지지 않았던 인물이 싹쓸이었다는 걸 알고 어쩌면 이 사람이? 라며 의심했던 사람들이 싹쓸이가 아니라서 안도감이 들면서 허무하기도 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전작 책에서 간지러움과 부끄러움, 두근거림을 줬던 로스쿨 학생이자 바텐더였던 남자와 세번째 책에서 완벽히 정리한 것도 아쉬우면서 좋았다. 그리고 세 번째 책에서 드디어 핀레이가 스스로의 행복을 선택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전작에서 로스쿨 학생과의 드라마를 그리다보니 비중이 다소 옅어졌던 섹시한 경찰과의 로맨스가 진하게 이어진 것이 마음에 들었다. 섹시한 경찰관님은 뿌리가 깊고 튼튼한데다 엄청나게 큰 무성한 나무 같은 느낌을 받아서 나는 경찰관님이 좋았다. 어쩌면 내가 핀레이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책을 읽고, 덮으면서 이제 네 번째 책을 기다려야겠군이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연재 시리즈 물을 어쩌다 시작한 후 다음 내용이 궁금해 잠까지 못 이뤘던 성격을 가진 내가, 다음에는 핀레이가 또 어떤 모험으로 이끌어줄까라는 두근거림으로 다음 책을 기다린다. 이번 책도 정말 어찌나 재밌던지. 핀레이의 이야기 속에 완전히 푹 빠져서 여행하면서 이 책이 드라마와 영화로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기대를 하면서 머리 속으로 상상했다. 그래서 아끼고 아끼면서 매일 매일 책 안으로 여행을 떠났고, 참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무료한 일상에 즐거움과 모험을 가득 부어준 이번 책이 참 고맙고 좋았다. 일상이 무료하고, 삶이 팍팍한 사람들에게 이 책의 즐거움을 선물해주고 싶을 만큼 참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보내주신 인플루엔셜 출판사 님 감사합니다. 다음 권에도 또 불러주시면 너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하하.

<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책을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당신의비밀을묻어드립니다 #어쩌다킬러시리즈 #로맨스릴러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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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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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6. 토. AM 12:00.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소설가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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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래빗홀로부터 샘플북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은 후 게시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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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이 되었고, 맛보기 책이 배송됐다. 아주 얇은 책이어서 홍보 책자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샘플북 앞 부분에 작가 소개와 글을 읽은 분들의 소감과 소설 내용에 대한 질문들이 적혀있다. 나는 소설을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31쪽부터 55쪽으로 제공된 소설 샘플을 먼저 읽었다.

읽은 후 앞 부분부터 다시 읽고 소설을 다시 읽었다. 아무래도 맛보기 샘플이라 31쪽부터 55쪽까지 내용 만으로는 이해가 다 되지 않았는데 앞 부분의 글을 읽고 나니 전체 맥락이 어느 정도 잡혔다. 소설만을 처음 읽었을 때 단순한 현대물인가 하고 읽었다가 금세 현대 과학물이면서 미래 세대의 사랑과 외로움,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한 문제, 물질 만능주의, 돈으로 보이는 젊음과 실제 젊음을 살 수 있는 미래의 모습과 부의 양극화 등 다양한 소재를 한데 제대로 버무려 놓은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된다.

소설은 미래 세대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늙어가며 치아를 임플란트로 대체해 가는 것처럼 장기와 피부까지 하나 하나 대체해 나이와 상관없이 젊음을 살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부유하지 않아 구독료를 내기 위해 부유한 사람들을 찾아 애인 역할을 해주는 주인공 삶의 모습을 그린다. 초반부에서 주인공과 임플란트 구독으로 30대의 젊음을 유지했던 120살 서하(그녀)의 이야기로 시작해 독자를 소설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서하는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기억 속에 남겨진 과거를 주인공과 함께 되짚어가며 삶을 천천히 내려 놓는다. 그리고 주인공 곁에서 임플란드 구독료를 더 이상 내지 않고 심정지를 택하고 눈을 감는다. 그녀의 마지막 곁에서 함께 한 사람은 가족도, 친구도 아닌 주인공이었다. 서하(그녀)는 주인공에게 자신과 비슷한 다음 사람을 찾아 마지막을 지켜달라 부탁하고 자신의 남은 재산이 담인 상자를 주인공에게 건넨다.

지난 번 래빗홀 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선녀를 위한 변론 책을 읽고 너무 재밌다고 생각했었는데 래빗홀이 또 대작을 물고 와서 내게 알려줬다. 소설일 뿐인데 잔잔한 마음에 파동이 인다. 다음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고 인플란트 구독 기간 만료로 인한 심정지가 된 사람들의 모습과 부유함으로 영생을 산 사람들, 영생을 산 사람들의 곁에서 영생을 함께 누리려는 주인공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리고 부유하지 않으면 젊음과 영생은 이론이 될 수 밖에 없는 미래를 그린다.

나이가 들어도 감정은 늙지 않는다는 말을 소설 안에서 여실히 경험한다. 외모의 변화 때문에 늙음을 인식하고 노화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하는 건 이제 임플란트 구독 서비스 요금을 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된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어찌할 수 없는 외로움, 과거에 대한 향수, 권태로움 등으로 오히려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갔고, 자신만 과거의 모습으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면서 누구도 채워주지 못하는 감정 속에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에게 주인공 같은 사람은 어쩌면 임플란트 구독서비스처럼 필수적으로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맛보기 샘플 북으로 받아 알게 된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소설은 미래를 살아갈 우리와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소설 속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던진다. 얼마 전 봤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애니메이션이 줬던 묵직한 메세지가 소설 전반에 거쳐 다뤄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든다.

멋진 소설을 래빗홀 출판사 덕분에 즐겁게 읽었고, 새로운 작가님의 글도 재미났다.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났다면 앉은 자리서 일어나지 못하고 끝까지 읽거나 반드시 사들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소설이다.

샘플북을 보내주신 래빗홀 출판사님 고맙습니다.

래빗홀

@rabbithole_book

#서윤빈소설가
#영원한저녁의연인들
#래빗홀샘플북
#래빗홀서평단
#샘플북서평단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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