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박대겸 지음 / 호밀밭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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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책을
호밀밭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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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18. 화. PM 3:34.

<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을 읽고 기록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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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18. 화. PM 3:34.


이 책을 신청한 이유는 제목을 보고 궁금해져서였다. 필립 로커웨이라는 사람이 누구고,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지 궁금했다. 제목으로 설레긴 참 오랜 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충동적으로 소설이 쓰고 싶다는 그를 만난 나는 그를 통해 나를 다시 만났다. 자신의 두려움을 회피하고, 깊은 곳에 묻어둔 그가 소설을 쓰고 싶어진 건 어쩌면 진짜 자신을 만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책을 읽어가며 그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접근해 가는 순차적인 과정들이 자연스러웠다.


어느 날 갑자기 소설을 쓰고 싶다는 그에게 그의 연인 마리아 히토미와 친구들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해준다.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들은 새로운 관계를 연다. 필립 로커웨이가 소설을 쓴 건 아니지만, 소설을 쓰겠다는 그의 말과 다짐에서 일상에 변화가 생겨난다. 그의 마음, 그의 주변 사람들, 그의 삶이 조금씩 변해간다. 아직 쓰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소설을 써본 적 없고, 책도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 그가 소설을 쓰겠다니. 어쩌면 그는 소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사람들의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치가 글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등장 인물들을 만들어 가볍게 어두운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립에게 소설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읽어갔다. 필립 로커웨이에게 드디어 연인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문이 필요해졌다.


필립은 소설을 쓰기 위해 소설을 읽기로 한다. 그 책이 666, 페스트리카 소설이다. 그 책이 정말 있는 책인지 궁금해져 검색해 봤다. 검색 후 666, 페스트리카 소설이 필립을 위해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쉬움을 느꼈다. (있지만 내가 못 찾았을 수도 있다.) 소설을 얻기 위해 움직이면서 필립은 새로운 관계를 맺고, 독서모임을 시작하고, 소설가들에 대해 알게 된다. 소설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만으로 새로운 일들이 펼쳐진다. 그의 무의식은 666, 페스트리카 소설을 찾아가며 닫힌 문의 진입로로 천천히 이끈다. 소설을 얻기 위해 그가 움직이고 그 덕분에 새로운 인연들과 삶이 시작된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일들이 필립에게도 펼쳐진다. 소설에 '소'자도 모르는 필립이지만 어쩌면 대단한 소설가가 탄생하지 않을까 라는 두근 거림이 생겨났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소설을 읽으며 만난 가상의 인물에게 애정이 생긴 것이다. 필립의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는 마리아 히토미의 이야기와 편지 글들이 생각난다.


히토미 역시 필립처럼 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떠난 일본에서 새로운 삶으로 진입한다. 필립은 히토미가 보낸 장문의 편지를 통해 소설가였던 그녀 아버지의 삶을 나에게 전해줬다. 소설을 몇 편 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 하나가 살아있어 그들의 이야기가 모두 궁금해졌다.


마지막에 작가는 후기에서 언젠가 필립 로커웨이의 형이나 히토미 남매의 아버지, 혹은 마리아 히토미에 대한 이야기도 발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나는 작가에게 "정말 그래요. 정말~! 꼭이요~!" 라고 외쳤다. 마리아 히토미 남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형 이야기는 필립의 삶에 정말 중요한 이야기기 때문에 궁금했고, 소설가로 살다 생을 마감한 히토미 아버지가 이혼을 한 이유도 궁금했다.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아진 상태에서 끝난 필립 로커웨이의 이야기가 아쉬웠다. 그리고 어쩌면 다음 시리즈가 나오진 않을까 하고 기대가 된다.


필립은 히토미와의 이별을 하고 나서야 새로운 만남에서는 자신을 보여주기로 마음 먹는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연인과 시작하기 전 형의 무덤에 함께 가달라 부탁한다. 그냥 저냥 살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로 쓰여졌을지도 모를 필립의 삶이 진짜 삶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해 여름에 필립 로커웨이에게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 거구나 라는 걸 알게 됐다. 무료하고 변화 없는 일상들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편안함과 안정을 찾았을 필립이 소설가가 되겠다는 마음하나로 진짜 삶이라는 국면에 진입한다. 마주 하고 싶지 않아 오랫동안 가둬뒀던 자신을 마주하며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하루들을 살아갔을 필립이 그려졌다.


사람들은 누구나 닫힌 문 하나씩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필립 로커웨이의 충동을 이해할 수 있다. 아주 오랫동안 어둠 속에 자신을 가둬뒀던 사람이라면 필립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더 많은 공감을 하며 응원했을 것이다. 그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리고 생에 대한 외침을 소설 안에서 느낄 수 있다. 나는 필립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소설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충동적으로 말이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필립에게 진짜인 삶의 희노애락이 가득하길 바래본다.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간다가 아니라, 살아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살아갈 진짜 삶이 그에게 펼쳐졌을 거라는 기대를 가득 안고 책을 덮는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필립에게도 2023년 여름에 소설같은 아름다운 모든 일들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책을 보내주신 호밀밭 출판사님, 박대겸 소설가님, 인디캣님 고맙습니다. 이 책은 필립의 666, 페스트리카 책처럼 제게 새로운 통로를 발견하게 해줬어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책을 덮는다. 필립이 금세 돌아왔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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