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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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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불을 운반했다.
이미 사라져버린 세계를 기억하는 아버지와 *있지도 않았던 세계를 품었던 아들은 길을 걸어갔다.
불을 피우고, 통조림을 먹었다.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한 날은 한 줌의 눈을 먹었다.
추운 날, 잿빛 하늘, 보아도 볼 것이 없는 하늘.
모든 것은 사라졌고 남자는 그것을 기억한다.
소년은 새로운 세계에서 태어났다.
모든 것은 이미 사라졌다.
소년은 그 시절에 대해 알지 못한다.
남자는 소년에게 이야기한다.
사라진 세계에 대해. 푸른 나뭇잎과 맑은 물과 파랬던 바다에 대해.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집을 짓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만들고 살았다.
일을 해서 원하는 것을 샀다. 슈퍼마켓에는 먹을 것이 잔뜩 있었다.
돈이 있다면 무엇이든 사서 먹을 수 있었다.
법이 있었다.
한 때,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었고 남의 물건을 빼앗아서도 안 되었다.
그들은 글을 가지고 있었고 책을 펴냈고 공부를 했다.
한 때.
그것들은 모두 *아무 것도 없는 허공으로부터 의식들을 만들고 그 위로 숨을 내뿜은 것 뿐.
이제 사람들은 길에서 자고 아무데서나 자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길을 걷는다.
사람들은 약탈하고 빼앗고 사람을 죽이고 먹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
남자의 죽은 몸에 담요를 덮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또 길을 걷는다. *생성되어 가는 세계의 지도.
생성되어 가는 새로운 세계.
정말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결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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