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일어나는 미래 >
작가가 그리고 있는 디스토피아 모습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왜냐하면 시간적 배경, 공간적 배경이 미래일 뿐!
이미 인류가 오래전에 겪었던 경험들이고 지금도 행해지는 경험이다.
예를 들면, 보라 구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금 현재 행해지는 과학 기술을 보여준다. 즉, 현재 인류는 유전자 변형으로 식물을 재배하고 줄기세포 배양으로 인체 장기를 대체하는 실험들을 하고 있다.
이런 일들은 뉴스를 통해 일상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일인데, 소설로 보면 얼마나 낯설고 기괴한 느낌마저 드는지. 이런 기괴한 일들을 지금 인류가 행다고 있다니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또, 붉은 구역에서 벌어지는 아동 착취는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조금만 포털을 검색해 봐도 관련 자료가 나온다. 지금도 전 세계 어린이 18%가 아동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는데 이중 충격적이게도 성매매와 관련된 착취와 인신매매도 있다. 코코아 농장에 아동 착취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아동 노동 착취라고 했을 때 아동의 나이는 만 13세 이하이다. (네이버 검색)
비참하고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붉은 구역 사람들 이야기는 바로 지금 우리 시대 이야기다.
< 출구 없이 꽉 막힌 >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고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 구역이 서로 떨어져 있고 어떤 신호도 보내거나 받을 수 없다. 다른 구역이 진짜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최근 뇌과학 이론에 의하면, 포유류가 파충류와 다른 결정적 신경계가 존재하는데 그 신경계는 사회적 기능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즉, 포유류는 상호 교류하면서 교감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이 바로 포유류의 특징이라고. 친구 잘 사귀고 사회성 높은 사람이 결국 행복하다는 의미이다.
'빛의 구역' 이 소설에서도 결국은 '사랑', '연대' 이런 가치들이 우리 인류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아무튼 결말이 해피엔딩이라서 정말 좋다.
소설이 450여 쪽으로 좀 두껍긴 하지만, 제1부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완독할 수 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안 읽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