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페르미가 노벨상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다.
페르미는 노벨상을 핑계로 이탈리아 정부의 감시를 벗어나 미국으로 망명을 성공하게 된다.
정말 타이밍이 좋았다. 아슬아슬한 장면들을 보면서 정말 영화에나 나오는 일들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페르미 일가족에게도 일어났구나 싶었다.
이렇게 망명에 성공하지만, 전쟁 중이라 이적국 시민이라는 이유로 의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페르미 가족의 적응은 잘 이루어져서 부인도 사망할 때까지 미국에 살게 된다.
< 페르미와 물리학 >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양자역학을 이해하고 바탕으로 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핸드폰과 컴퓨터 등 수많은 전자 기기들이 양자 역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기술들이다.
양자 컴퓨터가 결국 발명되었다는 소리를 작년 어느 날에 들었던 것 같다. (늘보 생각)
현대 과학 기술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물리학의 역사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다.
어려운 물리에 대한 발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과정이 정말 잘 소개되어 있다.
물리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정리는 얼마나 잘 되어있나 알기 어려웠지만,
대강의 흐름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페르미가 매료되었던 수학은 확률과 통계였다.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수학적 방법이 확률과 통계라고 알고 있다.
전자의 정확한 위치는 알기 어렵고 그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된 수학이다.
확률과 통계뿐 아니라 미적분 방정식, 항렬, 지수 로그 등등 고등학교 때
이유도 모르고 풀었던 문제들이 어디에 쓰이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양자 역학의 이상한 현상들을 연구하는 흐름이 대강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있고
이들 다음 세대에 양자 역학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 수 있다.
물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핵분열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 수 있었고
핵폭탄의 원리가 어떤 것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일본에 원자폭탄이 어떤 정치적, 과학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는 대목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이 책은 페르미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읽고 나면 현대 즉 1900년대 이후 물리학의 발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 페르미와 동료들 >
페르미를 중심으로,
양자 역학 연구에서 익히 들었던 이름들, 닐스 보어, 슈뢰딩거, 리처드 파인먼, 하이젠베르크, 호펜하이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등등 당시 쟁쟁한 이름들이 많이 나와서 더 흥미진진하다.
물리학의 발전이 한 개인의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연구였다기 보다는
그 당시의 뛰어난 연구가들이 정보를 상호 공유하고
국가를 넘어서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발전된 하나의 과정이었다.
즉, 서로가 최신 아이디어, 연구를 공유하고 있고 (학술 모임 등을 통해서) 그 공유된 연구에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더하면 또 다른 연구가가 더하고 그래서 조금씩 발전해온 과정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페르미는 우리말로 "인덕"이 있다.
그것이 페르미의 친교 능력 덕분인지, 아니면 당시 사회관계의 특성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동료들과의 협력이 그 연구에 큰 도움이 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페르미와 그 주변 동료들과의 관계도 주의해서 읽어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특히 자주 동료들과 파티를 열었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술을 엄청 마셨을 것 같은데 당시 페르미와 동료들은 게임을 했다.
어떤 게임을 했을까?
읽어보면, 당시 페르미와 동료들 간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페르미가 그다지 매력 없는 인물로 읽히더라도
물리학, 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 원자 폭탄 실험 과정,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다양한 삶들이 이 책을 정말 풍부하게 만든다.
읽고 나면 정말 왠지 모르게 마음 한가득 꽉 찬 느낌을 받을 것이다.
페르미는 생각보다 일찍 세상과 작별했다.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의 몸이 아프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고.
더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의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자세 때문이다.
페르미의 사인은 무엇일까?
페르미가 위암으로 투병했지만, 다른 원인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나중에 그의 아들 줄리오(나중에 저드로 개명한다. )도 같은 원인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 유명 과학자의 아내 >
과학자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