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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
오승현 지음, 안다연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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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노동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는답니다. 단순히 지식만 학습하는 게 아니라 토론 및 체험학습을 통해 노동 현장을 간접 경험하지요. 가령 나중에 노동조합에 가입했을 때 꼭 필요한 단체 교섭을 모의 실습 형태로 익히죠. 독일의 초등학교에서는 1년에 6번 정도 모의 노사 교섭을 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 p208)

(독일) 중등 과정에서 노동 교육은 더욱 심화됩니다. 일반 사회과 전체 분량의 약 3분의 1~ 4분의 1을 노동 교육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 파업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 할 일들을 아주 자세히 배우거든요. 예를 들면 기자 회견문 작성법, 항의 문건 보내는 법, 벽보와 현수막 제작 방법, 서명 운동 전개하는 방법, 노동조합 간부가 언론과 인터뷰할 때 지켜야 할 원칙과 요령 등을 배운답니다.

( 같은 책 p 208~209)

우리나라 정교 교육 과정에서는 이런 내용들을 배우게 되려면 얼마나 더 시간이 걸려야 할까?

그러는 사이 우리 청소년들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고 있는데..........

어쩌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는

출판되면 안 되는 책이다.

학교 말고 따로 노동에 관한 공부를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고 짜증 나고 슬프다.

유럽 선진국들이 초등학생부터 노동 권리에 대해 가르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 같은 책 p65)

어쩌면 위의 내용처럼 자본은 약자에게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

역사적으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어쩌면 백설 공주에 나오는 일곱 난쟁이가 탄광에서 일하는 어린이를 빗댄 것은 아닐까" (위 책 p66)

이야기에도 흔적이 남을 만큼 자본은 잔인하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주 5일 40시간 근무(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또한

그냥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자본과 피나는 싸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1872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노동조합법'이 제정됐습니다. (위 책 p 69)

1886년 시카고 노동자들의 궐기는 전 세계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번져 나갔죠. 그렇게 해서 1900년대 초반에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정당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노동당, 독일의 사민당, 프랑스의 사회당 등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성장이 마침내 노동권과 노동 3권을 헌법적 권리로 쟁취하게 만들었답니다.

노동 3권은 단결권, 단체 교섭권, 단체 행동권을 가리킵니다.

(위 책 p70)

(위 책 p71)

"1987년 우리나라 현대 중공업에 노조가 처음 생기고 회사에 제일 먼저 요구한 게 뭘까요? 임금 인상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바로 '두발 자유'였답니다."

(위 책 p 82)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당시 노조가 요구했던 것이 '두발 자유'였다니!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자는

말 잘 듣고 불만 없고 요구하지 않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그래서 통제 가능한 노예를 요구한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

노동에 대한 통제권이 두발과 복장으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에 노조가 탄생한 시간도 선진 유럽과 미국에 비하면 정말 짧고,

그나마 남북 대치 상황으로 노동 권리에 대한 요구를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탄압받는 빌미가 되어

우리나라 노동 현실은 아직도 열악한 것 같다.

그것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청소년, 외국인 노동자에게 드러나게 된 것이 아닐까?

이런 열악한 환경에 <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 >는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기본적으로 노동이라는 의미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쉬운 내용이 아니다. 책 뒤로 가면 갈수록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던지...........

한 번 읽고 말기에는 너무 아깝고

두고두고 보면 좋을 책이다.

(저자가 정말 이 김에 하고 싶었던 말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

(위 책 p 75)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에는

노동의 개념에서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달라지는 노동 환경까지

노동 운동의 역사

자본주의 발달과 노동과의 관계

노동법 내용

외국과 우리나라가 노조를 대하는 태도 (기업과 법원, 정부가 노조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

선진국의 노동교육

노동자들의 법적 노동 권리

정규직과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알바 노동자의 법적 노동 권리 ('알바생'이라고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개념으로 부르지 말라는 정리도 함께)

등등 .........

이외에도 실제 사례들을 풍부하게 담아 설명하고 있어서

차근 차근히 읽어 보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제목처럼 살아가면서 가장 우리 삶과 밀접한 공부임에도

그 누구에게도 배우거나 들은 적 없고

어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직접 어려움에 처하기 전까지 고민하지 않는 내용들이 잘 실려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노동자로 일하기 전 미리 꼭 읽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노동'에 대해 알고 싶고 궁금한 누구나가 읽으면

실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 위 책 p 87)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시라고 한다.

내가 노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위해 나서 줄 사람 없고

나 또한 내 이웃의 노동에 같이 연대하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는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시련이 된다.

다음으로 책에서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법으로 정해진 나의 노동 권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4시간 일하면 30분 이상, 8시간 일하면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합니다. ..........

임금은 다음 4가지를 꼭 지켜야 합니다.

첫째 반드시 현금 지급을 해야 하고, 상품권, 쿠폰, 상품 등은 안 됩니다.

둘째 본인에게 직접 지급해야 합니다.

셋째 주기로 약속한 액수를 다 줘야 합니다. 손해배상액을 제하고 주거나 하면 안 됩니다.

넷째 매달 1회 이상 정해진 날에 줘야 합니다. 몇 달에 한번 씩? 연봉제니까 1년에 한 번? 그런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위 책 p 105)

이외에도 법정 근무 시간, 주휴수당, 휴일 근무 시 임금 ..... 등등 노동권리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위 책 p124)

빅맥 지수 란?

"맥도날드의 대표적 햄버거인 빅맥의 가격을 기준으로 각 국의 상대적 물가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맥도날드 매장이 있고 빅맥은 전 세계적으로 품질, 크기, 재료가 표준화되어 있어 나라별 비교가 가능하죠. 만약 최저 임금으로 저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빅맥을 산다면 몇 개씩 살 수 있을까요? 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최저 임금 빅맥 지수'랍니다. 빅맥을 사 먹기 위해 각 나라별로 얼마나 일을 해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지요. "(위 책 p 168)

이 빅맥 지수가 최저 임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표라고 한다.

"혹시, 최저 임금에 미달된 임금을 요구했는데도 사업주가 주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까?

관할 지방 고용 노동청에 신고하거나

고용 노동부 전자민원마당(https://minwon.moel.go.kr)에서 임금 체불 신고를 접수하면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3년 이내 신고가 가능하고 별도의 서류는 필요 없습니다. (추후 사업주와 다툼이 있을 때는 노동 계약서가 꼭 필요하겠죠) 일을 그만둔 후라도 최저 임금에 모자라는 액수만큼 받아 낼 수 있습니다. "

(위 책 p 192)

알아두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이다.

정말 노동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이다.

이제 이 책을 시작으로,

다음에는 차례차례 주제별로 책이 한 권씩 따로 나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실제 알바 노동자들이 겪은 사례를 중심으로 노동 계약서 쓰기, 주휴 수당 요구, 휴일이나 휴가 요구 등을 펴내는 책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 노동은 우리 인생의 이야기다. 그 속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를 시작으로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다양해지고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 뒤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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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Animal Farm 합본 (한글판 + 영문판) 반석 영한대역 시리즈 4
조지 오웰 지음 / 반석출판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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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이탈리아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가 미국으로 건너갈 때 영어를 익힌 방식이

영어책을 몇 권 번역해서 읽어보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르미의 영어 실력이 꽤 괜찮아서 고쳐 줄 발음과 표현이 몇 개 되지 않았다고 한다.

유럽의 언어들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부럽고 영어책 몇 권 번역해서 읽어보는 것으로도 영어가 가능한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마침 반석 출판사에서 나온 영한 대역 동물농장 세트를 보게 되었다.

나도 페르미처럼 독해라도 열심히 해서 영어 공부를 해야지.... (라고 마음은 먹었는데...... )

('동물농장' 뒤 날개)

반석출판사에서 '동물 농장'말고도 영한대역으로 몇 권 더 출판한 것 같다.

'어린 왕자'는 영어에 관심 있는 가까운 지인에게 선물해도 될 것 같다.

영어 공부도 하고 내용도 읽기 좋고, 게다가 그림도 유명하고.......

'위대한 개츠비'는 영어 문학의 아름다움을 잘 알 수 있는 책이라도 들은 적 있다.

원문으로 읽는다면 언어의 또 다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동물농장' 뒤표지)

이 책 '동물 농장' 또한 워낙 유명해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이상이면 누구나가 한 번쯤 읽어본 책일 것이다.

한글본과 영어본 두 권으로 각각 따로 되어 있다.

먼저 한글로 어떤 책인지 읽어봐도 엄청 재미있다.

두께도 영어본이 150쪽 정도로 많이 두껍지 않다.

(영어본 p 42~43 )

이 책 한 권 번역해서 읽어 보게 되면 정말 영어 실력이 쑥쑥 올라갈 것 같다.

('동물농장 세트' 일부분)

앞 대목 번역한 글과 원문을 보며 비교해서 읽어 보면 재미있다

단어 몇 개 정도만 모르고 대체로 어렵지 않게 번역된다.

고등학생 정도만 돼도 번역해서 읽어볼 만할 것 같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무작정 영어 공부는 힘들고 의욕, 동기가 생기기 어려운데,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데 쓰이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영어 공부에 동기가 좀 더 생기지 않을까.

이렇게 한 권 한 권 읽다 보면, 영어 실력도 어느새 쑥~~~ 올라가 있지 않을까?

( 영어는 많은 다양한 문장을 자꾸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

페르미 되기 - 페르미 영어 공부법

영어 문법이나 단어를 다 알아야, 즉, 영어를 잘해야 이런 번역본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바꾸면 어떨까?

고등학생 정도 영어 실력이면 두 책을 비교해 가면서 읽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해 본 생각이다.

좀 부족해도 모르면 모르는대로,

페르미처럼 ...........

요즈음처럼 코로나 감염증 바이러스로 좀처럼 나가기 힘들 때,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로 몰입해보자.

두뇌도 새로운 재미를 느낄 것 같다.

* 동물 농장에 대해서...........*

이 소설은 당시 공산독재에 대한 풍자 소설이다. 지금은 많은 공산주의 국가가 사라졌지만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냉전 체계로 한창 두 체제가 서로 경쟁하던 시절이다.

이때 작가 조지 오웰은 동물에 빗대어 공산독재를 풍자한 소설을 썼다.

동물 농장의 동물들은 자신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인간을 농장에서 내쫓고

동물들 간의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냈을까?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연도가 1945년이다.

지금 읽어도 작가의 통찰이 엿보이는 멋진 책이다.

반석 영한대역 동물농장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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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나는 바이러스 전문가가 될 거야! job? Special 시리즈 7
Team.신화 지음, 강건욱 감수 / 국일아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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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직업 선택을 생각할 때

막연하게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것, 또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은

초등학생들 직업 선호 1위가 유튜버라고 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것은 요즈음의 부모님들도 예전처럼 직업 선택에서 경제적 안정 만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 부모님 세대조차도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도움 또한 막연하다.

시대가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에....

그나마 간접적으로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방법으로이 있다.

세상의 일 <Job>을 알아 나가는 것도 사회의 구성을 알 수 있는 간접적 방법이기도 하다.

꼭 그 직업을 가지지 않더라도 사회를 보는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일 출판사'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고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게 <Job?>시리즈 책을 출판하는 것 같다.

(앞 책날개)

이미 다양한 직업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어 있었다.

(책 뒤 날개)

이 중에서

<나는 바이러스 전문가가 될 거야!> 이 책은

COVID - 19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세계적 정식 명칭)로 전 세계가 위기인 지금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직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책에 대해서는 뒤표지에 정말 잘 소개되어 있다.

(뒤표지)

내용은 만화 중심이다.

인물들 그림이 너무 과장되게 표현되어 있지 않아 좋다.

초등학생이나 유치원 아이들이 보기에 무난하고 인물들 표현이 귀엽다.

내용도 일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해서 초등학생들이 재미있게 공감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초반에 새롬이 오빠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나타난 모습에 등장인물들이 모두 놀란다.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이 이렇게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으로 보여주고 이야기도 일상에서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내용이라 더 와닿는 것 같다.

이야기 자체도 나름 긴장감 있고 재미있다.

이야기 내용이 뻔한 스토리였다면 우리 집 아이도 끝까지 안 봤을 것 같다.

뻔한 스토리란 어떤 동기로 이런저런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 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직업 소개를 듣는 이야기 구조다.

<나는 바이러스 전문가가 될 거야!>는

이런 뻔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수상한 아저씨'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

이 '수상한 아저씨'에 대한 정체도 너무 실감 나고 ( 현실감 있다.)

마지막까지 '수상한 아저씨'의 반전은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임상 병리사,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 역학조사관, 방역관리사, 질병관리본부장 등이다.

이야기와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니까 (만화의 장점이다.)

막연하기만 한 직업 이름들이 편하게 와닿고 이해가 더 잘 된다.

또한

수상한 아저씨 덕분에 바이러스들의 이름들도 우리 집 아이가 몇 가지 더 알게 되었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니까

얽힌 단어와 내용도 조금 더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 같다.

만화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중간중간에 줄글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위 책 p 53)

호기심 많은 어린이라면 위의 설명들도

꼼꼼히 읽어 볼 것 같다. 그리고 더 큰 호기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호기심이 재능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나는 바이러스 전문가가 될 거야!>를 비롯한 <Job?> 시리즈로

뭔가 전문적인 지식을 모두 얻는다기보다는

이렇게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이 책들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가 아닌가 한다.

(늘보 생각)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면

직업에 대한 한편의 이야기 동영상 같다. 단지 매체가 책으로 바뀌었을 뿐.......

오히려 책이라서 편한 시간에 편한 자세로 편한 장소에서 맘대로 반복하기도 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 사이사이에 정보 더하기 코너를 만들어 지식을 보충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오래 지속되어 가는데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방법도 잘 정리 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 쉽게 글이 쓰여져 있고

바이러스와 면역에 관련해서 중요한 핵심은 놓치지 않고 다루려고 한 점도 보인다.

(위 책 p 145)

책 마지막 부분에는 워크북이 따로 정리되어 있다.

책을 읽고 난 뒤 책내용을 좀더 정리하고자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워크북 목차와 활용방법)

(워크북 내용중 일부분)

(워크북 질문에 대한 답은 뒷편에 모두 있다. )

* <Job?>시리즈는 직업에 대한 호기심,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책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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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데이비드 N. 슈워츠 지음, 김희봉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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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안티 와인 (*이탈리아 와인 산지의 이름이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와인 )

-- 와인을 잘 모르지만, 앞으로는 꼭 기억하게 될 이탈리아 와인이다.

1942년 12월 2일 수요일,

축하만 할 수 없었던 그날, 인류 역사상 어두운 날일 될 수 있음을 경고했던 날

건배사도 없었고 극적인 연설도 없었던 그날 마신 키안티 와인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와인이 될 것이다.

와인을 다 마신 뒤 참석자 대부분은 병을 감싸는 밀짚 포장재에 서명했다.

(같은 책 p298)

이날은 시카고 대학교에서 페르미를 비롯한 유명 물리학자들이 원자로를 만들어,

세계 최초로 제어된 핵분열 연쇄반응을 성공시킨 날이다.

이는 핵분열 무기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는 천재적인 물리학자의 게으른 노력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 누군가의 말처럼 페르미는 '중성자처럼 생각하는'방법을 배웠고 (같은 책 p303)

1930년쯤 로마대학교 때부터 1942년까지 수없는 실험을 거친 노력으로 완성된 일이다.

<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정말 이 말처럼 페르미를 잘 드러낸 말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페르미를 평가할 수 있는 이유는

"페르미는 이론과 실험에 모두 뛰어날 뿐 아니라 당대의 물리학에 관한 모든 것, 천체 물리학에서 지구 물리학까지, 입자 물리학에서 응집물리학까지 모든 분야에 통달했기 때문이다. "

(같은 책 p447)

이는 로스앨러모스에서 페르미의 젊은 동료였던 제프리 추의 말이다. 제프리 추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시카고 대학교에 입학해서 박사과정을 하게 되는데 그때 페르미가 지도 교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정말 우연히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의 유품, 서류함을 열어보다가 페르미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 과학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자료들을 찾으면서 전기를 쓰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저자의 열정과 애정이 대단하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페르미와 함께 일생을 살아온 느낌이다.

그와 함께(페르미와 함께)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다양한 물리학자들을 만나고,

결혼도 하고, 나치즘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고, 원자로 실험을 하고 논문을 내고.....

타임머신을 타고 1900년대를 살면서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고 살다가

다시 현대로 돌아온 기분이다.

(같은 책 목차)

목차에서 보듯이 책은 대체로 시간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페르미 되기는 태어나서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

2부는 결혼과 이탈리아에서 물리학 연구 그리고 미국으로의 망명.

3부는 원자폭탄을 둘러싼 과정과 그 실험들.

4부는 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그 이후 페르미의 물리학 연구와 삶.

시간 순으로 배치하기 애매한 내용들 ㅡ 예를 들면, 자녀들과 부인의 삶, 느린 중성자 실험에 대한 특허 분쟁 등에 대한 이야기는 마지막 4부에 실어 놓았다.

저자는 이 숨은 위대한 과학자를

엄청 찬양하거나 독보적인 인물로 만드는데 힘쓰고 있지 않다.

페르미 다운 생각이 어떤 것인지,

그는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사실에 가깝게 서술하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상황에서 페르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자료 이곳저곳을 참고하고 가장 가능성 있는 추측이 어떤 것인지 소개한다.

한 인물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 전기 작가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

좋은 글쓰기 선례가 될 것이다.)

페르미가 물리학과 수학에 어린 시절부터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여러 요인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당시 사회 변화였다.

산업 사회로의 변화가 기계와 전기에 관심을 가지게 했는데

당시 페르미의 아버지가 철도원에서 근무했다는 것이 기계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가정 환경이었던 것도 한몫한 듯하다.

페르미 아버지의 6살 어린 같은 직장 동료가,

페르미가 대학에 가기 전까지 물리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 주었다.

즉, 어린 시절 페르미의 호기심과 열정을 지지해 주고 도와주는 어른이 있고

같이 실험과 연구를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형, 나중에는 친구가 있었다.

또한 열정도.

페르미가 우리나라 나이로 초등 고학년, 중학생 정도 되는 나이에 로마의 중고 서점을 뒤져 옛 수도사의 물리학 책을 찾아 친구와 같이 공부하기도 했다.

밑바탕에는 페르미 자신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열정이 있었기에 주변의 도움도 빛을 발했던 것 아닐까

재능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인내를 요구한다.

(늘보 생각)

(같은 책 p 121)

ㅡ 아르곤 연구소 동료들이 페르미가 죽은 뒤에 만든 앨범 <페르미에게 사랑으로>의 표지로 사용된 사진 ㅡ

페르미와 그의 아내 라우라의 결혼사진이다.

페르미의 행복했던 한 날의 모습이 잘 나타나있다.

참고로 이탈리아에서는 전통적으로 남자가 결혼을 하면 가구를 마련해야 하나 보다. 하지만, 관심이 없었던 페르미는 아내에게 가구 살 돈을 주고 구입을 아내에게 맡겼다. 페르미의 가구 구입 조건은 탁자와 의자의 다리가 곧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까지 어떻게 저자가 알아냈을까?

위대한 사람들이 위대한 업적을 성취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사소한 이야기도 흥미를 끄는 법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러한 소소한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다.

(Henry Farmer 핸리 파머)

< 아래 사진에서 틀린 곳을 찾아본다면? >

(같은 책 p379)

사진 아래 설명에도 잘 나와있듯이

장난을 좋아하는 페르미답다.

CBS 방송 기자 에드워드 머로가 맨해튼 프로젝트를 다룬 다큐멘터리에 출연해서 1942년 12월에 제어된 연쇄반응을 이뤄낸 순간을 과감하게 재현했다.(같은 책 p378) 이때 찍은 사진인가 보다.

이 책 표지 사진으로도 사용된 이 사진에서 페르미 머리 위에 있는 식이 사실은 잘못된 식이다.

페르미가 틀린 것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지 일부러 틀리게 써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페르미의 일과 >

이 위대한 과학자의 하루 일과는 어땠을까?

위대한 발견과 호기심과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24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밥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친구도 만나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하는 그런 과학자였을까?

오히려 정확히 하루 일과를 지키고, 주기적으로 친구들 동료들과의 파티와 게임을 즐기고,

야외활동에서 결코 지치는 법이 없다.

페르미에게 재미있었던 점은

꼭! 위대한 중요한 실험 앞에서도

점심을 꼭 챙겼다는 것이다.

( 두 실험 모두에서 '자 이제 점심 먹고 합시다'라고 페르미가 말했다.)

아침 5시 30분에 시작되는 하루 일과는 거의 대부분 벗어나지 않았다 한다.

책에서는 이후 잠들 때까지 하루 일과를 시간 별로 잘 정리해 놓고 있다.

< 스승으로서의 페르미 >

선생님으로서 페르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까칠하고, 권위적이고, 예민한 선생님이었을까? 우수한 학생들로만 팀을 이루는 걸 좋아하는 선생님?

오히려 그는 단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절대로 짜증을 내지 않았다 한다.

"그 반대로 페르미는 설명을 다시 해야 하면 즐거움을 한 번 더 누리는 것 같았다"

밸런타인 텔레그디가 쓴 페르미의 시카고 시절에 대한 에세이에 따르면

페르미는 교과 과정 강의 준비에 강박적이었고, 큰 종이에 모든 강의 내용을 정리했다고 한다.

(같은 책 p 443~444)

정말 멋진 스승의 모습이 아닐까? 나도 아이가 잘 못 알아들으면 짜증부터 냈는데

페르미를 보면서 다시 한번 더 설명하는 즐거움을 가져보도록 해야겠다 다짐했다.

( 시카고 대학 시절 페르미의 제자들 중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결과보다 더 페르미에게서 가르치는 것을 즐거워하는 모습을 알 수 있는 대목은 바로 위의 사실들이 아닐까 한다.)

< 페르미 노벨상 >

(같은 책 p214)

위 사진은 페르미가 노벨상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다.

페르미는 노벨상을 핑계로 이탈리아 정부의 감시를 벗어나 미국으로 망명을 성공하게 된다.

정말 타이밍이 좋았다. 아슬아슬한 장면들을 보면서 정말 영화에나 나오는 일들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페르미 일가족에게도 일어났구나 싶었다.

이렇게 망명에 성공하지만, 전쟁 중이라 이적국 시민이라는 이유로 의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페르미 가족의 적응은 잘 이루어져서 부인도 사망할 때까지 미국에 살게 된다.

< 페르미와 물리학 >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양자역학을 이해하고 바탕으로 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핸드폰과 컴퓨터 등 수많은 전자 기기들이 양자 역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기술들이다.

양자 컴퓨터가 결국 발명되었다는 소리를 작년 어느 날에 들었던 것 같다. (늘보 생각)

현대 과학 기술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물리학의 역사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다.

어려운 물리에 대한 발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과정이 정말 잘 소개되어 있다.

물리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정리는 얼마나 잘 되어있나 알기 어려웠지만,

대강의 흐름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페르미가 매료되었던 수학은 확률과 통계였다.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수학적 방법이 확률과 통계라고 알고 있다.

전자의 정확한 위치는 알기 어렵고 그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된 수학이다.

확률과 통계뿐 아니라 미적분 방정식, 항렬, 지수 로그 등등 고등학교 때

이유도 모르고 풀었던 문제들이 어디에 쓰이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양자 역학의 이상한 현상들을 연구하는 흐름이 대강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있고

이들 다음 세대에 양자 역학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 수 있다.

물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핵분열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 수 있었고

핵폭탄의 원리가 어떤 것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일본에 원자폭탄이 어떤 정치적, 과학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는 대목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이 책은 페르미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읽고 나면 현대 즉 1900년대 이후 물리학의 발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 페르미와 동료들 >

페르미를 중심으로,

양자 역학 연구에서 익히 들었던 이름들, 닐스 보어, 슈뢰딩거, 리처드 파인먼, 하이젠베르크, 호펜하이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등등 당시 쟁쟁한 이름들이 많이 나와서 더 흥미진진하다.

물리학의 발전이 한 개인의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연구였다기 보다는

그 당시의 뛰어난 연구가들이 정보를 상호 공유하고

국가를 넘어서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발전된 하나의 과정이었다.

즉, 서로가 최신 아이디어, 연구를 공유하고 있고 (학술 모임 등을 통해서) 그 공유된 연구에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더하면 또 다른 연구가가 더하고 그래서 조금씩 발전해온 과정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페르미는 우리말로 "인덕"이 있다.

그것이 페르미의 친교 능력 덕분인지, 아니면 당시 사회관계의 특성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동료들과의 협력이 그 연구에 큰 도움이 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페르미와 그 주변 동료들과의 관계도 주의해서 읽어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특히 자주 동료들과 파티를 열었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술을 엄청 마셨을 것 같은데 당시 페르미와 동료들은 게임을 했다.

어떤 게임을 했을까?

읽어보면, 당시 페르미와 동료들 간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페르미가 그다지 매력 없는 인물로 읽히더라도

물리학, 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 원자 폭탄 실험 과정,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다양한 삶들이 이 책을 정말 풍부하게 만든다.

읽고 나면 정말 왠지 모르게 마음 한가득 꽉 찬 느낌을 받을 것이다.

페르미는 생각보다 일찍 세상과 작별했다.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의 몸이 아프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고.

더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의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자세 때문이다.

페르미의 사인은 무엇일까?

페르미가 위암으로 투병했지만, 다른 원인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나중에 그의 아들 줄리오(나중에 저드로 개명한다. )도 같은 원인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 유명 과학자의 아내 >

과학자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같은 책 p 478)

페르미의 부인 라우라는 이미 페르미가 죽기 얼마 전에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판한다.

"원자 가족"으로,

이를 계기로 말년에는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뒷부분에는 페르미의 아들, 딸, 손자, 손녀에 대한 근황까지 잘 소개하고 있다.

(뒤표지)

페르미에 대한 뒤표지 소개가 결코 거짓이 아니다.

과장되게 페르미를 찬양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페르미가 누구인지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가득하고

페르미의 삶을 통해서

1900년대 물리학을 다양한 연구자들이 어떻게 활동했고 무엇을 연구했는지 포괄적으로 담으려고 했고

당시 시대 상황과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물리학이 어떻게 사회에 이용되었는지

정말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1900년대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과학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물리를 전공하거나

여타 과학을 전공하는 자들, 또는 다양한 일반인들이 읽는다면,

과학자의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어떤 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루는 과정이 어떤 것인지

페르미의 삶을 다루는 이 책 <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심심풀이 퀴즈 >

2차 세계대전 중 군사 보안을 위해 주요 과학자들은 자기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다.

이때 페르미의 암호명은? (* 이 글 중간에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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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Book 핑크북 - 아직 만나보지 못한 핑크, 색다른 이야기
케이 블레그바드 지음, 정수영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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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완전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다.

독특한 주제로 남이 잘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심도 있게 또는 넓게 확장해가는 이런 책이 정말 좋다.

그래서 잘 만나기 힘들다.

오랜만에 발견하게 된 아이(책)라서, 책을 받는 순간 너무 설렜다.

(주인장)

책 자체가 온통 핑크다

정말 "Pink Book"~~~ 정말 독특한 책!~~~

(뒤표지는 완전 예쁘다!

게다가 쪽수를 표시하는 숫자들도 핑크다~~~ 너무 귀엽고 예쁘다. 편집자가 정말 세심한 부분까지도 신경 쓰고 만든 책인 것 같다.

책 한장한장 또한 다른 책들에 비해 조금 도톰하다. 아마, 책에 다양한 핑크 그림들을 실어야 해서 그렇게 도톰해진 걸까? 어쨌든 완전 마음에 드는 책이다.)

첫 표지를 조심히 넘기니,

역시, 작가가 일러스트 겸 디자이너다.

고향은 디자인 강국 영국! 지금은 뉴욕에 살고 있다고 한다.

직업이 색깔을 다루는 일이니 핑크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핑크에 대한 작가의 오랜 고민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가 살면서 일을 하면서 맞닥뜨리고 고민한 핑크는 어떤 색이었을까?

서구 문화에서 핑크는 여성성의 상징이다.

그러나 비서구문화에서 핑크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색이다.

일본에서 핑크는 사무라이와 쓰러진 전사를 상징하는 남성스러운 색,

인도에서는 행복과 생명을 나타내며 남녀 모두 널리 입는 색,

한국에서는 신뢰를 나타내기도 했다(같은 책 p 10)

< 핑크와 언어 >

(같은 책 p 12)

어원 ㅡ 원래 '핑크'는 동사로써 찌르거나 구멍을 뚫는다는 뜻으로 쓰였다. 지그재그 모양으로 삐죽삐죽하게 자르는 핑킹가위라는 이름도 핑크의 이런 뜻에서 나왔다.

1500년대 중반에는 패랭이꽃속 식물들을 보통 '핑크'라고 불렀다. 꽃잎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핑킹가위로 자른 듯 보였기 때문이다 ..... (같은 책 p 12)

우리가 쉽게 사용했던 단어 '핑크'에 이런 뜻이 담겨 있었다니 핑크라는 단어도 이제는 새롭다.

그럼 우리나라 단어 '분홍'은 어떤 어원을 가지고 있을까?

책을 통해 짐작해 본다면, 중국어에 '가루의 붉은색'을 뜻하는 합성어 '펀홍'을 사용해 화장품 가루를 뜻하는 말로 이용해왔다고 한다. 이 '펀홍'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분홍'이 된 것이 아닐까?

(같은 책 p 18)

핑크에 이런 의미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

아무튼 지금 미국은 공화당이 빨간색, 민주당이 파란색을 나타내는 색으로 고착화되어 과거와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빨간색이 공산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여겨지다가 새누리당이 빨강을 사용하고 지금 미래통합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분홍이 쓰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 핑크와 성별 >

이 부분은 정말 꼭 읽어 봐야 한다.

앞서 머리말에서도 작가는 핑크가 비서구권에서는 오히려 남성적인 색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밝히면서

여성적인 색깔로 굳어진 것은 2차 세계대전 때부터라고 한다.

유럽 회화 작품에는 많은 남자아이와 성인 남성이 핑크 옷을 입고 등장한다.

르네상스 시대 회화에는 아기 예수도 핑크 옷을 입고 등장한다고 한다.

캐나다에는 핑크 셔츠데이가 있다고 한다.

이때는 남녀가 모두 핑크 옷을 입고 등교한다.

처음 시작은 남학생이 단지 핑크 옷을 입고 등교했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을 당했는데 그 사실은 안 학생 두 명이 핑크 셔츠를 나누어주기 시작하면서라고 한다.

핑크색이 여성을 드러내는 색으로 점점 더 고착화되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색이 되기 위해서,

솔직한 핑크 사랑을 이제는 좀 더 과감하게 드러내도 괜찮을 것 같다.

( 지식을 얻으면 좀 더 자유로워진다는 의미는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인 것 같다.

핑크에 대한 편견을 조금 버릴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

그리고 재미있는 실험 ㅡ 남성성을 핑크로 물들이기

(같은 책 p45)

< 핑크와 패션 >

(같은 책 p76)

핑크 옷에 얽힌 가장 극적인 상황이 아닐까 싶다.

핑크와 의복에 대해 이외에도 다양한 사실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가 이런 자료들을 어떻게 다 모았을까?

이 외에도 핑크 광물, 핑크머리 색깔, 핑크 삼각형의 의미, 핑크 술 등등 핑크가 쓰이는 여러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정말 이렇게 한 권으로 보니 핑크란 색이 어떻게 우리 주변에서, 어떤 역사를 가지고 사용해 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고 의외로 많은 문화와 역사, 사람들이 핑크를 사랑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이 책 너무 멋진 책이다. 책도 예쁜데 내용까지 알차다.

(주인장)

(같은 책 p154 ~155)

핑크의 경계는 어디까지 인가?

한때 미국에서는 욕실에 핑크가 유행했었다고 한다.

감옥을 핑크로 칠하면 수감자들의 폭력적인 성향이 좀 들어들까?

하늘과 바다색에 배를 숨겨 위험한 순간을 넘기기 위해 마운트배튼은 어떤 방법으로 핑크를 사용했을까?

등등 핑크와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책 곳곳에 넘쳐난다.

목차도 기승전결이 형식이 아니라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어느 쪽을 먼저 보아도 상관없다.

핑크에 대한 언어적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고 나니,

그동안

핑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좀 더 자유롭게 핑크를 사랑할 수 있는 티켓을 손에 얻었다.

(책을 읽고.....)

< Pink ㅡ 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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