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기 교수님과 함께 하는 차이나는 클래스
누구나 알지만, 잘 알지 못하는 베토벤.
강의 중간중간에 교수님의 제자 최현호 피아니스트의 훌륭한 연주를 들으니 귀호강하네요
책과 강의와 연주,영화 <불멸의연인>과
함께 하면 더욱 더 풍부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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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떠한 이즘을 신봉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위 정치적 이데올로기에도 무지하다. 그러나 누구든지 그러한 문제에 대하여 떠드는 사람이 알만큼의 지식과 특히 그러한 지식을 떠받히고 있는 고전의 정확한 이해는 가지고 있다. - 53쪽



맑스 형님의 기발함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분석에 있지 그의 혁명이론에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에게는 혁명이론이 없으며, 그는 철저히 반혁명사상가라고 나는 본다. - 53쪽



나는 보봐르의 <제2의 성>을 읽으면서 나의 지식의 범위가 보봐르의 인식의 범위를 능가할 수 있다고 느낀 적이 있다.(...) 나는 노자도덕경 강의를 하면서 라오쯔(노자)야말로 인류역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훼미니스트 사상가라고 주저않고 말하는 나다. - 59쪽



나는 ˝아마데우스˝를 보고 내가 천재라고 느꼈다.(...)
그 천재성이란 자기의 살아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출할 수 있는 용기다. 그 표출에는 모든 전통성과 형식성이 무기력하게 붕괴된다.(...)
나의 글은 나의 삶의 느낀대로의 발로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전공은 영원히 살아 움직이는 나의 삶이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 60~61쪽



거기서 특강 준비 때 내가 읽지 못했던 서구라파 리버랄 훼미니즘(liberal feminism)의 성전인 존 스튜아드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의 <여성의 복속>을 읽었다.(...)
밀은 그가 그의 여성론을 쓰기 전에 하원에서 사상 최초로 여성참정권(선거권)의 법을 입안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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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3을 왜 이 주제를 선택했느냐, 나는 어떻게 이 글을 쓰게 되었는가 에 대해 쓰면서 이 질문을 던지지 아니하고서는 이 글을 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도올과 페미니즘? 도올과 여성?
한번도 이 주제와 연관되어 강의한 걸 본 기억이 없다.
1985년도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지금의 페미니즘 열풍과 비교해서 거의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본적이 없었을 텐데. 만약 기대치가 높고 사회,제도적으로 성과가 있는 현재와 비교해 볼 때, 35년쯤 전 도올이 망언(?)에 가까운 실수를 했으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도 없지 않았다. 다행히(?) 위 본문에서 발췌한 문장에서 보이듯이 그는 밀과 보부아르의 저작을 읽고 많은 것을 깨우치고 앞서나갔음이 확인되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책을 읽다보면 30대의 도올교수는 자신의 생각을 내 뱉음에 거침이 없다. 그런 연유로 책 내용에도 공격받는 자신에 대해 방어하는 문장이 더러 나온다.
물론 진실과 도덕의 적용은 시대나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도올이 남자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사상가가 되기 위해서는 남녀의 문제에 대해 공평무사한 혜안없이는 그 깊이있는 철학은 반쪽짜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순수한 팬심의 발로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다행이다. 다만 이 책은 페미니즘 사상을 설파하는 책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 그리고 두 성별을 전체 ˝인간˝으로 보고 종교와 신화, 전통에서 보는 철학적 논의를 함에 그 비중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겠다.
글쎄~ 100페이지를 앞 잔소리로 목차를 달고 이제야 본격적으로 본론으로 들어가니 내 생각이 맞는지 더욱 궁금해진다. 30대의 도올의 필력은 폭주기관차다.
여러분은 그 폭주기관차가 이 민감한 터널을 어떻게 지나갈지 사뭇 기대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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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선생이 명명덕전통문화 예술배훈학교에서 토요일 주말 오전에 논어 강의를 하면서 강의 할때는 미처 몰랐던 앞줄에 앉아 계신 두 분의 노인교수에게 특별한 점심 대접을 받았다.




한분은 리우 자오웨이 교수님이신데 심양사범대학 은퇴교수로 중국교육사 분야의 대가였다.(...)
그리고 또 한 분은 쑨 위시앙 교수님이신데 현재 요녕셩 중화전통문화연구회 회장직을 맡고 계신 중국 전통문화사상의 대가였다. - 189쪽




오후 강의에는 도올 자신의 얘기보다는 더 훌륭하신 대가 두분의 말씀을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먼저 쟈오웨이 교수를 소개했다. 아래 자오웨이 교수가 오전 도올의 논어 강의를 듣고 청중들에게 소감을 피력한다.




˝ 여러분! 도대체 지금 중국에서, 한국에서 오신 이 분처럼 청중들의 가슴을 울릴려고 노력하는 분이 계십니까? 나는 이 분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분의 방대한 지식에도 놀랐지만 무엇보다도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청중들의 가슴에 전할려고 저토록 애타게 고생하시는 학자를 처음 봤습니다. 저도 평생 강의를 해 보았기 때문에 이 분의 심정을 잘 이해합니다. 중국철학의 세계는 광막한 세계입니다. 그러나 이 분처럼 그 세계의 진리를 오늘 우리 가슴에 의미있도록 만드는 분을 처음 봤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뵈웠던 대가들의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여러분. 이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습니까? ˝ - 190쪽






아.~ 중국의 권위있는 교수님이 도올의 강의에 대해서 찬사한 대목은 내가 도올의 강의에서 평소 느끼는 심정을 그대로 표현해주었다. 너무 자랑스럽다. 그 광활한 대륙의 본토에서 그들 본류의 학문에 대해 대가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 그분들에게 이토록 찬사를 받다니. 기쁘기 그지 없다.
그토록 열정적이고 그토록 애타게 앎과 삶에 대해 강의하는 분이 과연 우리나라에도 손 꼽을 수 있으려나. 물론 배움이 부족한 내가 접해 보지 못한 훌륭한 분들이 많다는 것도 알지만.
연극 배우가 무대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죽을 때까지 무대에 남겠다는 그 말인즉슨 연기에 모든 정열을 불사르겠다는 뜻일진대, 도올에게 배우의 연기는 바로 ˝애타는 강의˝가 아니겠는가. 그가 죽을 때 가족들에게 둘러쌓여 마지막을 보낸다는 것이 그에게 맞지 않는다(?)는 발언의 취지도 아마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공부하고 강의하다가 죽고 싶다는 속내를 말씀하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TV에서 뵙는 도올 선생의 얼굴을 보노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세월의 모진 풍파가 제발 도올 선생의 학문적 깊이와 목소리, 표정, 열정 등을 쇠락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그리고 8,90세에도 여전한 기운으로 이 땅의 대중들에게 진실로 감명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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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學]에도 서른 살 이전에는 


박학불교(搏學不敎)하고 내이불출(內而不出)하라고 했다.


즉 20대의 학생들은 넓게 배우되 남을 가르칠려고 애쓰지 말고, 속에 집어 넣되 나의 내면에 함축시킬려고 노력할 것이지 그것을 밖으로 드러낼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뜻이다. 나는 대단한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얄팍하게 남을 가르치고 얄팍하게 남을 비판만 한다면 큰 그릇이 될 수가 없다. 나의 내면세계 속에서 온축(蘊蓄)되는 것이 크면 클수록 나중에 敎하고 出할때 크게 되는 것이다. - 46쪽






나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보게 만드는 구절이다.

물론 남을 가르치려고 들지는 않지만, 배운 것이 있고 깨달음이 있으면 그것을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그렇지, 들어주면서 맞장구라도 쳐줄 사람이 있으면 出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그것이 배우는 자의 초라한 모습임을 알면서도 얕은 허영심과 뽐냄의 욕망앞에서 늘 좌절한다.

그 이면에는 내 자신이 너보다 낫다는 교만에서 기인한다.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지식을 과시하지 않는다. 진정한 학문이란 함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깊이 쌓아가는 것이기에..그리고 그 쌓여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겉으로 배어나오는 것이 진정한 학문과 수양이 모습이다.

배운 것을 입으로 옮기기에 급급한 사람은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가르침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다. 그리고 일과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 공부의 마지막 순서라고 생각한다.









나는 체질상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고 또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까 매일 서향을 짙게 풍기는 창호지 고서들만 읽고 살게 되고 따라서 현실에 매우 어두운 사람이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테레비를 본 적이 거의 없다.(...) 테레비도 안 보고 신문도 거의 읽지 않는 나의 생활에 무슨 정치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사회는 알려고 들면 하도 복잡해서 모르고 사는 편이 속 편하고 또 나의 양심과 행동을 지킬 수 있기에 편하다. 무식이란 때때로 참 고마운 것이다. - 42쪽

그 앎, 그 가르침, 맹자가 천하를 다스릴 대권을 준다해도 바꿀수 없다고 당시의 부귀권세의 인간들을 향해 호통쳤던 삼락(三樂)중의 한 낙으로 "득천하영재이교육지(得天下英才而敎育之)"를 집어 넣었던 이유를 그 누가 알랴! -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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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학당, 수다승철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자진 출연의사를 밝혀 나온 김응수 배우.
그가 20대 초 도올이 1985년도에 고려대학교에서 2천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한 내용을 엮은<여자란 무엇인가>를 읽고 내면이 흔들릴 정도로 큰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86년도 초판발행된 이 책은 업무상 만난 감정평가사와 식사 후 커피로 담소를 나누다가 추천받은 책이기도 하다. 지금 서재에 도올 선생님의 책이 30여권 있지만 이런 연유로 먼저 집어들게 되었다.
도올 30대 후반의 기세와 70대 도올의 학풍과 방향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전에 <도올아인 오방간다>프로그램은 유아인의 넘치는 의욕 때문에 좀 부담스러워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지 못했다. 라고 자평하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영리하고 푸근한 이승철의 수다덕분인지 꽤 시청률이 높은 편이다. 금일 이청아가 게스트로 나오는 6회 본방이 11시부터 하는데 기대된다.











다시 한번 상기시키지만, 우리가 소위 명문이라고, 아름다운 문장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동서를 막론하고 모두 문법이 없는 시대에, 표준말이 없는 시대에 태어난 작품들이다.(...)
지금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문법이란 "입시준비를 위한 규칙"일 뿐이며, 그것은 "이렇게 이렇게 쓰지 말라"는 "금지의 체계"일 뿐이며, 인간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표현력을 쐐기박은 하나의 구속일 뿐이다. -26~27쪽

우리는 남자의 성기, 여자의 성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매우 단순하고 아름다운 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이 도덕적 타부라는 고상한 이유로 고상한 자들의 언어에서 지속적으로 회피되고 있는데 그 말은 "자지"와 "보지"라는 것이다. 자지와 보지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어떠한 표현에도 양보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을 가지며 단순하면서도 풍부한 의미의 면적을 가진다. -28쪽

우리는 우리 존재의 가능성의 탐구를 위해서 가능한 한 모든 자료를 동원해야 할 것이며, 또 우리의 의식을 구속하고 있는 타부로부터 일단 해방되어 우리자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타부를 만들지라도 일단 과거의 타부로부터 벗어나보는 어떠한 과감성이 없이는 "나"를 분석할 수가 없다. 나는 음담패설을 찬양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자지, 보지, 씹을 과감히 쓸 것이다. 나의 이러한 단순한 표현 때문에 나를 욕하실 거룩한 분들은 이 책을 덮어라! 읽지 말어라! 내가 나의 생각을 발표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이 민주사회라면 그대들이 나의 생각을 읽지 않을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이 또 민주사회다! 그대들이 나를 비판하는 것이 자유라면, 나는 그대들의 비판을 듣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자유다! - 30쪽

시몬 보봐르는 그녀의 <제2의 성>의 논의를 분명히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나의 논의를 시자가는 것은 오늘 이 시대를 사는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 33쪽

억압되어온 자들에 대하여 그 억압의 구조가 무엇이었나 하는 것을 밝힘으로써 그만큼 많은 우리 인간의 문제를 개선하는데 신선한 자극을 주는 주제가 부상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본문의 결론 부분에서 상술하겠지만 여자의 문제는 곧 남자의 문제이다. 여자의 해방은 곧 남자의 해방을 뜻한다. 여자는 남자를 통해서 자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밖에 없으며, 남자는 여자를 통해서 자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소외와 합일의 관계를 유지한다. 서로를 소외시키면서도 서로를 부정할 수 없는 운명에 놓인 상보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 35쪽

나는 강의를 정직한 인격과 인격의 만남의 마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학기의 강의를 하나의 드라마라 생각하고 나는 학생이라는 청중 앞에서 기획, 연출, 연기를 다 해가면서 나의 드라마가 의도하고 있는 주제를 전달하기에 온갖 열정을 다 쏟는다.(...)
나자신 대학시절에 몇 십년을 중복되는 노교수님들의 강의가, 그분들이 사신 시대적 배경을 잘 이해하면서도, 너무도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뼈저린 체험이 내가 교수가 된 오늘날 나의 학생들에게 똑같이 전달되어서는 아니되겠다는 사명의식이 나를 집요하게 지배했기 때문이다. - 37쪽

강의란 교수가 학자적 양심을 걸고 자기의 뜻을 사회에 펼 수 있는 가장 신성한 마당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제일의적이고 또 유일한 것일지도 모른다. - 38쪽

누가 나를 구태여 규정한다면 나는 도가계열의 사상가라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나의 노자와 장자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집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만큼 또 제도의 탓만 하지도 않는다.-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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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4-16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올이 이런 책도 썼군요.
저도 대체로 쿠키님과 같은 생각이어요.
유아인 언제부턴가 이미지를 구기고 도올도 좀 센 발언들을 많이 해서
저도 그 프로는 잘 안 봤는데, 이승철이 중간에 역할을 잘 하더군요.
도올이 좀 도가 지나친 발언을 하면 그건 개인의 생각일 수 있다고 돌리기도 하고.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사람이 지적인 우위에 있으면 지나칠 정도로 신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럴 땐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해줘야죠.ㅋ

북프리쿠키 2020-04-16 15:55   좋아요 1 | URL
통나무에서 나온 최초의 책으로 최대발행부수를 기록한 책이래요~ㅎ 이승철과 도올은 이 프로그램에서 서로 원윈이고 궁합도 잘 맞는듯 ~
이승철의 겸손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보기가 흐뭇합니다. 네네~비슷한 느낌을 받았네예 텔라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