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처음 만나는 예술 - 가우디에서 임영웅까지 인생 후반전, 예술에서 삶을 재발견하다
유창선 지음 / 새빛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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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정치 평론을 하던 이의 문화 예술론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에

책장을 열었다. 저자의 삶의 변곡을 시점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생각의 틀이 바뀌었음을 고백한다. 인간은 그런

존재이다. 삶의 질곡 가운데 성장하고 삶의 고난 속에서 꽃이 피어

난다. 날선 이의 생각이 세상을 어우르는 시각으로, 잘 벼려진 칼 날

같던 말이 세상을 향한 따뜻함으로 바뀐다. 저자는 이를 빈자리가

없었고 머릿속은 다른 세상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던 그가

배신감과 허망함을 안겨주던 정치와 달리 예술은 사람을 더 좋은

인간이 되도록 손잡아주는 동반자라고 말한다.


음악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누군가는 쇼스타코비치에게서

자신이 완전히 혼자가 아님을 누군가가 나를 알고 이해하고 있음을

느끼고, 누군가는 임영웅이 자신을 위로해준다고 느낀다. 때론

오케스트라의 광활한 소리에서 때로는 그 안에 속한 작은 악기 소리에서

자유와 평안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음악은 사람을 향해 존재하고

사람을 향해 연주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위로와

평안을 찾는다. 저자는 '취케팅'(취소된 표를 티켓팅하는 것)을 거쳐

대구에서 열린 임영웅의 콘서트에 가서 그의 노래에 눈물을 흘리며

열광하는 관객들을 보고 '위로'라는 단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것이

음악의 힘이다.


원주 뮤지엄산의 단상 중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의 빛과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는 삶과 비교해도 될 만큼 깊다. 삶에도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듯

건축물에도 빛과 어두움을 통해 곡선과 직선 그리고 면이 살아 난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그 면들을 드러내고 숨기기 위해 존재하는

연기판이고 우리는 지금 그 무대 위에 서 있다.


자신의 삶에 최선이며 열심으로 살아낸 저자의 삶은 그 자체로 이미

아름답다. 전작인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에 이어 두번쨰로 만나는

이 책은 여전히 그의 정제되고 탁월한 글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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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진주성 - 전라도로 가는 마지막 관문
정용연 그림, 권숯돌 글 / 레드리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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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모두에게 아픔이다. 백성은 백성대로 권력자는 권력자대로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아픔을 남긴다. 그리고 그 모든 전쟁은 승자

독식이고 전승기록이며 전리품이다. 때문에 영웅을 만들어 내고 죽이기도

한다. 임진왜란도 그랬다.

워낙 많이 회자되고 알려진 덕에 우린 임진왜란의 대부분 주요 등장인물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 이순신, 선조, 도요토미 히데요시등 주인공들과

양측 전장의 장수들인 권율, 김시민, 소서행장, 덕천가강등은 알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아닌 진짜 전쟁의 영웅들을 소개한다. 장수들의 지휘력이나

리더쉽 용맹 지략을 폄하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창과 칼을 들고 싸우고

돌맹이 던지고 활쏘다 이름 없이 쓰러져 간 이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정용연 작가는 몇 년전 '묵호의 난 1374 제주'에서 만났다. 4.3 이전에

살고자 목숨을 내건 말을 관리하던 이들이 일으킨 묵호의 난이 있었고

그 난을 평정한 인물이 최영이다. 역사는 누구의 시선으로 쓰여지느냐에

따라 확연히 다른 전개가 가능한 사건들이 대부분이라 시선과 시각의

다양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주요 등장인물이

다르다. 하지만 그래픽 노블로 그려진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들어 봄직한 '개똥이, 돌쇠, 삼월이, 작은년이'등 민초의 이름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책의 내용 중 진주목사(정3품, 당상관)였던 김시민의 주도하에 병졸들을

훈련시키는 장면은 이순신의 수군 양성 장면과 흡사해 보였다. 첫 징을

치면 싸움을 늦추고, 두번째 징을 치면 그치고, 다섯번을 치면 급히 본진으로

귀환하라는 신호는 실제 혼란스러운 전장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1차 진주성 전투에서 김시민은 전사했으나 그의 용맹은 일본 가부키

'덴자쿠 도쿠베 이국 이야기'에 나오는 '모쿠소'라는 괴물의 모티브가 될

정도로 대단했다고 전한다.


영웅이 아닌 백성들을 중심으로 풀어낸 이 책은 만화이지만 시각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한다. 작가의 전작인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을

그린 '의병장 희순'도 읽어 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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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놀라운 물리학
유리 비로베츠 지음, 리사 카진스카야 그림, 김민경 옮김, 천년수 감수 / 미디어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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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솔직히 어렵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분야이다. 물론 고교

시절 이후 전혀 접해 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호기심은

많아 이것저것 기웃거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넘사벽'의 학문임은

분명하다. 다행히 헤드헌터회사 CEO 출신인 저자는 이 책은 물리학

교과서가 아니라 인류 역사를 바꿔 온 주요 물리 이론들을 소개하고

설명한다고 말하며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문제들을 과감히 제거했다고

말해 일단 안심은 된다.


상대성 이론, 우주, 입자물리학, 양자역학.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들

이다. 저자는 약속대로 이 난해하고 어려운 이론들을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풀어 나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딱딱하고 지루한

물리는 결코 아니라 책장은 수월하게 넘어 간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멀리 침뱉기'에 비유하여 쓴 챕터는 끊임 없이 낙하하려는 달이 어떻게

돌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멀리 침뱉기의 달인이 되는 방법을 공개한다.

멀리 침뱉고 싶으면 만유인력의 법칙과 45˚를 상기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 존재한다고

말한 아이작 뉴턴이 알면 기절할 소리이긴 하지만 말이다. 실제 뉴턴은

자신이 과학 분야에서 이룬 가장 큰 업적은 운동법칙이나 만유인력의

법칙이 아니라 기하 광학의 법칙을 발견한 것이라고 여겼다.


또한 아르키메데스가 벌거벗고 질주하며 외쳤던 유레카에서 비행기의

원리가 나왔다는 이야기나, 전기와 자기의 원리를 이용한 인덕션 이야기,

파스칼이 찾아낸 '압력'과 이를 이용한 유압프레스 이야기, 코끼리 냉장고에

넣기가 아닌 들어 올리기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아 그리고 책이

지루해질 즈음 등장하는 개구리와 고양이등은 왜 그리 귀여운지. 물리에

벽을 조금 허무는데 일조를 한다. 교과서가 아니기에 아이와 함께 흥미있는

부분을 먼저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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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보수의 역사
로저 스크러턴 지음, 이재학 옮김 / 돌밭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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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가 태동한 영국 정치의 가장 저명한 보수 철학자가 전하는

보수의 출현과 성장 그리고 위기와 쇠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귀한 책을 만난다. 현재 보수는 지독한 자가당착과 개혁의 거센

파도를 맞으며 좌초 위기에 처해 있는 즈음 보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역시 '하룻밤'은 무리다. 솔깃했지만 나의 기세는 이내 꺽여 버렸고

며칠이 지나서야 겨우 완독을 하게 되었다. 두껍진 않다. 그러나 그

내용은 두께에 비례하지 않고 무수한 생각거리들을 던져 준다. 책의

제목에 몰입하면 이내 책이 지루해진다. 잠시 제목은 미뤄두고

전반적인 정치철학을 배워 본다는 자세로 책을 대하면 의외로 시간이

잘 간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다양하다. 내전을 겪으며 무정부에 가까운

붕괴를 바라보며 차라리 절대 왕권이 이런 무질서보다는 낫다는 의견을

내놓은 홉스, 자신의 노동력을 근거로 생산된 것은 자신의 것이므로

이것이 잘 지켜지도록 사회계약을 준수해야 한다는 로크, 입법과 행정

사법의 삼권 분리를 주장한 몽테스키외, 보이지 않는 손의 애덤 스미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주장했던 버크등을 소개한다. 책을 읽으며 난

학부떄 도대체 무슨 철학을 배운거지 라는 의문과 함께 철학은 치열한

고통의 산물이고 정치철학은 피의 증언이다. 이를 흥미로 대하니 어렵고

지겨울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보수주의는 계몽의

폐단을 막아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발생한 산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회주의 경제계획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이는 자신들이

추진하는 강제된 경제평등을 '사회정의'라는 교묘한 기만술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모든 제도와 언어까지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동원된다. 하지만 정의의 진정한 의미는 '각자에게 자신들의 몫을 합당하게

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오도된 사회적 정의에 대해 정의의 형태가

아닌 도덕적 부패의 한 형태라고 말하며 이는 무책임과 방임을 동시에

벌이는 행태이며 모두의 안녕을 담보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행태이며

협정을 깨거나 고용주를 기만한 이들에게 상을 주는 행위라고 단언한다.

물론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말들이긴 하나 호도된 '사회정의'는 분명

지금 이시대에도 존재한다.


전술하였듯이 이 책 쉽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생각의 틀과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었고 향후 보수의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였다.

역시나 조지 오웰(George Orwel)은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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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두 발 혁명 - 정형외과 족부전문의가 알려주는 발 건강 바이블
김범수 지음 / 비타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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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손과 발을 빌려 사는 100세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100세 중 어느것을 선택할 것인가?' 확 와 닿는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걷고 움직이고 말할 수 있음이 그렇게 다행이라는 분들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100세 시대에 돈, 친구, 건강등이 필요하지만

저자의 말 처럼 '걸을 수 있음'은 무엇보다 중요함에 동의한다. 발의

문제는 무릎, 골반, 척추에 까지 영향을 미치며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지기에 주의를 요하며 당뇨성 발질환은 심한 경우 절단을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미리 알고 대처하면 보다 나은 노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풋 코어. 저자는 발 건강의 핵심을 풋 코어 근육에 두며 다음과 같은

자가 진단법을 이야기한다. 발가락을 곧게 쫙 펴서 바닥으로 누른 채

완전히 펴지지 않는 마디가 있거나, 발가락을 곧게 편 상태에서 엄지만

최대한 젖혀 올릴 때 다른 발가락도 따라 올라간다면, 발가락을 곧게

편 상태에서 검지발가락 중심으로 나머지 발가락을 모을 때 틈이

생긴다면 풋코어 근육의 약화를 의심해봐야 한다. 실제로 해보니

다행히 아직은 그나마 정상에 가까운 것 같다.


맨발걷기. 지인의 소개로 얼마전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했는데 저자도

4장에서 맨발 걷기가 발 건강은 물론이고 전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실제로 맨발 걷기를 시작한지 두 달 정도

되는데 처음에는 발 바닥이 지면에 닿는 느낌이 과히 좋지 않아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 활력면이나 통증 완화 부분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맨발 걷기가 발의 근육을 강화하며

혈액 순환과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단 발의

균형이 무너진 평발이나 무지외반증, 소건막류의 환자들이나 당뇨 환자와

발의 노화로 생기는 '지방패드위축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맨발 걷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발 건강'은 필수 요소가 되어 버렸다.

책을 읽으면서 발 건강이 단순히 걷는데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활력과

에너지 뿐만 아니라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조언에 따라 적절한 운동과 치료를 통해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인생 후반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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