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가 지금 읽고 있는 조정래의 장편소설 <허수아비 춤> 다음으로 읽고 싶은 책이 있다. 이미 모든 인터넷 서점마다 '인문 경제' 파트에서 독보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책, 바로 장하준이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기 위해서 쓴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다. 특히 이 책은 그 유명했던 국방부의 불온서적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그가 펼쳐낸 경제학 파노라마 <나쁜 사마리아인들>이후 3년 만에 나온 장하준의 신작이다. 그런데 강호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을 때 읽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알라딘의 적립금 중 2만원이 기간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컬렉하며 같이 구했다. 그럼, 이 두 권의 책 소개를 해본다. 먼저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다. 



2010년 '인문 경제' 부문 장하준의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우선 이 책은 세계적인 경제학자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책으로, 그 동안 신자유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해온 장교수의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첫 단행본이라는 소개다. 책은 우리가 무심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곤 하는 경제 문제 23가지에 대해 역사적 사실(史實)과 주변 사례(事例)를 가지고 그 이면을 짚어 주는 지침서같은 책으로써, 자본주의 경제에 관심많은 독자들에게 혜안을 심어주는 청량제 같은 인문서가 아닐까 싶다.

특히 영국에서는 책이 나오자마자 아마존 경제 부문 1위에 올랐으며 이후 미국, 일본,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 대만, 태국 등 모두 9개국에서 출간 또는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인기가 많고 이 책 또한 길게 갈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재미난 것은 책 제목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을 뛰어넘는 경제 지식과 또 자본이 가르쳐 주지 않은 그 이면에 숨은 23가지를 장하준 교수가 발췌해서 정리해 준 것이니, 더욱더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다.

23가지 내용들의 제목에서 발췌된 의문들은 '기업은 소유주 이익만 고려하면 되는 걸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면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올까? 미국에서 보듯이 경영자들의 보수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은 그만 한 생산성을 보이기 때문일까? 기업에게 유리한 정책은 국가 경제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 정부의 시장 개입과 복지 확대는 경제 발전을 저해할까? 교육을 많이 시키면 나라가 더 부유해질까? 탁월한 경제학자가 없으면 효과적인 경제 정책을 세울 수 없는 걸까? ' 이처럼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이러니 이 책을 어찌 안 읽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이 책은 다소 전문적인 냄새가 나지만 경제 문제에 대해 말하는 데 고도의 전문 지식이 없어도 되며,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책 내용은 물론, 다 읽고 나서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장하준 교수는 말하고 있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는 책이다. 자칫 이런 류의 인문 경제서가 소위 매너리즘에 빠져 독자들을 어지럽게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견지해온 또 장하준 교수가 설파해온 내용들은 분명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클 것이라 본다. 그래서 연말연시에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은데, 우리의 인문 경제의 혜안도 넓힐 겸 꼭 읽어보자.



장하준의 본격 교양 경제서 문제작,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바로 진짜 유명한 책, 2007년 말에 나오면서 인기를 끌었는데 거기다 2008년 여름에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지명하면서 더욱더 이목을 집중시킨 장하준 교수가 펼쳐낸 경제학의 파노라마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강호는 애석하게도 당시 그렇게 주목을 받는 이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라도 읽을려고 '23가지'와 같이 컬렉했는데, 책 앞의 띄지처럼 '160주 연속 경제 베스트', '50만이 선택한 최고의 경제서', '전문가와 네티즌이 뽑은 지난 10년 최고의 책'이라는 평가가 말해주듯, 이 책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에 왜 이 책은 아직도 회자되는 것일까?

그것은 장하준 교수가 처음으로 보통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집필한 본격 교양 경제서라는 점이다. 자유 무역이 진정 개발도상국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경제를 개방하면 외국인 투자가 정말 늘어나는지 등 우리 시대의 현안들에 대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책이나 영화 등을 소재로 유쾌하면서도 신랄하게 답해 주며 '현실로서의 경제학'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안다. 특히 이 책에서 장하준 교수는 흔히 통용되는 '경제 발전의 원리'라는 것이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전개된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황당한 교리인지를 폭로하며, 그의 통렬한 분석은 이른바 정통 경제 이론에 입각한 처방이 특히나 가장 취약하고 무방비 상태의 나라들에게 어떻게 해를 끼쳐 왔으며, 앞으로도 얼마나 해를 끼치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노엄 촘스키'는 추천사를 날렸다.

그렇다. 이 책은 이토록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현실로서의 경제학'을 이야기하다 보니 눈길을 끌며 불온서적까지 등재되는 해프닝을 겪은 책이다. 물론 아직도 이렇게 회자되며 계속 읽히고 있는데, 역시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장하준'이 쓴 경제학서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두 권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독서에 빠지듯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소설 속 이야기처럼, 이 책을 통해서 세계화 속 자본과 경제의 그 묘한 앙상블의 실체를 만나보자. 그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단순한 이유이자 필독서로써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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