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4주
나이트메어 - A Nightmare on Elm Stree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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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변한건 없다. 그대로 그는 여전히 꿈속에서 나타나는 '악몽속의 영원한 스토커'이자 살인마 '프레디'다. '나이트메어'는 공포 영화류를 안 좋아하는 이들도 알 정도로 유명한 영화다. 즉, 이 영화는 1970-80년대 호러영화 리메이크붐을 타고, 1984년부터 1994년까지 7편의 시리즈로 만들어져 공포영화 팬들을 열광시켰던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전형적인 호러 스릴러물이다.

제목이 주듯이 '나이트메어(Nightmare)'라는 악몽속에 그는 수 십년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여왔다. 어찌보면 인기있는 공상속의 공포스런 살인마다. 빨간 줄무늬 상의 타이즈에 헤진 벙거지모자 그리고 칼날을 씌운 무서운 손가락으로 벽을 찍찍 긁으며 그는 사람들을 "헬로 시드니"라 부르며 괴롭힌다. 이렇게 시리즈물로 계속 명맥을 유지해온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그런데, 이번 2010년은 그래도 무언가 다를 줄 알았다. 왜냐? 홍보성 문구에 '마이클 베이'제작이라 씌어 있어서 말이다. 21세기 로봇 액션의 향연을 만든 '트랜스포머' 1,2의 감독 마이클 베이가 제작했다면 무언가 틀릴 줄 알았는데.. 하지만 원작이나 전작들의 시리즈보다 못한 느낌이다. 여기 프레디는 왜이리 늙어 보이는지.. 이것도 세월의 탓일까.. ㅎ

암튼, 여기서도 여자 주인공은 계속 악몽에 시달리고 그때마다 프레디가 나타나 그들을 피칠갑으로 만들며 공포를 조장한다. 그런데, 예전에 프레디는 유머스런 공포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노익장을 과시하시만 조금은 행동이 굼떠 보인다. 결국, 학원물이라는 배경속에 여학생과 남학생이 의기투합해서 꿈속을 조정하며 그를 물리치는가 싶었지만 프레디는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는 사실.. 특히 마지막에는 순간 깜놀했다는..

하지만 영화는 전작을 뛰어넘는 호러 스릴러를 못 보여준 느낌이 확연이 든다. 심지어는 루즈하기까지 하는데.. '마이클 베이'의 이름으로 홍보를 안했다면 더욱더 말아먹을 뻔한 2010년판 <나이트메어>.. 그래서, 이런 유처럼 유명한 호러 캐릭터 '제이슨', '프레디' 등이 있는 공포 호러물들은 전작의 아우라를 쉽게 뛰어 넘기가 힘든게 아닌가 싶다. 그냥 그들이 해온 방식대로 표출될뿐.. 새롭고 혁신적인 호러가 아닌 이상 보는 이들에게 외면만 당할 뿐이다.

나름 공포물을 좋아하는 이로써.. 그래서 이 영화가 많이 아쉽고 부족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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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4주
꿈은 이루어진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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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사실, 이 영화가 8년전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2002 한일 월드컵을 겨냥하며 곧바로 후에 나왔다면.. 아니면 다음달 열리는 2012년 남아공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나온 영화라 봐야할까..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영화를 마음껏 즐길? 수가 없다. 작금의 천안함 사태이후로 남북한 대치 국면을 보면서 양쪽다 전쟁을 불사하겠다며 '입전쟁'에 으름장을 놓고 한바탕 신경전 중이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에 어찌보면 이 영화가 불운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영화가 될 수도 있다. 각설하고.....



내용은 간단하다. 나를 포함해서 군대 갔다온 남자들은 알고 있다. 우스개 소리로 여자들이 무엇을 제일 싫어하는지.. 바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다. 그렇다. 이 영화가 바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로 갔다온 사람들은 사실 지겹고 볼 것도 없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축구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북한군 병사다. 남한 병사가 아니라.. 그 역은 바로 DMZ내 북한 GP에서 제일 잘 나가는 1분대장 이성재.. 극중 이름도 없다. 그냥 분대장으로 나온다. ㅎ

여기 분대장은 군생활 반은 축구할 정도로 축구 광팬이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 6월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중.. 여기 북한군 분대장 이성재는 몸이 달아 오른다. 남한의 월드컵 소식때문에.. 그러던 어느날 분대를 이끌고 수색 근무를 나갔다가 멋돼지를 잡는 과정에서 남한 병사들과 맞주쳤지만 멧돼지 고기를 살갑게 구워 먹으며 우정?을 다진다. 이때부터 남쪽에서 월드컵 중계 주파수를 무전으로 신호를 보내자 1분대원들은 무전 주파수를 맞춰 그렇게 소원하던 축구 경기를 듣는다. 내기도 서로 하면서 말이다.

급기야 16강 이탈리아전은 중간 지점에서 만나 남한과 북한군 병사가 서로 축구하며 우정을 쌓고 경기까지 같이 관전한다. 물론, 이런 접근에는 남한측의 비밀리에 교섭지원이 있었던 것인데.. 암튼, 이렇게 즐겁게 축구를 듣고 보면서 북한군 43GP 1분대는 군생활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그러다 8강전 스페인전까지 내무반에서 아스트랄하게 들으며 승부차기 끝에 이겼을때 그들은 광분한다. 마치 우리가 했던 것처럼.. ㅎ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바로 북한군 특수 감청부대가 이쪽 지역의 초단파가 잡혔다며 감사와 검열을 하러 나선다. 이때부터 북한군 43GP는 초긴장 상태.. 누가 남한과 교전했냐.. 내부의 적 간첩의 소행이다. 발본색원 하라면서.. 섹시한 북한군 여헌병(최지현)의 지휘하에 수사를 해나간다. 그러면서 1분대원들은 이런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하지만.. 분대장 이성재는 분대원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자기 혼자서 독박을 쓴다. 역시 선임 분대장답다. ㅎ

그러면서, 분대장은 갖은 협박과 고문을 받고 급기야 자백을 하게되고 상급부대 연대 본부로 끌려가게 되는데.. 여기서 분대원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급기야 분대장을 빼내서 남한으로 탈출을 도와주기에 이른다. 이때부터 영화는 긴장감이 흐르는데.. 이성재 분대장은 홀연단신 자신의 축구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서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남한으로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하지만 분대장의 탈출을 안 북한군도 가만히 있지 않고 그를 쫓고, 남한측에서도 탈출 소식에 그를 잡으러 가는데.. 과연, 축구광 분대장은 무사히 탈출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어느 지점에서 열사처럼 산화될 것인가.. 영화의 결정적 장면이기에 보실 분들을 위해서 남겨둔다.



이렇게 영화는 '축구'라는 소재.. 더군다나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열광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스포츠 역사를 빌어서 만든 영화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스포츠에 남한과 북한이라는 우리 분단의 현실을 반영시켜 그렸고, 그것은 남한 중심이 아닌 북한군 중심으로 그린 희극 중심의 군대 이야기다. 그래서, 이런 유라면 문득 <공동경비구역JSA>가 생각나는데 그 영화는 분단의 현실을 영화적 메시지를 주며 비극으로 그렸다면 이 영화는 코믹하고 희극적인 요소가 많다.

그것은 이성재, 강성진이 11년전 <주유소 습격사건>의 명콤비가 디시 만나서 자연스런 북한 병사 연기와 코믹연기, 그리고 분대장 밑에 넘버투 정경호와 그의 똘마니같은 분대원들..(위 사진 참조) 그리고, 남한군 병사측 중심이자 유일한 주인공 유태웅등.. 젊은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서 3개월간 합숙생활을 하며 찍었다던 이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렇게 대단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북한군 병사의 일상을 소소하게 담아냈고, '축구에 미친 어느 북한 병사의 남한으로 탈출기'라 볼 수 있는 플롯에서 큰 감동까지는 아니어도 그 분대장이 주야장천 외쳤던 말.. "축구에는 국경도 없고 사상도 없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응원대신 "우리민족~~"이라 외쳤던 그들..  물론 와 닿는다.

스포츠에 무슨 사상이 있겠는가.. 하지만 작금의 우리 분단 현실은 그렇지 않음이다. 물론,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영화의 제목 "꿈은 이루어진다"가 웬지 낯설고 거슬러 보이는 느낌은 왜일까.. 분명 다음달 남아공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이 영화는 기획했을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축구 이야기니까.. 그래도 누구나 꿈은 있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게 인생살이라면.. 여기 축구 광팬이었던 북한군 병사도 그래서 사고를 친게 아니겠는가..

이렇게 영화속 주제이자 소재인 월드컵을 이야기의 중심에 담고 있으면서 이른바 '월드컵 중계 사수작전'을 펼치는 축구광 북한군들을 통해서 그 열기를 추억하고 기대하는 효과와 더불어.. 적어도 이 영화는 축구를 통해 같은 꿈을 꾸게 되는 남북한 병사들의 훈훈한 우정과 웃음을 전달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엿보인다. 대신에 감동까지 가기에는 힘들지 않나 싶다.

더군다나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주는 비웃음?의 코드를 돈내고 극장가서 이렇게 보게됐지만.. 그래도 결론적으로 볼만은 했다. 대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단지, 제목이 거창할 뿐.. 제목을 다르게 지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PS: 이 영화는 특히 군대갔다온 남자 분들은 나름 추억?을 벗삼아 그럭저럭 재밌게 볼만한데.. 5분대기조, 수색근무, 내무생활등.. 그런데, 아침 댓발부터 나빼고 다수의 여자들 관객은 뭥미?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보러 오다니.. 대단들 하시다는.. 아니면 이성재 팬일지도 모르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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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4주
내 깡패 같은 애인 - My Dear Desperad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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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남자가 있다. 인생의 루저 패배자로 전락한 남자.. 남들 배울때 싸움질로 인생을 보내며 동네 날건달 깡패로 전락한 사람.. 이제는 나이도 먹어 아이들 앞에서 '가오' 안살게 꼬봉 밑에서 빌어 먹으며 항상 추리닝 패션으로 반 지하방에서 혼자 사는 남자 '오동철'(박중훈).. 그렇게 빌어 먹으며 깡패짓을 이어가지만 엣지있고 임팩트있는 일처리가 아닌 아닌 매번 맞고 다니는 그런 '삼류 루저 건달'이다.

이런 남자에게 어느 한 여자 '한세진'(정유미)이 접근한다. 아니 접근이 아니라 우연찮게 반지하 옆방 세입자로 들어온다. 그러면서 둘은 맞부딪힌다. 그런데, 세진은 이 남자가 동네에 건들건들한 깡패라는 것을 알고서는 벗어나려 하지만.. 동철은 관심밖이다. 나가든 말든.. 그렇다. 이렇게 영화는 두 남녀인 동네 삼류 건달과 어렵게 취직한 회사가 부도나면서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든 젊은 처자와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그런데, 다 보고 나니 마치 한편의 '깔끔한 로맨스 소설'을 본듯한 느낌이다. 그것은 좌충우돌 펼쳐지는 로맨스속에 박중훈의 물익은 건달 연기로 곳곳에 묻어나는 행동거지와 자연스런 코믹 대사들.. 역시 영화배우답다. 물론, 젊은 처자 세진역의 정유미도 여주인공답게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20대 취업난의 고충을 잘 보여주며 연기했다. 전작 <10억>에서 게임에 참가했던 모습이나 <차우>에서 식인멧돼지를 쫓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즉, 여기서는 20대 중후반의 여자로 분연했는데, 지방대 출신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들때마다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고, 심지어 면접장에서 춤을 추고, 성접대까지 요구받는 아주 더러운 취업 세상을 겪게된다. 이렇게 취업전선이 녹녹치 않으며 힘들어하는 세진에게 동네 깡패인 동철이 어느 순간부터 '키다리 아저씨'로 분연하며 그녀를 옆에서 돕게 된다. 



비오는 날에는 우산도 사다주고, 방에 쓰러져 있어서 병원에 업어다주고, 성접대를 요구한 어느 회사 대리를 찾아가 개패듯이 패주고 말이다. 급기야, 시골 아버지의 성화로 세진은 동철을 애인감으로 데려가 인사를 시키지만 깡패 근성은 못버리는 법.. 신분이 들통나며 모든게 파토나는듯 했는데.. 마지막 취업 면접을 앞두고 동철은 그런 세진을 위해서 큰 건을 하나 올리게 된다. 그것은 바로 어찌보면 그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이렇게 영화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두 남녀가 결국 사랑에 골인하는.. 아니 사랑에 골인까지는 아니고 애인으로서, 특히 세진이 취업전선으로 힘들어할때 옆에서 지켜주는 애인같은 존재로 동철은 임무를 다했다. 물론, 동철 본연의 임무였던 깡패짓 속에서는 바로 이권이 개입되며 자신의 세력을 위해서 몸소 칼을 들고 나가는 무모함까지 보여준다. 이런 모습들은 9년전에 대히트를 친 마치 '파이란'의 최민식이 분연한 '강재'를 보는 듯 하다.

거기서도 '강재'는 삼류 양아치 날건달로 나오며 중국에서 온 한 여자 '파이란'을 지켜주는 둘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로 지금도 수작이라 평가받는 '파이란'.. 그렇다. 바로 그 영화 '파이란'을 보듯 이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도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2010년의 '내 깡패같은 애인'은 '파이란'처럼 진중하면서도 무게감이 아닌 잔잔하면서도 코믹을 버무려 둘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찌보면 깡패와 사랑이라는 클리셰적 흔한 소재로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간 이 영화.. 예측가능한 설정들을 흔근히 비켜가면서 잔재미를 끌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수 있다. 즉, 건달은 아직 세상의 상처를 덜 맛본 여자의 미래를 지키려 싸우고, 직장을 찾는 여자는 마음이 끌린다고 무모한 사랑에 목숨 걸지 않는게 그것이다.

그것은 영화 <오아시스>의 조감독 출신인 김광식 감독의 처녀작으로서 익숙한 소재이지만 차고 넘치지 않게 풀어낸 섬세한 각본과 연출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절정의 인기배우들로 포진해서 그저 그렇고마는 로맨스물을 만드느니.. 이렇게 10억 미만의 저예산 로맨스물로도 충분히 관객을 웃기고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거라 본다.

나 또한 영화를 보고서 그렇게 느끼고 있고, 오랜만에 박중훈식 삼류 깡패의 농익은 코믹 연기와 돈 나가는 어느 여배우들보다 극중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며 펼친 신선하고 풋풋한 정유미의 연기가 더 돋보이고 예뻐보이는건 왜일까.. 그녀 스스로 '내가 외롭고 힘들때 옆에서 지켜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고 했듯이.. 그것이 이 영화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이자 바로 연애의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싶다. 어찌보면 두 남녀가 같이사는 인생살이라면 말이다.

ps : 특히 이 영화 여자분들께 강추합니다. 여기 동철같은 남자가 '진국'이라는 사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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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이론 - Parallel Lif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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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이론(Parallel life)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으로, 두 사람이 일정한 시간 차이를 두고, 같은 운명을 반복한다는 운명 규칙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와같은 신선한? 소재로 영화가 몇달 전에 나왔는데.. 우선은 영화적 완성도와 내용을 떠나서.. 그런데, 이 이론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영화를 위해서 만들어낸 이야기일까? 여기 영화적 내용도 이 이론을 백프로 그대로 따르고 있다.

즉, 전도유망한 젊은 판사인 주인공 '김석현'(지진희)의 아내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정확히 30년전 과거의 인물인 한상준 판사와 똑같이 진행되며 석현의 주변인물이 같은 날짜와 같은 시간에 죽어나간다. 이에 주인공 석현은 자신이 한상준과 같은 삶을 살고 있음을 알게되고 평행이론을 확신하게 되면서 30년 전 한상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수사를 돕던 여기자까지 죽고 살해범으로 체포된 용의자마저 도주하면서 일은 꼬여만 가는데...

이렇게 영화는 '평행이론'을 내세우며 현재의 주인공과 과거의 주인공을 대비시켜 그들에게 일어난 사건을 현재로 똑같이 투영시키며 현재 사건에 숨겨진 음모와 비밀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이런 스릴러적 느낌은 기존의 것과 차원을 달리하며 단순 범인을 찾기위해서가 아닌 다른 시대에 같은 운명의 비밀스런 모습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영화는 결론적으로 이런 내용을 잘 버무리지 못하고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 느낌이다.

특히나 중반 이후의 모습은 평행이론을 버리고 그냥 그런저런 클리셰적 스릴러로 가며 이 이론의 스릴러적 분위기를 마음껏 표출하지 못했다. 암튼, 영화적 이야기는 차지하고라도, 사실 이 영화가 선전할때 또 지금도 이 이론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에게는 '평행이론'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링컨과 케네디' 예를 두고 있다. 아래 도표처럼 말이다.



정말, 우연의 일치로 봐야할까.. 어떻게 이렇게 딱 들어 맞을 수 있을까.. 얼마전 <뱀헌 링컨>을 읽으면서 링컨의 일대기를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좌측에 제시한 링컨의 자료는 분명 역사적 기록이고, 정확히 100년후 케네디의 기록도 확실한 기록이다. 이렇게 100년을 사이에 두고 링컨은 1846년 하원의원 당선, 1860년 제 1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남북전쟁을 감행하면서까지 개혁을 이끌어가려 했지만 저격범의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나야 했다.

그로부터 100년 후인 1946년 하원의원 당선, 1960년 제 35대 대통령이 된 케네디도 링컨처럼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역시 암살당했다.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이 같은 사실 외에도 두 사람이 금요일에 암살당했고, 당시 링컨은 포드 극장에서 케네디는 포드 자동차를 탄 채 저격 당했으며, 암살 일주일 전 케네디는 마를린 먼로(여배우)와 링컨은 마를린 먼로(지명)라는 곳에 있었다는 사실도 '평행이론'의 주요한 증거들로 제시되고 있다.

더군다나 링컨과 케네디의 후임 대통령 이름이 모두 존슨이었고, 두 암살범은 정식 재판 전 살해당했다는 사실의 근거로 두 사람이 100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같은 운명을 반복했기 때문이었고 케네디 역시 암살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백프로 믿을 수 있을까.. 우연의 일치라곤 너무나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저 사건들.. 그런데, 이런 링컨과 케네디 이외에도 정복자 나폴레옹 1세와 독재자 히틀러의 사례도 아래처럼 있다.



그런데, 이들은 100년을 주기로 한 것은 아니고, 129년을 주기로 해서 사건들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나폴레옹이 정권을 잡은 프랑스 혁명은 1799년, 그리고 히틀러가 나치스 당 결성을 결심한 독일혁명은 1918년 일어났고,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로 등극한 지 129년 후인 1933년 히틀러는 총통이 된다.

나폴레옹이 패전하게 된 큰 이유로 꼽히는 워털루 전쟁 패배가 1815년, 히틀러 세력이 타격을 입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 수비 실패는 1944년으로 두 사람은 129년의 시간차이를 두고 같은 삶을 산 것이다. 또한 히틀러가 프랑스 점령 후 나폴레옹의 무덤을 찾았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닮은꼴이었던 두 사람.. 그리고, 나폴레옹과 히틀러는 자신의 야욕을 위해 병력을 총알받이로 사용하고, 대량 학살을 자행했다는 점 역시 공통점으로 꼽힌다.

반유대주의 정책 하에 효율적인 대량학살을 위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250~400만명의 유대인을 독가스로 학살한 것으로 악명 높은 히틀러.. 여기 나폴레옹 역시 10만 이상의 흑인 노예들을 대량 학살하면서 아이티 화산에서 채취한 유황물질로 독가스를 만들어 학살에 이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둘은 백년 주기는 아니지만 유럽 전역을 장악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정복자 혹은 독재자로 기억되는 나폴레옹 1세와 아돌프 히틀러의 모습은 사뭇 닮아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평행이론의 대표적인 사례인 두가지 경우 말고도 세기의 스캔들로 일컫는 사례도 있다. 18세기 영국 최고의 권력과 부를 가진 데본셔 공작과 결혼한 '조지아나 스펜서'와 찰스 왕세자비이자 1997년 교통사고로 비운의 삶을 마친 '다이애나 스펜서'의 경우는 날짜와 시간보다는 그녀들 비운의 삶이 많이 일치하고 있다. 즉, 결혼으로 신분이 상승되고, 사회활동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결혼생활중 남편의 외도로 힘들어하며 결국 권력과 명예를 포기하며 이혼을 하기까지..

이렇게 이들의 이야기도 '평행이론'의 한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그리고, 이외에도 15세기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잔다르크'와 일제 식민지 시대에 항일 운동에 선봉에 섰던 '유관순' 누나의 생애도 일치하고 있다고 말한다. 17세에 나라의 암울한 국운을 깨닫고, 전장터에서 항거의 현장에서 19세의 꽃다운 나이로 지며 심지어 마녀로까지 몰리며 성녀로 추앙까지 받았으니 둘이 일치하는 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평행이론'의 대표적인 사례인 '링컨과 케네디', '나폴레옹 1세와 히틀러', '조지아나와 다이애나', '잔다르크와 유관순' 네가지를 보았는데.. 사실 영화적 홍보로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아니면 실제 이 이론이 존재한 것인지.. 결국, 이런 역사속 위인들의 생애와 기록을 일부러 짜맞춘건지 몰라도 분명 우연의 일치라 하기엔 너무나 잘 맞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우연을 과장한 일치된 역사속 사건이나 현시대와 다른시대에 같은 운명을 사는 이야기와 현상을 이론적으로 정립된 '평행이론'이라 명징할 수 있을까.. 정말 이 이론은 픽션일까? 팩트일까?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픽션이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들 보시는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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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2주
하녀 - 고전의 재창조
김기영 감독, 김진규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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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전 1960년에 나왔던 故 김기영 감독의 <하녀>.. 내가 태어나기 한참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가 지금 2010년 임상수 감독이 연출한 <하녀>때문에 다시 유명해지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작이 더 낫대.. 원작이 더 걸작이래.. 에이 그래도 50년전 작품인데 옛날 영화가 재미있겠어.. 대사도 이상하고 연기도 이상할꺼야.. 그런데, 원작은 지금보다 더 그로테스크하고 당시로써도 문제작이었대..' 등 이렇게 21세기형 '하녀'를 만나고서 나오는 원작에 대한 억측과 기대치가 난무해지고 있다.

그래서 나도 봤다. 바로 김기영 감독의 원작 '하녀'를.. 결론적으로 말하면 21세기 임상수 감독의 <하녀>와는 분명히 틀린 맛이 있다. 원작 '하녀'는 말 그대로 제대로 된 하녀의 복수와 파국을 그렸다면.. 그에 비해 2010 하녀는 복수와 파국이 평이한 수준밖에 안된다. 원작이 좀더 파국적이자 그로테스크하게 그리며 극의 분위기를 이상하고도 기괴하게 연출하고 있음이다. 그것은 바로 2층 집 세트장이 주는 분위기도 한몫 했음인데.. 우선, 줄거리를 살펴보면 이렇다.

주인공인 그(김진규 분)는 아내(주증녀 분)와 다리가 불편한 딸, 그리고 아들(안성기 분)과 행복하게 살면서 방직공장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음악선생이자 작곡가이다. 또한 그는 방직공장의 여공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집에 가정부(이은심 분)가 들어오고 집에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돈다. 그는 아내 몰래 가정부와 불의의 관계를 맺는다. 그런데 가정부는 이상성격의 소유자로 그를 협박한다. 이렇게 한 지붕 아래서 남편과 아내, 그리고 가정부 이들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먼저, 이 영화는 50년이 흐르다보니 예전 배우를 보는 재미?가 있다. 그중 엄앵란과 안성기.. 특히 엄앵란은 오드릿 햅번같은 스타일의 머리와 개미허리를 자랑하며 당시 20대 초반의 아리따운 新여성의 이미지를.. 그리고, 국민 배우 안성기는 8,9살 시절 아역 연기로 여기 주인집 아들로 나오는데 완전 개구장이 모습.. 이런 주인집 남자 역은 '한국 남성의 미학'이라 불리우는 故 김진규氏가 맡았는데.. 지금봐도 지금의 정우성 못지않은 페이스라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 집에 하녀로 들어온 여자 분은 '이은심'이라는 여배우.. 잘 모르겠지만 얼추 보면 여배우 '정윤희'와 많이 닮아 보이는 페이스다. 암튼, 영화의 줄거리는 나름 평범하면서 행복한 중산층 가정에 이상한 분위기의 '하녀'가 들어오면서 겪는 한 가정의 파국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하녀는 좀 특이하다. 2010년 전도연이 맡은 하녀와는 다르다. 전도연의 하녀도 바보 맹충이 같은 백치미가 있었지만 정신 상태는 큰 문제없이 발랐다. 

하지만 여기 원작의 하녀 이은심이 분연한 하녀는 백치미도 있지만 정신 상태가 바르지 않고 정신 분열증 환자처럼 행동한다. 쥐를 보고도 놀라지 않고 때려잡으며 쥐약에 항상 관심을 보이고 급기야 쥐약을 타서 두 목숨을 앗아갔고, 그녀는 자신을 이 집에 소개해준 경희(엄앵란)마저 주인집 남자의 사랑을 받으려하자 질투의 대상으로 변질시켜 그녀의 목숨까지 빼앗으려 한다.(위의 그림) 

또한 나중에 하녀는 주인집 마님(주증녀)가 아이를 낳고 자신의 임신 사실도 알려지고 나서는 아주 대놓고 주객이 전도된 마님 흉내를 내며 이 집안을 공포로 만들어 간다. 그러면서 주인집 남자에게 말한다. "여보 오늘은 내방에서 자요.." 정말 무서운 여자가 아닐 수 없으니 전도연의 하녀와는 급이 틀리다. ㅎ 그런데도 이 가족은 이 하녀를 어떻게 막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이를 지켜만 보고 있다. 분명 어불성설같지만 그런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일관한 연출의 장치인 셈이다.

그런 장치의 힘은 당시 김기영 감독이 이층집 세트를 직접 지어 모든 제작 상황을 통제하고 연출하면서.. 촬영, 조명등 당대의 기술 수준을 뛰어넘는 '룩(look)'과 적시적소에 괴기스런 음향효과와 김진규, 이은심, 주증녀, 엄앵란 등 성격파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앙상블과 안성기, 이유리등 아역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도 제공했음이다.

이렇게 이 영화는 '하녀'라는 제목에 충실하게 '하녀'를 중점으로 그녀가 펼쳐낸 일그러진 미친 욕망에 숨겨진 복수와 파국을 제대로 그리고 있다. 물론 50년전에 작품인지라 비주얼이나 대사처리등이 지금과는 틀리게 세련되지 못하지만서도.. 분명, 이런 세련됨을 배제하고도 남을 법한 이야기 전개와 구조는 지금봐도 손색이 없는 영화적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라 본다. 

그것은 바로 2010년 하녀가 '에로틱 서스펜스'라는 장르를 내걸고 정작 중요했던 서스펜스를 못보여주며 에로틱만을 남긴채 하녀 '은이'의 밋밋한 욕망의 복수로 끝났다면.. 원작 '하녀'는 비록 에로틱은 없지만 또한 서스펜스적 긴장감도 다소 부족해 보였지만 당시 영화가 보여줄려는 비주얼은.. 분명 지금의 하녀와는 다르게 독특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일관하며 복수라는 응징에 감춰어진 일그러진 욕망의 덫과 함께 한 가족을 파국으로 그려낸 문제작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마지막에는 시대상을 반영하듯 계도적 멘트로 마무리한 점도 눈에 띈다.

암튼, 지금으로부터 50년전 1960년 하녀를 보고서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의지의 발현보다는 새로운 하녀의 고전을 만들어낸 임상수 감독의 2010년 '하녀'는.. 결과적으로 결국 故 김기영 감독의 원작 '하녀'의 아우라만 더 빛나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반문해 보고 싶다. 그것은 바로 밋밋한 하녀가 아닌 제대로 된 하녀의 미친 욕망을 옛날 영화임에도 잘 그려냈기에 받는 걸작의 찬사이자.. 이것이 바로 원작의 제대로 된 힘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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