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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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고 서평 쓰는 것을 즐기다보니, 이왕이면 책을 볼 때에도 어떤 글이 좀더 나은 것인가 알고 보고 싶고, 글을 쓸 때에도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마음을 흔드는'이라는 수식어가 인상적이어서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부터 움베르트 에코, 제인 오스틴, 밀란 쿤데라, 프란츠 카프카까지 세기의 작가들을 탄생시킨 소설 작법의 비밀이라는 점도 구미가 당겼다. 소설 작법의 비밀을 알고 나면 소설 읽기가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정여울이 추천한 글쓰기 필독서라는 점에 이끌려 이 책《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글쓰기의 재미'는 느끼고 싶지만

'글쓰기의 노동'은 거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노동'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정여울(작가)

 

이 책의 저자는 프리츠 게징. 1945년 독일의 바르 헤어스펠트에서 태어났다. 현재 소설가로 활동 중이며, 함부르크 창작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여덟 권의 소설을 쓴 작가이자 독일 최고의 글쓰기 전문가로서 초보자와 프로 작가를 아우르는 "소설 쓰기 비법"을 공개한다.《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는 1994년 초판이 나온 후, 2002년, 2004년, 2010년 개정을 거듭하여 독일에서 '글쓰기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 책에서 다룰 주제는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말을 걸고, 그들을 사로잡는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문학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중략)...결정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글쓰는 사람은 미래의 독자가 되어 자신의 글을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글쓰는 사람은 자신의 작품을 지배하게 된다. (6쪽)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삶, 읽기, 글쓰기', 2장 '스토리와 캐릭터', 3장 '삶이 쓰는 이야기와 할리우드 지침', 4장 '화자와 서술 시점', 5장 '구성과 줄거리 모델', 6장 '공간:신탁,메아리,함께 연기하는 자', 7장 '언어', 8장 '수정과 퇴고'로 나뉜다. 부록으로 '자극과 과제: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로 마무리 된다. 글쓰기의 기초부터 화자, 캐릭터, 플롯, 줄거리, 공간, 언어, 수정과 퇴고 등 글쓰기의 전반적인 이론을 자세하고 친절히 알려준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써도 이것보다는 훨씬 낫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도 예전에는 그런 적이 있다. 하지만 직접 써보려고 하니,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 막막해지고,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사실 쓴다고 썼다가 나중에 보니 내가 왜 이런 글을 썼는지 낯 부끄러워서 방치해둔 경험도 있다. 결국은 자신감을 잃어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 특정 상황을 언급하며,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콕 짚어서 이야기를 해주니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 당신도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이 고통스러워하는 내용의 글을 써서 낭독했지만, 듣는 사람들이 지루한 표정을 짓거나 무관심하게 반응한 경우 말이다. 그제야 글이 의도했던 반응을 불러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표현하려는 내용을 정확하게 썼는지 의문을 갖게 됐을 것이다. 나중에 혼자서 그때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신에게 부족했던 점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바로 서술 기법이라할 수 있는 '테크닉'과 '스스로 글을 쓰는 활동'이 부족했을 것이다. (17쪽)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동기가 부여되었으니 그 다음 이야기부터는 저절로 시선이 고정된다.

 

사실 그동안 글쓰기에 관한 책을 많이 찾아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은 별 기대 없이 들춰보게 되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내 생각에 허를 찌른 책이다. 읽는 재미도 있고 몰입도가 뛰어난 책이다. 이 책은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 무작정 많이 쓰라는 막연한 조언을 하거나 이미 많은 서적에서 다루어서 알고 있는 사실을 지루하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테크닉'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책 속에 끌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눈길을 떼지 못하고 집중해서 읽은 책이다.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했지?', '지금껏 왜 책을 읽으며 디테일하게 분석한 적은 없었지?' 등등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소설 쓰기에 관한 책이지만, 소설뿐만 아니라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모든 것을 전수해주는 듯한 책이다.

 

막연한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유명 작가들의 작업 시간, 쓰는 분량, 글쓰는 장소, 글쓰기 도구 등 각자의 개성에 따라 제각각인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글쓰기에는 작업 시간을 어떻게 할지, 연필로 쓸지 볼펜으로 쓸지 아니면 컴퓨터를 사용할지 생각해본다. 또한 체크리스트를 꽤나 자세하게 짚어주어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친구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기를 빛냈던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글쓰기의 비밀을 찾아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을 보니 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노동이지만, 혼자 막연해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책을 통해 함께 짚어가는 것도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며 누군가에게 원고를 보여주기 머뭇거려지거나, 나의 첫 독자가 눈치를 보며 칭찬일색일 경우, 난감할 것이다. 이럴 때에는 먼저 이 책에서 일러주는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보며, 아찔한 순간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 중 단연 내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다. 특히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필독서일 것이고, 소설이 아닌 글을 쓰는 사람일지라도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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