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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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24. 목.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 35

책장을 펼치고 곡괭이와 산투리를 함께 다룰 수 있는
그의 손을 마주잡고 있는 내내 가슴이 설렜다.
삶의 무게에 휘청거리던 요즘 나의 몸짓도
그이와 함께 추는 인생의 춤이라는 생각에 내 몸이 달떴다.

피가 덥고 뼈가 단단한 사나이.
슬플 때는 진짜 눈물이 뺨을 흐르게하고
기쁠 때면 형이상학의 채로 거르느라 그 기쁨을 잡치는 법이 없는 조르바 그 자체였던 조르바.
세상 모든 것에서 영혼을 느끼며 인간은 곧 자유라고 말하는 그 이, 조르바의 품이 때때로 그리울 것 같다.

난 이렇게 또 한 명의 멋지고 든든한 의지가 되는 애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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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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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7. 목. `꽃의 나라` - 한창훈 장편소설 / 34

˝처음 대면은 그 어떤 것이라도 강렬했다. 맨 처음 맞아본 주사, 매질, 처음 본 여자의 알몸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중 가장 끔찍한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 기억에는 없지만 처음 태어났을 때도 그러했을 것이다. 아이들이 목이 터져라 악을 쓰며 우는 것을 봐도 그렇다. 태어났다는 것은 그전의 세상이 죽어버렸다는 뜻이므로 그것은 삶에 대한 공포일 것이다.
내가 맛본 죽음의 공포는 그 어떤 주먹이나 매질과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나의 떨림은 저 깊숙한, 맨 처음의 시작점에서 왔다. 죽어 있다는 것을 본다는 것. 죽어버린 생선, 죽어버린 나무, 죽어버린 새. 그리고 죽어 있는 사람. 그 사람의 세계가 정지되고 곧바로 소멸해간다는 것. 그리고 그게 나에게 찾아온다는 것.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과 노고에 비하면 죽는 순간은 너무 짧았다. 하다못해 태어나기까지의 과정, 수태가 되고 분열을 하고 아가미가 생겼다가 사라지고, 그리고 어미의 몸을 통해 빠져나와 울음을 터뜨리는 그 정도만큼은 죽어가는 것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눈이 들어가고 호흡이 가빠지며 관절이 어긋나고... 그래야 죽음도 탄생만큼이나 중요한 게 될 것 아닌가.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버둥거리는 시간이라도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나는 좀처럼 그런 기분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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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라는 감옥을 탈출해서 세상의 단맛 쓴맛을 겨우 조금 맛본 소년이 온 몸으로 겪은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세상,
쓰나미처럼 밀려온 참혹한 전쟁에 휩쓸리고
또 살아남아 부르는 노래.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음에도 작가는 나를 마냥 웃게 했고 그렇게 웃다가 울게 했고 그러다 울음보다 깊은 숙연함을 느끼게 했다.
설명하기 어려운 폭력의 대물림 속에서 폭력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답을 찾으며 성장해 가던 소년이
세상 가장 끔찍한 폭력의 현장을 경험하고 살아남아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 세상에서 가장 아픈 기억을 가진 슬픈 어른으로 한 생을 살았을 것 같은 생각에 자꾸 눈물이 난다.

꽃피는 계절 5월에 꽃의 나라로 갔을 그네들의 넋을 기리며.
그리 멀지않은 그 시절의 비극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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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의 공간들 - 익숙한 공간에 대한 인문적 시선
최윤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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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5. 화. `겹겹의 공간들` - 최윤필 지음 / 33

`공간의 표정은, 그 공간 안에 깃들인 사람들의 표정을 바꾸기도 한다` - p.129

`... 모든 작업실이 물리적으로 특화된, 특별한 공간일 필요는 없다. 방이나 마루 한 구석이어도 되고, 책상이나 밥상이라도 상관없다. 다만 일과 일상의 관성에서 벗어나 각자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손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면 되니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물질적 여유가 아니라 심리적 여유일 것이다...` - p.120

`공간을 꿈꾸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삶을 견딜 만하게 해준다` - p.121

겹겹의 공간들.
낯설으면 낯선대로 낯익으면 낯익은대로
이야기가 피어나고 감정이 교차되는
삶의 무대로서의 여기 저기 그리고 거기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유희를 만끽하다.

결국 나에게 유의미한 공간이란,
나를 품어주는 곳 그리고 내가 치열하게 물들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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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열린책들 세계문학 12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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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14. 월  `대위의 딸` - 알렉산드르 뿌시낀 / 32 
 
 
18세기 러시아 농민봉기를 배경으로 그려진 철없는 청년군인 뾰뜨르의 성장과 사랑, 반전의 반전.
러시아 대문호 뿌시낀의 작품은 의외로 가벼웠고
블랙 코미디면서 또한 동화같은 재미도 느껴졌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고전의 신선한 즐거움이라 놀라웠다. 
 
피로 얼룩졌을 폭동의 시기, 민족의 비극을 시인의 감성으로 바라보면서 그만의 방식으로 역사의 한 장으로 기록했구나 싶은 생각에 감탄이 터진다.
역사의 시련이든 개인사의 시련이든간에
무엇보다 인간다움이라는 소신을 지키는 것.
그것이 시련을 극복하는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고전문학은 정말이지 꼭 한번 만나야 하는
오래된 지혜, 오래된 꿈 그리고 오래된 미래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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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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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0. 목. `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 - 홍승찬 지음 / 31

`음악은 누군가의 인생이다`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다운 것이면서
가장 자연스럽고도 경이로운 것.
그래서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이면 삶을 미소짓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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