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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여행 - 헤세와 함께 하는 스위스.남독일.이탈리아.아시아 여행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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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꽃보다' 시리즈를 다시보기로 보았다. 시리즈가 한창 인기일 때 TV로 간간히 본 적은 있으나, 시리즈 전체를 마음 먹고 다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리즈의 원조인 '꽃보다 할배'부터 여배우들이 나온 '꽃보다 누나', 좋아하는 뮤지션들과 젊은 배우들이 떼로 나온 '꽃보다 청춘' 모두 재미있었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 중 '꽃보다 할배'가 최고였다. 



처음엔 일흔, 여든을 넘긴 연세의 꽃할배 네 분이 젊은이들처럼 배낭 매고 여행하는 모습이 그저 신선했다. 특히 20대로 돌아간다면 세계일주를 해보고 싶다고 하실 만큼 여행에 의욕적이었던 이순재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여행엔 때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행 막바지에 컨디션 난조를 애써 감추시고, 여행도 젊어서 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씀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여행엔 때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좋은 여행도 다 때가 있는 법이 아닐까.


 

독일의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여행 산문집 <헤세의 여행>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그가 24세부터 50세까지 국내 및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지의 아시아 국가, 스위스 등 외국을 여행한 기록을 묶은 이 책에서, 나는 특히 그의 생애 마지막 여행이었다는 1927년 스위스 뉘른베르크로 떠난 낭송 여행이 인상적이었다. 



이 여행에서 그는 독자들을 만나기도 하고, 지친 눈을 쉬러 온천에 가기도 하고, 오랜 친구를 만나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막바지에 가서는 체력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귀향을 꿈꾸었다. 여행이란 '언제나 체험을 의미해야' 하며, '삶의 근원에 대한 격렬한 향수, 모든 살아 있는 것, 창조하는 것, 성장하는 것과 친해지고 하나 됨을 느끼려는 갈망'을 가지고 '세계의 비밀로 들어가게 해주는 그들의 열쇠'라고 말할 만큼 열정적인 여행 예찬론자였던 그가 말이다.



삶의 대부분의 것들이 그러하듯 여행 또한 연령과 시간의 제한이 있기에 아무리 좋은 체험과 격렬한 자극이라도 그것을 몸과 마음이 받아내지 못하면 괴로울 따름이다. 요즘들어 부쩍 시간의 흐름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데, 지금 내가 여행을 한다면 어떤 여행을 할 수 있을지, 내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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