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집중력이 강하다 할 수 있고, 부정적인 면에서는 뭔가에 미쳐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엄청난 허기를 느끼며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나는 왜 책에 집착을 하는가? 내가 집착하는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읽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피폐했던 것인가?
읽지 않으면 잘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은 잘 쓰고 싶어서(writing well) 계속해서 읽는지도 모른다. 읽기 못지 않게 쓰기 역시 엄청난 장점을 안고 있지만, 꾸준한 읽기 만큼이나 쓰기는 많은 연습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쓰는 일기 조차 꾸준히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때 나는 일기 쓰기를 통해 재충전을 하고 나의 정신근육을 더 단단하게 단련시키기도 했다. 길이에 상관없이 매일 쓰고 잠이 들면서, 새로운 다음 날을 기대하곤 했다. 작년부터 쓰기를 멈추고도, 쓰기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자석처럼 끌려 잘 쓰는 법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다. 늦어도 2주 안에 한 권을 끝내야 책을 잘 이해할거하는 나의 직관은 옳았다.
또 다시 일중독에 빠져 독서가 뒤로 밀리면서, 2주를 넘기고 나니, 책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감동을 크게 느끼지 못해 작가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언제 어떻게 읽느냐는 정말 중요하다. 감동이 미비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책이 시사하는 글쓰기는 non-fiction에 국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넌픽션의 핵심은 단순 명료함이라 할만큼, simplicity와 clarity를 강조하고 있었다. 쓰기는 모방에 의해 배울 수 있고, 사전 사용을 습관화하며, 동의어 사전을 애용할 것과, 언어의 운율, 공명성, 각운, 두운 등에 유의하라는 조언에는 매우 공감하는바이다. 작가는 word-freak라 스스로 칭할만큼 언어 사용에 세밀하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또한 글을 쓰는 작가란,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귀로 쓰는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었다.
Rewriting을 두려워하지 말것, 능동태 문장의 사용, 대명사의 사용 등 상세한 안내뿐 아니라 타인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안고 글을 쓸 것을 강조한다. (Be yourself when you write.) 야구선수 Joe DiMaggio의 말을 인용하여 어떻게 글쓰기를 해야할지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왜 항상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느냐는 질문에, “나의 경기를 본적이 없는, 스탠드에 최소 한명이 앉아 있더라도, 나는 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어딘가에서 글의 아름다운 울림을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며 공감을 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창의성을 발휘하며 남과 다른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daring to be different)지치지 않는 용기를 가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단 한 명의 든든한 독자를 찾는 작가의 심정으로, 나 또한 나를 보아주고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한 명을 찾고 있었을까? 한 명이 없다고 생각해서 요즘 내가 큰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 것인가? 한 명이 없어도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큰 방점을 두며 지치지 않을 자신감은 내게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