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4 

먼저 신나게 웃으며 시작하고 싶다. 하하하!!!

아직도 귓전에 던전씨의 흥분에 들뜬 열변의 목소리가 쟁쟁하다.


세계의 경제-미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변리사...특허실용신안(?)...철광석...책 속에 길이 있다...

부인과 아이들...선택의 중요성과 신속성...초등4년에 입지를, 중3에 확고히 다지고........

그 중, 맘에 꽂히는 하나는 '이렇게 바쁜데 싸우고, 이혼하고 할 시간이 어디 있냐!'라는...  

오래오래 울리는 말이다. 내게는...


차로 이동을 하니 이러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아니다, 대화라기보다는 난 주로 듣는  

쪽이었다.

동안 자전거를 탈때는 거의 개인적인 이야긴 없었는데 오늘은 모든 걸 다 들은 것 같다. 마치 이젠

오래된 친구라도 되어버린 듯한 느낌에 입가에 실실 웃음이 인다. 이젠 싸부 아닌 친구라 불러야  

할 듯 싶다. 하하하! 얼마나 웃었는지... 불혹의 나이 40 이라 했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이  

없이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갈 것 같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 유쾌한 일이었다.


 

산을 찾아 달리는 이유를, 자전거를 실어서 원정까지 가는 이유를, 혼자가 아닌 여럿을 모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비록 정상을 보진 못했지만 태우랑 같이 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여전히  

모든 분의 배려에 흐뭇해 할 수 있어 기쁜 날이었다.
 
-자신에겐 분명 귀한 시간이었을텐데 길 안내 해 주셨던 울진 MTB 두 분,
-태우 밀어준 변속씨, 견인해 준 동글씨,
-적당한 시기에 알맞게 되돌려 준 마린양,
-사장님 당연한 듯 함께 되돌려 주셔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뽀얀 먼지 다 뒤집어 쓰고...
 차량 기꺼이 내어 주신 던전님, 대장님, 무쇠다리님, 강남님, 동글님, 사장님,
-늘 변함없이 모든 걸 카메라에 담아 언제나 그 후가 더욱 즐겁도록 만드는 씨에님,
-웃음으로 함께 한 모든 분들,   

-여태 먹어 봤던 닭백숙 중에서 최고였던 늦은 점심과 맥주 한 잔,
-울창한 산 모양새와 아름다운 단풍, 맑은 물과 그 물소리, 그리고 길...

 

모든 것이 감사의 마음으로 그득하게 만든다.


오늘의 라이딩을 적당한 시기에 공지하고,  적당한 시기에 마무리해서,  적당한 때에 모두가  

즐거이 다녀오게 주선한 동글씨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로 짧은 후기 마무리 한다.


오늘도 난 자전거로 인해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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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6 

참으로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긴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오기만 했을때.
주변의 산들과 나와 자전거와 인생이 하나가 되는 듯한, 내겐 처음 느껴보는, 신비롭기까지한
느낌이었다. 아우토반님의 말을 받아 들일 수 있었다. 계속 이렇게 자전거만 타고 살 수는
없을까라는...

 

내 인생의 후미의 일은 정해진 듯 하다. 이 자전거로 세계를 다니리라.
한 영국의 50대 여인이 자전거로 84년도에 첫 세계일주를 했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도 그렇게 해 보리라라는 다짐을 마음에 꼭꼭 눌렀다.

 

경주의 단풍은 세상의 그 어떤 색깔보다도 아름다웠고, 어떤 삼거리의 시골 가게 앞 플라스틱
의자에서 드디어 자판기 커피를 한 잔 하며 바라보는, 가을 걷이하는 농부들의 모습은 내내
그 자리를 지키고 싶게 만들었다.

 

아침 8시30분에 집을 나설때의 아프던 마음은 내내 달리고 또 달리니 서서히 모든 걸 묻어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오후 6시,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고...
9시간 30분 동안 안장에서 보낸 시간들이 차라리 더없이 행복한 듯 하다.

 

"세상을 잊기 위해 사람은 산으로 가고, 물은 산하세상으로 내려간다."

 

감포로 가는 도중의 어떤 찻집 입구에 적힌 글이다. 외운다고 외웠는데 정확한지 모르겠다.
나도 세상을 잊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밖으로 허대야만 하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
물은 세상으로, 세상으로 내려오기만 하는데...

 

-던전님, 처제님, 인사이드님, 아우토반님, 씨에님. 또하나의 그림을 담아 두는데 같이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같이 따라 붙이고자 했을때 'No'라고 말하지 않아서  고마웠습니다. 제가  붙어서 시간이 더욱 늘어짐을 알고 계셨을터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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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9 

길이 좋다. 길따라 가다보니 황금들판이 있고, 길다라 가다보니 푸른바다가 있고,

길따라 가다보니 사랑이 있고, 길따라 가다보니 내가 있다.

 

#도착후 내리는 빗속에서 우두커니 기대 서 있는 나의 Trouble3를 보니 살아 있는 듯 하다.

내 곁에 언제까지나 말없이 서 있어 줄 또 다른 나의 친구인 듯 하다.

 

장거리, 장시간 라이딩후에는 왜이리 항상 숙연해지는지 모르겠다.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보니

아내라는 것, 엄마라는 것도 자꾸만 잊을라 한다.

 

모든 걸 사랑하고 싶었다. 모든 걸 껴안고 싶었다. 그리고 고백하고 싶었다.

사랑한다고...   나의 엄마께 전화를 건다...

 


-먼저 가신 개울님, 같이 동동주 건배를 하지 못해 서운했습니다.
 해무님, 정대리님, 박대장님, 인사이드님, 아우토반님, 씨에님, 너무 대견한 마린양,  

 그리고 던전님...

 ...고맙습니다.

 

-무릎이 너무 아파서 맨소레담 로션을 1/2 이나 사용했습니다. 왠지 훈련모드 였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새벽 방파제를 보지 않고 하루를 시작 한다는게 견딜 수 없어,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태우 소풍 준비해 놓고 아주 천천히 달립니다.  

자전거 시작 후 잠을 너무나 많이 줄인 나를 봅니다. 

그리고 잔잔한 바다를 봅니다... 하루가 시작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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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5 

지금껏 이러한 휴가를 가져 본 적은 없었다. 
일상을 완전히 떠날 수는 없었던 나이고 보면, 누가 어디어디 가 봤냐고 유명한 곳을 대면 거의  

No 라고 말 할 수 밖에 없었던 나이고 보면, 이번의 기회는 차라리 2박3일을 잡기를 아주 잘한  

일 같다. 처음이 주는 의미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에겐 얼마나 많은 것을 내포하는지 모른다.  

그 '처음'에 '자전거'라는 설레임까지 가해져서 가방을 꾸리고 태우와 함께 나섰으니, #으로 마중 

 나오신 던전씨를 포옹하고 먼길을 출발하는 나의 머리속엔 과연 어떤 것들을 내가 볼 수 있게  

될란가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하기만 했다.

 

중략-2박3일의 날들은 중략하기로 한다. 이미 올라온 사진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그 하나하나를 모두 열거하기엔 내 가슴에 담긴 게 너무 많다.

 

-우물안 개구리인 내겐 워낙에 먼거리여서 안전운전이 무엇보다 신경쓰였다.  

 그러나 선두로 달리신 헬보이님의 안전운전은 모두를 편안하게 다녀 올 수 있도록  

 이 아줌마의 노파심을 모두 묻어 버렸다.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반드시 헬보이님을  선두 운전자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싶다.

 

-어린이에, 결코 평범치 않을 까칠한 아줌마까지 동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한사람 두  

 애물단지를 성가스럽게 여긴다거나, 귀찮게 여기지 않고 모든 질문에 꼬박꼬박 답해주고,  

 설명을 아끼지 않은 형아들께, 한아이의 엄마로서, 한 관심많은 초보자로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제임스씨 안경, 토시, 마이다스씨 점퍼, 준비성이 부족한 내가 제것처럼 내내 잘 사용하고  

 세탁도 안한 채 돌려드리니 내내 불편하다. 덕분에 따뜻하게, 눈부시지않게 보낼 수 있었는데...
 
-텐보이 방장님에 대한
 첫번째 충격:난 이 사람이 자전거의 제 일인자 인 줄 여기고 있었다.
                   DH초급 출전, 상급자에 출전한게 아니었다.
 두번째 충격:자전거대회가면 슈퍼맨은 당연히 보는 건줄 알았다.

                   방장님 이하, 참가자 누구의 것도 보지 못했다.
 세번째 충격:전체적인 준비에, 대회참가에, 운전까지... 그래도 피곤한 내색 없었고, 건들건들,

                   싱글싱글 웃는 모습일 수 있다는 것에 나를 살펴보게 되었다.

 

-그 후..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내내 나의 빨간 자전거가 어찌나 보고 싶었다. 이걸타고 어서 빨리  

방파제로 가 해돋이를 보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었다. 내가 제일 먼저 타고 싶어 재억씨에게  

타지 말 것을 단단히 일러 두었을 정도다. 또다른 굴레로 나를 불편하게 옭아 맬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주는 기쁨은 아무래도 훨씬 더 커다랗기만 할 것 같아서 기꺼이 받아 들인다. 맘에 드는  

자전거를 만날 수 있게 해 준 사장님께 더없이 고맙고, 자신의 기쁨인양 멋진 생일 사진을 찍어  

준 씨에씨, 같이 즐거운 웃음을 주신 모든 분들께 한없이 감사하기만 하다.  이제는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을 찾아서 달려 보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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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6 

해돋이는 1월1일 신년 시작일에만 보는 줄 알았다.

 

몇년전 요리를 배울때의 일이다. 메뉴는 짜장면이었는데 밑이 우묵한 팬을 사용해야 한다해서

하나를 장만했다. 그 후 난 짜장소스를 만들때는 꼭 그 팬을 사용했다. 나의 문제는 짜장소스 


외에는 그 팬을 사용 할 줄 몰랐다는 거다. 오랜 시간 후 어느날  친구의 방문으로 우연히 알게  

된다. 그 팬의 용도는 너무나 다양해서 잡채나 볶음요리용으로는 그저그만 이라는 것을.

 

해돋이는 신년이 아니더라도 날마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새벽에야 알게 된다. 그 감동은  

신년이나 오늘이나 별반 다를게 없었다.  몰라서 못하는게 너무나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에 갈 줄만 알았지 그 앞으로 지나면서 방파제는 왜 몰랐을까?

 

새벽 6시10분, 자전거를 타고 북부 해수욕장 방파제를 찾아간다.
자전거가 다시 끼익~거린다. 차들이 별로 없는 곳에서는 소리가 더욱 요란해서 민망해 죽겠다.

 

제대로 잘 찾아서 방파제로 올라가니 빨간 등대도 보이고 낚시꾼도 보이고 운동하러 나온 사람도

제법 보인다. 야릇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귀에 와 철썩거리는 파도소리에 가슴이 시릴사이도 없이, 붉게 떠오르는 태양이 시선을 모두  

잡아챈다. 보기에도 벅차서 연신 심호흡을 하게 만든다. 이렇게 지척에, 이토록 아름다운 광경이 

 날마다 되풀이 되고 있었는데 왜 이제서야 보게 되는건지 안타까워서 미칠지경이다.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출렁거리는 바다위로 배들은 살아있는 듯이  

달려가고, 더불어 모든 것이 생기있게 태양빛을 받아 들이고 있는 듯 하다. 모든 것이 다 살아  

숨쉬고 있는 듯  하다. 살아 있는 것이 마냥 행복한 듯 하다. 나처럼...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억지로 돌리며 이제는 새벽마다 이 광경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거라는

설레임에 자전거가 너무 고맙다.


자전거...자전거...나의 자전거...

 

-늘 그러하듯 하나하나 새로운 것을 경험할 때 마다 자전거를 시작 할 수있게 도와 주신 던전씨와 
  레드존에 대한 감사 잊지 않고 있습니다.
-자전거 사면 재억씨와 같이 잔차질로 북부해수욕장 방파제 해돋이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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