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6 

참으로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긴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오기만 했을때.
주변의 산들과 나와 자전거와 인생이 하나가 되는 듯한, 내겐 처음 느껴보는, 신비롭기까지한
느낌이었다. 아우토반님의 말을 받아 들일 수 있었다. 계속 이렇게 자전거만 타고 살 수는
없을까라는...

 

내 인생의 후미의 일은 정해진 듯 하다. 이 자전거로 세계를 다니리라.
한 영국의 50대 여인이 자전거로 84년도에 첫 세계일주를 했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도 그렇게 해 보리라라는 다짐을 마음에 꼭꼭 눌렀다.

 

경주의 단풍은 세상의 그 어떤 색깔보다도 아름다웠고, 어떤 삼거리의 시골 가게 앞 플라스틱
의자에서 드디어 자판기 커피를 한 잔 하며 바라보는, 가을 걷이하는 농부들의 모습은 내내
그 자리를 지키고 싶게 만들었다.

 

아침 8시30분에 집을 나설때의 아프던 마음은 내내 달리고 또 달리니 서서히 모든 걸 묻어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오후 6시,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고...
9시간 30분 동안 안장에서 보낸 시간들이 차라리 더없이 행복한 듯 하다.

 

"세상을 잊기 위해 사람은 산으로 가고, 물은 산하세상으로 내려간다."

 

감포로 가는 도중의 어떤 찻집 입구에 적힌 글이다. 외운다고 외웠는데 정확한지 모르겠다.
나도 세상을 잊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밖으로 허대야만 하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
물은 세상으로, 세상으로 내려오기만 하는데...

 

-던전님, 처제님, 인사이드님, 아우토반님, 씨에님. 또하나의 그림을 담아 두는데 같이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같이 따라 붙이고자 했을때 'No'라고 말하지 않아서  고마웠습니다. 제가  붙어서 시간이 더욱 늘어짐을 알고 계셨을터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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