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9 

길이 좋다. 길따라 가다보니 황금들판이 있고, 길다라 가다보니 푸른바다가 있고,

길따라 가다보니 사랑이 있고, 길따라 가다보니 내가 있다.

 

#도착후 내리는 빗속에서 우두커니 기대 서 있는 나의 Trouble3를 보니 살아 있는 듯 하다.

내 곁에 언제까지나 말없이 서 있어 줄 또 다른 나의 친구인 듯 하다.

 

장거리, 장시간 라이딩후에는 왜이리 항상 숙연해지는지 모르겠다.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보니

아내라는 것, 엄마라는 것도 자꾸만 잊을라 한다.

 

모든 걸 사랑하고 싶었다. 모든 걸 껴안고 싶었다. 그리고 고백하고 싶었다.

사랑한다고...   나의 엄마께 전화를 건다...

 


-먼저 가신 개울님, 같이 동동주 건배를 하지 못해 서운했습니다.
 해무님, 정대리님, 박대장님, 인사이드님, 아우토반님, 씨에님, 너무 대견한 마린양,  

 그리고 던전님...

 ...고맙습니다.

 

-무릎이 너무 아파서 맨소레담 로션을 1/2 이나 사용했습니다. 왠지 훈련모드 였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새벽 방파제를 보지 않고 하루를 시작 한다는게 견딜 수 없어,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태우 소풍 준비해 놓고 아주 천천히 달립니다.  

자전거 시작 후 잠을 너무나 많이 줄인 나를 봅니다. 

그리고 잔잔한 바다를 봅니다... 하루가 시작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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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5 

지금껏 이러한 휴가를 가져 본 적은 없었다. 
일상을 완전히 떠날 수는 없었던 나이고 보면, 누가 어디어디 가 봤냐고 유명한 곳을 대면 거의  

No 라고 말 할 수 밖에 없었던 나이고 보면, 이번의 기회는 차라리 2박3일을 잡기를 아주 잘한  

일 같다. 처음이 주는 의미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에겐 얼마나 많은 것을 내포하는지 모른다.  

그 '처음'에 '자전거'라는 설레임까지 가해져서 가방을 꾸리고 태우와 함께 나섰으니, #으로 마중 

 나오신 던전씨를 포옹하고 먼길을 출발하는 나의 머리속엔 과연 어떤 것들을 내가 볼 수 있게  

될란가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하기만 했다.

 

중략-2박3일의 날들은 중략하기로 한다. 이미 올라온 사진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그 하나하나를 모두 열거하기엔 내 가슴에 담긴 게 너무 많다.

 

-우물안 개구리인 내겐 워낙에 먼거리여서 안전운전이 무엇보다 신경쓰였다.  

 그러나 선두로 달리신 헬보이님의 안전운전은 모두를 편안하게 다녀 올 수 있도록  

 이 아줌마의 노파심을 모두 묻어 버렸다.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반드시 헬보이님을  선두 운전자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싶다.

 

-어린이에, 결코 평범치 않을 까칠한 아줌마까지 동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한사람 두  

 애물단지를 성가스럽게 여긴다거나, 귀찮게 여기지 않고 모든 질문에 꼬박꼬박 답해주고,  

 설명을 아끼지 않은 형아들께, 한아이의 엄마로서, 한 관심많은 초보자로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제임스씨 안경, 토시, 마이다스씨 점퍼, 준비성이 부족한 내가 제것처럼 내내 잘 사용하고  

 세탁도 안한 채 돌려드리니 내내 불편하다. 덕분에 따뜻하게, 눈부시지않게 보낼 수 있었는데...
 
-텐보이 방장님에 대한
 첫번째 충격:난 이 사람이 자전거의 제 일인자 인 줄 여기고 있었다.
                   DH초급 출전, 상급자에 출전한게 아니었다.
 두번째 충격:자전거대회가면 슈퍼맨은 당연히 보는 건줄 알았다.

                   방장님 이하, 참가자 누구의 것도 보지 못했다.
 세번째 충격:전체적인 준비에, 대회참가에, 운전까지... 그래도 피곤한 내색 없었고, 건들건들,

                   싱글싱글 웃는 모습일 수 있다는 것에 나를 살펴보게 되었다.

 

-그 후..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내내 나의 빨간 자전거가 어찌나 보고 싶었다. 이걸타고 어서 빨리  

방파제로 가 해돋이를 보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었다. 내가 제일 먼저 타고 싶어 재억씨에게  

타지 말 것을 단단히 일러 두었을 정도다. 또다른 굴레로 나를 불편하게 옭아 맬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주는 기쁨은 아무래도 훨씬 더 커다랗기만 할 것 같아서 기꺼이 받아 들인다. 맘에 드는  

자전거를 만날 수 있게 해 준 사장님께 더없이 고맙고, 자신의 기쁨인양 멋진 생일 사진을 찍어  

준 씨에씨, 같이 즐거운 웃음을 주신 모든 분들께 한없이 감사하기만 하다.  이제는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을 찾아서 달려 보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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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6 

해돋이는 1월1일 신년 시작일에만 보는 줄 알았다.

 

몇년전 요리를 배울때의 일이다. 메뉴는 짜장면이었는데 밑이 우묵한 팬을 사용해야 한다해서

하나를 장만했다. 그 후 난 짜장소스를 만들때는 꼭 그 팬을 사용했다. 나의 문제는 짜장소스 


외에는 그 팬을 사용 할 줄 몰랐다는 거다. 오랜 시간 후 어느날  친구의 방문으로 우연히 알게  

된다. 그 팬의 용도는 너무나 다양해서 잡채나 볶음요리용으로는 그저그만 이라는 것을.

 

해돋이는 신년이 아니더라도 날마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새벽에야 알게 된다. 그 감동은  

신년이나 오늘이나 별반 다를게 없었다.  몰라서 못하는게 너무나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에 갈 줄만 알았지 그 앞으로 지나면서 방파제는 왜 몰랐을까?

 

새벽 6시10분, 자전거를 타고 북부 해수욕장 방파제를 찾아간다.
자전거가 다시 끼익~거린다. 차들이 별로 없는 곳에서는 소리가 더욱 요란해서 민망해 죽겠다.

 

제대로 잘 찾아서 방파제로 올라가니 빨간 등대도 보이고 낚시꾼도 보이고 운동하러 나온 사람도

제법 보인다. 야릇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귀에 와 철썩거리는 파도소리에 가슴이 시릴사이도 없이, 붉게 떠오르는 태양이 시선을 모두  

잡아챈다. 보기에도 벅차서 연신 심호흡을 하게 만든다. 이렇게 지척에, 이토록 아름다운 광경이 

 날마다 되풀이 되고 있었는데 왜 이제서야 보게 되는건지 안타까워서 미칠지경이다.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출렁거리는 바다위로 배들은 살아있는 듯이  

달려가고, 더불어 모든 것이 생기있게 태양빛을 받아 들이고 있는 듯 하다. 모든 것이 다 살아  

숨쉬고 있는 듯  하다. 살아 있는 것이 마냥 행복한 듯 하다. 나처럼...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억지로 돌리며 이제는 새벽마다 이 광경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거라는

설레임에 자전거가 너무 고맙다.


자전거...자전거...나의 자전거...

 

-늘 그러하듯 하나하나 새로운 것을 경험할 때 마다 자전거를 시작 할 수있게 도와 주신 던전씨와 
  레드존에 대한 감사 잊지 않고 있습니다.
-자전거 사면 재억씨와 같이 잔차질로 북부해수욕장 방파제 해돋이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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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4 

어느 길로 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마음에 담아 둔 그림들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아

샤워후에도 혼이 빠져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기쁘면 눈물이 나올 것 같은가!

자꾸만 숙연해진다.

 

일찍 보는 단풍이 좋고, 살아 있어서 좋아 얼마나 감사한 마음이 들어 차던지,  


스치는 코스모스, 누런 황금 들판, 갈대, 멀리 펼쳐져 보이는 시골 동네, 어디로든 이어져 있는  

길..길..

장엄한 바다, 그리고 ...비... 날을 기막히게 너무 잘 잡은거다.

 

내 인생에 이러한 날도 주어지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몇 번이나  

흥얼거리며 달리는 내내 입가에선 미소가 사라지질 않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찻집도 들르고, 국수집도 들르고,  


산도 보이고, 들판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고, 사람 얼굴도 보이고, 개도 보이고 


... 나 자신도 보인다.   


자연 속에 있을때 나는 살아 숨쉬는 사람이고, 느끼는 사람이고, 겸손해지는 사람으로

나를 바라볼 줄 알게 되는 듯 하다. 한없이 껴안고 싶다.

 

원없이 탄 하루다. 그래도, 그래도 내내 더 달리고만 싶다. 


달리다 달리다 밥먹고, 달리다 달리다 차 한잔 하고, 달리다 달리다 사과 하나 먹고,

달리다 달리다 누워자고... 그렇게 몇 일만이라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가 너무 감격스러워서 자고 나면 내일은 전혀 다른 내가 눈을 뜰 것 같다.

 

Life is so beautiful!!!

 

 

-관광모드 적극 추천합니다.
-천곡사 넘어 신광, 흥해지나 신항만이 떡하니 나오면서 갑자기 바다가 그대로
 안깁니다. 그리곤 어디어디로  지나서 북부 해수욕장 거쳐 집에 왔는데
 오르막과 차가 최대한 적은 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지명이 아니라
 가슴에 담긴 그림과 행복이여서 굳이 지명 기억 할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담에 가면 저는 길 전혀 모릅니다. 그러나 그 감격과 흥분과 즐거웠던 마음은
 또렸하게 모두 기억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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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 

이제 그만 잘 나가는 자전거 타고 싶다.

 

70세 할아버지 관광 온 여성 2명을 자신의 배에서 어쩌구저쩌구...
이 기사를 읽은 터라 오전 안강행의 결심은 멈칫할 수 밖에 없다.
던전씨께 지원요청 했는데 묵묵부답...
안강행 포기하고 방향을 돌려 달전초등 쪽으로 길을 나섰다. 두번째다.

 

마구 밟다 보니 이럴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오늘은 나 혼자인데 급할 필요가 전혀 없지않나.
그러고보니 던전씨 쫓아 다니고, 무리지어 가면서 처음부터 난 오로지
빨리 따라 가야 한다는 것에만 줄곧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혼 .자. 다. 들은 풍월에 관광모드로 바꾼다.
 
제일교회 앞 오르막 끌바하고 있는데 차 한대가 옆에 와서 선다.

차 안 아줌마:"자전거 동호회 같은거 있어요? 옛날 초등학교때 자전거 많이 탔는데...

                     지금은 자전거가 어쩌구저쩌구... "


살방살방... 개도 없고... 들판은 누렇고...나뭇잎도 바람에 떨어지네...

 

달전초등 앞인가에선 지나던
노할머니: "여기까지 우째 왔노?"


할머니들이랑 이야기하면 참 재미있다. 그 노할머니 나를 세웠으면 한참 수다 떨었을거라.

다행히 그말씀만 하시고 지나셨다.

조금씩 나다니니 이런 일도 재미삼아 찾아오고 즐겁다.
역시 두번째는 처음보다 쉽다. 시간도 훨~ 단축이 되고.

 

그런데 자전거 끼익거리는 소리가 여전히 너무 많이 난다. 조용한 곳에선 참 민망할 정도로.

집 앞까지 다와 신호등 앞에선 내리다가 넘어질 뻔 했다.
신호 대기 하던 차 안 사람들 다 웃었을거라. 민망*2

 

내일은 미국에서 손님이 온다. 모레는 라이딩 약속이 있다. 다음주는 인디페스티발...

즐거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마냥 인생이 이렇게만  흘러가 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잘 나가는 자전거 타고 싶다. 오르막이 덜 힘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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