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미술관 - 그림으로 만나는 생의 모든 순간
장혜숙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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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소재는 무수히 많지만 아무래도 인간이 가장 중요한 소재가 아닐까 싶다. 지금이야 휴대폰에도

카메라가 있어 언제든지 사진을 찍어 남길 수가 있지만 카메라가 없던 과거에는 그림이 사진의 역할을

대신했다고 할 수 있는데 출생부터 죽음까지 인간의 삶의 긴 여정 속에서 중요한 순간들도 그림으로

담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생의 모든 순간을 담은 그림들을 소개하면서 우리 삶의 순간들이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선 삶의 주요 장면들을 '탄생과 유년', '교육', '사랑', '삶의 기쁨', '죽음과 장례'의 다섯 부분으로

나눠 각각 5~6점의 관련된 그림들을 소개한다. 인생의 첫 장면은 베르트 모리조의 '요람'이 차지했다.

요람에 있던 시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지만 누구에게나 요람에 누워 부모의 보살핌을 받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림에 얽힌 사연과 저자의 감상 등을 들려준 후 '작가 알기'와 '미술사 맛보기'를 

끝에 둬서 심화학습을 시도한다. 다음으론 밀레의 그림을 모사한 고흐의 '첫 걸음, 밀레 이후'로 걸음마를

시작했던 시절을 보여주고 이후 좀 더 성장해 아이들이 놀이를 하고 학교에 가는 모습이 등장한다. 

청년시절엔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들을 보여주는데, 예전엔 어릴 때 장래희망으로 과학자가 

많이 꼽혀 그런지 조금 뜬금없이 '17세기 네덜란드의 과학'이란 주제로 페르메이르의 '천문학자'와 

'지리학자'가 선보인다. 특히 '지리학자'는 독일 여행 갔을 때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에서 직관한 

작품이라 더 반가웠다.


인생의 절정기엔 역시 '사랑'이 빠질 수 없다. 사랑과 결혼, 자녀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차례로

보여지는데 결혼생활은 현실이라 그런지 오래 가지 않아 시들해지는 모습이 로제 드 라 프레네의 '결혼

생활'에 잘 담겨 있었다. '삶의 기쁨'을 거쳐 바로 '죽음과 장례'에 이르는데 삶의 덧없음을 잘 보여주며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나?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로 마무리를 한다. 삶의 여러

순간들을 담은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관련된 저자의 사연들을 듣는 재미가 솔솔했는데 작가와 미술사까지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그림을 보는 즐거움과 미술에 대한 지식을 함께 쌓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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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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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너무 친숙한 고전이라 여러 분야의 소재로도 활용되거나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이 책은 삼국지의 여러 등장인물 중 조조를 중심으로 현대심리학의 관점에서 언행을 분석해

보여주는데 확인해 보니 예전에 '심리학, 삼국지를 말하다'라는 책도 읽었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삼국지 등장인물들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이미지가 완전히 깨졌던 것 같은데 이 책에선 과연 

조조를 비롯해 여러 인물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이 책에선 조조가 주인공이다 보니 총 4부에 걸쳐 '조조의 승리의 기술', '조조의 마음 다스리기, '조조

리더십의 원칙', '조조의 위기관리 기술'을 다룬다. 삼국지의 시간 순으로 주요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조조는 물론 여러 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시작은 조조가 동탁 암살에 참여해 주동자인 왕윤으로부터

보검을 받는 장면이다. 조조는 자신이 동탁을 죽이겠다면서 왕윤에게 보검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왕윤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걸 았았던 조조가 왕윤의 보검을 요구한 것은 미리 대가를 받음으로써 왕윤의 

신임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한다. 조조는 동탁이 혼자 술에 취해 누워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

하지만 우물쭈물하다가 동탁에게 들키자 왕윤에게 받은 보검을 동탁에게 바친 후 부리나케 도망가는데 

이는 전형적인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으로 심리학에선 '투명도착각'이 작용했다고 한다. 투명도착각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알 수 있으리라는 착각으로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용어이다. 이런 식으로 매 에피소드들마다 마지막에 '심리학으로 들여다보기'를 두어 앞의 내용을 

심리학의 관점에서 간략히 정리를 해준다. 


조조가 악명을 높이게 된 가장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여백사 사건인데, 자신을 구해준 진궁과

함께 도망가다가 여백사 집에 머물 때 자신을 죽이려는 줄 오인하고 여백사 집안을 몰살시키고 여백사

마저 죽인 끔찍한 사건이다. "내가 세상 사람을 저버릴지언정 세상 사람은 나를 저버리지 못하게 할

것이오"라는 명언(?)을 남기면서 조조를 살려준 진궁도 심한 충격을 받게 했는데 전형적인 자기합리화의

대표적인 예였다. 이렇게 조조를 중심으로 한 삼국지의 얘기를 차근차근 살펴가면서 조조뿐만 아니라

관련된 에피소드의 여러 인물들의 심리를 현대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는데 단순히 삼국지를

읽을 때보다는 여러 인물들의 언행을 이면까지 자세히 엿볼 수 있어 훨씬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조조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부터는 종종 '지금 죽여야 하나? 아니면 살려둬야 하나?' 하는 생사여탈권을

쥔 조조의 고민을 흥미롭게 보여주는데 유비, 여포 등 주요 인물들은 물론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 못해

자신도 그 대상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책은 서주성을 유비와 여포 등이 뺏고 뺏기는 우여

곡절을 그리는 부분에서 마무리되어 본격적인 삼국의 경쟁은 2권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삼국지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니 인생의 교과서라는 삼국지를 새로운 관점에서 훨씬 다채롭고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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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들이 있었던 지라 10월에는 15권으로 상당한 실적을 기록했다. 서평 도서들이 떨어져 

그동안 고이 모셔두었던 추리소설들과 유홍준 교수의 책들도 소화해낼 수 있었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11월에도 책과 함께 잘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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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안갑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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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마안갑에서 벌어지는 예지능력자의 예언한 연쇄살인의 진실?
삶의 미술관- 그림으로 만나는 생의 모든 순간
장혜숙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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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에서 죽음까지 삶의 긴 여정의 중요 순간들을 담은 그림들
넛지 : 파이널 에디션- 복잡한 세상에서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이경식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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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의 업그레이드판
국보순례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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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가 선정한 대한민국의 국보급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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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육사오', '불릿 트레인', '오펀 : 천사의 탄생',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펀 버전'까지 총 5편으로

연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좀 아쉬운 실적이다. 일찍 찾아온 추위 등으로 제대로 가을 분위기를
맛보기도 전에 충격적인 참사도 일어나고 분위기가 영 아니다. 11월에는 좀 나아져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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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조주관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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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더불어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은 솔직히 제대로 읽어본 작품이

아직까진 없어서 그의 명성만 알고 있지 뭐라 평가하기는 어려운데 이 책에선 그가 사랑한 그림들을

다룬다니 과연 어떤 작품들이 언급될 것인지 궁금했다. 도스토옙스키는 미술애호가로도 유명했고 여러

예술작품들을 창의성의 교재로 삼았다고 하는데 작품에 그림들을 언급하는 것은 물론 미술관을 방문한

후 화가들의 그림을 상세히 관찰해 '작가 일기'에 기록해놓았다고 한다. 이 책에선 이런 도스토옙스키의

미술평론 등을 바탕으로 그의 작품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걸 시도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과 속', '미와 추', '생과 사'의 3부로 나눠 여러 미술작품들과 도스토옙스키의 

관련 작품들을 소개한다. 먼저 도스토옙스키가 어린이에 대한 사랑으로 유명한 걸 언급하며 스페인 

화가 무리요의 '성스러운 가족' 등을 보여주면서 '백치'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소개한다. 사실

무리요도 전에 어떤 미술 책에서 본 기억이 가물가물한 데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읽지 않은 상태다

보니 저자의 설명이 아무래도 확 와닿진 않았다. 그래도 그림들과 도스토옙스키 소설 속 인물이나 상황을

적절하게 연결지어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도 도스토옙스키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대략 짐작이

갔다. 특히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주제로 변주되었고 어쩌다 피가 섞여

가족이 된 '우연한 가족'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완성된다 .이렇게 여러 그림들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는데 그에게 영향을 준 화가나 작품들 중에는 생소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바토니, 코레조 같은 서유럽쪽 화가들은 물론 페로프, 쿠인지 등 러시아계 화가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예술 강국인 러시아가 푸틴 일당으로 인해 전범 국가로 전락하고 만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이 책에 언급된 여러 명작들을 직접 읽어봐야 그 진정한 가치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러 그림들을 함께 감상하면서 그야말로 미술과 문학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는데 도스토옙스키 문학의 힘에 일정 부분 미술이 차지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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