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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평점 :
정의로운 건강을 찾으려면,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물으려면 그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한겨레 21의 칼럼을 묶어 편집한 이 책은 똑 떨어지는 해법을 제시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저 이 사회와 그 구성원이 생각해야 할 모든 지점을 이야기 했다.
피해 당사자들에게 아픔을 감당하라고만 하지 않고, 모두가 해봐야 할 생각들.
총기 규제에 대한 이야기만 조금 와닿지 않았을 뿐, 그 외 모든 주제들에 공감했다.
이미 알던 사실들일지라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온다면 한명이라도 더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아프게 했던 ‘원인의 원인’ 그것이 개인의 것이 아닌 사회의 문제임을 여러번 강조해서 이야기한다.
잘 모르던 얘기여서 충격적이었던 이야기가 원진 레이온 산재에 대한 것인데,
1966년 일본에서 넘어온 기계가 한국의 천명가까운 노동자의 건강을 망치고, 또 중국으로 넘어가 몇명일지 모를 환자를 만들어 내고, (추정이지만)이제 그 기계가 북한으로 넘어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자본과 소수의 결정권자들의 도덕성이 왜 중요한지 설명한다.(원진레이온 직업병 문제, 위험한 일터는 가난한 마을을 향한다)
저자의 연구에 몇년 후에는 디테일한 여성문제(낙태에 대한 문제를 다뤘지만 좀더 다양한.. 예를 들면 생리대성분에 대한 것이라든지...)에 대한 역학조사도 포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 사실 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관습적으로만 사고하게 될 때,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혐오의 비가 쏟아지는데, 이 비를 멈추게 할 길이 지금은 보이지 않아요. 기득권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합니다. 제가 공부를 하면서 또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작게라도 배운 게 있다면,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을 때는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피하지 않고 함께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 219, 군 동성애자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긴급 집회 발언 중.
크리벨 교수는 위험을 바라보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며 ‘ 사전주의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언제 올지 모르는 ‘충분한 근거’를 기다리는 대신, 이제 불확실성 속에서 행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핵심 원칙 중 하나는 새로운 물질을 사용하고자 할 때 그 것을 사용하려는 기업과 사람들이 그 유해성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사회를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로 인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중이,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 283
2018.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