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 발칙하고 에로틱한 그리스 로마 신화편 말과 글이 풍성해지는 어원 이야기 1
권표 지음 / 돋을새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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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신화 속으로 떠나는 언어 여행"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영어에서 사용하는 많은 말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것. - 이 책은 개정판이 나왔다고 한다.

 

지금도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말들, 멘토라는 말이라든지, 나르시즘이라든지, 이지스라는 말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왔으니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언어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말에서 사자성어를 알고 싶으면 중국 고전을 읽으면 된다.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수호지'를 읽으면 수많은 사자성어들의 기원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한문에서 사자성어의 기원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나 그 이후 시대의 일들에서 비롯되었다면 서양의 경우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이 외국 학자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면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이라 더 우리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 온다.

 

사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은 사람도 별로 없지만 -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소홀한지, 제대로 끝까지 읽는 경우는 별로 없다. 마찬가지로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지만 하나로 정리된 것도 없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내가 읽었지만, 그리고 이윤기 편역의 그리스 로마 신화도 읽었지만, 내용이 다 똑같지는 않다. 이 책은 이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여러 책을 참조해서 언어 이야기를 해준다 - 이 책에 나와 있는 말들을 대부분 모른다고 할 수도 없다.

 

그만큼 자주 쓰는 말들인데... 예를 들면, 한때 트럭 이름이었던 타이탄, 영화로 꽤나 알려진 타이타닉호가 '티탄'족에서 유래했다는 사실, 판도라의 상자라는 말, 운동화로 유명한 나이키, 음료 이름인 바카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월계관, 마이다스의 손, 피그말리온 효과, 아킬레스 건 등등 이런 말들을 우리는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말들이 모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안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기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이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신화만이 아니라 신화에서 발생한 언어까지. 그래서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한다. 신화도 알고 언어도 알고.

 

즉, 상식이 풍부한 교양인이 되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도 재미있게 읽으면서 자연스레 지식을 넓혀갈 수 있도록.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에 새로운 사실을 추가하지 않는다면 책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는 그래서 앞에서 예를 들었던 말들의 유래에 보태, 잘 모르던 말이나 잘 쓰지 않는 말들의 유래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나 엘렉트라 컴플렉스는 많이 들어봤지만 '파이드라 컴플렉스'라는 말은 잘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품는 연정이라고, 자식들이 부모에게 품는 마음과 반대 방향에 있는 심리적 왜곡 현상을 이르는 말인데... 이 책에서 그 유래를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많은 언어들의 유래를, 그 유래를 통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날 수 있으니, 이 책은 재미도 있고, 상식도 넓힐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영어 어휘를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양하게 파생되는 언어들의 기본형을 알 수 있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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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12-14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외로 일상속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깔려있는 것들이 많아서 매번 읽어도 또 까먹게 되는게 이 신화이야기 같아요.
그리고 작가마다 저마다의 신화 해설이 조금씩 달라서 그 방대함이 더 크게 느껴지곤 합니다. 리뷰 읽다보니 이 책이 다시 탐나서 읽어봐야겠어요^^

kinye91 2017-12-14 18:01   좋아요 1 | URL
시대나 나라에 따라서 또 작가에 따라서 조금씩 변형해서 전하고 있으니, 저도 읽을 때마다 새롭기도 해요. 그리고 서양문화의 저변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깔려 있어서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자꾸 읽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동양신화, 우리 신화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