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그것은 바로 주거 아닐까? 홈리스라고 하는 노숙인이라고도 하는 사람들은 이런 주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


  주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과연 개인의 책임일까? 무조건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모 도움이 없다면 자기 집 장만하기 힘들다. 


  집값이 좀 비싸야 말이지. 부모 찬스를 쓸 수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기회는 공평하지 않다. 그런데도 개인에게만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이렇게 소중한 주거 공간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역할, 빅이슈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런 역할을 하는 소중한 존재다.


집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빅이슈에서 연재되고 있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글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 소중한 집이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번 호에는 집과 관련해서 슬픈 글이 하나 있다. 이주노동자였던 속헹 씨의 죽음. 속헹 씨와 비슷하게 농촌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거처하는 곳은 기숙사이거나 또는 비닐하우니 내 가설건축물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비닐하우스도 인정해줬는데, 지금은 불법이고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은 허가가 되었다고 다시 비닐하우스 외 가설건축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연령, 성별, 지역, 국적, 인종 등등에 따라서 어떠한 차별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인권인데, 최소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주거를 마련해 주고 노동을 하게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번 호였다.


빅이슈가 발간된다는 사실 자체가 이런 집에 관한 문제를 계속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니, 그 점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번 호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글들이 많다.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들에서. '쓰레기와 의료'라고 정리할 수도 있겠는데...


쓰레기 문제는 그야말로 심각하다. 그런데 이 쓰레기들 중에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그것을 노인들이(예전에는 주로 여성 노인, 그 다음에 남성 노인이 참여하고, 이제는 젊은층과 이주노동자 층도 참여해서 이 부분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분리수거 해서 생계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


폐지와 다른 것들을 줍는 노인들이 우리나라 재활용산업의 한 축인데 그들을 무시하는 모습들은 지양해야겠다는 것과, 권위와 이익을 내려놓은 의료.


의료 협동조합을 하는 의사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의사들이 우리 곁에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더 많은 의사들이 의료협동조합 활동에 참여해서 권위와 이익을 내려놓고 정말로 아픈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추혜인 살림의원 원장' 편은 그래서 읽으면서 마음이 내내 따스해졌다. 그 책을 사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기회를 봐서 꼭 읽어봐야겠다.


물론 이번 호에서 표지에 나온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라는 만화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다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나 역시 이 글에 소개된 순정만화는 잘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학창시절에 다른 만화에 빠져 있었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그린 신일숙 작가가 초기에 순정만화는 인기 만화에 끼워 출판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박봉성 만화가의 '신의 아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당시에 박봉성 만화도 즐겨 봤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는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도 가졌다.


좋다. 이번 호는 이 말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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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2-06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호 구매가 시급합니다!! 좋은 나눔 늘 감사해요!!😊

kinye91 2021-02-07 08:19   좋아요 1 | URL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빅이슈는 그야말로 나눔이에요. 책읽기도 마찬가지란 생각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