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신발, 큰 발걸음 - 차별과 혐오에 용기로 맞선 세 아이 이야기
바운다 마이크스 넬슨 지음, 알렉스 보스틱 그림, 최정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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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의 창문은 갈색 종이로 가려져 있었다. 교실안에는 플로렌스 선생님과 레오나, 테시, 게일, 단 3명의 여학생만 있었다. 교실마다 선생님은 있었지만 학생들은 없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몇달 전, 레오나와 테시 그리고 게일은 연방 보안관들과 함께 등교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아이들은 보안관들과 등교를 하는 것일까.

이 이야기가 실화였는지 몰랐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1960년 11월 14일 뉴올리언스와 루이지애나주에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진 날이다. 발목 양말을 단정하게 신은 귀여운 세 여자아이가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했다. 학교에 가는 것이 왜 역사적인 날이 되었을까. 당시에는 흑인과 백인의 분리정책이 합법화 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대법원은 피부색으로 학생을 분리하는 것은 잘못된 제도라는 판결을 내림으로 맥도노우19 공립학교에는 이제 흑인 아이들도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레오나, 테시, 게일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었다. 하지만, 백인들은 반발에 나섰다. 학교 앞에서 시위를 했고, 세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에게도 협박 전화는 물론 살해 위협도 받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이 이렇게 반발을 사야 하는 일일까? 일제 강점기에 우리들도 일본인들에게 꽤나 무시 당하고 차별을 당했다고 들었다. 또한,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문제도 많이 들었었다. 들어보기만 했지 실제로 본적은 없었고, 당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그렇게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었었는데.. 이제 고작 열살도 되지 않은 친구들에게 이렇게 가혹하게 대할 일인 것일까. 아이들도 무너질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늘의 작은 발걸음이 세상을 변할 수 있는 시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차별과 혐오에 용기로 맞선 세 아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흔히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들 말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후대에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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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모두 살인자다
벤저민 스티븐슨 지음, 이수이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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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어니스트 커닝햄은 범죄소설 애호가이자 작가이다. 가족 모임에 참석한 후 벌어졌던 이야기를 풀어 쓴 것이다. 중간중간에 작가 스스로(어니스트)가 스포를 조금씩 하기도 한다. 실제 작가 스티븐슨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서 원래 이런 스타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초반에는 수다쟁이 아저씨가 떠드는 듯, 그러면서 좀 어수선해 보이긴 했지만, 이 가족들에 숨겨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 폭 빠져들고 말았다.

3년전 어니스트에게 형 마이클이 찾아온다. 누군가의 총에 맞은 사람을 자신이 차로 치었다고 했다. 함께 그를 처리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음을 어니스트가 알아챘다. 그리고 목격했다. 형이 그를 죽이는 것을.. 그리고 경찰에 제보했다. 그 일로 형은 교도소에 갔고, 어니스트는 가족들에게서 소외되었다. 그런데, 형이 돌아온다. 눈덮힌 휴양지에 모여서 형을 맞기로 했다. 그런데, 그 곳에서 한 남자가 동사한채 발견된다. 기도에 재로 막인채... 마이클은 커다란 트럭을 타고 휴양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소한다던 형 마이클은 전날, 출소했다. 그리곤, 변호사인 새아버지를 외면한채, 동생 어니스트를 변호사로 선임하며, 건조실에 감금된다. 왜 형은 자신을 선임했을까...

연이어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실종, 3년전 형이 저지른 사건의 진실과 오래전부터 커닝햄 가족에 비밀들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초반에는 이 이야기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가닥을 잡기가 힘들었기 때문일테다. 하지만 진실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워진다.

같은 핏줄이라고 해서 가족인 건 아니다. 당신이 누구를 위해 피를 흘릴 것인가가 가족을 결정한다.(p.477)

어니스트의 가족은 재혼가정이다. 형을 교도소에 보낸 결정적 역할을 했던 어니스트를 외면한 어머니를 보거나, 의붓누이인 소피아와 더 친근한 어니스트를 볼 때, 소피아의 말이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 말이 더 씁쓸하게 와닿았다. 요즘 시대를 잘 반영한 이야기 같아 어딘가 모르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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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2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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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도 그렇고, 책소개를 얼핏보고 나서 대리기사를 뛰다가 사건에 연루되는 이야기인줄 알고 있었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네.. 물론 시작은 그것이지만, 험난한 세상의 이야기임은 분명한 것 같다.

자동차 잡지 기자인 유찬은, 전 직장 선배가 운영하는 대리운전 회사에서 가끔 슈퍼카의 대리 운전을 한다. 나는 차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슈퍼카를 운전하는 묘미를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유찬은 신차 리뷰를 써야 했지만, "부가티"를 운전할 수 있다는 말에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 곳에서 만난 이는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정이준이었다. 유찬은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준이 먼저 알아봤고 집에서 가볍게 한 잔할 것을 제안했다. 술을 마시다 잠이 들고, 다음날 느즈막하게 일어난 유찬은 죽어 있는 이준을 발견한다. 현장에 있었던 유찬은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이준의 죽음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나왔지만, 그의 몸에서 왜 발견되었는지 알 수 없는 마약 성분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다. 그리고 유찬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2년이 흐른 어느날, 선배의 도움으로 유찬은 '위너'의 이한경 사장의 수행기사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꽤 대접이 좋은 위너에서 유찬은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유찬의 전직 수행기사들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고, 오전 수행기사로 일하던 박실장은 사라진다. 마음 한켠으로 불안함을 느낀 유찬은 점차 사장의 신임을 받게 되고, 위너가 큰 투자를 받은 직후, 사장이 어느날 프로포폴 중독으로 의식을 잃을채 발견된다. 사장의 부재로 유찬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전무는 유찬을 대기발령 상태로 유지시키고,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려고 한다.

이 소설을 통해서, '그들만의 세계'에 마치 소모품으로 사용되는 사람들의 일상을 체험하게 되었다. 나도 소모품에 속하겠지만.. 또한,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안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게 참 씁쓸했다. 특히나, 유찬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서 에필로그가 '레드 라이트'와 '그린 라이트' 두가지로 나뉜다. 누군가의 대리인으로 살아가는 유찬의 모습은 똑같지만, 정의를 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만 나뉘어지지만.. 만약의 나라면 '레드 라이트'의 에필로그를 선택할 것만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의 많은 일을 겪다 보니.. 아무래도 세상과 타협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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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1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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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도 그렇고, 책소개를 얼핏보고 나서 대리기사를 뛰다가 사건에 연루되는 이야기인줄 알고 있었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네.. 물론 시작은 그것이지만, 험난한 세상의 이야기임은 분명한 것 같다.

자동차 잡지 기자인 유찬은, 전 직장 선배가 운영하는 대리운전 회사에서 가끔 슈퍼카의 대리 운전을 한다. 나는 차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슈퍼카를 운전하는 묘미를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유찬은 신차 리뷰를 써야 했지만, "부가티"를 운전할 수 있다는 말에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 곳에서 만난 이는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정이준이었다. 유찬은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준이 먼저 알아봤고 집에서 가볍게 한 잔할 것을 제안했다. 술을 마시다 잠이 들고, 다음날 느즈막하게 일어난 유찬은 죽어 있는 이준을 발견한다. 현장에 있었던 유찬은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이준의 죽음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나왔지만, 그의 몸에서 왜 발견되었는지 알 수 없는 마약 성분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다. 그리고 유찬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2년이 흐른 어느날, 선배의 도움으로 유찬은 '위너'의 이한경 사장의 수행기사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꽤 대접이 좋은 위너에서 유찬은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유찬의 전직 수행기사들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고, 오전 수행기사로 일하던 박실장은 사라진다. 마음 한켠으로 불안함을 느낀 유찬은 점차 사장의 신임을 받게 되고, 위너가 큰 투자를 받은 직후, 사장이 어느날 프로포폴 중독으로 의식을 잃을채 발견된다. 사장의 부재로 유찬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전무는 유찬을 대기발령 상태로 유지시키고,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려고 한다.

이 소설을 통해서, '그들만의 세계'에 마치 소모품으로 사용되는 사람들의 일상을 체험하게 되었다. 나도 소모품에 속하겠지만.. 또한,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안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게 참 씁쓸했다. 특히나, 유찬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서 에필로그가 '레드 라이트'와 '그린 라이트' 두가지로 나뉜다. 누군가의 대리인으로 살아가는 유찬의 모습은 똑같지만, 정의를 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만 나뉘어지지만.. 만약의 나라면 '레드 라이트'의 에필로그를 선택할 것만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의 많은 일을 겪다 보니.. 아무래도 세상과 타협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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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카 김재희 케이스릴러
김달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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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렉카란,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견인하러 달려오는 렉카처럼 사이버 월드인 온라인 속에서 이슈나 사건이 재빠르게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려는 유튜버들을 뜻한다.

꽤 오래전부터 이 '사이버 렉카'라는 말이 있었는데, SNS를 잘 하지 않기 탓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사이버 렉카'들과 관련된 사건들은 들은적이 있었다. 교통사고가 나게 되면, 경쟁하듯 역주행까지 불사하면 달려오는 렉카를 처럼 사이버렉카들도 무분별한 이야기들을 양성하며, 사람들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기 보다는 비방을 하며 사람들을 궁지로 몰아간다. 그런데 웃긴 것은 하나같이 사이버렉카들은 가면을 쓰거나, 썬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많이 가리던데.. 얼굴을 드러내고 떳떳하게 하지 못하는 일들일까. 댓글창 속에 숨어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악명 높은 사이버 렉카 사악니. 하지막 가면을 벗은 일상에서는 히키코모리나 다름 없는 '재희'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불체자'의 계략 때문에 하마터면 신상이 공개될 뻔했다. 보복으로 블체자의 채널에 들어가 트집 잡을 만한 영상을 캡처하고, 자신의 채널에 '불체자 특별 3부작'을 올릴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불체자 채기쁨은 자살하고 말았다. 경쟁유튜버와 구독자들이 자신에게 비난을 퍼붓자, 그녀의 장례식장을 찾은 영상과 함께 사과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여론을 뒤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곳에서 불체자 채기쁨을 만났다. 아니.. 채기쁨과 쌍둥이인 동생 채수리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언니는 자살을 한게 아니라며 김재희를 주목하고, 연이어 경쟁 유튜버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 현장에 재희는 첫 목격자가 된다. 세상은 자신을 비난하며 엄마까지 위험에 노출되고 만다. 과연 사건의 진실을 무엇일까. 재희는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타인을 함부로 비난하지 않았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내 신상은 중요하지만 엉뚱한 이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그를 궁지로 몰아넣는데 일조하지 않았을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지 않았을까. 자꾸만 세상이 각박하게 변하는 것만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 "이 일의 위험성을 알고 시작하라고 이렇게 얘기한거야. 흠집을 내면, 그만큼의 흠집을 고스란히 받게 되는 일이라는 걸(p.317)" 너무나도 손쉽게 수익을 올릴수 있기에, 혹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세상에, 이소설은 한번쯤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세상엔 손쉬운 것은 없다. 남에게 흠집을 낸다면 언젠가 꼭 그대로 돌려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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