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피싱
조진연 지음 / 북오션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에 보이스피싱의 범죄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고객님 당황하셨어요?'라는 등의 어색한 말투로 개그 소재가 되었었지만, 이제는 그 수법등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들의 피싱 방법들을 공유하면서 '호구'가 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얼마전에는 법원 우편물을 전달한다는 전화를 받은적이 있었다. 낯선 변호는 받지 않는 편인데, 핸드폰 번호로 왔기에 혹시나 하고 받았었다. 우편물을 꼭 본인이 받아야 한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법원에서 온다는 우편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다음날까지 기다렸는데, 도착한다는 낮시간까지 감감무소식이라 검색을 해보니 보이스피싱의 한 방법이었다. 본인이 받아야 하고, 낮시간이기 때문에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하면 보내준 링크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행이 되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나는 드물게 오후에 출근을 하는 사람이라서 '호구'가 되질 않았다.

< 블랙 피싱 > 이 이야기 속 선경은 보이스피싱 업체인 '정수식품'에서 호구 낚는 메뉴얼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자신에게 챙겨지고 있는 인센티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새 선경 본인이 호구가 되어던 것이다. 박이사에게 폭행까지 당한 어느날, 철저히 갚아주겠다고 다짐했다. 박이사와 관려된 사항을 경찰에 제보해버린다. 곧바로 리서치 회사를 창업하고, 정수식품을 낚을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여전히 보이스피싱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이 성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뿐 아니라 외국에 거점을 두고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얼마전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사건도 이것의 한부류가 아닐까. 영화 '시민 덕희'에서도 마찬가지고 콜센터에서 사람들을 속이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또 다른 피해자이기도 한 것 같다. 소설 속에서의 통쾌한 복수가 과연 현실에서도 이루어 질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봉틀과 금붕어
나가이 미미 지음, 이정민 옮김 / 활자공업소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용히 읊조리는 듯한 잔잔한 소설이다. 얇은 소설이지만, 읽는데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어린날 학교에서는 색볼펜을 준비하고, 일률적으로 줄을 치며 의미하는 것을 받아적으며 그렇게 시든, 소설이든 읽어나갔지만, 어른이 되어서 읽는 책들은 나의 경험에 기반을 두면서 혼자 사색을 하면서 읽게 된다. 그 책들이 인문학이든 소설이든 그렇게 말이다.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가케이는 요양보호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을 한다. 아들이 2년전에 죽은지도 손자가 서른살이 된 사실도 말을 해줘도 금새 잊게 되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삶이 "행복했습니까"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아마도 3년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수박 겉핥기만 되었을 것이다. 엄마는 "행복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러했다'라고 말해주었을까. 지나고 나니 엄마한테 짜증내고 화냈던 일들만 생각이 나서 엄마를 힘들게 한 건 아니었는지... 다 커서 일한다고 엄마를 외롭게 하지는 않았었는지 늘상 고민하고 미안해왔었는데 말이다. '치매'라고 일컫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을 조금씩 잊기는 한다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다. 90세가 넘도록 정신이 또렷했던 고모도 세상과 작별을 하시기 전 2달동안은 참 마음 아프게도 기억을 많이 놓치셨다고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시작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만은 않았다.

가케이의 삶이 그다지 평탄하지는 않았다. 어릴적 어머니의 죽음, 계모의 학대, 혼자 키운 아이 등 굴곡진 삶을 살아 왔었지만 때때로 자신을 위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그런 삶들도 있었다. 삶을 살면서 행복했는지 아닌지는 타인이 정할 것이 아닌것 같다. 다른 이들에게 보잘것 없어보여도 사랑받았고 행복했었던 기억들을 간직한 삶들이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레코더블 시즌 1 : 괴뢰사
한혁 지음 / 더케이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괴뢰사. 어딘지 모르게 낯선 단어이다. 과로사도 아니고...^^;; 괴뢰사꼭두각시놀음에서, 꼭두각시를 놀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 소설은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들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하다. 또하나 마음에 드는 점은 대놓고 "시즌 1"을 시사하고 있다. 시리즈 이야기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시작부터 즐겁다.

흔적없는 살인, 결코 기록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재우 형사. 언레코더블 수사본부에 근무한다. 물론, 기록될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그의 소속도 극비사항이다. 그저 형사기동대의 형사로 일하면서 원래의 소속을 숨길 뿐이다. 형사기동대의 막내로 지한울이 전입해 오는데, 한울이 재우의 새로운 파트너다. 환영회 및 회식이 끝난 어느날, 한울은 어두운 골목길에서 무언가 찌르는 느낌을 받아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자신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는데, 자신의 배에 꽂힌 칼을 발견한다. 뒤늦게 달려온 재우 덕분에 한울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울은 언레코더블 수사대에서 재우와 함께 수사할 수 있게 되었다. 연이어 일어나는 경찰 살해사건과 한울의 살인미수 사건의 관련성을 가지고 수사가 시작된다.

아이가 성장하는 데에는 물론 어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책임을 어른에게 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깊은 어둠 속에 있더라도 제 발로 빛을 찾아 나오는 아이가 있는 반면, 아무리 밝은 빛 아래 있더라도 어둠보다 짙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아이도 있는 법이니까요.(p.309)

이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또한 우리 사회에 대한 묵직한 질문도 던지고 있다. 범죄가 발생하고, 남겨진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우리는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그 가족이 범죄로 인해 부모님을 잃고 홀로 남은 아이였다면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건가. 아이 스스로가 빛을 찾아 나올수도 있고, 혹은 더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의 관심이 아이를 빛으로 나오는 지름길을 가르쳐 줄수도 있지 않겠는가. 한 어른의 편지를 바닥에 놓고 돌아섰던 18살 소년이 떠오른다. 더이상 소년의 가슴에 못을 박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프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천지윤 지음 / 몽실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전부 다 읽지는 않았지만, 유발 하라리의 < 사피엔스 >의 초반부에 언급되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우리에게 여러 인간 종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1만 년간 우리 종은 지구상의 유일한 인간 종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유일한 인류라고 생각하는데 익숙해 있다. 하지만 '인간'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외에도 여타의 종이 많이 존재한다.(p.22, < 사피엔스 >)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언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모 사피엔스', '호모 프로프리우스'라는 말 때문이다. 신종 바이러스의 발생으로 인류의 50%가 사망하게 되었다. 이 상황 속에서 살아남는 이가 있다면 인간은 또다른 면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어떠한 욕심이 관여하게 된다면 자멸하는 길 밖에는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이는 자신의 생체시계가 일주일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세상은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백신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더이상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없음을 알고 조이는 잠든 가족들에게 조용히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해솔은 조이가 연구하던 인공두뇌 시큐어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시큐어를 만들어낸 후 방대한 양을 기반으로 정확한 예측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또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고, 조이와 아들 마루를 잃은 해솔은 자취를 감춰버린다. 함께 연구를 진행하던 가온은 시큐리를 자신의 머리에 이식하는 방법을 택하고 만다.

작가는 앤솔로지 < 우주전함 강감찬 >에 「낙성」으로 발표했던 이야기에 앞뒤로 이야기를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뭔가 열린 결말이었던 이야기가 장편소설로 변모를 하면서 꽉 닫힌 이야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요즘에는 AI가 주목받고 있는데, 인공두뇌와 인류를 공존할 수 없는지 곰곰하게 생각해볼 문제라고 본다. 시큐어가 인간을 지배하겠다는 농담같은 이야기와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인간을 위험하게 할 뻔한 행동에 조이는 생명에도 순서가 있다고 외친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어쩌면 인간이 지배될 수도 있는 위험이 있기는 하다. 현재도 AI로 인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곳에 사용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기도 하다. 하지만, 조이의 "생명에도 순서가 있다고, 순서가! 인간의 생명이 가장 중요해! 다른 건 모두 그 다음이라고!"라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힘들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인공두뇌라면 어떤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수 있도록, 세상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또한, 이 제목 "호프"는 참으로 마음에 든다. 최악의 상황이어도 희망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양한 소재를 이 한권에 다 담았다. 동급생 습격을 쫓는 초등학교 명탐정을 다룬 「최초의 사건」에서는 설마 여기서 끝낼꺼야? 더 계속되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장편소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집이라는 것을 보고, 이 이야기는 좀 더 길게 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절멸을 앞둔 인류의 명운을 짊어진 범죄자를 다룬 「큰 손 악마」는 사실, 난해했다. 그래서, 역시 짧은 이야기는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겐가 했다. 하지만 연이어 등장하는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모틸리언의 손목」, 「천사와 괴물」을 읽으면서 그만 이야기에 쏙 빠지고 말았었다. 내가 단편집에 대해서 리뷰를 쓸 때는 제일로 맘에 들었던 이야기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 편인데,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를 언급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가 「모틸리언의 손목」을 읽을 때는 이 이야기가 제일로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싶기도 했다. 「천사와 괴물」을 읽을 때는 초반에는 그 맘이 변하지 않았지만, 결말에 이르렀을 때는 이 이야기가 제일로 마음에 들게 되었다. 작가는 그야말로 독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필력을 가진게 아닐까 싶다. 이쯤 되면 제일 이해 못했다고 생각하는 「큰 손 악마」도 한번 다시 읽어봐야될 듯 싶기도 한다.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는 유곽을 휩쓴 연쇄 독살 사건은 죽은 남자와 함께 나나코가 사건을 해결하는 문제인데, 배경이 유곽이라 그런가 살짝 언급되는 단어들이 조금 수위가 있다. 수만 년 전 화석의 수수께끼를 다룬 「모틸리언의 손목」은 마법사 이야기 해리포터에서 보통 인간을 '머글'이라고 불뤼듯 먼 훗날 새롭게 등장한 생물종들은 인간을 '모틸리언'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스스로를 '인간', '사람'등으로 부르고 있는데, 훗날 우리를 일컫는 말이 달라질 것이라는것을 생각조차 못했었다. 사실, 공룡들도 지금은 없다보니 화석이 발견될 당시 "왕도마뱀"으로 불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재밌는 발상이다.

「모틸리언의 손목」이 꽤 인상적이었기에 「천사와 괴물」을 그다지 내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는데,결말에 도달하면서 이야기에 너무나도 흠뻑 빠져버리고 말았다. 세계 끝의 카니발 속에 '앨프 로크엘의 놀라운 세계의 진실 박물관'으로 향했던 홀리와 월트. 그 박물관에는 난장이, 샴쌍둥이 자매 등이 있었다. 홀리는 자신들이 이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아버지는 사고로 죽었고, 어머니는 둘을 버렸다. 홀리는 어릴적 사고로 머리의 오른쪽 절반이 무너졌다. 홀리는 자신을 돌봐주는 고아원의 노먼은 자신을 '천사의 아이'라고 칭한다. 그런데 예전에 '천사의 아이'를 잃은 적이 있어서 만일을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지도 다치지도 않은 월트에게 문제가 생길까 홀리는 고아원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앨프는 그들을 받아줄 생각은 없었고, 홀리는 이 팀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예언을 남기고 고아원으로 돌아가다가 사고로 죽게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월트는 앨프의 팀에 받아들여졌고, 2년뒤에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밀폐된 욕실에서 살인이 일어났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추리가 시작된다. 마지막 편지를 읽게 되면 홀리는 물론 앨프 팀의 팀원들의 서로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너무나도 애틋해서 이 이야기에 빠져들고 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