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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물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4년 6월
평점 :
호러작가들 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전건우 작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런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나는 작가의 말이나 역자후기는 잘 읽지는 않는 편인데, 전건우 작가는 "작가의 말"을 쓰는 걸 무지 좋아한다고 밝히고 있다. 작가의 말을 통해 독자에게 왜 이런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20여 년 전, 계곡물에 빠진 친구를 구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수영 초보였던 작가를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받았다는 것이다. 그분들이야말로 우리에게 호러작가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아닌가 싶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 "비밀과 거짓말"팀으로 걸려온 익명의 제보 전화. 현천강에 낚시를 온 남녀 4명이 빠졌는데, 2명은 구했지만 2명은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그 곳에 수괴(水鬼)때문이라고 한다. 이 프로그램의 작가 민시현은 사이코메트리이다. 강근처에서 피붇은 흰 댕기를 집어들었다. 거기서 느낀 기묘한 장면. 누군가 어떤 여인을 죽이는 장면이었다. 정신이 번적 뜬 시현은 인터뷰 하나를 해오라는 선배의 말에 따라 마을로 가서 한 노인을 만나게 된다. 낯설지 않은 목소리.. 아까 댕기를 만졌을때 보았던 영상 속에서 들리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분명하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메인작가가 살해된채 발견된 것이다.
귀신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물귀신이라고 한다. 재난중에서도 물에 의한 재난이 가장 무섭기도 한 것 같다. 여름철이 오면 폭우 때문에 물이 넘쳐서 일어나는 사고를 종종 봐왔다. 조용히 재빠르게 밀려오는 물처럼 그렇게 물귀신의 저주가 서린 사건이 휘몰아치게 된다. 이제사 생각해보면 한 번 잡으면 놓치 않는 것을 이야기할때 '물귀신이냐'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그것처럼 귀신 중에서 제일 강한게 물귀신이어서 그런가보다.
가장 어두운 물은 인간의 마음이라고. 아무리 어두워도 물 속은 들여다 볼 수 있지만 인간의 마음은 결코 그러지 못한다고, 그리하여 그런 마음이 귀신도 만들어 내고 저주도 만들어 낸다고(p.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