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의 세계사 -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그레거 크레이기 지음, 아르덴 테일러 그림, 최영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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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파트들을 보면 건물뿐 아니라 단지내로 들어설때도 손쉽게 드나들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여러번의 방문을 확인하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다. 좀 야박하다는 생각도 하지만 또 한켠으론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없다. 어찌보면 일반 주택의 담이나,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는 담들 또한 장벽이 아닐까.

장벽은 다양한 이유로 세워졌다.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납세자로부터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다. 장벽 안에 있으면 보호 받는다는 생각이 들터이다. 하지만 반대편 사람들은 어떠할까. 다른 집을 방문할때 단지 입구부터 초인종을 누르거나, 먼 길을 돌아가거나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어찌보면 그들도 이해할 수가 있다. 그 장벽에 담긴 뜻이 바람직할 때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1. 들어가려는 자, 막으려는 자 2. 거대한 감옥, 잔인한 사건 3. 농업과 목축을 위한 장벽 4. 적에 맞서는 장벽 5. 홍수와 동물을 막는 장벽 6. 전쟁과 불평든이 만든 장벽 7. 번화하고 부유한 도시의 장벽 8. 돈을 벌어주는 장벽 9. 땅의 경계를 정하는 장벽 10. 미래의 장벽의 열가지 장벽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자신의 재산을 지킨다거나,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장벽(국경) 등은 이해할 수 있지만, 어떤 이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장벽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후자는 다른 이의 자유 또한 억압하는 일이니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바르샤바 게토 장벽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폴란드를 점령했을 당시 유대인을 바르샤바 게토라고 알려진 도시로 이동하고 장벽을 쌓았다. 게토 안의 상황은 끔찍했고, 지금껏 지어진 것 중에서 가장 잔인한 장벽 중 하나라고 한다.

이 책은 장벽의 세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장벽에 담긴 뜻을 생각해보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세상은 계속해서 바뀔테고 장벽의 의미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미래의 장벽들을 좋은 의미만을 담고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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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삶 - 마음속 우울을 끌어안고 잘 살아가고픈 사람들에게
박채은.블루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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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K 대학교 병원 43병동에서 만났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우울증을 겪게 된다. 우울증에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도 있고, 지금도 누구나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앓는다'라는 말은 좀 이상하지만, 누구나 우울함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난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공식적으로 받은 적은 없다. 병원을 가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히 나는 우울증을 끌어 안고 있다고 말이다. 작년에 엄마를 하늘나라로 여행을 보내드린후 문득 문득 혼자가 될때면, 기분이 가라앉고 나는 온통 무채색이 되어버린다. 혼자서 시간을 돌리고 있다. 한걸음도 더 나아갈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금새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주위 사람들 덕분에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주변환경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블루는 어이없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의 상황 때문에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야만 했던 어린시절. 그 이유로 인해 한 아이에게 지속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그것으로 인해 불행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흔히들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잘 지내라라는 말들을 아이들에게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때 벌써부터 다른 친구에게 이런 괴롭힘을 하는 아이라면, 그 집의 어른들도 결단코 제대로 된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본다. 어쩌면 그들은 세상을 너무나도 안일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우울증이 생기진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딸아이가 초등생 시절 반친구들과 다 친해야 한다는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딸아이가 참 미련해보였다. 별것 아닌 관계에서도 고심을 하길래 그 어린 아이를 붙잡고 " 반 아이들과 다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했었는데..훗날, 아이가 TV에 나오신 오은영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친구(friend)와 학급동기(classmate)를 구별시켜줘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내 말이 맞더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도 미처 몰랐지만 그 말은 딸아이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게다가 전문가 선생님의 쐐기는 나의 자존감도 상승을 시켰더라는... 만약 블루에게도 어떤식으로라도 공감해주고 편이 되어 준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힘들었을까. 아이들에게 블루를 투명인간 취급을 하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채은이는 쌍둥이로 태어났다. 동생과는 달리 그녀는 뇌병변을 앓고 있다. 그런 부자유함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부모님의 모진 말들이 더욱더 상처를 깊게 만든 것 같다. 물론 지켜보는 가족들도 힘이 들 수 있겠지만, 조금만 공감을 해주었더라면 채은이의 삶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반복되는 자살시도 때문에 가족들도 힘들수는 있다. 나는 그런 경험이 없으니 뭐라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모진 말을 하더라도 조금만 공감의 뜻을 내비췄다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하다.

누구나 우울과 불안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절대 우울과 불안이 없다"라고 한다면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이가 아닐까. 예전에는 그냥 가슴에 끌어안고 살아갔다면, 현재는 도움을 받을 때가 많다. 작가들도 "정신건강의학과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p.15)"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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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상자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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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집 앞에 당신 이름이 적힌 붉은 상자가 놓여 있다면... 당신은 그 상자를 열어 보겠습니까?

처음 봤을 땐, "행운의 편지" 같은 느낌이었다. 아.. 이름이 씌여 있으니 좀 다른 느낌일라나? 만약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면, 누구나 당연하게 상자를 열어보지 않을까?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도익이도 마찬가지였다. 시험날 아침, 집을 나서는데 문앞에 붉은 상자가 배달되어 있었다. 보낸이의 이름도 없는, 다만 도익의 이름과 주소만 적혀 있는 붉은 상자 안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와 절대로 대화하지 말 것"이라는 말을 적은 쪽지만이 들어 있었다. 찜찜함을 뒤로 하고 출발을 했고, 한 남성이 길을 물어 가르쳐 주었다. 멀어져 가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경고였을까. 검은 양복의 그는 빌딩에서 추락해서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로 도익은 이상한 일에 휘말리게 되고 붉은 상자는 계속해서 배달되어 온다.

이 소설의 초반부는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다른 소설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서 조금 어수선하게 느껴졌지만 이내 적응하면서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정말로 기가 막히게 미래를 맞추는 붉은 상자 속 이야기들. 무심결에 읽었던 사건 보고 이야기가 이 진귀한 현상들을 이해하게 된다. 과연 도익은 이 미스터리한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판도라의 상자를 연 기분이다. 열어서는 안되는 상자였는데, 자신의 이름이 결정타였던 것 같다. 이름이 버젓이 씌여 있다면 어느 누군들 열어보지 않겠는가. 그것으로 인해 헤어나올수 없는 사건들. 한번 뛰어들면 절대로 헤어나올 수 없다. 낯선 물건은 절대로 손대지 말기를.. 자신의 이름이 있더라도.. 그것이 당신을 어디로 인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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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마리네 집 밤티 마을 4
이금이 지음, 한지선 그림 / 밤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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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티 마을 큰돌이네 >가 출간된지 30년만에 '밤티 마을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 밤티 마을 마리네 집 >이 출간되었다. 이번엔 큰돌이네 막내동생인가? 언제나 이금이 작가님의 이야기는 반갑다. 늘상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후속작을 내시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또 후속작을 기대하게 된다. 이 책이 '밤티 마을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나서 전작들을 읽다보니 '밤티 마을' 아이들에게 쏘옥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마리는 부모님이 모두 네팔인들이다. 하지만 마리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한국말이 친근하고, 한국문화가 익숙하다. 부모님들을 따라 네팔에도 2번정도 방문했는데, 네팔어가 서툴러서 사람들이 한국사람 다 되었다는 듯이 말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건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놀리기도 하고,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다. 마치 물위에 기름 한방울처럼 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한다.

2층에 사시는 할머니가 이사를 가시면서 영미가 이사오게 된다. 맞다~ '밤티 마을 큰돌이네' 둘째딸 영미다. 마리는 자기 또래의 친구가 오길 기대했지만, 영미는 혼자다. 게다가 할머니가 사실 때는 함께 채소를 길렀는데, 까칠한 영미때문에 눈치가 보인다. 불현듯 들려오는 영미의 통화소리에, 아줌마는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못하나봐, 새엄마한테 구박을 받나라는 등의 지레짐작을 하지만 영미는 꽤 쿨하다. 친구들이 마리를 몰아세울때 힘이 되어주었다. 마치 친이모같은 영미가 마리는 좋았다. 그리고 밤티마을에 놀러갔을 때, 만난 영미의 가족들은 너무나도 좋았다. 새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을 거라는 마리의 짐작이 틀린 것을 알게되었다.

'밤티 마을' 이야기를 읽다보면 많은 편견을 깨게 된다. 늘상 동화속 새엄마들은 구박을 하고 자기 자식만을 위했는데, 영미의 새엄마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어왔다. 그럼 품속에서 커서인지 영미는 마리에 대한 편견도 없다. 사실, 마리를 물위의 기름처럼 대하는 다른 사람들이 잘못된 것 같다. 이 동화를 읽다보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무래도 5번째 이야기도 궁금하다고 외쳐야 할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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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마을 봄이네 집 작은도서관 3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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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돌이와 영미는 팥쥐엄마를 ‘새엄마’라는 호칭에서 ‘엄마’라고 부른다. 팥쥐엄마는 ‘엄마’라는 호칭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큰돌이와 영미에게 소홀할 수도 있겠다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어린 영미는 새엄마의 마음을, 아니 온가족의 마음을 오해했다. 누구나 동생이 태어나면 어린 아기에게 신경을 떠 쓰게 되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서운함이 아닐까. 귀여운 아기 판다 푸바오도 동생들이 태어나고 자신에게 줄어든 관심 때문에 조금 심통이 났었으니까 말이다.

봄이 돌선물로 새엄마가 함께 일하던 지인이 보내준 옷을 심부름 길에 택배로 받은 영미는 할머니 산소 근처에 버려버렸다. 이 사실을 알게된 아빠는 무척 화가 났고, 영미는 산으로 도망쳐 왔다. 큰돌이가 달래보아도 영미는 집으로 가지 않겠단다. 오빠도 산을 내려가고 어둠이 짙게 깔리자 영미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영미를 찾아 새엄마가 올라왔다. 도망치다 발을 접질른 영미를 업고 새엄마는 말한다. "봄이가 있어두 나한테는 영미 니가 첫딸이야(p.56)" 이렇게 글을 읽는 내게 전해져 오는 새엄마의 마음을 영미는 느껴지지 않는걸까. 아니면, 아직 영미가 어린 탓이었을까. 그래.. 아직 영미는 어리다. 5살 꼬맹이가 오빠가 학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버스정거장에서 기다리다가, 화를 내는 아빠를 피해 이웃집 할머니네 외양간에서 오빠와 밤을 지새기도 했고, 그리고 양녀로 가는 바람에 가족들과 헤어지기 했었으니까, 어린 영미를 탓하면 안될 것이다. 그런 영미를 따듯하게 안아주는게 맞는거겠지 싶다.

수두를 앓는 영미를 밤새 간호하고, 아이들을 친엄마를 만나게 하는 '착한' 새엄마. '착하다'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순 없지만, 어떤 이의 좋은 기운이 점차 펴져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듯이, 나도 다른이들에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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