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삶 - 마음속 우울을 끌어안고 잘 살아가고픈 사람들에게
박채은.블루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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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K 대학교 병원 43병동에서 만났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우울증을 겪게 된다. 우울증에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도 있고, 지금도 누구나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앓는다'라는 말은 좀 이상하지만, 누구나 우울함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난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공식적으로 받은 적은 없다. 병원을 가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히 나는 우울증을 끌어 안고 있다고 말이다. 작년에 엄마를 하늘나라로 여행을 보내드린후 문득 문득 혼자가 될때면, 기분이 가라앉고 나는 온통 무채색이 되어버린다. 혼자서 시간을 돌리고 있다. 한걸음도 더 나아갈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금새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주위 사람들 덕분에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주변환경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블루는 어이없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의 상황 때문에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야만 했던 어린시절. 그 이유로 인해 한 아이에게 지속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그것으로 인해 불행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흔히들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잘 지내라라는 말들을 아이들에게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때 벌써부터 다른 친구에게 이런 괴롭힘을 하는 아이라면, 그 집의 어른들도 결단코 제대로 된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본다. 어쩌면 그들은 세상을 너무나도 안일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우울증이 생기진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딸아이가 초등생 시절 반친구들과 다 친해야 한다는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딸아이가 참 미련해보였다. 별것 아닌 관계에서도 고심을 하길래 그 어린 아이를 붙잡고 " 반 아이들과 다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했었는데..훗날, 아이가 TV에 나오신 오은영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친구(friend)와 학급동기(classmate)를 구별시켜줘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내 말이 맞더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도 미처 몰랐지만 그 말은 딸아이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게다가 전문가 선생님의 쐐기는 나의 자존감도 상승을 시켰더라는... 만약 블루에게도 어떤식으로라도 공감해주고 편이 되어 준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힘들었을까. 아이들에게 블루를 투명인간 취급을 하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채은이는 쌍둥이로 태어났다. 동생과는 달리 그녀는 뇌병변을 앓고 있다. 그런 부자유함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부모님의 모진 말들이 더욱더 상처를 깊게 만든 것 같다. 물론 지켜보는 가족들도 힘이 들 수 있겠지만, 조금만 공감을 해주었더라면 채은이의 삶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반복되는 자살시도 때문에 가족들도 힘들수는 있다. 나는 그런 경험이 없으니 뭐라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모진 말을 하더라도 조금만 공감의 뜻을 내비췄다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하다.

누구나 우울과 불안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절대 우울과 불안이 없다"라고 한다면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이가 아닐까. 예전에는 그냥 가슴에 끌어안고 살아갔다면, 현재는 도움을 받을 때가 많다. 작가들도 "정신건강의학과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p.15)"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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