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내공 - 내가 단단해지는 새벽 공부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침에 눈을 뜨기가 겁날 정도로 '시절이 하 수상하다.'

'여기까지가 끝이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끝이 아닌 또다른 비리가 터져 나온다. 까도 까도 또 까지는 양파라고나 할까.... 아니 양파는 겉껍질만 까면 먹을 수 있는 껍질이 나오기나 하지...

모처럼 아주 유익한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 담긴 글들을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한 구절만이라도 읽었으면, 읽고 그 중의 한 구절이라도 마음 속에 새겨 놓았다면 이런 엄청난 파국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봤다.

돈과 권력, 외모에 치중하지 않고 독서를 통하여 내공을 키울 수 있었다면 마음 속의 탐욕을 이길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천년의 내공>은 중국의 국학대사인 지셴린이 중국 최고의 고전에서 뽑은 소중한 글들 148 구절의 명구 중에서 <말공부>의 저자 조윤제가 90여개의 문구를 뽑아서 해설을 붙여 놓은 책이다.

<논어>, <맹자>, <사기>, <시경>,<당시> 등 100 여 권의 고전에서 뽑은 글들인데, 학창시절에 한문 교과서에 나왔던 문구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서 친근한 문구들도 만날 수 있다.

명문구들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나 어떤 상황에서 이런 문구가 사용되는가를 알려주고, 그 명구가 최근에는 누가, 어떤 때에 사용하였는가도 밝혀준다.

이 책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리더는 현재 겪고 있는 일의 의미를 정확하게 읽어 이를 통해 상황을 다스리고 부하를 가르쳐야 한다.

리더는 그가 어떤 사람인가 보다는 어떤 인재를 휘하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조직의 승패가 결정된다. 또한 리더는 전공지식, 교양지식을 뛰어 넘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햐 한다. 세상과 사람을 읽는 통찰력과 오랜 경험과 수련으로 쌓아온 호연기지가 있어햐 한다. 바로 이것이 내공이다. 

책 속에는 중국 역사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그들의 이야기는 언제 어느 때 접해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 한 마디의 말이 큰 일을 그르치고, 한 사람의 힘이 나라를 바로 세운다.' 말은 내면의 힘이라 할 수 있는데, 그 말 속에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격(格), 치(治), 기(氣)이다.

(格) :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어른의 경지, 스스로 드러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본다.

치(治) : 주변을 장악하고 길을 제시해 주는 깊이

기(氣) : 단 한마디로 가로 질러 제압하는 단단한 힘

책 속의 명문구 중에서 요즘의 세태를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 눈에 들어온다.

* 겸청즉명 편신즉암 (兼聽則明 偏信則暗 )

   겸허히 여러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편벽되게 한쪽의 말만 믿으면 아둔해진다. - 宋 사마광 《자치통감》

" 군주가 현명해지는 것은 여러 방면의 의견을 두루 듣기 때문이며, 아둔해지는 것은 한쪽으로 치우쳐 몇 사람의 말만 듣기 때문입니다. (...) 군주가 여러 방면의 의견을 널리 듣는다는 말은 듣기 싫은 소리까지 든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쪽으로만 치우쳐 듣는 태도는 달콤한 의견만 듣는 것이다. 이런 군주에게는 충신이라고 해도 직언을 할 수 없다. 목숨을 걸어야 하기 대문이다. 위증의 간언에도 나오지만 귀를 열고 널리 들었던 임금들은 천하를 잘 다스리고 역적들을 내 칠 수 있었지만, 몇몇 잘못된 신하들만 믿었던 군주는 자신도 죽고 나라도 망하고 말았다. 그래서 <여씨춘추>에서는 '망국의 군주에게는 직언을 할 수 없다. (亡國之主 不可以直言)고 경고했다. " (p.p. 54~55)

*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다음이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 《맹자》<진심상>

" 그러므로 많은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마음을 얻으면 제후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한다면 그 제후를 바꾸어 세운다. (...) 백성은 지극히 약하지만 힘으로 겁을 줄 수도 없고, 지극히 어리석지만 지모로써 속일 수도 없다.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복종하지만, 마음을 얻지 못하면 곧 떠나가 버린다. 떠나고 따르는 데 털끝만큼도 용납지 않는다. 나라의 근본이 곧 백성이라는 정도전의 정신이 잘 나타난 글이다. (...) 신하의 충성을 받는 것은 군주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신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복심이 될 수도 있고 철천지원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노자는 자신의 세 가지 보물로 자애, 검소, 그리고 겸손을 들었다. 이 세 가지를 갖춘 리더에게 힘이 있고, 그가 다스리는 조직이 놀라운 일을 이룬다. " (p.p. 75~77)

* 종선여등 종악여붕 (從善如登 從惡如崩)

선을 따르기는 산을 오르듯 어렵고 악을 따르기는 담이 무너지듯 순간이다. 《國語 》

" 올바른 길을 따르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을 바르게 해야 함은 물론 꾸준히 바른 길을 따라야 한다. (...) 하지만 악을 따르는 일은 너무나 쉽다. 선을 따르는 것과 같은 인내가 필요하지 않다. 또한 견디기 힘들 정도로 유혹이 강렬하다. 따라서 선을 포기하고 악을 따르는 것은 담이 무너지는 것처럼 한순간에 일어난다. 산으로 비유하자면 발을 헛디뎌 절벽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 (...) 잠깐의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바르지 못한 길로 빠지게 되면 조직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결국 자신의 삶 역시 조직과 함께 무너지고 만다. '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 (任重而道遠) 《논어》<태백> 에서 공자의 제자 증자는 이와같이 바른 공직자의 자세를 말하고 있다. 맡고 있는 일과 직책이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권세가 아니라, 나라와 조직을 위해 져야 하는 무거운 짐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체감할 때 본분을 다할 수 있다. (...) 또한 한 사람의 부패한 개인은 쉽게 다른 사람들을 물들여 조직을 무너뜨린다. 사람을 이끄는 이들이 끊임없이 바른 품성과 도덕성을 강조해야 하는 이유다. " (p.p. 160~162)

* 승거목단 수적석천 (승거목단 수적석천)

 노끈으로 톱질해도 나무를 자를 수 있고 물방울이 떨어져 돌에 구멍을 낸다. 《漢書》<매승전>

"'작은 잘못을 저지를 때 바로 잡지 않으면 도덕적 불감증이 생겨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뜻으로, (...) 어떠한 작은 부정도 용납될 수 없다는 단호한 척결의지를 나타낼 때 되새기면 좋다. (...)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조직에게 귀감이 되는 명언이다. 또한 비느니스 상대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자리라면,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이 일을 통해 엄청난 발전과 이익을 상호간에 누릴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며 인용할 수 있는 말이다. " (p.p.333~335)

부와 권력의 유혹에 취하면 쉽게 빠져 나오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작금의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들이다. 도덕 불감증이 이 정도까지 됐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사상누각',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예수 팔아먹은 유다가 되란 말인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던 말들이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역사를 알고 있다면, 중국의 고전에 나오는 명문구의 유래와 그 내용을 알고 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세상과 사람을 읽는 통찰력과 오랜 경험과 수련으로 쌓아온 호연지기, 즉 내공. 우리에겐 세상과 인간을 똑바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내공이 필요하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에 책임을 지는 내공을 갖춘 사람을 어른이라 한다. 우리는 지금 이 책을 통해서 천년의 내공을 쌓아야 한다. 책임감있는, 도덕적인 어른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은 새벽에 혼자 읽는 90개의 명구절이 담겨 있다. 왜 새벽에 읽어야 할까?

그 이유는 새벽은 어제와 결별하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말은 내뱉는다고 다 말이 아니다. 말에는 격이 있다. 말에는 격이 있어야 한다. 치가 있어야 한다. 기가 있어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한 문구씩, 두 문구씩... 읽어가다 보면 내공이 쌓이지 않을까. 이 책은 한꺼번에 읽으려는 생각 보다는 곁에 두고 조금씩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을 책이다.

혼란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이 책은 우리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그건 바로 우리의 세태를 너무도 잘 반영해 주는 내용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