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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길 위에서 배운 말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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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한다는 것은

마음에 지문을 찍는 것

말한다는 것은

세상에 문신을 새기는 것

그것들을 옮긴다는 것은

마음에 세상 지도를 달리 그린다는 것" ( 책 속의 글 중에서)

여행작가 '변종모'의 다섯 번째 에세이가 나왔다. 이미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 달 ㅣ2009>,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달 ㅣ 2012>, <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허밍버드 ㅣ2013>를 통해서 나와 친근해진 작가.

처음 그의 책인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를 읽었을 때는 짙은 외로움이 묻어나는 글 때문에 가슴이 참 아팠었다. 혼자 길을 떠나는 뒷모습 만큼이나, 짊어진 배낭의 무게 보다도 더 무거운 마음의 상처가 담겨 있었다. 

8년간의 사랑이 단 8분도 안 되는 전화 한 통으로 끝나 버렸고,  길 위에서 맞은 추석날 들은 어머니의 목소리는 마지막 안부였으니....   그의'폭풍같은 후회'는 길 위에서 통곡으로 번지니 이 책은 읽는내내 가슴이 시린 책이었다. 그러나 책 속의 사진들은 그 속으로 빠져 들어갈 정도로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 변종모의 여행 에세이가 나오면 어떤 망설임도 없이 읽게 되는 책이 되었다. 그런데, 차츰 그의 에세이는 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처음 보다 더 긍정적이고, 아름답고, 순수하고, 매력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흔히 여행은 일탈이라고 하지만, 변종모에게 여행은 일탈이 아닌 일상이 아닐까....그는 길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걷고 싶으면 걷고, 머무르고 싶으면 머무르고, 사진을 찍고 싶으면 찍고.....

그렇게 길 위에서 많은 날들을 보낸다. 나는 아직까지 이런 여행을 해 본 적이 없기에 그런 그가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혼자 떠나 본 여행이 한 번도 없었기에.... 그리고 나는 여행을 가게 되면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그런 여행을 즐기기에 작가의 여행 스타일과는 맞지 않은 여행을 즐긴다.

이번에 출간된 변종모의 다섯 번째 에세이인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는 말, 다시 말하자면 단어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된다.

" 그렇듯 말이란 내게는 마음이다. 마음에서 약속된 말이 발을 움직였고 걸음이 다다르는 곳에서 다시 새로운 마음이 들었다. 몸이 어디에 있느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떠나서야 비로소 나의 마음을 보았고 자주 너의 마음을 생각했다. 세상은 늘 많은 것을 가르치려 하지만 스스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는 것처럼 그때서야 너와나의 지난 일들이 이해되기도 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되고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아야 세상의 다반사를 의식하고 너의 마음을 인식하는 일이 가능하기에."   (prologue 중에서)

변종모가 내린 말(단어)에 대한 정의는 그가 오랜 여행을 통해서 얻은 마음 속의 생각이다. 한 단어, 한 단어에 내려진 뜻은 구절 구절 마음에 와닿는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갈등도 다툼도 없을텐데.... 내 마음 속에 작은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진다.

 

 

꽃 ; 당신 스스로 가장 아름다울 때, 그 때 보이는 모든 것

사랑 ; 가장 흔해야 하고 무엇보다 절박해야 하며 누구보다 순수해야 이루어 지는 것

겨울 ; 인생의 반사체, 보는 만큼 보이고 살아 본 만큼 살아지는 것

어린이 ; 어른의 지침서. 누구나 지나온 길. 되돌아갈 순 없어도 되돌아 볼 수 있는 길.

눈물; 말 없는 말. 마지막 문장 혹은 부호 생략

충고 ; 단단한 말의 알맹이. 연민의 충분조건

마음 ; 보이지 않는 얼굴. 가장 쉽거나 가장 어려운 것.

이 책은 이런 명사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함께 여행 중에 느낀 생각, 그리고 사진들이 담겨 있다. 구태여 세분하자면 '길 위에서 만난 말들', ' 내 안의 말들', ' 길 위에 두고 온 말들'로 나누어서 실려 있다.

작가는 길 위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의 편린들이 모여서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작가는 아주 낮은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그래서 우린 그의 작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가 찍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 변함없는 계절이라면 좋겠는가? 변함없는 사람이라면 좋겠는가? 그런 하늘과 그런 사람을 변함없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당신은 가졌는가? 변한 것은 너의 마음인데, 왜 너는 너의 바깥을 투정하는가? 모든 것은 네 안에 있는데" (p. 249)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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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4 12: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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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5 0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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