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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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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는 1940년~1950년대 활동했던 미국의 하드 보일드 소설가이다. 그의 문체와 문장을 집필의 스승으로 삼았던 작가 중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 스티븐 킹', '폴 오스터'와 같은 세계적인 유명작가들이 있고, 우리나라의 작가 중에도 '정유정'과 '정이현'은 집필과정에서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는 챈들러의 소설(하드 보일드 소설)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챈들러가 구사한 '문체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 '레이먼드 챈들러'의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그의 소설을 한 편도 읽지 않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에서 '챈들러'의 문체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에는 '레이먼드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68편이 담겨 있다. 그중의 많는 상당수는 자신의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당시 평론가들은 탐정소설을 차별하는 행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챈들러'의 하드 보일드 소설을 신랄하게 비평하거나 편하하는 내용의 비평을 많이 한 듯하다. 그에 대하여 '챈드러'는 그런 비평에 대응하는 편지를 많이 보냈다. 편지글만 가지고는 그 때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없으나, 이 편지들의 끝부분에는 편집자가 전후상황을 설명해주는 글을 첨부했기에 그 편지가 왜 쓰여졌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챈들러'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작가는 자신의 소설을 비하하는 내용에 대한 항의성 편지나 표절시비에 대해서 그렇지 않음을 적고 있다. 어찌보면 유난히 까칠한 성격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로 보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명하는 성격을 가진 작가였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작가는 자신이 읽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생각도 편지에 담아 놓았다. '애거서 크리스티', '헤밍웨이', '로스 맥도널드', '존 딕슨 카'가 쓴 작품들에 대해서  호의적인 평이 아닌 신랄한 비평을 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는 '날 선 글'로 맞선 작가이기에 이런 편지들은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챈들러'는 <기나긴 이별>을 쓸 당시에 아내 '시시 챈들러'가 폐셤유증으로 투병중이었는데, 당시의 상황과 챈들러의 심정을 편지를 통해서 읽을 수 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챈들러'는 시시 죽음 후에 우울증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알콜 중독자가 되기도 한다.

"그녀는 삼십 년 동안 내 심장박동이었어요. 소리의 가장자리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음악이었지요. 정말로 아내에게 보여줄 만함 가치가 있거나, 아내에게 헌정할 수 있는 작품을 쓰지 못했던 것이 나의 가장 큰 후회이자 이제는 해 봤자 소용없는 후회로 남게 되었습니다. " (p. 217)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 자신의 장예식에 대한  글까지 남겨 두었으니, 그의 모든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알 수가 있다.

챈들러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 소설과 추리소설에 대한 생각, 노벨 문학상에 대한 생각, 좋은 글쓰기에 대한 생각, 결혼에 대한 생각 등을 거침없이  편지 속에 담아 놓았다.

이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레이먼드 챈들러'는 어떤 작품을 남겼을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된다. 작가의 성향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응을 한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편지로는 '히치콕에게 하는 충고'인데, 당시 챈들러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했는데, 히치콕의 영화 각색 작업을 맡았으나,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 갈등을 겪게 되었다. 그래서 챈들러는 히치콕을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었고, 이에 질세라, 히치콕은 챈들러를 해고해 버리고 그가 쓴 초고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챈들러나 히치콕이나 '한 성질'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신의 작품에 자신감을 가진 작가인 '챈들러'라면 어떤 작품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편지글 속에 담긴 '챈들러 스타일'을 찾을 수 있으리라.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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