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은 특색이 있다. 소설은 소설대로, 에세이는 에세이대로, 르포르타주는 르포프타주대로.

하루키가 소설에서 보여주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는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주지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와 같은 에세이는 하루키의 일상 속에서 유쾌하고 발랄한 이야기를 찾아 낼 수 있다.

하루키는 주로 젊은 여성층이 많이 읽는 주간 잡지인 '앙앙'에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연재 에세이를 실었다. 그 에세이를 책으로 묶었던 것이 <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이고, 그 다음의 '무라카미 라디오' 2 번째 에세이는 <채소의 기분, 바다 표범의 키스>이다.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는 읽지 못했지만, <채소의 기분, 바다 표범의 키스>는 읽었기에 '하루키'가 <앙앙>에  연재하였던  에세이의 성격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가 있다.

'하루키'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서,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밖에 안 마셔’ 하는 사람도 많으니, 이왕 그렇다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채소의 기분, 바다 표범의 키스 p.p. 6~7)라고 말한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소설쓰기가 훨씬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하루키는 자신의 본업은 소설가이고, 부업이자 취미는 번역이기에 소설보다 에세이를 쓰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맥주회사에서 만드는 우롱차'같은 에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물론,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어보면 그의 에세이는 잘 우러난 우롱차임에 틀림없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무라카미 하루키 라디오' 세 번째 에세이이다.  하루키는 이 책에서 자신이 나이가 많은 아저씨이기에 <앙앙>의 주 독자층인 젊은 여성들과 공통적인 화제가 없지 않을까 하는 말을 듣게 되는데, 오히려 '공통된 화제'가 없다는 것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쓸 수 있게 해 준다는 말을 한다. 그건 하루키의 생각이고,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어보면 톡톡 튀는 이야기들이 신선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니, <앙앙>의 독자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루키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외국 생활도 많이 했고, 여행도 즐기고, 마라톤이나 철인 3종 경기와 같은 스포츠에도 능하고,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그의 일상은 일반인들의 일상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하루키가 자신의 사적이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자유롭고 즐겁게 썼다고는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하루키만의 재치있고, 특별한 이야기이다.

우리들은 결코 연결지어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 그의 머리 속에서는 재미있고 발랄하고 재치있는 이야기로 변하게 된다.

    

그는 이미 <앙앙>에 연재하기 전에 오십 개 정도의 토릭을 준비해 두고 거기에서 '이번에는 이걸로 가자'하고 적당히 골라 글을 쓴다고 하니,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지난 30년 동안 매일처럼 달리고 있다는 하루키는 호놀룰루 철인3종경기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 이 경기에서 선수들은 종아리에 펜으로 자신의 나이를 적어 놓는다고 한다. 달리면서 서로의 나이를 알 수 있으니, 추월할 때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자신 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을 추월할 때와 자신 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추월하게 될 때를 상상해 보아라.

" 나이 먹는 것은 여러 가지를 잃어가는 과정으로 보는가. 혹은 여러 가지를 쌓아가는 것으로 보는가에 따라 인생의 퀼리티는 한참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뭔가 좀 건방진 소리 같지만. " (p. 115)

하루키가 아니면 그냥 지나쳐 버릴 작은 것들이 하루키의 일상이 되면 그 속에서 특별한 이야기가 되어서 독자들에게 유쾌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