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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김제동 !!

많은 사람들은 '김제동'이라는 이름보다는 '제동이'라는 이름만을 부르기를 좋아한다.

그만큼 김제동은 사람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연예인들이 제 멋에 잘 났다고 공주처럼, 왕자처럼 포장되어 있는 이 시대에 경상도 사투리가 섞여서 금방 알아 듣기 힘든 말투와 당당하고 자신만만하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위축된 듯한 모습이 김제동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이다.

멋진 외모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말솜씨로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은 아니지만, 김제동은 그만의 철학을 가지고, 어눌한 듯한 말투로 한 마디 내뿜는 그 말이 사람들의 가슴에 와닿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TV 프로그램 중에 <힐링캠프>라는 프로가 있다. 박근혜 편과 문재인 편만을 시청했는데, 거기에서도 김제동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3인 MC 체제로 진행되는데, 거기에서 그가 보여주는 역할은 이경규나 한혜진보다 작게만(?) 느껴졌다.

2번의 시청으로 김제동의 역할을 말한다는 것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내가 김제동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보는 모습에서였다.

자신의 편안함을 먼저 생각했다면 그곳에 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노제의 진행과정에서 가신 분에 대한 예의를 지켜드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가신 분의 마음을 담아 주고 있었다.

아마도 그때까지 김제동은 어떤 정치 색깔도 가지지 않은 순수한 마음에서 노제의 사회를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김제동의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사회를 보기도 했으니까.

단지 그는 사회자의 역할만을 충실하게 해 내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당이고, 야당이고를 떠나서.... 좌파, 우파를 떠나서....
그후의 김제동의 말이 재미있다. 자신은 "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분파"라는....
그렇지만, 지금은 그동안 그에게 일어났던 사건들로 인하여 확실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그 누구나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김제동은 2010년 2월부터 경향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김제동의 똑똑똑>의 내용을 바탕으로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ㅣ 위즈덤 경향 ㅣ 2011>라는 책을 세상에 내 놓았다.

그 책 속에는 김제동이 만난 사람 25명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우리들이 한 번쯤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그들은 김제동과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누나와 동생처럼, 형과 동생처럼, 아저씨와 조카처럼 스스럼없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것이다.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에서 이미 그 후편을 예고했듯이, 이번에 그는 또 다시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된 것이다.

 

 

 

 

첫 인터뷰이는 한홍구교수와 서해성 작가이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제동이도 '먹물들'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한홍구 교수는 명문가에서 나고 자란 대표적인 역사학자이며, 서해성 작가는 지주 집안 출신이지만 대한민국 운동권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 인물이다.

이 인터뷰는 두 사람이 함께 인터뷰이가 되는데, 전세가 역전된 것처럼 누가 인터뷰어고, 누가 인터뷰이인지 김제동은 질문보다는 답변을 하기 바쁘다.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동이의 '먹물들'에 대한 편견은 다소 사라진다.

" 진실이 진실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그 때문에 (나의) 작은 쇼를 통해서나마 대중은 진실을 확인하고 위하받기를 원했을 것이다. " (p. 22)

 

독재정권하에서 자기 목소리를 낸 용기있는 사람인 백낙청은 말한다. 좌빨, 빨갱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그동안 독재정권 시대부터 국민들에게 가장 무섭게 다가오는 것이 빨갱이로 몰려서 재판다운 재판도 받지 못하고 죽은 영혼들이 얼마나 많을까....

 

국민가수이면서 자신의 이름 앞에 그런 수식어가 붙는 것을 싫어한다는 조용필.

그에게 음악을 하건 자신의 운명이자, 자신의 길이었다니 한다.

 

" 음악은 역사죠. 그래서 음악을 통해 그 시대를 생각하는 것이고요. <단발머리>를 부르면 관객들은 이 노래를 들었던 그 나이로 여행을 떠나죠, 그래서 '메시지'보다는 '공감'이 어울려요." (p. 44)

맞는 말이다. 내가 <단발머리>를 들었던 때와 또 다른 사람이 <단발머리>를 들었던 때는 엄청난 세월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으니, 그 음악에 대한 느낌이 같아도 내가 추억하는 시기와 또 다른 사람이 기억하는 시기는 다를 수 밖에... 그러나, 같은 시대에 그 음악을 들었다면 나와 또 다른 사람이 기억하는 것들은 같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컴퓨터 바이러스만을 떠오르게 하던 사람인데, 어느날 갑자기 그의 행보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

 

 

 

 

안철수가 생각하는 가치는 그가 죽은 후에도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란다. 자신으로 인하여 사람들의 생각이 좋은 쪽으로 바뀌거나 그가 쓴 책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그는 희망하는 것이다.

 

<도가니>의 공지영 작가. 그녀는 이제 <도가니>의 작가로 불려진다.

 

 

 

 

내가 <도가니>를 읽으면서 치밀었던 그 분노....

그 이야기는 작가가 분명 사실을 바탕으로 썼다고 이야기했건만, 소설이 출간될 당시에는 그리 큰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았었다.

신문 기사를 보고 추적하기 시작한 그 사건. 치밀하게 작가가 파헤쳐 놓은 사건.

그러나, 그 사건을 묻혀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재정상황이 나빠서 상영이 연기되어서 겨우 영화관에 내걸리게 된 영화 <도가니>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던 것이다.

나도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생각들. 분명 이 사건은 어디에선가 들었고, 그런 사건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그런 사건이었는데...

공지영 작가의 말처럼,

"모르던 게 아니라, 외면하고 있던 것. (...) 당장 분노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 이제 너희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되는 겁니다. " (p. 150)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서 좋은 교육을 받다가 어느날 운동권에 발을 들여 놓고... 그동안 많은 작품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던 공지영 작가를 요즘에는 작품으로 만나 보기가 어렵다.

힘없는 사람들이 있는 곳, 부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 공지영 작가는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김제동의 이상형은 송윤아인데, 그의 이상형이 손예진으로 바뀌는 것일까?

손예진 앞에서 김제동은 '이상형은 바뀌는 것'이라고 넉살을 떤다.

 

 

 

 

 

 

그래도 제동이의 이상형은 여전히 송윤아가 아닐까.

 

영화 속에서 선 굵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하정우.

그의 책 <하정우, 느낌이 있다 / 하정우 ㅣ 문학동네 ㅣ 2011>을 통해 그의 연기 열정과 그런 연기를 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 속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하정우.

나는 그의 연기보다는 그림에 더 관심이 간다. 2번의 전시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쳐기에 다음 번 전시회를 기대하고 있기도 한데, 아무래도 하정우에게는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이 궁금한 내용일 것이다.

" 영화의 성공은 물리적 기준으로만 말할 수는 없어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인생철학 둘 다 연결돼서 최종결과로 나타나는 거라고 봐요. 영화도 사랑같아요." ( 책 속의 글 중에서)

 

 

 

 

이렇게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와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인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에서는 두 명의 인터뷰이를 함께 인터뷰하기도 하고, 법륜스님같은 종교인, 그리고 아르바이트 대학생 2명의 인터뷰 내용도 소개된다.

 

 

 

 

 

 

그리고 김제동을 경향신문 기자 신동호가 인터뷰한 기사와 오광수 기자의 <이 시대의 보통명사 김제동을 말한다>는 글도 함께 소개된다.

 

 

 

 

" 그 누군가가 나로 인해 웃을 수 있고, 잠시 행복할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다. 그럴 때마다 이 일을 정말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 나 하나 망가뜨려서 여러분들이 웃을 수 있다면.... 그래, 이건 내 운명이다. " (p. 76)

 

 

 

 

 

 

 

김제동을 말할 때에 '촌철살인의 웃음 철학', '김제동 어록'

이런 말들을 많이 하지만, 나는 김제동의 웃음이 그렇게 큰 웃음을 준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내가 느끼는 김제동의 매력은 그런 것보다는 겸손함과 진솔함, 그리고 소신있는 행동이라고 생각된다.

교만하기는 커녕 너무 겸손하고, 나서기 보다는 뒤에 물러서 있는 그의 모습이 김제동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러서 있다가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소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의 인세는 고스란히 사회에 기부를 했지만,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의 인세는 결혼자금으로 쓰겠다는 김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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