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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기행문 - 세상 끝에서 마주친 아주 사적인 기억들
유성용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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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생활의 접경에서 살아가는 ‘여행생활자’의 감성은, 잘 알려진 신파처럼 오히려 막연하게 잊혀져가고 있는 다방 안의 풍경과, 사라지는 것들 그 너머에 존재하는 생의 비애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대도시에서 다방은 이미 번쩍거리는 카페에 밀려 ‘복고 취향’ 쯤으로 내몰리고 말았고, 지방 의 작은 마을
다방!!
이제는 쇠락한 곳, 세상에서 밀려난 곳이 다방이 아닐까~~
나에게도 다방은 아주 먼 기억속에서나 존재하는 곳이다.


 
대학에 입학하여 찾곤하던 대학가의 다방.
강의가 없는 시간에 다방에서 report를 작성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니면 좋은 음악을 듣던 곳으로 기억된다.
담배 연기 자욱한 곳에서, 귀가  찢어질 정도로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오기도 하고....
그때는 음악 DJ 가 있어서 신청곡도 받아주기도 하고...
그러나, 내가 대학을 다닐때도 다방보다는 음악 감상실이나,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가수들이 시간대별로 나와서 통키타를 치면서 자신의 노래를 불러주던 쎄시봉과 같은 라이브 카페(그때는 아마 카페라는 말이 없었던 것같다.)가 훨씬 인기가 좋았다.

      


     


    

 

다방이라고 하면 촌스럽고 노인네나 가는 소읍에나 존재하는 커피파는 곳이 아닐까...
또한, 언제부턴가 다방은 별로 좋은 이미지로 다가오지도 않는 곳이다.
티켓다방이라는 말때문이기도 하고, 다방안에서 벌어지는 풍경이 그리 유쾌하지도 않기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유성용'도
" 한마디로 다방은 배울 게 별로 없는 곳이다. 물론 커피도 맛없고. 하지만, 그곳은 어쩌면 사라져 가는 것들과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따라가는 이정표처럼 여겨졌다. 나는 그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 (p91)





"사라져 가는 것들,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따라 가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스쿠터 한 대를 가지고 2007년 10월부터 2010년 2월까지 28개월에 걸쳐서 전국의 다방을 찾아다니게 된 이유일 것이다. 
'유성용' 자신이 여행 생활자이기에....

" 겨울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대 가거도에 들어갔다. 스쿠터 타고 여행을 떠나와서 몇 번의 계절이 바뀌었다. 어떤 이들은 이 여행 이야기를 듣고 바람같은 자유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했겠지만, 사실 나는 이 여행에서 내가 정착해 살 만한 곳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곳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찾는 곳은 나에게도 그저 막연하다.
내 의도 바깥에서 그 무엇인가가 나를 사건 사고처럼 그속으로 끌어주기를 기다린다. 이런 기다림은 기다림을 잊고 있어야 간신히 말이 된다. 기다리지 않으며너 기다리기,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기다리기. "     (p259)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여정이 한 번에 이루어진 여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서울에서 출발한 여행은 포천을 거쳐서 남한 최북단의 대진항의 초향다방을 들러서 양구, 원통을 지나 동해안의 곳곳을 들러서 내려가서 다시 남해안을 따라서, 그리고 내륙지방으로 이어지기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은 오랜 날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여행인 것이다.
이제는 너무도 초라하여서 허름한 시골집인 것같은 다방들의 모습.
그마저도 자꾸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기억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는 자기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체험들을 기억으로 남긴다. 충격적이거나 불편하지 않다면 왜 기억에 남겠는가. 그렇게 자기답지 않은 것들이 모여 자신의 기억이 된다면 기억이란 참으로 희한한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과 너무 다른 것들의 박물관이랄까. 한때 그 기억의 총합이 자신이 된다. 사람들은 제 안에 갇혀 기억과 상처를 떠올리며 말한다.
나는 이렇고, 나는 이렇고., 나는 이렇다고, 아, 끝없는 말들, 도대체 내가 뭐라고 나라는 것이 애초에 참으로 나답지 못한 오래된 환영이고, 어쩌면 통째로 과대망상일지도....   " (p313~314)

다방 이야기에는 저자의 추억이 어린 다방들이 상당수 함께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다방을 찾아 다니는 것은 다방만을 찾아간다는 의미보다는 사라져 가는 모든 풍경을 담기 위한 여정이기도 한 것이다.

  
   

아무도 찾을 것같지 않은 이용원, 소주방, 여인숙, 약방, 동네 슈퍼, 기름집, 제제소 등이 그런 곳들이다.
다방, 다실, 찻집, 거기에 잔뜩 멋부린듯한 coffee shop....
사라져 가는 풍경, 오래된 풍경.
젊은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멀지 않아 사라질 모습들과 이야기들이기에 가슴에 잔잔한 영상으로 남겨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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