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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 뭐해?" "그냥~~"
박칼린에게 있어서 '그냥'은 우리들이 의미하는 '그냥'이 아닌 것이다. 그녀의 도전적이고 열정적이며 자신감에 넘치고 당당한 모습 그대로의 '그냥'인 것이다.
박칼린 !!!
그녀는 단시간내에 우리들의 마음 속으로 쏙 들어왔다.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의 의미도 모르는 사람들이 화음을 맞추고, 작은 동작을 함께 맞추어 가면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하나로 어우러지는데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박칼린 인 것이다. 그녀의 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당당하고 열정적이었다.
박칼린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가 없었다면, '남자의 자격'에서의 합창단은 이루어 질 수 없었을 것이다.
박칼린은 '명성황후', '페임', '아이다' 등의 오페라를 공연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자신의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가 '그냥 :)' 이다. 박칼린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의 두 가지는 '인연'과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칼린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가 그동안 오페라의 캐스팅에서 보여주었던 이 사람은 언젠가는 오페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박칼린 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 가족간의 인연, 그리고 작가 양인자, 그리고 이문열과의 인연들. 그것은 그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들이다.
특히, 현재 이문열 작가가 중앙일보에 연재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여인'은 어쩌면 그녀와의 대화 속에서 얻은 내용들이 그 소설에 묻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끔씩 마주치게 된 인연인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중에 어머니의 고향인 리투아니아를 찾아가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다. 어릴적에 떠난 고향을 찾아가는 엄마를 위해 신림동을 뒤져서 찾아낸 나무판에 십자가를 깎고, 그 가운데, 믹포빌을 상징하는 M자와 함께 그 피가 흐르는 가족들의 이름을 새긴 나무 십자가 이야기. 세심하고 열의에 찬 모습의 박칼린을 만나는 듯하다.
또 한 가지 박칼린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여행. 목적지없이 발길닿는대로 정처없이 떠나는 '구름투어'. 그것은 "규칙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고..... 바람부는대로'(P47) 가는 여행이다. 그런데, 구름투어에는 그녀의 삽살개도, 박칼린 군단의 일원들도, 시간이 되고, 마음이 있으면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녀의 병수집과 가면 콜렉션을 통해서도 그녀의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비싼 보석보다도 더 아름답고 예쁜 병들. 그리고, 자신이 여행하는 곳에서 하나, 둘, 사서 모으기 시작한 가면들.
그런 모습에서 소박한 박칼린을 만날 수 있다.
박칼린에게 '그냥'은 우리들의 '그냥'이 아닌 열정이고, 도전인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삶 그자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