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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갓 서흔 살을 넘긴 신예작가인 '최진영'의 장편소설이다. '박범신''공지영''황현산'등의 대한민국 대표작가들의 만장일치로 200여 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당당히 '제 15회 한겨레 문학상'에 당선된 작품이다. 문학상에 출품한 작품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심사위원이나 독자들의 눈치를 안보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소설의 내용과 대사로 리얼하게 묘사했다고 할 정도로 독하고 강렬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름도 없다. 그냥 사람들에 따라서 편하게 부르는 것이 이름이다. '언나' '간나''이년' '저년' '유나' ..... 그리고 생년월일도 모른다. 

'너 몇 살이야? 아저씨가 다시 물었다. 나는 대충 열한 살로 알고 있다. 나랑 키가 비슷한 동네 애들이 열한 살리라고 말하는 걸 들었으니까.(p18)
소녀가 가짜 아빠, 엄마라고 생각하는 부모는 하루가 멀다하고 싸운다. 아빠는 술을 먹고, 엄마와 소녀를 때리고.... 엄마는 가출을 했다. 그런 엄마, 아빠가 진짜 엄마, 아빠 일리가 없기에 소녀는 진짜 엄마를 찾아 나선다. 진짜엄마를 찿지 위해서 그래야 행복해 질 것만 같아서..... 그런데, 소녀가 찾아 나서는 진짜 엄마는 꼭 엄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은 감지하게 될 것이다. 소녀가 찾는 진짜 엄마는 무엇일까?
행복이 뭐냐고? 행복은 진짜다. 나는 아직까지 진짜를 본 적이 없으니까. 그게 어떤 건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다. 장담한다. 진짜란 그런거니까. (p56)
소녀는 진짜를 찾는 과정에서 진짜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만난다. 다방의 장미언니, 태백식당의 할머니, 폐가의 남자, 각설이패의 삼촌, 그리고 소녀또래의 유미와 나리까지.... 소녀가 소외되고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처지이기에 만나는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 그들은 소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기도 하지만, 소녀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가족이 아니기에 결국에는 가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진짜를 찾는 과정에서 가짜는 태워버린다. 
내가 진짜 엄마를 찾는 이유는 진짜 엄마가 그리워서도, 진짜 엄마가 필요해서도 아니다. 가짜를 가짜라고 확신하기 위해서. 이유는 그 뿐이다. 진짜를 찾아내야 가짜를 가짜라고 말 할 수 있으니까. (p111)
엄마를 찾는 것은 중요하지만, 찾기까지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다고. 열심히 잘 살다보면, 애써 찾지 않아도 저절로 내게 올 것이라고. (p238)
이름없는 소녀, 그 소녀는 분명히 우리 곁을 스쳐갔을 그런 소녀이다. 그런데 우린 그런 소녀를 따뜻하게 맞아 준 적이 있을까. 한 번쯤 눈여겨 본 적은 있을까.  
순진하고 천진난만해야 할 나이에 스스로 동심(童心)을 거부해 버린 소녀.
세상엔 좋고 아름다운 것들도 많건만,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의 볼 것, 못 볼 것을 모두 보고, 알아버려서 어둠속에 갇혀 버린 소녀. 그 소녀의 눈에는 세상의 각양각색의 구석지고 어두운 곳의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린 모두 버려졌으며, 아무도 우리를 찾지 않을 거란 것. (p286)
누군가는 한 번쯤 문제 제기를 해야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 이런 가출소녀들의 이야기. 이런 어둡고 묵직한 소재를 작가는 아무 거리낌없이 세상의 어두움속으로 들어가는 소녀를 통해서 서정적이고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침없는 문장과 낯뜨거운 대사들을 리얼하게 품어내면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당신의 옆을 스쳐가는 소년 소녀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 번 쯤 관심을 가져 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읽는내내 그 소녀와 같은 나이의 그 누군가가 이 소설을 읽겠다고 한다면 선뜻 읽어보라고 내 놓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아니. 그럴 용기는 없다. 순수하고 밝은 소년소녀들에게 읽히고 싶지는 않은 소설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이해하겠으나 순화되지 않은 대화와 상황들이 염려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의 내용상 현실감을 줄 수는 있겠으나.....   그러나, 어른들이라면, 판단력이 있기에 한 번쯤 접해보고 강한 메시지를 얻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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