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혜민스님을 알게 된 것은 < 젊은날의 깨달음/ 혜민 ㅣ 클리어마인드 ㅣ2010>을 읽게 되면서 부터이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만 해도 혜민스님은 그리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우연히 읽게 된 책이었는데, 대부분의 스님들의 저서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주면서도 책 속에는 불교적 사상들이 담겨 있는데, <젊은날의 깨달음>은 스님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라기 보다는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진솔하면서도 잔잔한 깨달음을 가져다 주는 그런 책이었다.

책 속의 글들이 마음 속에 작은 울림들로 다가오기에 책을 읽은 후에도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은 후에 책을 읽은 후의 생각들을 리뷰로 남겨 놓았는데, 어느날 혜님 스님이 그 글을 읽으신 후에 쪽지를 남겨주셨다.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는 블로그 활동을 하다보면 아주 가끔은 책의 저자들이 글을 남겨 주시는 경우가 있기에 하지만 그래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혜민스님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에서는 그동안 스님의 트윗글들과 짧은 글들을 담아 놓았다.

 

" 세상은 왜 미워하는 사람을 가지게 하는가?"

" 세상은 왜 슬픈 일, 힘든 일이 있는가?"

이런 마음의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든지  스님의 글들을 읽고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 좋은 그런 책이다.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순간 잠깐 멈추어서 자신을,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솔직히, 이번에 출간된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굳이 읽으려 하지는 않았다. 이전의 2권의 책을 통해서 혜민 스님이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고 있었고, 그런 메시지는 읽는 것으로 끝내면 안되고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실천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 서점에 들어 올 때마다 이 책이 자꾸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봐 !'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들이잖아1' 이렇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래서 며칠 전에 드디어 책을 구입하여 읽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 그런데 이 책은 읽고 또 읽고, 생각날 때마다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아니 내 마음을 아름답고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 주는 그런 책이다.

스님의 글은 독자들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 인생의 지침을 일깨워 준다.

" 이제부터는 남들이 나에게 하는 기대를 따르기 이전에 내 안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 내면의 소리를 들어 보세요. 사람들로부터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는 요구가 있어도 내가 정말로 하기 싫다는 감정이 올라오면 그것을 해주며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나를 소진시키지 마세요. 그리고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해 보는 노력을 해 보세요. " (p. 21)

" 살면서 가끔은 나를 위한 소박한 사치를 허락하세요.

식탁에 올려놓을 아름다운 꽃 몇 송이를 사온다든가

커피와 같이 먹을 맛잇는 치즈 케이크를 한 조각 산다든가

신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두툼한 등산용 양말을 산다든가...

소박한 사치는 삶을 여유롭고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와 같아요. " (p. 42)

"가끔은 내가 느끼는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세요.

상대가 처음엔 상처를 받아도

결국엔 고마워합니다.

진실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단번에 자유롭게 합니다. " (p. 76)

" 진정한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 같아요.

내 마음에 맞는 부분 이외에

내 마음에 맞지 않는 부분이 좀 있더라도

그것들을 모두 품어줄 수 있을 때.

좋아하는 감정이 사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 (p. 116)

" 좌절과 실패도

삶의 일부분입니다.

도망가지 않고 조용히 받아들이면

그다음이 보입니다. " (p. 147)

누군가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기 이전에 더 먼저 해야 할 일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자기 자신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아파한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삶을 살다보면 도저히 용서하기 힘든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 흔히 하는 말로, '머리로는 용서가 되는데, 가슴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고. 그렇게 어떤 사람에 한해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때....

용서의 목적은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힘든 내 감정의 족쇄를 스스로 풀어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란다. 즉, 용서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닌, 내 안의 상처와 응어리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용서를 통해 자신이 자유로워져야 한다. 용서의 대상인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것이니....

" 이럴 때 상처 준 그 사람을 섣불리 용서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용서하려는 마음이 올라오지도 않겠지만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첫걸음은 치솟는 분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처가 깊을 때 상처를 준 사람을 향한 분노와 미움은 손상된 자아가 그 사람과의 경계선을 명확하게 긋고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일으키는 지혜로운 감정이다. 분노는 일종의 보호 장벽과도 같아서 깨지고 부서진 자아의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고 회복될 때까지 나름의 역할을 한다. 그 분노를 빨리 내려놓으라고 옆에서 자꾸 종용하는 것은 잘못하면 그 사람을 다시 상처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p.p. 196~197)

" 용서하겠다는 머릿속의 결심을 가슴으로 이끌어주는 중요한 통로는 다름 아닌 분노와 미움의 감정이다.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일어나는 분노와 미움을 부정하거나, 혹은 자각 없이 그 감정 안에 빠져 지내는 것이 아니고,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허락하고 지켜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억눌러왔던 분노와 미움을 만나는 것이 첫 번째 과정이다. " (p. 199)

" 아무리 미움받을 만한 사람을 미워해도

그 미움은 나를 먼저 불행하게 만듭니다.

미움의 골이 깊어질수록

내가 마치 지옥 안에 갇힌 것처럼 느껴져요.

마음을 바꿔먹자고 결심해보세요.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라도...." (p. 204)

" 행복한 삶의 비결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 혜광 스님 (p.276)

" 비우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채우려고만 하는데 사실 비움 안에

온전함과 지혜가 있습니다.

생각이 많다고 결정이 쉬워지는 것도 아니고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비움 속에 존재하는 지혜를 믿고

잠시 쉬어보세요. " (p. 279)

우린 그 누구나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다. 나 자신이 완벽하지 않으면서 타인이 완벽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혜민 스님의 글처럼 용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완벽하지 않은 나, 완벽하지 않은 너. 그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 그 갈등으로 인하여 풀리지 않는 마음의 평안.

책 속의 문장들은 절제되고 간졀하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마음 속에 와닿으면서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