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호세 홈스 그림, 김수진 옮김, 스티그 라르손 원작, 실뱅 룅베르그 각색 / 책세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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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전체 10부작으로 기획되었지만, 6부로 완성되었다. 스티그 라르손이 3부작을 집필해고, 그의 사후에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이어 3부작을 완성했다. 이번에 그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프랑스 시나리오 작가 실뱅 룅베르그의 각색, 마블 코믹스에서 화려한 일러스트를 선보였던 호세 홈스의 그림을 통해 그래픽 노블로 새롭게 탄생했다.

 

원작이 무려 688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었던 터라 이번 기회에 그래픽 노블 버전으로 시작해봐도 좋을 것 같다. 영화 같은 편집과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전개로 누구라도 쉽게 스티그 라르손의 세계에 들어가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픽 노블 버전을 만나면서 '밀레니엄' 시리즈의 압도적인 주인공이자 전무후무한 여성 캐릭터인 리스베트가 어떻게 그려질 지 매우 궁금했다. 리스베트는 신장 154, 몸무게 42키로, 거식증 환자처럼 삐쩍 마른 몸매로 코와 눈썹에 피어싱을 하고, 용문신을 한데다 짧게 커트한 머리는 새카맣게 염색하고 다닌다. 중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고, 어떤 종류의 고등 교육도 받은 적이 없지만, 사진 기억력을 가지고 있고, 컴퓨터에 관한 천재적이며, 전설적인 해커로 통한다. 오토바이와 컴퓨터에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한번 받은 모욕은 절대 잊지 않는다.

 

'밀레니엄' 시리즈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기에, 어느 정도는 영상화된 이미지에 부합되는 캐릭터로 표현된 것 같다. 그리고 호세 홈스의 그림이라 마블 코믹스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기도 한데,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잡지사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이 부패한 재벌을 폭로해 각종 소송에 시작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결국 잡지사의 존폐 여부에서 '밀레니엄'을 나오게 되는데, 마침 그에게 재벌 총수가 44년 전에 발생한 실종사건을 재조사할 것을 의뢰하게 된다. 자신을 궁지에 몰아 넣은 부패 재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말에 그 제안을 수락한 미카엘은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천재 해커 리스베트와 함께 재벌 가문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원작이 기득권 세력들의 탐욕에 대해 고발하고 응징하는 사회파 추리 소설로서 묵직한 한 방을 보여주었다면, 그래픽 노블 버전에서는 조금 더 대중적인 느낌으로 풀어내어 영화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진 것 같다.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을 워낙 좋아했기에, 그래픽 노블 버전도 계속 시리즈로 출간이 될 지 궁금해진다. 차갑고 음울한 노르딕 누아르와 대중적인 할리우드 영화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듯한 작품이라 그래픽 노블 버전으로도 다음 이야기를 계속 만나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만들어졌던 영화 외에 현재 시리즈의 히로인인 리스베트를 내세운 TV 시리즈가 제작될 예정에 있다고 하니, TV 버전의 리스베트는 또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해진다.

 

혹시 아직까지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지 않았다면, 이번에야말로 놓치지 말아야 할만한 이유가 생긴 것 같다. 나는 '밀레니엄' 시리즈만큼 뛰어나고 완성도 있으면서도, 재미있고, 스릴 넘치고, 도전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을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엄청난 분량 때문에 선뜻 소설을 시작하지 못했다면, 그래픽 노블 버전으로 조금 더 쉽게 그 엄청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래픽 노블의 매력에 빠졌다면,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 소설을 찾아 읽게 되겠지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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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8-11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림체에서 느껴지는 이 힙함! 영화에서도 캐릭터가 선명했는데 주인공 모습 넘 멋진데요.

피오나 2021-08-13 18:51   좋아요 0 | URL
워낙 독보적인 캐릭터긴 하죠.ㅋㅋ
마블 작품을 했던 작가의 작품이라.. 마블 코믹스 느낌도 나고 원작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괜찮더라고요. ^^